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시댁 나들이에 나섰다
시아버님 71세 시어머님 73세 두분이서 정겹게
전남 하순에 사신다
아이들 때문에 교통체증 때문에 핑계 아닌 핑계를 대며
고작해야 일년에 4번쯤 다니러 가는 것 같다
이제 사실 날이 얼마이겠는가 하면서도
내 살기에 급급하여 자주 찾아뵙지 못한다
집 마당에 들어서려니
시아버님 화단에서 겨울나기 화초 가꾸시다
만면에 웃음지으시면서 대문을 활짝 열어 젖혀
승용차가 들어오게 하신다
화분에 일일이 나무 받침목을 세우시고 스치로플을 대고
비닐로 따뜻하게 감싸 보온을 하시는 중이시다
시어머님은 안방에 계시다 늦게 올 줄 알았는데 하시면서
방가히 맞아 주신다
남편과 나는 큰 절을 드리고서
시어머님 드리려 사가지고 간 최신형 핸드폰 사용법을
알려드렸더니 참으로 좋아하신다
구지 크게 필요성은 없지만서도
남들이 가지고 있으니 은근히 부러우셨다한다
시아버님과 시어머님 서로 일번에 저장하고서
서로 신호를 보내시면서 아이처럼 좋아하신 모습에 행복하다
여기저기 아들.딸.사위에게 개통식을 하시면서
전화요금에 신경을 쓰시길래
핸드폰 요금은 자동이체 시켰으니 걱정마시고 쓰시라하는데도
여간 조심스러워하지 않으신다
두 분이 서로 아껴가며 정겹게 사시는 모습이 아름다와
늘 감사하다
우리 부부도 먼훗날 시부모님 모습처럼 닮아가고 싶다
시아버님 사시는 집은 남편 정년후에 내려가 살려고
사둔 우리집이고
시아버님 집은 세를 내주었는데
자식 셋에 형편이 넉넉치 못하여 월세 5만원을 받는데도
그것 조차도 몇달째 밀린다한다
어떤이가 매달 20만원씩 드리겠으니 집을 달라지만
우리 시아버님은 넉넉한 살림도 아니면서
아버님이나 자식네들이 들어가 살거나
살림이 펴서 스스로 다른데로 이사가기 전까진
절대로 그럴수 없노라 말씀하시는 시아버님이 존경스럽다
가끔 전화하셔서
에미야 언제 술 한잔 하자 하신다던가
밤 시간에 혼자 있을라치면 외롭겠다 하시면서 위로해주신다
그럴때면 마음이 울컥해지면서 시아버님이 막 좋아진다
올 김장은 배추 한 300포기 수확하는데
맛있게 담궈 자식네들 다 나눠주겠노라셔
김장할 때 내려와 손을 거들겠다하니
왔다갔다 부산만 떠는 일이라면서
택배로 붙여주겠노라신다
요즘 쑥뜸을 배우면서 봉사하는데
부작용없이 어느 누구에게나 좋은
쑥뜸을 기회가 되면 부모님께 해드려야 하다
이번 기회에 사들고 간 쑥뜸을
혈자리를 찾아 놓는 법을 알려드리고
쑥뜸이 떨어지면 택배로 붙여드리겠노라
말씀드렸더니 기뻐하신다
일요일 남편 고향 친구들 부부모임 뒤에
부모님을 찾아 인사드렸더니
모두를 자식며느리 대하듯
따뜻하게 대해주시면서
덕담도 잊지 않으신다
'첫째는 건강이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니
이제 나이들도 있고 신경쓰면서 살라신다
'두번째는 욕심을 버려라'
위를 보지 말고 자기가 처해 있는
그 위치에서 감사하며 살라신다
'세번째는 가정이 화목해야 한다'
늘 매사에 가족을 생각하면서 살라셨다
이번 여행은 참 뿌듯하다
부모님 친지들 친구들과 따뜻한 정 나눔
무등산자락에서 도토리묵에 동동주 한잔
단풍 고운 무등산을 드라이브하면서
살아있음이 감사하고 행복하다
내 사는 모습이
크게 가진것 없이 작고 소박하지만
그 안에서 크게 부족한 것 없이
만족하며 살아가는
가을하늘은 높고 푸르며
내 마음은 가벼우면서 자유롭다...<옛 책갈피 속에서>
2004. 11. 9.
첫댓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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合 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