현재는,
대리회사가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쓰고 있고 또 대리회사끼리 프로그램을 공유하고 있어
이런일이 발생할수 없는 구조입니다만,
몇 년전 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대리회사들은 1개의 프로그램을 쓰던 시절이라....이런일도 생기더군요...
%%% 이 내용은 당시 밤이슬에 게제했던 내용인데 다시한번 올려 봅니다. ###
때는 2006년 2월초...대리 6개월 차....
영통 ~ 병점 오더 끝낸 후,
로지프로그램 전체 오더보기로 설정한 후 병점역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마시며 피댕이 쳐다보는데,
시간은 03:00 경. 오더는 완전 전멸상태.
순간,
온양 ~ 마포100k 오더가 달랑 한개 올라온다.
입맛을 다시며.... 한 5분정도 구경하다 호기심에 어디 업체에서 올렸나 보려고 잡았다 뱉어냈는데
발주한 콜 센타에서 전화가 온다..
상황실 : 기사님 어디세요.
나 : (미안한 마음으로)병점역 인데요..
상황실 : 아... 네... 넘 머네요...
나 : 죄송합니다..뚝
그후 약 5분정도 더 지났는데도 오더가 그대로 떠 있다.
잠시 후 그 상황실에서 또 전화가 오네..
상황실 : (상당히 상냥한 말투로) 기사님 한번 가 보실래요..
나 : (헉, 농담하시나...)너무 먼데요..
상황실 : 이 손님은 꼭 가실분 이니까... 일단 택시 요금 한번 흥정 해 보세요..
나 : (앙, 넘 하신다 정말) 그래보죠 머...
바로 앞에 서있는 개인택시 기사님께 온양까지 걸리는시간과 요금을 물어보니,
1시간 가량 소요, 요금 8만원 달란다...
콜센타에 전화해서 얘길했더니,
수수료 10%로 해 줄테니 택시비는 알아서 해결하고 한번 가 보란다 ..(어 이게 아닌데...).
지금까지 콜 수행하기 위해 택시비를 17,000원까지 쓴 경우가 1번 있었는데...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어(그냥 콜 센타에 거절하기는 머해서....그래 손님하고 통화나 한번 해 보고
캔슬하자 맘먹고...손에게 전화를 했다...)
나 : 손님!!!! 제가 손님 계신데 도착할려면 1시간 정도 걸리는데 괜찮겠습니까???
(사실은 가고 싶지 않아 핑계대려고...)
손님 : 꼭 마포에 가야만하는 상황이라..... 1시간은 기다릴테니 꼭 와 주세요...
나 : 근데 손님!!! 취해 보이시고 피곤하신 목소리신데 혹시 잠드시기라도 하시면 전 어떡 합니까???
손님 : 안 자고 기다릴 테니 꼭 와 줘요..제발....
나 : (아!!! 점점 이상하게 꼬인다...)그럼, 10분마다 한번씩 통화 하면서 갈테니 전화 잘 받으세요..
손 : 기사님!!!! 정말 오시는 겁니까???? ...
나 : 택시 잡자마자 다시 전화 드릴게요..
병점역에 대기하고 있는 택시 6대를 잡아 요금을 흥정하는데 요금이 7만원 아래로는 힘들다네...
7대째 기사님과 흥정을 하는데...영업용 택시 기사님 왈,
" 나 고향이 온양인데 5만원에 가 보쥬...이참에 고향도 함 다녀올겸 해서..싸게 모시는 거유....
나도 얼덜결에 " 에라 모르겠다.." OK.. 결정하고 출발 ...
택시 타자마자 손에게 전화해서 "10분마다 전화할테니 잘 받으세요.." 라고 통화하고...
상황실에도 전화하여 지금 출발한다고 했더니... 잘 부탁드린다고 한다..
오산IC로 접어들어 경부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가운데...
가만 생각 해 보니... 지금 내가 너무 무리한 오더를 수행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먼가에 홀린것 같기도하고...
또 한편으로는 손님이 기다려 준다고 했고, 발주처에서 특별히 부탁한 오더니 잘못 돼더라도 좋은 경험
한 셈치자고 스스로 위로하면서 혼란스러운 마음을 달래가며 쏘는데...
10분쯤 지난 후,
손에게 다시 전화해서 " 열심히 달려가고 있으니 주무시면 안됩니다" 라고 하니
손 왈 ,
" 무릎을 꼬집으며 잠 안 잘려고 안간힘을 쓰는 중" 이라고 하시며 " 기사양반 진짜로 오고 있느냐" 며
도리어 나에게 반문 하신다..
5번째 통화할때 쯤인가....
온양 온천 근처에 왔을 무렵 손에게 전화했더니...
손님 목소리가 점점 가늘어지고 힘이 없어져 가네.....아.......
온양을 5분쯤 남겨놓은 상황에서 6번째 전화를 하니 완전히 이 손님이 가물가물... 횡설 수설...
나 : 손님 온양시내 도착했는데 정확한 위치를 알려 주세요..
손 : (가느다란 목소리로)나....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는데...뚝...
아...손님이 1시간이란 긴 시간을 버텨오다 이제 정신이 혼미 해져서 자기 위치파악도 못하는구나....
재차 통화를 시도했지만 이제 아얘 받지를 않는다...
택시 기사님은 차를 길가에 세우고는 담배를 길게 연거푸 몰아 쉬기만하고...
나는 속으로 기도했다..하나님 꼭 손님을 만나게 해 주세요...
순간,
약 1km 전방에 백차 경광등이 보인다..
마음속에 갑자기 저 순찰차에 가 보고싶은 강한 충동이 들어...
나는 택시 기사님께,
"저 순찰차 있는데 저 내려 주고 그냥 가세요" ..라고 하고는 가서,
대리기사라 하고 자초지종을 얘기하니...
약1시간 전에 약 2km 정도 떨어진 지점에 차안에서 술먹은 사람이 운전석에 앉아 핸드폰으로
통화하고 있길래 음주운전 하지 마시라고 주의를 주고 왔다고 한다...
약도를 그려 주길래...받아 알려준 길을따라 2Km 정도가니...
한적한 비포장 논길 한가운데 카렌스 차 한대가 보이길래...
가까이 가서 손님전화로 헨폰을 세워놓고 손이 뒷자리에 누워있네..
아 !!!! 하늘이 도와 주셨네..
손님은 " 먼길 오느라 수고 했다" 고 말 한마디만 하고 그대로 누워 자버리네....
손님하고 통화하고 만나기까지 1:30분정도 소요..
04:40분쯤 출발하여 마포 도착하니 5:50분경.
중간쯤 오는데..깨시길래.. 주무시고 오시지 왜 대리를 불러냐고 했더니...
사연인즉,
미국으로 이민간 친구가 20년만에 잠시 한국에 나왔는데... 갑자기 오늘 아침에 출국하게 되어...
친구 얼굴이라도 한번 보고 가고 싶다며... 미국 친구에게서 새벽에 전화가 와서....
비록 술은 먹었지만...친구를 보기위해 직접 운전하고 가다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서 결국 대리를
불렀다고....
용강동 뼈해장국집 가게앞에 도착하니...
어떤분이 맨발로 뛰어나오더니...아이고 친구야...하며 서로 부둥겨안고....
여기까지 와준 친구에게 고맙다구 눈물을 글썽이는데....내 가슴도 찡해져오네...
미국에서 온 친구분이 나에게도 수고 많았다고 하시며... 함께 식사하자고 하시길래.. 가게에 들어갔더니..
벌써 10여명의 친구분들이 참석하여 화기 애애한 분위기를 보는데 순간..나도 가슴이 뭉클....
한상 차려주신 해장국을 맛있게 먹으면서....1시간 가량 함께 대화를 나누다...업무종료..
참고로,
저는 현재 본업이 있으며 대리는 부업으로 주2~3회 하고 있습니다...미국 유학을 준비 하면서....
밤이슬의 모든 기사님들... 2008년 마무리 잘 하시고 안전 운행 하십시요^^^^
첫댓글 이 글을 세번째 읽는다눈,,ㅠㅠ
ㅎㅎ 저도 초보때 이글을 읽었는데.그 때는 병점..온양..택시비 오만원..정말 무슨 소린가 했었는데..거의 이년차가 되니 더생생하게 읽히네요..
대단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