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물건항이 내려다 보이는 독일 마을로 꽤 유명해진 경남 남해군은 겨울철에 따뜻하여 각종 프로 선수들의 동계 훈련 장소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방문은 제4회째를 맞이한 전국 옵티미스트 딩기 요트대회와 제1회 경남도지사(크루저) 요트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석천님과 복 선장 부자(父子), 티아레 최 선장은 금요일에 미리 도착하여 주최 측에서 제공한 숙소에 머물고 맛있는 식사를 하며 기다렸지만 나는 토요일 새벽 일찍 5시 조금 넘어 출발하여 오전 9시경에 도착하였다.
요트레이스는 원래 팀원이 4명이나 오 선장이 바쁜 일로 참석치 못해 우리팀은 3명 복 선장팀은 2명만이 각각 참가하였다.
오전 10시경에 항 밖에서 인쇼레이스가 펼쳐질 예정이여서 미리부터 작은 옵티미스트 경기 딩기
요트들(엔진이 없음)은 약한 바람만을 이용해 항 밖의 경기 수역으로 미리 나간다. 대부분 초,중
학생들로 마치 바다위에 나비들이 날개를 펼치고 떠 있는 광경처럼 보인다.
천천히 경기 수역으로 가니 본부선인 어선이 보이고 출발 10분전에 빨간기가 올라가고 5분전에
보물섬이라 써진 하얀기가 올라간다고 하여 본부선만 바라보면서 출발지점을 왔다갔다 하는데
최 선장이 스키퍼 회의에 참석치 않아 헷갈려한다.
토요일 2번 시합하는데 코스를 보니 출발시 요트의 우현의 45% 뒤쪽에서 바람이 불어와 목표
부위에 접근할 때 자이빙(뒷바람을 받음)이나 목표지점을 반 시계방향으로 돌아 돌아올 때 한번
테이킹하여 크로스 홀드(전방 45˚로 앞바람을 받음) 선수 왼쪽에서 앞바람을 받으며 두 차례 시합
하여 경남대오비팀 J24와 번갈아 1위와 2위를 하였다. 둘째날은 경기수역이 같았으나 코스를 변경하여 목표지점의 방향에서 정면으로 바람이 불어와 테이킹을 여러 차례하여 목표부위를 반시계방향으로 돌아 올 때는 스피네커(화려한 풍선처럼 생긴 돛)펴서 완전히 뒤에서 순풍을 받으며 1위로 골인하였다.
그런데 스피네커를 펼치기 위해 스피네커 헤드(상방꼭대기)를 끌어올릴 때 힘들게 둘이서 끌어올렸으나 경기 후 내리려고 하는데 내려오지 않는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스피네커 세일을 밧줄 말 듯 돌돌 말아 마스트 앞에 고정하는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 스피테커 세일이 내려오지 않아 약간 난감하고 불안한 탓인지 잠시 후 2번째 경기가 있어 약간 긴장한 탓인지 얼떨떨하고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출발 5분전 출발 신호는 이미 올라가고 출발선 30-40미터 후방에서 접근해 가는데 출발 경적이 울린다.
이미 다른 크루들은 거의 출발선에서 가속을 이용해 출발을 했는데 앞 제네이카(전방의 큰 삼각세일)가 펄럭거리고 출발선 쪽으로 잘 나아가지 않는다.
간신히 바람을 받으며 출발선 부근을 통과할 때 다른 요트들은 50미터,100미터 정도 앞서가는 요트들이 일제히 전방 우현쪽에서 바람을 받으며 크로스홀드로 치고 나간다.
메디케스터호는 비록 출발이 늦었지만 워낙 직진성이 좋아 크로스홀드보다 좁은 예각(불어오는 바람의 방향과 선수가 이루는 각)의 바람을 받으며 두 세번 테이킹하여반 시계방향으로 돌 때 7번째로 목표부위를 돌았다.
돌아올 때 스피네카를 사용할 수 없어 제네이카와 메인 세일을 양쪽 나비날개처럼 펴서 달리다가 베네토 42피트와 카타리나 30피트를 제치고 5위로 골인하였다.
두 번째 경기에서 1위부터 4위는 3대의 J24와 더 작은 딩기처럼 생긴 요트가 독차지 하였다.
종합순위를 매길 때 큰 요트 일수록 점수(걸리는시간 X레이팅 숫자 ex 0.9)가 불리하게 적용하여 점수가 낮을수록 성적이 좋아 결국 종합 4위를 하게 되었다. 마음을 비우고 즐길려고 했으나 1등 2번, 2등 1번, 5등 1번해서 상위 3위권을 바라보고 기다렸지만 결국 종합 4위로 밀려나 아쉬웠다.
주로 혼자서 요트를 즐기는 나로서 이번 단거리 인쇼어 요트경기는 처음이지만 풍속에 따라 미세한 세일 조절의 기술을 배웠으며 가까이서 서로 상대편의 요트를 바라보며 경기하는 것은 민첩한 팀웍과 스릴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토요일 저녁에 선수환영 파티를 하면서 리틀 싸이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황민우군과 같은 유명 연예인들의 노래와 춤, 악기 연주를 감상하며 맛있는 뷔페
음식을 먹으며 밤이 깊어가도록 즐겼던 것이 한폭의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일요일 2차 경기서 정확하게 가속을 이용해 제대로 출발하고 돌아올 때 스피테커 세일만 제대로 사용했으면 좀더 좋은 성적을 거두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긴 채 석천님과 저는 각자 승용차로 귀가하고 최 선장은 혼자서 최근에 일본에서 가져온 야마하 25피트 마이레디를 몰고 부안 격포를 향해 갔다.
어제(5월6일) 오후 6시경에 전화해보니 앞 파도가 높아 고흥 외나로도항에 정박했다고 한다. 어제5월7일 (화요일)은 해남 땅끝이나 완도 어느 섬에 정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