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과학전시관(이하 서울과학전시관)의 개방형실험실에 날이 갈수록 많은 신청이 쏟아지고 있다. 학교 곳곳에서 과학 선생님들의 입소문을 타고 아이들도 학부모와 함께 주말을 이용해 실험실에서 다양한 실험을 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열 명이면 열 명 모두가 다시 찾아오고 싶다는 개방형실험실의 매력은 무엇일까?
과학 선생님들은 종종 찾아오는 직무연수 과정을 통해 다양한 실험·실습 과정을 밟는다. 연수에 참가한 선생님들은 직무연수 과정 속에서 무슨 생각을 할까? 한 과학 교사는 “직무 연수 과정의 실험과 실습들을 학교 아이들에게도 그대로 적용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첨단 기자재를 통해 생동감 있는 실험과 관찰을 한다면야 아이들의 머릿속에도 쏙쏙 들어오겠지만, 고가의 장비들을 학교에서 구입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장비들을 지속적으로 관리·감독해야 하는 것도 여간 만만치 않은 일인 것이다. 그러나 과학 선생님들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교과서 속 자료 사진을 통해 용수철의 운동을 배우는 학생들이 아니라, 용수철의 움직임을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하고 그 움직임을 보고 감탄하는 우리 학생들 말이다. 이색적인 ‘실험 수업’은 아니더라도 때로 과학적 흥미를 키우기 위해 잘 꾸려진 실험실과 학생들을 상상하는 건 결코 욕심은 아니다. 여기, 개방형실험실(Open Lab)이 있으니까 말이다.
개방형실험실에서는 우리 모두가 연구원
초고속 촬영장치, 열화상 카메라, 원심분리기, 진공펌프, 천체망원경……. 이런 첨단 기자재들을 직접 만져보고 작동하는 것만으로 학생들에게는 신기하고 흥미로운 일이 되지 않을까. 주말을 이용해 학부모와 함께 이용할 수도 있고, 과학 수업(실험)을 활용해 선생님과 함께 찾아올 수도 있는 개방형실험실은 말 그대로 서울 모든 학교와 학생들에게 열려있는 공간이다. 흥미로운 과학 교육 현장을 만들어 가고 있는 이곳엔 작년에도 과학 동아리 학생들을 비롯해 영재교육원 학생과 학생 교육 프로그램 신청자들이 다녀갔다. 개방형실험실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정재숙 교육연구사는 “개방형실험실에서 학생들은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키울 수 있고, 이공계 진출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는 특히 훌륭한 모색의 장이 된다”고 말한다.
▲ 토요학생 교육프로그램 현장.
과학 교육에 흥미 불어넣는 다채로운 교육프로그램
서울과학전시관 개방형실험실은 서울시내 학생·교사들의 첨단기자재를 활용한 전문실험과 연구활동을 상시 신청을 받아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도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토요학생 교육프로그램도 그 중 하나이다. 고등학교 과학중점학교와 과학영재학습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프로그램은 물리·화학·생물 분야의 전문 교사와 함께 이뤄진다. ‘열화상카메라로 보는 세상’, ‘초고속카메라를 활용한 교과서 물리실험’, ‘pH 미터 및 전기 전도도, 온도 센서를 활용한 산・염기 중화적정’ 등의 교육 프로그램들은 과학적 상식이 풍부한 학생들에게 보다 심화된 과학 지식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 서울과학전시관은 개방형실험실 외에도 토요과학강연회, 동아리 천문교실 등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과학 선생님이 말하는 개방형실험실
최종수 선생님(대원여자고등학교)에게도 개방형실험실은 즐거운 장소로 기억되고 있다.
“겨울방학을 이용한 과학캠프 프로그램 계획을 고심하던 차에 개방형실험실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생물학과 관련해서 학생들과 함께 유전자 분석을 함께 했지요. 학교에서는 쉽게 실험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우선 고등학교에서 유전자에 대한 실험과 실습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죠. 각 학생들의 자기 유전자(DNA)를 추출·증폭해서 확인하는 수업을 함께 했는데, 아이들의 반응은 상당히 좋았어요. 자신의 유전자를 직접 관찰 하는데 흥미를 안 가질 수가 없지 않겠어요? 과학캠프를 신청한 친구들은 모두 자연계 대상 학생들이었으니까 나름의 관심도 더 높았고요.”
과학 교사의 교과 전문성 향상과 연구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직무연수 시기에만 활용했던 장소를 개방하고, 활발한 학생들의 참여 학습공간이 되고 있는 서울과학전시관 개방형실험실. 올해에도 그 문은 활짝 열려 있다.
※ 이 글은 서울시교육청에서 발행하는 월간서울교육에 실렸습니다.
출처 - http://blog.naver.com/seouledu2012/110161216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