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의' '무능한' 남자를 만나는 '멀쩡한' 여자에 대해 이야기 할거임.
쓸데없이 긴 글이니 바쁘면 맨 밑 3줄 요약 읽으면 됨.
난 돈도 꽤 벌고 집안에서 제법 귀하게 키운 딸자식임.
안귀한 딸이 어딨겠냐만은 난 외동에다 조부모님 고모들의 사랑 한없이 받았었음.
조부모님이 부유해서 물질적으로도 풍요로웠음.
여중 여고 여대 테크를 탔는데 술도 안좋아하고 집순이라서
남자를 접할 기회가 전혀 없었음. 그리고 여자친구들이랑 노는게 세상 재밌어서
남자를 만나려고 아등바등 하지도 않았었음.
사회에 나와서도 사회에서 주입하는 높디 높은 여성성에 내 자신을 비교하면서
나따위 흔하디 흔한 흔녀 라며 로맨스를 꿈꾸기만 했음.
이상하게 내 인생이 너무 재밌음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연애가 없는 내인생은 절름발이 같았었음.
이제 돌이켜보니 이것도 한국 사회에서 병적으로 주입하는 '사랑은 만물의 종착, 해답' 의
주입식 사고의 결과물 이었음. 아무튼!
남초 직장이다 보니 일이 힘들거니와 생전 처음 접하는 '남자들의 문화' 에 질리기 시작 할 때쯤
만물의 해답인 로맨스에 더더욱 집착을 하게 됨. 그러다 우연히 거래처 14살 연상 돌싱 임모씨를 만나게 됨.
누가봐도 쉰 아재냄새 풀풀 났었는데 대학 졸업하고 직장 몇년 안다닌 내가 '아재쉰내'를 알아챌
눈치가 없었음. (제발 친구가 말리면 들어라, 제발)
아재아재 쉰아재는 내게 세상 없는 칭찬을 날림. 능긍맞게 기분도 잘 맞춰줌.
그러면서도 언제나 너같은 꼬맹이는 별거 아니야~ 식으로 목메지 않는단 어필도 하며
나를 들쑤셔 놨었음. 지금 생각하면 병신~ 하고 말 일인데...그땐 내가 너무 어렸음.
28살이면 경험도 많고 다큰 어른같겠지만 난 그때까지 변변찮은 연애 한번을 못했었고
사실 그나마 했었던 연애도 너무나 정상적이어서 이런 병신한남을 거르기엔 내공이 없었음
내가 경험이 없다보니 그게 여유로워 보였고 어쩐지 연상이란 그의 나이가
나를 감싸 줄 아량과 너른 품으로 보임.
그리고 어쩐지 일반적이지 않은 나이차가 '로맨틱' 해 보였음. (미친년)
한 3개월 그렇게 밀당 아닌 밀당. 연애 아닌 연애를 하고 나는 그 개저씨와
본격 연애를 시작함. 콘돔 안쓰고 피임약 강요하기. 원룸 청소 시키기, 밥차려놓으라 명령질 하기
나는 원래 남자랑 연애를 하면 <보필> 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했던터라 묵묵히, 심지어 즐겁게
가사노동을 즐겨함. 호구는 호구짓을 할 때 호구인걸 눈치 못챔 ( 제발 친구들이 말리면 들어라)
사장이랍시고 사업하는데 돈도 잘 못버는게 안쓰러워 내가 더 성공해서
꼭 내조 할 수 있는 능력있는 마누라가 될거라고 결혼계획까지 혼자 세웠었음
어느날 빈집에서 혼자 개아재 쳐먹을 저녁과 청소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데
평소보다 퇴근이 늦는거임. 티비보다 빈둥빈둥...근데
노트북에 눈이 가는거임. 평소 같으면 별 관심 없었을건데 켜봄
세이클럽이라고 아나 모르겠는데 아주 예전 채팅 사이트인데 그 채팅 프로그램이 깔려있고
자동 로긴도 되게 되어있더라. 난 개저씨 닉네임과 아이디를 외웠고
그날 밥먹고 집으로 돌아와 바로 세이클럽 가입하고 친구찾기로 개저씨를 찾음
방제가 잘 기억 안나는데 <서울/40대/전신마사지> 이런거였던듯 ㅋㅋㅋ
방을 몇개나 만들었는데 그중 하나는 <서울/커플끼리/40대> 뭐 이런거였다.
이새끼가 나한테 3명이서 하면 어떨거 같아? 막 이런 질문 간간히 했었는데
모르는 사람인척 채팅을 해보니 자기 여친이 어리고 귀여운데 같이 즐길 사람 모집한다고
날 팔아먹고 있었음. 내가 밥차려주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식모노릇 하다보니
소라넷에서나 하던짓도 하자고 하면 할거 같았나 봄.
결국 내가 막 따지니까 외려 날 소름돋는 미친년 취급을 함.
내가 뒤를 캐고 다닌다며 ㅋㅋㅋ 장난질을 한다며 ㅋㅋㅋ
여차저차 헤어지긴 헤어짐. 간간히 연락오면 씹었고
지난번엔 집앞까지 찾아왔을 때 14살 차이가 나든 말든
나이 쳐먹고 작작해라 병신아. 라고 면전에서 욕해줬더니 지금까지 연락 없음.
솔직히 그냥 거래처 임씨로 봤을 때 친한척 하는 주책없는 아저씨로는 보여도
병신력까진 느껴지지 않았는데 8개월 사귀는 동안 보여줬던 그 병식력 하며
헤어지게 된 이유하며...아주 노답.
1년 정도 지나니까 내 스스로 나를 돌아보게 되더라.
난 20대 내내 약간 나이차 많이 나는 남자, 나보다 좀 기우는 남자를 편해했고 좋아했는데
내가 약간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음,
그래서 <객관적>으로 내가 월등한 위치에 있지 않으면 거부당할 거라는 방어기제가 있던것 같음,
남녀사이에도 그런 생각을 했기 때문에
내가 더 나은 조건이고 외양이라면 나보다 못한 놈이 날 배신하진 않을것 같다는 무의식이 있었음.
내가 한남을 몰라서 그런 논리적인 공식을 남녀(특히 한남과의) 사이에다 적용을 한 듯 함.
또 한가지는 내가 또래의 남자를 몹시 무시했던 것에 있음.
남초 직장 다니면서 남자들의 병신력에 데일만큼 데였는데 그정도로 데였으면
저런 새끼들이 늙어서 개저씨가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야 하는데 늙은놈은 지혜롭고 다를거란 착각을 함.
그래서 별 이유 없이 개저씨에게 점수가 후했다.
또한 내가 아버지에게 사랑을 원하는 만큼 못받았는데 그것도 이유가 될거라 생각하고..
아무튼 보통 왜 저런 놈이랑 만나지? 하는 애들 보면
1. 내가 더 나으니까 절대로 난 배신 안당해
(관계에 대한 지휘권이 본인의 스펙에서 나온다고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호구)
2. 위 1의 관계가 지속되다보니 아예 습관화가 되어서 관계에 자체에 대한 집착으로 발전
(얻는게 하나 없고 손해보는 짓인데 마치 사채 얻어서 카지노 탕진하듯 그냥 셀프 팔자 꼬기)
3. 더구나 사회에서 주입되는 '여자로서의 도리' 가 더욱 판단력을 맛을 하게 함
(착취 당하는 호구인데 그게 틀린건지 자체를 인지 못함)
사회적,외견적 멀쩡한 애들이 실패에 대한 회피로 똥차를 만나고
거기서 안정을 얻는 경우가 있긴 있음.
덧붙이자면 본인에 대해서 자신감이 없어서 똥차를 더욱 애호하는 경향도 있음.
마찬가지로 내가 이것밖에 안되지만 더 나쁜 케이스의 남자를 만나며 안도하는것.
그리고 그게 습관이 됨.
그러다 결혼하고 폭망.
끝.
첫댓글 진짜 나보다 스펙 못하다고 나보다 더 우리의 연애에 헌신적인 거 아님
삭제된 댓글 입니다.
토닥토닥, 근데 잘해주면 진짜 지네들이 뭐라도 된 것마냥 생각함. 여자들은 타인이 잘해주면 나도 거기에 보답해야지 이게 디폴트인데... 못된 것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느개비 접대 지명 꼴등이라 오열 솔직히 내 주변도 아빠 사랑 좀 못 받은 애들은 본인이 똑똑한 페미되거나 자기 후려치는 남자(꼭 아저씨는 아니더라도) 만나거나 둘 중 하나의 루트로 가더라... 후자는 옆에서 보면 넘 씁쓸
@느개비 접대 지명 꼴등이라 오열 개저씨발놈ㅋㅋㅋㅋㅋ
@느개비 접대 지명 꼴등이라 오열 듣기만 해도 열받는다... 근데 남자애들 후려치기는 진짜 종특인가 봐. 내가 저래서 남자애들이랑은 썸탈 때부터 내가 평가하는 입장되려고 노력함. 예로 당장은 남자애한테 예쁘다 말 듣는 게 기분 좋을지 몰라도 그건 결국 주채적 권력이 아니라 부여받은 권력이라서 나중에 그 남자애가 안 예쁘다고 했을 때 심적 타격이 있거든. 그래서 난 오히려 냐가 남자애한테 목소리 좋다 귀엽다. 너의 어떤 점이 좋다. 평소에 막 칭찬해줌. 칭찬해주는 게 내가 너보다 못해서 칭찬해주는 게 아니라 내가 너를 평가할 만한 위치에 있어서 칭찬해준다 이런 게 있기 때문에. 그러다가 마음에 안 드는 짓하면 남자애한테 난 ~~하는 애들 싫더라 이럼 그동안
@느개비 접대 지명 꼴등이라 오열 나한테 들었던 칭찬을 더 듣고 싶어하는 거 있어서 내가 말하는 대로 하려고 노력하거든. 예쁘다는 말 또한 여자를 억압하는 하나의 수단이라는 게 이런 맥락이란 걸 실시간으로 알아가고 있다ㅋㅋ
@laswti 헐 이거 진짜 좋은 방법이다.. 대박
헐 진짜 개공감 1번 진짜 공감가는게 내가 애인에 비해 훨씬 좋은 위치면 애인이 나에게 쩔쩔매고 잘할거라고 생각했음. 근데 노답 노양심 한남들은 노력조차 하기 싫어서 상대를 후려치고 낮게보고 그걸 주입시킴ㅋㅋㅋㅋ한남은 걍 도태되는게 답^^
지네들이 노력해서 거기까지 못 가니까 옆에 있는 여자 후려치는 거 ㅇㄱㄹㅇ
진짜 다 맞는 말 같음 그리고 제발ㅠㅠㅠㅠㅠ본문에도 있지만 친구가 말리면 들어라.. 제발ㅠㅠㅠㅠ진짜 친구들 애인보면 가끔.. 너무 속상하고 화날 때 많음
근데 정신 못차리는 애들은 친구가 솔로여서 혹은 내 친구가 흉자들 표현으로 김치녀 기운이 있어서 이런 지고지순한 연애를 하는 나를 이해못하는 거야 이런 식으로 정신승리한다...
나같다
그래도 이런 현상에 대해 경각심 가지고 남자 만나면 여자들은 똑똑해서 그렇게 최악으론 안 가니까 끌올했어
@laswti 아직 멀었지만 그래도 하나 배워따 고마워!!
이거 내가 원글러임 ㅋㅋ 반갑다 ㅋㅋㅋ
크으 성님 충성충성^^7 넘 좋은 글이라 끌올했어
@laswti 나도 충성충성77777 도태자지는 고독사가 답ㅋㅋ
오.... 가독성 좋아서 긴글 못읽는데도 정독함 고마웡
@나 그만 괴롭혀라 읽어줘서 내가 고마움
^^77 지금은 현명한 선택 중이지요 성님?? 저도 충성하겠슴다^^77
@도태가 가장 쉬웠어요 페미를 알고 인생이 달라짐요 충성충성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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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도박 같다는 말에 극공감... 이게 아니란 걸 알면서도 그동안 내가 얘한테 투자했던 거 생각나서(본전 생각나서) 더 집착하는... 근데 결국 그런 매몰비용에 집착할수록 손해는 여자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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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사람마다 스타일이 있는 건데 굳이 나이 많은 남자 싫어하는 너한테 좋은 점 뭐하러 말한대 그 친구는ㅋㅋㅋㅋ 굳이 타인에게 좋은 점을 어필해서 자기보다 못한 남자 만날 정당성을 얻고자 하는 게 그 친구가 현재 자기 연애에 만족 못한다는 반증 아닐까?
이런씨발!
본문 진짜 공감된다
초딩때부터 친구인 애가 스무살 때 15살 연상 만나서 동거까지 하길래 옆에서 말리다가 먼저 연끊길래 나도 끊었는데
그 친구도 이런 심리로 만나는 걸까
정말 아이러니
헐ㅜㅜㅜㅜㅜ안돼 아는언니 25인데 34살하고 결혼함..진짜 말리고싶은데ㅠ안친해서 ㅠㅠㅠ안타까움 둘이 한달만났는데 결혼한다규,,,
글 내용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