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뜨기 전 새벽길을 나서면 하루 일과를 잘 마칠 수 있다는 요령을 4개월 차 길 위의 삶을 살며 배웠습니다.
일찍 시작하고 일찍 끝내는 일과가 건강에도 좋고, 잠든 생명들 살며시 보듬어 깨우는 해돋이를 볼 수도 있어서 참 좋습니다.
산에서 해변에서 벌판에서 수많은 해돋이를 봐 왔습니다.
이번 주엔 미국 중서부 산간 지역에 위치한 콜로라도주 덴버에 다녀왔습니다.
마침 월요일 눈이 내렸고, 화요일 낮 덴버 쪽으로 접근하는 70번 하이웨이에는 눈을 치워둔 도로를 제외한 모든 곳이 눈으로 덮인 눈세상이었습니다. 세 시간 정도를 그런 풍경을 보며 달렸습니다.
덴버 쪽 일을 끝내고 목요일 새벽 돌아오는 길, 덴버가 해발 1600미터 고지에 있는 도시라 그곳에서 돌아오는 길도 고지대 평원 지형이었고 그 평원을 한참 동안 달려야 했는데 갈 수 없는 개마고원의 풍경이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트럭의 헤드라이트 불빛 빼고는 온 세상이 어둠이었는데, 조금 달리다 보니 고지대 지평선 부근이 붉게 달구어지기 시작합니다.
해돋이가 시작되려나 봅니다.
동쪽을 보며 달리고 있는데 워낙 넓은 동쪽이라 어느 쪽으로 머리를 내밀지 종잡기가 어려웠습니다.
머리카락이 보일락 말락 하던 어릴 적 숨바꼭질이 생각나고, 술레가 된 듯 찾아보겠다고 자꾸 두리번 살피게 됩니다.
너무 장엄한 분위기라 숙연해지기도 합니다.
드디어 붉은 민머리가 빠꼼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덕분에 전신주가 모습을 드러내고 하늘은 제대로 된 파란 얼굴색을 찾아갑니다.
유황불처럼 타오르던 구름도 서서히 열기를 식혀가고 있습니다.
마주 보아도 눈 부시지 않고 그저 아기 같아 안아주고 싶은 저 태양이 한두 시간만 지나면 온 지구의 생명들을 껴안고 숨결을 불어넣어 주며 숭배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참 신비한 일입니다.
이제 돋아난 해는 맨눈으로 감당해내기 힘든 강한 빛 그 자체가 되었습니다.
지평선에서 솟아오르는 해는 처음 보았습니다.
아무 사람도 차도 없는 국도에서 만난 지평선 해돋이, 저 혼자만 보고 기억해두기엔 너무 아까워 나누고 싶었습니다.
글로만 표현하기엔 제 글솜씨가 너무 부족해 사진의 힘도 빌렸습니다. 여행기엔 규정보다 조금 더 사진을 올려도 된다는 말씀을 믿고...
첫댓글
저 광활한 땅을,
갔으면 다시 돌아와야 하는
담대한 마음자리님을 상상해 봅니다.
지평선에서 오르는 태양을 보게 되네요.
지구를 한쪽 팔로 안아서 끼고
한쪽 팔은 핸들을 잡은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이른 아침, 태양이 떠 오르는 모습을 보는
마음자리님은 온 세상을 껴안은 듯 합니다.
하루가 시작되는 새벽이 좋아 한참 전에 '새벽'이란 글도 썼었는데, 동쪽을 보고 달리며 지평선 위로 떠오르는 해돋이를 맞이하는 기분도 참 특별했습니다.
그 느낌의 일부나마 나눌 수 있어 기쁩니다.
"지구를 한쪽 팔로 안아서 끼고
한쪽 팔은 핸들을 잡은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크~~~ 표현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입니다' 콩꽃님~
@헤도네
ㅎㅎ
@헤도네 상상이 과하셔서 ㅎㅎ 저는 얼굴 붉어졌는데요. ㅎㅎ
지평선의 해돋이
전해 들어도 가슴이 일렁입니다.
마음자리님 올해 운수대통의 시그널 같은데요.
민첩하게 포착해서 사진으로 남겨주신 마음자리님 순발력 짱~~~입니다.
휴대폰 거치대가 눈에 거슬리긴 해도
그래도 안전하게 풍경 잡을 수 있으니
다행이었어요.
지평선 해돋이, 가슴 벅찼습니다.
지평선의 일출 장면을 본다는거 장관 이겠습니당
충성 우하하하하하
다같이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 아아!
감동의 장엄한 순간을
사진과 글에서 느껴봅니다.
온세상 평화를 빕니다.
대단한 축복의 시간을
직접 바라보며 마음자리님
행복하셨겠습니다.
웅장합니다.
신이 절로 느껴지는 경건한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담아서 나누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와~~~상상만으로도 웅장 할텐데, 직접 보시고 또 나누어 주시니 감사해요.
올해의 행운을 다 가지신 듯 합니다.
그저 건강 잘 지켜 오래 멋진 풍경들
즐기며 살고 싶어요.
말로만 듣던 콜로라도와 덴버~
골드러시를 향해 꿈을 꾸며 서부로 서부로 가던 그런 희망의 땅이었던가요..
광활한 대지위에 일출이지만..마음자리님이 올리면 뭐든 다 멋있어 보입니다..ㅎ
기회의 땅에서 새해에도 건승하시길 기원합니다..여기까지만..ㅎ
그래서인지 골드란 이름이 들어간
지명들이 더러 보였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칭찬 주셨으니 ㅎㅎ 덴버 곁에 우뚝선 록키산맥 한 자락도 보여드리죠.
여기 한국도 마지막 해 저무는 그리고 새해 동트는 모습 보기 위해
인산인해 사람들이 극성?인데 마음님은 공짜로 멋있는
풍경을 보시니 그것도 복입니다. ㅎ
수평선 너머로 지는 그리고 뜨는 해를 보는 그 아름다움이
올려 주신 사진에 생생 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맞습니다. 일이 제 적성에 맞으니
힘든 줄도 모르겠고 하루하루가
즐겁습니다.
세상은 넓고 순간순간 만나는 아름다운 풍경도 많아 때로는 제가 파노라마 영화를 보고있나 싶은 착각에 빠질 때도 있어요. 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함께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울한 기분들이 해돋이 사진보며 조금이라도 덜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랜드 캐년을 지나면서 느낀 감동에 이어
저에겐 두번째 감동을 소개받은 것 같습니다.
그것도 끝없는 설원에 떠오르는 서광...
운전도 조심하십시오 ^^
자연이 주는 감동도 사람이 주는
감동 못지않게 크다는 것을 새로
배우며 다닙니다.
항상 안전운전 명심하겠습니다.
아침 일찍 일을 나서서... 일출을 보면서 하루를 시작하는군요,.
광할한 대륙의 일출 모습 잘 보았습니다.
ㅎㅎ저는몇 년 전 미서부 여행을 하면서....
< 콜로라도의 달밤>을 노래하면서
콜로라도 강변을 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렇게 주마간산격으로 스치며 지나친 곳들 잘 기억해주었다가 휴가를 받으면 안으로 깊숙히 들어가 교감하고 싶습니다.
콜로라도주의 덴버와 캔터키주의 석회암 동굴 지대를 시간 여유를 가지고 방문하고 싶어졌어요.
후후
저도 지평선의 해돋이며
석양을 본 적이 없습니다
내가 본 해돋이는
산이거나 바다거나 였는데
지평선에서 본
해 돋이는
저리 검게 타며 올라오네요ㆍ
귀한 사진 감사합니다ㆍ
저도 지평선 해돋이는 처음 보았는데, 가슴이 두근대고 심장 박동이 빨라졌어요.
갓 솟아오른 해는 자갈들로 덮힌 고지대의 짧은 잡풀들만 자라는 대평원에도 햇빛 골고루 뿌려주느라 바빠 보였습니다.
추천#2.
앞에 뜨는해를 보며
운전 참 힘들어요 ...
짙은 썬글라스
앞밀러 위에 가리게
필수 ㅎㅎ
수고 하셨어요...
콜로라드 주에
3가족이
스키여행 갑니다.
엘레베이션이 높아서
숨차요 ㅎㅎ
아, 가족 여행을 콜로라도로 가시는군요.
즐거운 여행이 되실 겁니다.
안전하게 잘 다녀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