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의료의향서
김명호 논설위원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032276&code=11171211&cp=nv
“이 세상에 죽음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겨우살이를 준비하면서도 죽음은 준비하지 않는다.” 톨스토이가 한 말이다.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는 “인간은 죽음을 향한 존재”라고,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죽음의 공포는 당연하지만 극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사마천은 “어떤 죽음은 태산보다 무겁고 어떤 죽음은 새털보다 가볍다. 죽음을 사용하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그런가 하면 스티브 잡스는 “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이라고 단언했다.
역사에 이름을 남길 만한 많은 인물들이 죽음을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을 남겼다. 죽음과 삶의 관계, 죽음과 대면했을 때의 자세, 예정된 죽음을 향한 삶의 태도…. 죽음의 질(質)을 얘기하는 것인데, 이를 넘어 죽음의 질을 높이지 않으면 결국 삶의 질도 높아지지 않는다는 점을 일갈하는 것 같다. 요즘 품위 있는 죽음, 웰다잉(well-dying) 같은 말들이 회자된다. 모두가 코앞의 현실에만 바빴지 죽음의 품격에 무관심했었다는 뜻일 게다.
20년 가까이 말기 암 환자들을 치료하며 삶의 아름다운 마무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온 윤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는 우리나라를 “가장 비참한 임종을 맞는 나라”라고 칭한다. 무의미한 연명치료, 편안한 가족이 아니라 이름모를 기계와 호스에 둘러싸인 채 맞는 죽음, 돈으로 사는 임종의료의 현실 등등은 죽음의 질을 현저히 낮춘다. 사나톨로지(thanatology)라는 학문이 새로이 주목 받는단다. 죽음학, 임종학으로 불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인류학 종교학 의학 철학 심리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를 연구하는 일종의 통섭 학문이다. 결국 ‘품위 있는 죽음’을 생각해보고 제시하는 게 목표다.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사전의료의향서를 쓰는 사람이 조금씩 늘고 있다고 한다. 죽음이 다가왔을 때 인공호흡, 심폐소생술, 혈액투석 등 무의미한 연명의료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 문서다. 사전의료의향서를 쓴다는 것 자체가 죽음의 자리에서 자신의 삶을 한 번쯤 조망해보는 기회도 된다. 존엄사와 함께 삶의 의미도 되새겨주지 않을까.
김명호 논설위원 mhkim@kmib.co.kr
삶 속의 죽음, 죽음 속의 삶
[출처] 조선.com 윤평중 한신대 교수·정치철학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4/09/2015040904655.html
日常과 '잘사는 삶'에 매몰돼 죽음을 추악한 것으로 배제해
삶은 끝이 있기에 의미를 갖고 죽음 성찰해야 삶이 풍요로워
'품위 있는 최후' 맞을 수 있게 延命치료 사전 선택제도 절실
우리는 공론(公論) 영역에서 죽음을 다루지 않는다. 죽음에 대한 담론은 금기가 되었다. 현대는 철저히 삶의 논리가 지배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저출산에 시달리는 한국 사회는 더욱 그렇다. 2014년 43만명이 태어나고 26만명이 죽었어도 탄생에 비해 죽음은 현저히 경시된다. 단순 계산으로도 매일 712명이 사망하지만 죽음은 세월호 같은 큰 사건을 제외하고는 뉴스나 부고장을 통해 풍문(風聞)으로 전달되는 숫자에 불과하다.
죽음이 풍문이 되고 만 것은 일상성이 우리네 삶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단 채 나날의 일상에 매몰된 우리에게 모두가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은 전혀 실감 나지 않는다. '누구나 죽기 마련이지만 나만은 예외일 줄 알았다'는 게 한국인의 솔직한 마음일 것이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땀 흘리는 우리의 몸부림은 결국 한 가지 목표로 수렴된다. 현세적(現世的)인 '잘사는 삶(well-being)'에 대한 불타는 욕망이 그것이다.
부(富)와 성공에 대한 열망은 우리나라가 산업화와 민주화의 기적을 이룬 사회적 에너지의 원천이다.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이래 웰빙은 건강과 의미 추구의 꿈까지 게걸스레 흡입하고 있다. 그 결과 삶은 갈수록 고상한 가치로 승격된 데 비해 죽음은 추악한 그 무엇으로 배제되어 왔다. 우리가 삶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반면 죽음에 대해 침묵하는 까닭이다. 하지만 선진국일수록 상황은 많이 다르다. 독일이나 미국은 죽음의 문제를 공론장의 주요 의제로 삼을 뿐 아니라 초·중·고와 가정에서 토론 주제로 다루는 걸 권장하기까지 한다.
이는 죽음을 삶의 자연스러운 부분으로 여기는 사회적 수용도의 차이를 낳았다. 지난해 우리나라 사망자 26만명 가운데 73%는 병원에서 임종했으며 암 환자는 90%에 가깝다. 미국 38%, 호주 52%에 비해 월등히 높다. 병원 사망이 많은 데는 여러 현실적 이유가 있다. 아파트 거주 비율이 높아 병구완과 장례가 어렵기도 하려니와 말기 중환자를 가정에서 다루기도 쉬운 일이 아니며, 의료보험제의 허점도 있다. 하지만 단연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인의 병원 사망률은 일상에서 삶과 죽음을 칼같이 나눈 후 죽음을 삶의 현장에서 최대한 격리하려는 우리네 마음의 습관을 보여 준다.
2014년 사망자 중 사고나 급성 질환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경우가 아닌 20만명은 만성 질환으로 투병하다 임종을 맞은 것으로 추산된다. 그런데 전문가들의 증언에 따르면 죽음을 앞둔 수많은 환자는 중환자실에 고립되어 연명 시술이란 이름 아래 무의식 상태로 고통스러운 검사에 시달리다 모니터를 비롯한 각종 기계와 튜브에 포위되어 가족과 인사도 나누지 못한 채 세상을 하직한다. 지난 20년 동안 말기 암 환자와 가족들을 연구한 윤영호 서울대 의대 부학장이 "가장 비참한 임종(臨終)을 맞는 나라는 단연 한국"이라고 단언할 정도다.
인간은 존엄한 존재이며 우리가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살 때 존엄이 지켜진다. 스스로 삶을 책임지는 태도는 죽음도 책임져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이는 만약 내가 현대 의학적으로 회복 불능 상태가 된다면 어떤 연명 시술을 받을 건지 선택하고,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상태에는 대신 결정해 줄 사람을 지정한 사전 의료 의향서를 미리 작성하는 것을 뜻한다. 산 것도 아니고 죽은 것도 아닌 채 현대 의학의 생명 연장 기술로 유지하는 연명 시술은 인간의 존엄을 파괴하는 '의학의 독재'에 가깝다. 따라서 사전 의료 의향서는 최후 순간까지 우리 스스로의 신념에 따라 살고 죽음까지 책임지는 인간다운 방식이다.
회복 불가능한 말기 단계 환자의 품위를 마지막까지 지켜주는 호스피스와 완화 의료도 삶의 완성을 도와주는 소중한 제도로 평가되어야 마땅하다. 정부가 오는 7월부터 호스피스, 완화 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키로 한 것은 고무적이다. 호스피스, 완화 의료 제정법을 향한 움직임도 당파와 이념을 뛰어넘는 통합적 시민운동으로 승화되어 가는 중이다. 이는 한국 사회가 진정한 문명사회로 나아가는 작지만 거대한 발걸음이 아닐 수 없다.
삶이 유의미한 것은 죽음이 있기 때문이다. 죽음에 대한 성찰은 삶을 풍요롭게 하며 '잘사는 삶'은 '품위 있는 죽음(well-dying)'을 필연적으로 내포한다. 한국 사회의 풍문과는 달리 죽음은 매 순간 우리네 삶 속에 깊이 녹아 있다. 삶과 죽음은 서로를 비출 때 비로소 같이 빛난다.
첫댓글 무의미한 연명치료(인공호홉, 심페소생술, 혈액투석등)를 받지 않겠다는 "" 사전의료 의향서"" 의 필요성을 절감합니다. 전 꼭 할 것입니다. 죽음은 내 마음의 고향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가는것, 죽음은 두려움 고통의 대상이 아니고 우주근원 어머님의 품으로 나아가는 즐거운 수순입니다. 감사합니다.^^
근원의 힘인 빛과함께 살아가는 이순간에 감사함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감사합니다. 서유종님 빛과함께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인간이 태여나 늙어서 노화의 죽음에 이르까지 인간의 힘의로 의지해 사는것이 아니라 자연의 흐름에 따른 것. 빛과 함께 하는 죽음이야말로 현실에서 직접 체험하는 웰다잉이다.
마음에 와 닫습니다.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무의미한 연명치료(인공호홉, 심페소생술, 혈액투석등)를 받지 않겠다는 "" 사전의료 의향서""
저도 같은생각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
서유종 님, 빛책 속의 명문장 <빛viit과 함께하는 죽음이야말로 이론이나 생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힘을 통해 현실에서 직접 체험하는 웰다잉(well-dying)이다.>를
마음에 담습니다.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맞는 말씀이신것같네요 감사드립니다 ^^~
공감이 가는 사전의료의향서를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품위있는 죽음이 필요한것 같습니다
빛으로 잘 살아서 빛으로 가는 여정의 일부로 웃으며 맞이하고 싶습니다
다시한번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죽음의 의미 .죽음에 대한 공부를 제대로 하면 비참한 임종은 면할수 있을것이라 생각듭니다.
사전의료의향서~~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감사드립니다~**
웰다잉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봅니다. 삶은 때로는 죽음에 대해서도 준비하며 살아야겠지요. 매순간을 충실하게 사는것이 중요함을 느끼며 빛과함께 올바른 삶을 살 수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자료 감사합니다.
죽음에대한 개인적인 준비,또 우리나라의 인식이 변화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요즘 한 번쯤 생각하게되는 내용이라 더욱 마음에 남습니다.
학회장님 말씀으로 모든 의식이 성장되는것 같아 감사하며 글과 음악이 연결이 잘되어 잘 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빛과 함께 하는 웰다잉을 생각합니다. 빛의 글도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유종님 빛책속에 명문장 웰다잉을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번쯤 생각하게 하는 내용이라 마음에 담습니다.
'사전의료의향서"공감합니다 좋은글 함께 할수있어서 감사합니다
고통스럽고 추하게 죽는 삶보다는 짧더라도 깨끗하고 편하게 죽는것이 훨씬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삶을 사느냐가 중요하지 얼마나 오래 사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요
고맙습니다. 다시 한번 제 생각이 바르다는 것을 깨우쳐주셨네요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빛과함께 행복하십시요^^*
서유종 님, 죽음에 대하여 다시생각해보게하는정보 감사합니다.
행복 하세요.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해봅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서유종 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진정한 웰다잉 깊은 생각에 잠겨봅니다 감사합니다 ...
사전의료 의향서 저도 하려고 합니다.
유길영님이 빛의 세계로 가시고 웰다잉 할 수 있어 우주마음과 학회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서유종님 삶과 죽음 웰다잉에 대한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