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거리 가까운 곳을 우선순위로 뒤적여 30분 거리의 창원시 진동면을 찾았다.
답사하게될 봉우리들은 우산을 모산(母山)으로 그 언저리에 흩어져 있는 50m도 안되는 야산 세 봉우리.
산 이름도 ‘다음카카오’에만 올려져 있어 있는지없는지조차 모른다.
모산인 우산(牛山 198.4m)은 창포만과 진동만 사이에 낮게 솟아있다.
진동·진북·진전면이 한 발씩 딛고있는 삼면봉(三面峰)으로 조망이 뛰어나 창포만과 낙남정맥이 훤히 바라보인다.
조선초 군현제 개편으로 진해현이 되어 조선시대 동안 유지되었는데, 그 별호가 팔진(八鎭)·우산(牛山)이었다고 한다.
우산 남쪽에 바다를 끼고 있어 ‘마산합포구 삼진 일대(옛 진해)’의 옛 이름이 우해(牛海)였다고 하니 소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듯.
우해는 우리말로 ‘쇠바다’로 부르고, 우산은 ‘쇠뫼’라고 부른다.
나는 얼마전 ☞옥녀봉,야반산과 함께 한국전쟁을 테마로 '다크투어'를 다녀왔다.
‘당산(堂山)’은 우산 동남능선 끝자락의 죽전마을 뒷동산으로 대나무 숲에 에워싸여진 10m대의 봉우리.
신당(神堂)이 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보았으나 어디에도 그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동네사람들을 붙들고 당산에 대해 물어보고 싶었으나 그러질 못해 아쉽다.
‘똥메산(41.0)’은 동네어귀 야산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이름.
‘독메·독뫼·동메’등으로도 불리며, 한자로는 대개 ‘동묘산(東妙山)’으로 불린다.
유독 된발음을 넣어 ‘ㄸ’을 쓰고 있으니 그야말로 ‘x떵어리’인 듯해 피식 웃음이 나온다.
개구리산(31.3)은 바닷가에 나즈막하게 솟은 산으로 흡사 개구리가 엎드린 모양새다.
모두 우리네 민초들이 친근하게 불러온 이름으로 보인다.
가까이 진동항 외항에는 경상남도 시도기념물 제105호인 ‘창원고현리공룡발자국화석’이 있다.
공룡발자국(조각류·용각류) 수십 개가 육식공룡(수각류)에 쫓겨 달아나는 모습의 발자국이다.
나는 주의깊게 살피지 않아 입구인 조선소를 지나치고 말아 뒷날 일부러 다녀오게 되었다.
위치는 ‘진동면 고현리 100-3’으로 네이버에는 나오지 않고, 다음카카오에만 검색이 된다.
산행코스: 진동농협(고현지점)-비룡암-우산-삼진운동장-진북교다리-인곡천변-신기마을회관-죽전정류장-당산-똥메산-개구리산-공룡발자국-진동농협(고현지점)
궤적.
큰지도.
8km가 조금 넘는 길을 천천히 4시간 30분.
고도표.
<산길샘>
날짜와 시간이 에러가 났다.
정확한 날짜와 시간은 <2021,10,15 12:57>
차를 댄 진동항엔 고현해경파출소, 진동농협(고현지점), 고현마을복지회관 등이 있고, 고현미더덕 정보화마을이다.
진동항 안내판.
남파랑길 창원11코스가 지나고...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를 소개하고 있다.
조선후기(1801~1803) 김려(金鑢)가 진해(鎭海) 앞바다의 해상 생물을 연구해 펴낸 책이다.
당시 진해는 진동·진북·진전을 일컬었으며(지금의 진해는 엣 웅천현), 이 '삼진'지역을 ‘우해(牛海)’라고도 불렀다.
안내판 맞은편(농협 오른쪽 10m) 골목이 우산 들머리로 조금 들어가면 좌측 90도로 꺾어진다.
골목에선 높다랗게 걸린 '고현장터길' 새도로명 안내판을 따른다.
채마밭에서 좌측으로 꺾어...
산으로 드는 길은 농로이기도 하다.
<2021,10,15 13:06>우측 과수원 울타리를 따라...
산속 깊숙히...
잘 닦여진 길을 오르니...
<2021,10,15 13:13> 고개마루에 비룡암 안내판이 서있다.
안내판이 없었다면 암자인 줄도 몰랐을 것. 비룡암 입구에서 좌측 화살표방향으로 꺾어 오른다.
무슨 뜻? 산 위에 등산대학교가 있다는 말?
'인생은 칠십부터'란다.
벤치가 있는 지점에선 조망이 트이고...
여러 운동기구들이 비치되어 있다.
창포만 동진교 건너엔 장군산과 노인산이 있다.
돌탑 하단부에 이끼낀 작은 부처님.
합장~
<2021,10,15 13:34>
176.2m봉을 '우산봉'이라 새겨 놓았다. 우산은 주산이고, 그 위생 봉우리는 우산봉이라는 말씀.
부산한마음산악회 시그널을 걸었다.
안부에 살짝 떨어진 뒤...
눈에 익은 우산 꼭대기에 올랐다.
<2021,10,15 13:56>
억새가 춤추는 우산엔 주인없는 산불초소가 있고, 해학스런 목장승이 지키고 섰다.
예전에 나무에 걸어두었던 시그널을 매직을 덧입혀...
초소에 옮겨 걸었다.
목장승 턱밑에 써두었던 '牛山'이란 글씨도...
매직으로 다시 칠했다.
사방이 뻥 뚫린 우산 정상에서 <파노라마>로 촬영.
멀리 낙남정맥이 지나고, 좌측엔 옥녀봉이, 우측엔 야반산이 호위한다.
당겨본 야반산과 베틀산, 평지산과 낙남정맥.
좌측엔 옥녀봉. 한국전쟁 때 인민군이 부산을 점령하려고 밀고 내려오다 국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인 곳으로 유명하다.
풀숲에 숨은 우산의 삼각점.
삼각점 안내판.
개미취(?).
<2021,10,15 14:16>
정상주 일배를 곁들여 요기를 한 뒤 산불초소 뒷편(북동)으로 길을 잡는다.
풀숲으로 길이 보이지 않지만 초소 뒷편 '회덕송씨 (懷德宋氏)' 무덤 방향으로 내려서면...
연이어 무덤들이 나오는 능선길이다.
못된 멧돼지놈들이 난장판을 벌인 산길.
처음엔 우산에서 동릉을 타고 당산으로 바로 내려서려고 하였으나 공동묘지가 어지러이 흩어져 있어 포기하였고, 대신 삼진운동장으로 꺾어 내려가는 길이 너무 좋아 그대로 따랐다.
들국화엔 어릴적 깊은 향수가 깃들어 있다.
얼굴 전체에 쩌억하고 거미줄이 달라 붙으면 뒷걸음질쳐서 탈피해야 한다. 그런 뒤 근접촬영. "네 이름이 무어니?"
<2021,10,15 14:44> 산뜻한 건물 뒤로 내려선다.
'메아리 카페'다.
메아리카페 바깥 도로에는 진북교가 보이고, 커다란 주차장은 삼진운동장이다.
돌아본 모습.
다시 한 번.
안쪽으로 들어가 길을 찾았으나...
삼진운동장이 길을 막아...
<2021,10,15 14:55> 되돌아 삼진운동장 정문으로 나왔더니 진북교 다리.
이제 제법 커다란 개천을 따라 걷는다. 이 길은 산책길로 꾸며져 있어 걷기 편하고...
가지가 휘어질 정도로 주렁주렁 감나무가 있어 가을 정취를 한껏 고조시킨다.
<2021,10,15 15:05> 개천의 이름은 '인곡천'. 다리를 건너...
<2021,10,15 15:12> 신기마을회관 앞의 공용주차장을 지난다.
풍년이로고~. 우리 아버지는 생전에 '나락이 쓰러질 듯 쓰럼해야 곡수(穀數)가 많이 나온다'고 했다.
가까이에 뽕긋한 봉우리가 보인다. 당산이다.
죽전교회로 들어가...
그 옆의 문잠긴 한옥건물을 들여다 보았다. 잠긴 문 안엔 심진문(尋眞門), 그 안엔 죽림정.
담넘어...
죽림정 편액을 당겨 보았으나 어떤 한옥인지 알 수가 없다.
마을에서 접근하는 당산입구엔 자물쇠로 채워져 출입을 막고있어...
당산을 한 바퀴 돌며 산길을 찾아 보았으나 여의치 않아 죽전마을버스정류장에 앉았다.
<2021,10,15 15:33> 목을 축이며 앉았노라니...
정류장 맞은편 대밭 숲속으로 희미한 족적이 보인다.
분명 사람들이 다닌 흔적이다.
대밭을 벗어나자 무덤 두 기.
10m대의 당산엔...
커다란 소나무 세 그루가 있고, 소나무를 지주로 계단과 설치물을 만들어 놓았다.
계단을 따라 올라보았더니 목재로 만들어져 삐그덕거리고 있었으나 페인트칠로 수명이 연장되고 있었다.
아주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으나 이미 그 수명은 다하고 있었다.
당산에서 내려다 본 죽전교회.
<2021,10,15 16:00> 설치물을 고정시키는 밧줄에다 표지기를 걸었다. 높이는 대강이다.
<2021,10,15 16:09>죽전마을복지회관에서...
길건너 맞은편 휘어지는 농로에서 똥메산(A)으로 올랐으나 내려올 땐 정비된 길(B)을 따라 내려왔다.
가까이에서 보는 오름길(길없음)과 내려온 정비된 길.
똥메산엔 농막과 밭이 있었다.
무덤이 있는 곳에...
<2021,10,15 16:21> 표지기를 걸었다.
내려오는 길은 밧줄이 메어진 길.
내려서면서...
<2021,10,15 16:26> 당산을 쳐다본다. 우측에 죽전정류장.
내려온 길을 돌아본 뒤 개구리산을 향한다.
개구리산은 흡사 엎드린 개구리를 담았다.
큰길따라 공공하수처리장을 지난 뒤 오르면 될 텐데, 나는 좌측으로 들어가 해안을 따라 개구리산 뒷편으로 돌았다.
삼거리의 이정표.
이쪽 죽전방조제 방향은 깎아지른 듯하다.
<2021,10,15 16:39> 죽전방조제다.
나는 방조제 밑으로 내려서서...
해안을 따라 돌았다.
바다에 뜬 섬은 송도(松島)와 양도(羊島).
끝까지 해안을 따라 돌다...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는 지점에서 산 위로 올랐다.
그곳엔 밧줄이 있어...
어렵지 않게 오를 수가 있었다.
널따란 정상부위엔 뭔가 시설물을 만들고 있었고...
평평한 곳엔...
농사를 짓고 있었다.
<2021,10,15 16:53> 표지기를 건 뒤...
5분 만에 내려선 곳엔 콘테이너 부스가 있다.
진동공공하수처리장 위.
콘테이너가 있는 곳.
그 2~30m 위에는 정자쉼터도 있다.
<2021,10,15 17:02>개구리산을 돌아보고 찍은 사진으로 우측 끄트머리가 아까 밧줄을 타고 올라선 곳.
<2021,10,15 17:05> 시간은 이날의 동선을 감안하여 추측한 것으로 뒷날 찍은 사진을 각색하여 올렸다.
흰색 화살표는 나의 동선이고, 공룡발자국화석은 조선소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2021,10,15 17:08>
나는 진동항 주차장으로 회귀하며 공룡발자국화석을 찾을려고 하였으나 지나치고 말았다.
그 화석유적지는 조선소 안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찾을 수 없었던 것.
<2021,10,15 17:11>
진동항이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검색된 위치(진동면 고현리 100-3)만 보고 좌측으로 들어가 정자가 있는 바다끝에 섰다.
바위를 타고 조금 들어가 보았으나 해안 모퉁이 뒤에 숨어있어 더 들어갈 수가 없다.
고현어촌체험마을 안내판과...
고현마을 둘레길 안내판을 지나 차량을 회수하여 귀가하였으나 미완의 산행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몇일 뒤 '창원고현리 공룡발자국화석'을 다시 찾았다.
지난 번 내가 걸어온 길에서 조선소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도로공사를 하는 곡각지점의 살짝 내려앉은 안부에 '전진조선소(진동면 고현리 100-3)'가 있다.
나는 간판도 보이지 않는 조선소 정문에 차를 댄 후 안으로 들어갔다.
'진동면 고현리 349'는 잘못된 정보.
직원들이 보이지 않는 조선소 안으로 들어가 수리중인 선박 건너 구부러진 나무 아래의 해안가 바위에 눈길이 간다.
안전 난간이 만들어진 해안 암반에...
선명하게 찍힌 공룡발자국화석.
조각류와 용각류의 발자국 수십 개와 수각류의 발자국도 함께 보이는데, 이는 조각류와 용각류 공룡들이 육식공룡인 수각류 공룡에 쫓겨 달아나는 모습이다.
이들 외에도 보다 바다쪽 인근에는 10여 마리의 조각류 공룡들이 함께 이동한 발자국들이 나란하게 발달하였으나 평상시에는 바닷물에 잠겨 볼 수 없다.
그리고 몇 개의 층준에서는 이곳에서 신종으로 기재한 김봉균(1920~2003,지질학·고생물학자)의 진동새발자국이 발견되며, 연흔과 건열 등의 퇴적구조가 빈번하게 나타난다.
화석유적지에서 바라보는 조선소 모습.
모르긴몰라도 사유지에서 문화재나 유적지가 발견되면 사유재산권 행사는 많은 제약을 받는다.
약 일 억년 전(중생대 쥐라기~백악기)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화석지.
5~25m 크기의 파충류를 통틀어 공룡이라고 한다.
바위가 파도에 깎이면서 드러난 것으로 확인된 것만 20마리의 발자국 화석 400여개로 발바닥의 모양을 알 수 있을 만큼 족적(足跡)이 뚜렷하다.
지금은 이곳이 바닷가이지만 당시는 호수나 하천의 범람지역이었음을 알수 있다고 한다.
조선소 건물 벽에 쓰여진 '전진'이라는 글씨가 조선소의 이름으로 추측될 뿐 반듯한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가게로 들어서는 나에게 아내가 피식피식 웃으며 "재미있나?"고 묻는다.
비행기를 타고 기차를 타야만 여행인 건 아닐 터.
이름도 유명무실한 야산을 맴돌다 암반에 파여진 홈 구덩이 몇 개 본 것이 무슨 여행이며 재미가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