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http://shindonga.donga.com/docs/magazine/shin/2005/01/24/200501240500028/200501240500028_1.html
[알자회] 육본 인사참모부 문서에 따르면 알자회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1986년 1월. 42기(육사 4학년)가 43기(3학년)를 끌어들이는 과정에 회원가입을 권유받은 43기의 한 생도가 거절한 것이 발단이었다. 이때 비회원인 42기 모 생도가 모임에 관한 내용을 알게 됐고 이를 공개적으로 발설했다. 그 직후 보안사(기무사의 전신)는 기별로 2~3명씩 불러 모임의 실체를 확인하고 회원 명단 파악에 나섰다. 조사결과 기마다 평균 12명의 회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보안사에 불려가 조사를 받던 알자회 회원 L씨는 “조사가 끝난 후 ‘이 일을 문제 삼아 제대하지 않는다’ ‘조사받은 사실을 외부에 발설하지 않는다’ 따위의 각서를 썼다”고 회고했다. L씨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보안사가 알자회를 조사한 사건은 비밀에 부쳐지지 않았다. 보안사 조사를 받고 부대로 돌아간 L씨는 각서를 의식해 상관에게도 조사내용을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다음날 상관이 L씨를 부르더니 “너, 알자회냐”고 물어 몹시 당황했다는 것이다. 당시 보안사 조사내용과 관련, 육본 문서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직상, 직하 2개 기간 종적 연계 사실 확인(3개기 이상 종적 연계 없음). ▲군내 영향력자 및 외부와 연계사실 없음. 동기간 친목강화 모임으로 확인. 보안사 조사 후 수면 밑으로 들어갔던 알자회의 움직임이 다시 드러난 것은 1992년 7월 38기의 육군대학 교육과정에서였다. 육본 인사참모부장이 각 기 대표를 소집해 여론을 수렴한 후 회원들의 보직을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알자회가 하나회와 다른 점은 보안사의 조사결과가 말해주듯 생도 시절 결성된 친목모임이라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알자회를 하나회의 아류쯤으로 여기는 일부의 시각은 부적절한 것이다. 육본 문서에는 알자회 결성경위와 활동상황에 대해 이렇게 기술돼 있다. ▲1976년 말 육사 34기 3학년 동기회장 박종국(예비역 대위) 생도가 ‘동기생은 있으나 진정한 친구는 없다’는 인식에서 몇몇 친한 동기생을 중심으로 모임을 결성. ▲12명의 동기생을 규합해 ‘서로 잘 알고 지내자’라는 뜻에서 ‘알자회’로 이름붙임. ▲1978년 말 (34기 임관 직전) 35기 후배들에게 동 모임 결성 권유(동일한 방법으로 34~43기까지 1년 선배가 후배기 결성 권유, 졸업선물 전달 등 상견례). ▲사관학교 재학중 교내 회동. 휴가시 친가 상호방문. ▲임관 후 OBC 교육시 1~2회 회동. ▲재경 근무자 중심으로 휴가 및 회원의 경조사시 부분적 회동. 한 기 평균 12명인 알자회 회원은 총 120명이다. 먼저 최상위 기인 34기의 진급실태를 살펴보자. 동기 중 일부는 2003년에 별을 달았건만 알자회 회원들은 대령까지 오르는 데도 헉헉거려야 했다. 12명 중 박승용, 박주현씨만 대령으로 진급했다. 8명이 중령으로 예편했다. 역시 12명인 35기에서는 대령 진급자가 강선모 박희도 유정권씨밖에 없다. 그나마 1차에 된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이들 외에 현역으로는 중령이 4명 있고 나머지는 제대했다. 36기(12명)도 1차에 대령이 된 사람이 없다. 총 진급자가 4명인데 1명은 2차에, 3명은 3차에 진급했다. 나머지는 다 옷을 벗었다. 37기(12명)의 경우 조용평 승장래 두 사람이 뒤늦게 대령으로 진급했다. 38기(13명), 39기(12명)에서는 대령 진급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육본 문서에 따르면 34기의 이해평씨, 35기의 신동혁, 박정욱씨, 36기의 장창록 김달수씨는 알자회 회원이면서 동시에 하나회 회원이다. 5명 중 이씨와 신씨, 김씨는 중령으로 예편했고, 박씨는 현역 중령이다. 장씨는 3차에 대령으로 진급했다. 사조직 회원들은 결성 이유야 어쨌든 동료, 선후배간에 위화감을 조성한 잘못만으로도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군 안팎에서는 이들이 그 동안 인사를 통해 그 대가를 치렀고 오래 전에 조직활동이 중단된 만큼 1차 진급에서 무조건 떨어뜨린다는 원칙을 언제까지나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말하자면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알자회에 대해서는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다는 동정론이 힘을 얻고 있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하나회는 주요 보직을 독점해 회원들끼리 돌리고 나누고 물려줬다. 진급은 말할 것도 없었다. 적어도 26기까지는 장군은 떼어놓은 당상이었다. 물론 개중엔 객관적으로 실력을 인정받는 회원도 적지 않다. ‘XX기 이전까지만 놓고 보면 군에서 똑똑하다는 소리 듣던 사람의 상당수는 하나회 회원이었다’는 얘기가 군에서 정설처럼 퍼져 있다. 그렇지만 이들이 오랜 기간 혜택과 우대를 받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대통령 2명을 배출하며 이 나라 군을 좌지우지하던 선배 기수의 회원들이 후배 기수 회원들의 진급과 보직을 관리해준 덕분이다. 하지만 장군 하나 나오지 않은 알자회는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한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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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삶의 일상 노트 원문보기 글쓴이: 앞산 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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