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어른은 세례를 받자마자 깨어나 해안으로 돌아갔고 아내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나는 왜 장인어른이 금방 일어날 듯이 좋아졌다가 의식을 잃는 위험에 빠지는가? 알 수는 없지만, 주님께서 세례 받게 하시려고 그런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2008년 11월 30일,그날은 무척 추웠습니다.
그런데 새벽에 넷째 처제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돌아가셨는데 얼굴 모습이 평온하시고 마치 미소 짓듯한 표정을 하셨어요. "
"아 선종을 하셨네"
"네 맞아요 고통 하나 없이 돌아가신거예요."
"처제 , 바로 올라갈께."
아내가 눈물을 흘립니다.그동안 많은 원망속에 지내며 아버지를 위해 기도했건만, 하나도 도와드리지 못한 것을 마음 아파 합니다.
"아니야, 나와 함께 무난히 살아주는 모습을 보여 주었잖아? 그것이 효도야. 그러니 아무 걱정 말고 아버지의 영혼을 위해 기도해 드려,자기가 세례까지 드렸잖아? 큰 일을 한거야""
우리는 아침을 먹고 두 아들과 함께 멀고도 먼 강원도 최전방 장인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내내 우리는 묵주기도를 했고 장인어른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우리가 해안 장인어른의 집으로 가는데 , 처제로 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춘천 외곽에 군인들이 지은 장례식장으로 와"
하는 것입니다.돌아가시자마자 그렇게 빨리 옮겨야 했나 하고 생각해 보면서 우리는 다시 춘천으로 행하였습니다.
한참 헤매다가 가까스로 장례식장을 찾았는데, 장례식장은 작고 지은지 얼마 되지 않아 그런지 매우 깨끗하였습니다. 그리고 장인과 또 한분의 장례식이 치러지고 있어 그런지 조용하였습니다.
이층으로 올라가자 장모님과 처제들이 눈시울을 붉힙니다.
이러할 때 나는 어떻게 위로의 말을 드려야 할지 모릅니다.
나는 그날부터 장례식이 끝나는 날 까지 상주가 되어 문상객들을 맞았는데, 하루가 지나자 다음날에는 전국에서 수많은 손님들이 찾아오는 것입니다.
`아니 10여년동안 자리에 누워 꼼짝도 못하는 분인데 언제 이렇게 많은 지인들과 교분을 유지하고 있었는가? `내가 모르는 장인어른의 또 다른 일면을 보며 놀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젊은 처남과 나와 둘째 사위가 문상객들을 맞는데 ,그들이 머리와 수염이 허연 나를 보고 매우 의아해 합니다. 어떤이는 도저히 궁금하여 참을 수 없어하며
"뉘시오?"
라고 조심스럽게 묻습니다.
"예, 큰 사위 입니다."
"헉? "
그들이 기절할 듯이 놀라는 것을 내가 어이하랴 !
"놀래켜 드려 죄송합니다."
"아 아닙니다. 그럴 수도 있지요 뭐"
라고 하며 이해를 해 주려 노력하면서, 음식과 술을 드시며 나를 흘끔흘끔 쳐다보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나는 또 그들에게 술을 권하면서 찾아주신데 대하여 감사를 전하며, 내가 돌아가신 장인보다 3살 연상인것에 대하여 간단히 설명을 해 드렸습니다.그러자 그들이 우리의 두 아들을 보며, 또 내 아내의 모습을 보며, 좋은 눈으로 바라봐 주며 이해를 해 주려 노력을 합니다.
마지막날 우리는 영구차를 뒤 따르며 해안면 집으로 왔습니다.
영구차가 집앞에 서자 우리들은 자리를 깔고 향을 피우며 마지막 제를 지냈습니다.
장모님이 오열을 하고 우리 모두 너무 슬퍼 엉엉 울고 말았습니다.
이제 정든 집을 떠나 다시 인제의 산속 깊은 곳에 자리잡은 화장터로 갔습니다.
불과 2시간도 못되어 장인은 한 줌의 재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장인어른의 재를 담은 항아리를 그곳에 모시고
나는 성수를 꺼내어 그곳의 모든 잠든 영혼들에게 성수를 뿌리며, 장인어른뿐만 아니라 돌아가신 모든 분들을 위하여 연도(죽은이를 위한 기도)를 하였습니다.
연도를 하는 동안 모두 눈물을 삼킵니다. 그리고 묵주기도를 하고 모든 장례를 마쳤습니다.
"장모님 ! 당분간 저의 집에 와 계시면 어떨까요?"
"성의는 고맙지만 딸이 이곳에서 병원 간호사 일을 하기에 여기에 있을 것이니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그리고 이렇게 수고 해 주어 여간 고마운게 아녜요."
우리는 집으로 돌아왔고 집에서 또 장인어른의 영혼을 위해 연도를 하였고, 다음날 미사에서는 장인의 영혼을 위해 연미사를 드렸습니다.
이렇게 하여 한 영혼이 구원될 때까지의 여정을 저는 그대로 여기에 옮겼고, 많은 분들이 찾아와 함께 해 주셨음에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제 글은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갈 것입니다.
(계속)
첫댓글 장인어른이
평온한 마음으로 돌아가셨다니 다행스러운 일이네요~!
큰 사위님 수고도 많았구요~~!
앞으로도 처가가정을 위해 수고 많이 하셔야 되겠지요~!
예 달빛사냥꾼님 ㅎㅎㅎ
생자필멸이라! 누군들 저 진리를 피해갈 수 있을까요?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은 남긴다는데 그래도 형광등등님은 기네스북에 등재될거에요. 장인 어른보다 3살 연상이라. 옛날 왕정시대 때 비일비재하다가 이를 몸소 재현한 공로상도 주어질겁니다.
아고 저는 사실 죄인입니다. 저 아니었다면 더 오래 사셨을 것입니다.
님의 글을 읽으며 처음엔 혼란스러웠는데 스스로 최선을 다 하시는 용기와 의지가 존경스럽습니다.
앞으로도 건강하시고 님의 가정에 천주님의 은총을 빌겠습니다.
앗 天主님을 사용하신 것을 보니 구교 집안 같아요 저도 그래요.반갑습니다.전 임마누엘 입니다.
헬레나입니다.죄가 많아 밝히기도 부끄럽습니다.
형광등등님 ....
새벽이면 PC에 앉아 많은 분들을 위해 담담하게 지난일을 펼쳐 나가시는 모습 눈에 선합니다.
톡특한 삶을 사시지만 현세의 많은이에게 귀감이 되는 삶을 살고 계시니 감사하고 부럽습니다.
내 안의 충만함으로 항상 감사하고 많은 이들을 위해 기도 하시니 또 감사합니다.
언제나 은총속에 살아 가시길 저도 기도해 봅니다.
사랑하는 솔숲님, 그렇게 생각해 주시니 감사합니다.좋은 하루 되세요
신앙생활을 모범적으로하고계신 형광등님 글을읽는동안 제자신 반성의 시간도됐지만 영혼이 맑으신 님을통해 또다른 아름다운세계를보듯합니다?임마누엘님 존경합니다!
저는 여러가지로 부족환 사람인데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2니다.
사람이 죽는것을...수명이 다해 죽는 순간을 저도 체험했는데. 나의 어머니, 아침부터 내 손을 잡고 가쁜 숨을 몰아 쉴때는 정말 복잡한 빛이었는데 숨이 끊어지는 그 순간, 그 숨이 붙어 있는 순간과 떨어지는 그 순간의 찰라는 정말 0,1초도 안되는 말 그대로 순간이었죠. 그런데 순식간에 천사처럼 평온해지는 걸 보았습니다. 아기천사같은 모습은 속세에서 90여년을 부대낀 모습이라곤 찾아 볼수 없을만큼 곱고 깨긋하고 평온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그 순간 느꼈지요. 아 죽는 것이란 모든것을 놓는것이구나... 살고싶다는 최소한의 본능까지 놓아버리니 인간은 인간이 아닌 신선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
아 은숙님의 모침께서 그렇게 장수하시고 선종을 하셨군요, 많은 사람들이 죽을 때 힘들어 합니다. 고통에얼굴이 일그러지고 눈을 부릅뜨고 입을 벌린 채 죽기도 합니다.무서운 모습을 숨기기 이해 눈을 감겨주고 입을 다물어 드리지요.
장인께서 편안히 가셨군요 형광등등님의 정성이 하늘에 다으셨군요
오신 손님들이 놀라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습니다 죄송합니다
많은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아유 부끄 하하하 감사
장인 어른께서 평온하게 돌아가셨다니 기쁘셨겠습니다.
이 모두가 형제님의 기도와 믿음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오셨어요? 자유인님 제가 아니라 주님께서 돌보아 주셨음입니다. 하하하
자유인님의 말씀에 동감이 갑니다..
기도와 믿음 때문이지요...
늦었네요 편히 주무세요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