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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 떡
1) 떡의 유래
떡이란 곡식을 가루 내어 찌거나 삶거나 기름으로 지져서 만든 음식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떡의 어원은 옛말의 동사 찌다가 명사가 되어 찌기 - 떼기 - 떠기 - 떡으로 변화된 것으로 본디는 찐 것이라는 뜻이다. 시루떡 · 인절미 · 송편 · 주악 · 경단 등이 모두 이에 속하며, 떡을 일컫는 한자어로는 고(餻), 이(餌), 자(瓷), 편(片,
), 병이(餠餌), 투(偸), 탁(飥) 등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병(餠)이라고 부른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1943)에 떡에 대한 설명이 상세히 기술되어 있다. 떡은 병이(餅餌)라 하였으며 떡이란 것은 밀가루를 반죽하여 합하는 것이니 고(糕)와 이(餌), 자(瓷)와 탁(飥)이 모두 병(餠)이라 이르나, 쌀가루를 찐 것은 이(餌)라 하고, 가루를 하지 않고 쌀을 쪄서 치는 것은 자(瓷)라 하며, 기름에 지진 것은 유병(油餠)이라 한다. 또 꿀에 반죽한 것은 당궤(餹鐀)라 하고, 가루를 반죽하여서 국에 넣고 삶는 것은 박탁(餺飥)이라 하며, 찰가루를 쪄서 둥글게 만들어 가운데에 소를 넣은 것을 혼돈(餛飩)이라 한다. 쌀가루를 엿에 섞은 것은 교이(絞餌)라 하고, 꿀에 삶는 것은 탕중뢰환(湯中牢丸)이라 하며 밀가루에 술을 쳐서 끈적거리게 하여 가볍게 하는 것은 부투(餢
) 또는 유어(
饇)라 한다. 또한 떡을 얇게 하여서 고기를 싼 것은 담(餤)이라 하고, 밀가루를 부풀게 하여 소를 넣은 것은 만두(饅頭)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시루떡은 이(餌)의 종류요, 찹쌀인절미는 자(瓷)의 종류요, 화전은 유병(油餠)의 짝이요, 꿀떡은 당궤(餹鐀)의 남아지요. 골무떡[단자(團資)]은 혼돈의 벗이요, 떡국[탕병(湯餠)]은 박탁의 한 종류요, 원소병은 뢰한이 변한 이름이요, 증편과 상화병은 부투의 다른 말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여기에서 떡을 가리키는 말은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중국에서는 밀가루가 보급된 한대(韓代) 이후에는 떡을 가리키는 용어가 병(餅)으로 바뀌고 있다. 결국 떡을 의미하는 한자는 쌀을 위주로 떡을 만들었을 때는 이(餌)나 자(瓷), 밀가루를 위주로 떡을 만들었을 때는 명칭의 구별 없이 떡이라고 하며 한자인 경우 주로 병(餠)으로 표현하고 고(糕, 餻)로도 쓰인다.
한편, 문헌상 떡이란 글자가 나타나는 조리서는 한글 조리서인 <규곤시의방(일명 음식디미방)>이며 여기서는 떡을 편이라 칭하고 있다. 떡이란 호칭은 <규합총서>에서 비로소 나타난다.
한국의 떡 : 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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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떡 만드는 법은 위의 링크에 들어가면 있습니다.
백설기는 멥쌀가루에 설탕물과 꿀을 내려 시루에 안쳐 찌는 가장 기본이 되는 흰 무리떡으로 <규합총서(閨閤叢書), 1815>에서 '백설고(白雪糕)'로 기록된 이후, 계속 이용해 온 전통적 시루떡이다. 흰눈과 같다는 의미의 백설기는 예로부터 순진무구하고 신성한 것으로 여겨져 어린아이의 삼칠일 · 백일 · 첫돌 등의 의례행사에 필수음식으로 쓰였으며 사찰에서 제를 올릴 때나 산신제 · 용왕제 등의 토속적 의례에서도 쓰여졌다. 한편, 백설기는 햇볕에 잘 말려서 고운 가루로 만들어 이유식인 암죽을 쑤어 먹거나 백설기 가루에 꿀을 섞어 다식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콩설기(콩버무리)는 멥쌀가루에 검은 콩이나 밤콩, 청태, 강낭콩 등을 섞어 켜없이 쪄낸 무리떡이다. 주로 멥쌀로 만드는데 떡을 차지게 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찹쌀을 섞기도 한다. 가을에 청태가 나오면 멥쌀가루에 콩을 섞어 콩버무리를 하고, 겨울철이면 검은콩을 불려 사용하는데 멥쌀과 콩이 배합되어 영양상으로도 합리적이며 소박한 떡이다. <증보산림경제, 1766>에 기록된 이래 지금까지 즐겨 만들어 먹는다.
석이편은 멥쌀가루에 고운 석이버섯 가루를 섞어 체에 내린 후 시루에 찐 떡으로 석이병(石耳餠)이라고도 한다. 설탕물과 꿀로 물을 내렸으므로 떡의 질감이 촉촉할 뿐만 아니라 그 색감 또한 그윽하다. 석이채와 비늘잣으로 고명하여 내는 아주 기품 있는 떡이며 <음식디미방, 1670>, <술만드는 법, 1800대>, <윤씨음식법, 1854>, <규합총서, 1815>, <시의전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조선요리제법> 등 여러 문헌에 만드는 법이 상세히 나와 있다.
각색편은 멥쌀가루에 설탕물, 꿀과 진간장, 승검초가루를 섞어 각각 대추, 밤, 석이버섯을 고명으로 올려 시루에 쪄낸 떡이다. 혼례, 회갑연 등 잔칫상에 오르는 고급 떡의 하나로 주로 서울 · 경기지방에서 많이 해 먹으며, 백편 · 승검초편 · 꿀편을 '갖은편'이라 일컫기도 한다. 이 각색편은 시루에 각각 따로 안치지 않고 켜를 지어 안치고, 매 켜마다 대추, 밤, 석이버섯과 실백을 얹어 찌기도 한다. 색상의 조화뿐만 아니라 맛과 건강을 동시에 살린 조상들의 식생활 지혜가 돋보이는 떡으로 특히, 승검초편은 쌀가루에 승검초(辛甘草, 당귀싹)가루를 섞어서 같은 요령으로 만드는데 맛이 특이하고 승검초 고유의 향기와 풍미가 감돈다.
구선왕도고
[ 九仙王道糕 ]
구선왕도고(九仙王道糕)는 대표적인 약이성 떡으로 멥쌀가루에 볶은 율무가루와 연육, 백복령, 산약, 맥아, 능인, 백변두, 시상 등의 약재가루를 한데 섞고 설탕물로 내려 찐 떡이다. 구선왕도고에 대한 기록은<동의보감(東醫寶監), 1610>, <규합총서, 1815>에 찾아 볼 수 있는데 <규합총서>에 “연육 · 백복령 · 산약초 · 의이인(율무) 각 넉냥[사량(四兩)] · 맥아초 · 능인 · 백변두 각 이냥(二兩) · 시상 일냥(一兩) · 사탕 이십냥(二十兩)을 가루 만들어 쌀가루 닷 되에 한데 섞어 떡을 쪄서 널라. 마르거든 찧어 응이를 쑤어 먹으면 보위 · 익기하여 노인에게 마땅하고, 켜를 안쳐 떡을 쪄 먹으면 맛이 달고 향긋하여 매우 아름답고 원기를 보하며, 볶아 미시를 만들어 꿀물에 타먹으면 갈증이 풀린다.” 라고 설명되어 있다.
신과병(新果餠)은 멥쌀가루에 밤 · 대추 · 단감 등의 햇과실을 넣고, 녹두고물을 두둑하게 얹어 시루에 쪄 낸 것으로 일명 햇과실떡이다. <규합총서, 1815>에 “햇밤, 익은 풋대추 썬 것, 껍질을 벗겨 얇게 저민 침감, 청태를 쌀가루에 섞어 물에 버무려 거피한 햇녹두고물을 얹어 찐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여러 가지 햇곡식과 햇과실로 만든 신과병은 흰무리 사이로 보이는 자연스런 햇과실들의 색과 상큼한 맛, 영양이 함께 어우러져 가을의 정취가 흠뻑 느껴지는 아름다운 떡이다.
잡과병은 멥쌀가루에 밤, 대추, 곶감, 호두, 잣 등의 여러 가지 견과류를 섞어 시루에 찐 무리떡으로 여러 가지 과일을 섞는다는 뜻에서 잡과(雜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규합총서, 1815>에 '잡과편', <증보산림경제, 1766>에 '잡과고' 등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유자청건지의 상큼한 향미와 견과류의 씹히는 맛이 어울려 과히 일품인 영양적으로도 우수한 떡이다.
모듬백이는 찹쌀가루에 밤 · 대추 · 콩 · 팥 등을 섞어 버무려 시루에 찐 찰무리떡으로 겹쳐서 굳혀 썰었을 때 마치 쇠머리 편육처럼 생겼다 하여 쇠머리떡이라고도 한다. 우리 속담에 “가을비는 떡비요 겨울비는 술비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오곡백과가 무르익은 가을철에 비가 오면 떡을 해 먹으며 쉬고, 겨울비 오는 날은 술이나 마시고 쉰다는 뜻이다. 따라서 모듬백이는 수확기인 가을철에 주변에서 흔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곡식과, 여러 가지 과일 등의 재료를 이용해 만든 매우 소담스럽고 찰진 가을 떡으로, 상큼한 맛과 영양을 고루 갖춘 뛰어난 건강식 떡이다.
약식(藥食)은 약밥이라고도 하는데, 잔칫상에 빠지지 않고 오르던 음식으로, 밥에 속하지 않고 떡류에 속한다. 《삼국유사(三國遺事)》에 나오는 고사를 보면, 신라 21대 소지왕이 왕위에 오르고 10년 되는 해의 정월 대보름날[상원일(上元日)]에 재앙을 미리 알려줘 목숨을 살려준 까마귀에 대한 보은으로 이 날을 까마귀 제삿날로 삼아 찰밥을 지어 까마귀에게 먹이도록 하니 이 풍습이 지금까지 내려와 지금도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나 만들어 먹는 정월 대보름의 절식이다. 우리나라 말에 꿀을 약(藥)이라 하기 때문에 꿀술을 약주(藥酒), 꿀밥을 약밥[약식(藥食)]이라 하였으며, 꿀을 넣은 과자를 약과(藥果)라 하였다. 따라서 약식의 약(藥)자는 병을 고쳐주는 동시에 이로운 음식이라는 개념을 함께 지니고 있다.
쑥설기(쑥버무리)는 멥쌀가루에 연한 쑥을 섞어 만들어 이른 봄의 향취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떡으로 쑥버무리, 또는 애병(艾餠)이라고 불리어지며 향긋하고 쫄깃한 쑥설기의 독특함이 나른한 봄날의 미각을 살려 내기에 충분하다. 또한 예부터 춘궁기의 구황식품일 뿐만 아니라 민간요법의 치료식으로 가장 손꼽히는 백성들의 애환이 서려 있는 떡이기도 하다. 쑥잎을 애엽(艾葉)이라고 하는데 복통, 토사, 출혈 등의 치료에 쓰이고 그 즙은 해열, 진통, 해독과 구충, 혈압강하와 소염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팥고물시루떡은 멥쌀가루에 삶은 팥을 약간 빻아 고물로 만들어 켜켜이 안쳐 시루에 찌는 떡이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친근한 떡으로 액막이 떡으로도 많이 쓰인다. <동국세시기, 1849>에 의하면 “정월 첫 말날[오일(午日)]에 증병도신(甑餠禱神)이라 하여 시루떡을 쪄 일년 내내 무사태안을 비는 고사를 지냈다”고 기록되어 있다. 붉은색이 벽사(邪)의 의미가 담겨 있어 고사 때나 집을 짓거나 이사할 때, 또한 함을 받을 때, 시루째 올려놓고 탈이 없기를 빈 다음 나누어 먹는 우리의 대표적인 전통떡이다.
물호박시루떡은 늙은 호박을 얇게 저며 설탕, 소금 간을 하였다가 멥쌀가루와 섞어 거피팥고물을 켜로 하여 시루에 쪄낸 것으로 추석 무렵부터 겨울철에 많이 만들어 먹는다. 호박 특유의 은근한 향과 사각사각 씹히는 질감이 잘 어우러져 달콤한 고향의 맛을 느끼게 하는 떡이다. <조선요리법, 1938>에 물호박떡과 호박찰떡이 나오는데 “물호박떡은 늙은 호박을 얇게 썰어서 설탕을 섞어 멥쌀가루에 버무려 팥고물로 켜를 하여 시루에 안쳐 쪄내는 시루떡”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외에도 <음식방문>, <시의전서>, <조선요리제법>, <간편조선요리제법>, <우리나라 음식 만드는 법> 등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상추시루떡은 멥쌀가루에 상추잎을 뜯어 훌훌 섞어 거피팥고물을 얹어 찌는 것으로 서울 지방에서 여름철에 해서 바로 먹는 일명 와거병(餠)이라 불리어지는 떡이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1943>에 “상추떡은 사월 초파일에 쌀가루에 연한 느티나무잎을 섞어 해 먹는 느티떡과 함께 별미로 손꼽히는 떡”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담백한 맛과 상추 특유의 쌉싸름한 맛, 씹히는 맛이 팥고물과 잘 어울릴 뿐만 아니라 보기 좋게 잘라 담으면 노란 고물과 상추의 푸른색이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떡이다.
무시루떡은 멥쌀가루에 굵게 채 썬 무와 팥고물을 켜켜이 놓아 가며 안쳐 찐 것으로 나복병(羅蔔餠)이라고 불리어진다. 김장무가 나오는 10월 상달에 별미로 해 먹는 것으로 서민적이며 토속적인 떡으로<규합총서, 1815>, <임원십육지, 1827>, <부인필지, 1855> 등에 기록되어 있다. 특히 무시루떡은 가을철의 달콤한 무, 쌀가루, 팥고물이 어우러져 그 맛이 부드러울 뿐만 아니라 무에 함유되어 있는 전분 분해효소인 디아스타제(diastase)가 전분의 소화를 도우므로 과식해도 탈 날 염려가 없다.
호박고지찰떡은 찹쌀가루에 설탕에 조린 검은콩, 호박오가리, 밤, 대추 등을 얹고 쪄낸 것으로 호박고지의 달콤하면서도 씹히는 쫄깃한 맛이 가을의 풍요로움을 더하여 주는 떡이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1943>에 “늙은 호박인 청둥호박을 얇게 썰거나 볕에 말린 호박오가리를 물에 불려 한치 길이로 썰고 떡가루에 섞어 켜를 두껍게 하여 찐다”고 기록되어 있다.
봉치떡은 봉채떡이라고도 하며 시루에 붉은팥고물을 써서 두 켜만 안치고 맨 위에 대추와 밤을 둥글게 돌려 놓아 함이 들어올 시간에 쪄서 시루째 상에 올리는 붉은팥차시루떡이다. 이때 찹쌀가루를 쓰는 것은 부부의 금실이 찰떡처럼 평생을 화목하게 잘 합쳐지라는 뜻이고, 붉은팥고물은 액을 면하게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떡 위에 놓는 대추는 아들을, 밤은 딸을 상징하며 떡을 두 켜로 하는 것은 곧 한 쌍의 부부를 뜻한다.
조침떡은 좁쌀가루에 채 썬 생고구마를 섞고 팥고물을 켜켜이 안쳐서 시루에 찐 제주도 지방의 지역특산물인 조와 고구마를 이용한 향토색 짙은 떡이다. 특히 고구마는 야리핀이라는 수지배당체인 하얀 진액이 있어 정장작용뿐만 아니라 피부를 곱게 하며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주식이나 간식으로도 손색이 없는 식품이다. 찹쌀가루를 쓰지 않고 좁쌀가루와 멥쌀가루를 섞어 구수하며 고구마의 단맛이 어우러져 특별한 맛을 준다.
복령떡은 멥쌀가루와 백복령가루를 섞어 설탕물로 촉촉하게 내리고 거피팥고물과 켜켜이 안쳐서 찐 전라도지방의 떡으로 백복령가루를 넣는다고 하여 백복령병(白茯笭餠)이라고도 부른다. <규합총서, 1815>, <시의전서, 1800년대 말>, <부인필지, 1855>, <간편조선요리제법, 1934> 등 여러 문헌에 '복령조화고(茯笭調和餻)'로 기록되어 있다. 복령은 땅속 소나무 뿌리에 기생하는 불완전균류의 하나로 구형 또는 타원형의 큰 덩어리로 짙은 흑갈색에 주름이 많고 속은 담홍색으로 부드러우며 흰색이 난다. 백복령과 적복령이 있으며 그 맛은 달고 이뇨 및 진정작용의 효능이 있다.
무지개떡은 소위 색떡이라고도 하는데, 멥쌀가루를 원하는 색의 수대로 나누어 그릇에 담고 각각의 쌀가루에 체리가루, 단호박가루, 석이버섯가루, 쑥가루, 코코아가루, 대춧가루 등의 여러 가지 색깔의 가루를 넣어 색을 내어 시루에 안쳐 찐 떡이다. 무지개떡은 고물 대신 멥쌀가루에 원하는 색의 수대로 나누어 물을 들여 찐 떡으로 천연색소를 사용하여 화려하면서도 은은한 자연색의 조화로움이 돋보이는 떡이다. 경사스런 날이나 축하의 자리를 더욱 빛내어 가히 아름답다 못해 먹기가 아까울 정도이다.
두텁떡은 거피팥을 쪄서 간장과 꿀을 넣고 볶아 만든 거피팥고물을 뿌린 다음 찹쌀가루를 한 수저씩 놓고 소를 넣은 후 그 위에 다시 찹쌀가루를 넣고 팥고물을 얹어 찐 떡이다. 시루에 안칠 때 떡의 모양을 작은 보시기 크기로 하나씩 떠 낼 수 있게 소복하게 안치므로 봉우리떡이라고도 하며, 소를 넣고 뚜껑을 덮어 안쳐 그 모양이 그릇 중의 합과 같다는 뜻으로 합병, 편편히 썰어 먹는 떡이 아니라 도독하게 하나씩 먹는 떡이라는 뜻으로, 두터울 후(厚)자가 붙은 후병(厚餠)으로도 불리었음을 <규합총서>, <시의전서>, <간편조선요리제법>, <이조궁중음식연회고> 등의 고조리서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왕의 탄신일에 빠짐없이 올랐던 떡 중에서 가장 귀한 궁중의 떡으로 거피팥고물에 간장과 꿀을 넣고 볶아 만들기 때문에 맛과 향이 좋고, 만드는 수고와 정성을 들여야 하는 만큼 맛도 훌륭하다.
혼돈병(渾沌餠)은 거피팥가루 볶은 것에 계핏가루를 섞어 맨 밑에 깔고 떡가루를 얹은 후, 밤소를 줄지어 놓고, 그 위에 떡가루를 덮고 대추채, 밤채, 통잣을 박은 다음 볶은 거피팥고물을 두껍게 뿌리고, 다시 그 위에 같은 순서로 켜를 올려 봉우리지게 하여 시루에 찐 떡이다. 혼돈병(渾沌餠)은 손이 많이 가기는 하나 정성이 든 만큼 품위 있는 떡으로, 만드는 과정에 있어서도 두텁떡과 마찬가지로 거피팥고물을 볶아 사용하므로 색과 향이 좋을 뿐만 아니라 모양과 맛 또한 뛰어나다.
구름떡은 여러 가지 견과류를 섞은 찰떡에 볶은 팥앙금가루를 묻혀 불규칙한 층이 생기도록 틀에 넣어 굳히는 떡이다. 찹쌀의 차지고 늘어지는 특징을 이용한 것으로 찐 찰떡을 틀에 넣어 굳히면 층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져 썰어서 그릇에 담으면 떡의 단면이 마치 구름이 흩어져 있는 모양과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구름떡은 손이 많이 가고 번거롭기는 하지만 들이는 정성만큼 영양과 맛 또한 뛰어나다. 특히 부재료로 쓰이는 밤, 호두, 잣 등의 견과류는 양질의 단백질과 지방, 무기질, 비타민 등이 고루 함유되어 있어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권장할 만한 떡이다.
석탄병(惜呑餠)은 멥쌀가루에 감가루를 섞고, 설탕물을 넣어 체에 내린 자줏빛 가루에 잣가루, 민생강, 귤병, 계핏가루, 대추, 밤 등을 섞은 후, 녹두고물을 깔고 그 위에 떡가루를 넣고 녹두고물을 얹어 시루에 찐떡이다. 석탄병이란 이름의 유래는 이 떡이 차마 삼키기 아까울 정도로 맛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것으로 <부인필지>, <규합총서>, <조선요리제법>,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등의 여러 문헌에 소개되고 있으며 이름처럼 달콤하고 부드러워 입안에 절로 녹아드는 독특한 감칠맛을 지니고 있다.
꽃송편
꽃송편은 솔잎을 사용한 데서 유래되는 송병(松餠)에 여러 가지 색색의 반죽으로 꽃모양을 내어 쪄낸 것으로 매화꽃송편이라고도 한다. 추석 때 거의 모든 지방에서 햇곡식으로 빚는 명절 떡이지만 특히 꽃송편은 전라도 지방에서 치자, 쑥, 송기, 포도즙, 오미자즙, 도토리가루 등을 이용하여 오색으로 여러 가지 모양으로 빚어 그 화려함에 눈을 뗄 수 없는 떡이다. 송편에 대한 기록으로는 <요록>을 시작으로 <성호사설>, < 규합총서>, <동국세시기>, <부인필지>, <시의전서> 등에 기록되어 있는 바, 연중 가장 먼저 나오는 햅쌀로 빚는 송편을 특히 오려송편이라하여 조상의 차례상과 묘소에 올렸다.
호박송편은 가을에 나는 호박을 썰어 말렸다가 가루로 만들거나 찐 호박을 으깨어 멥쌀가루와 섞어 반죽한 뒤, 볶은 통깨나 대추로 소를 만들어 넣고 호박모양으로 송편을 빚어 찜통에 쪄낸 떡이다. 맛이 달고 구수할 뿐만 아니라 호박 특유의 선명한 노란색과 앙증맞은 모양이 돋보인다. 또한 호박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카로틴(carotene)과 섬유질 등의 영양성으로 요즈음 현대인들이 선호하는 떡 중의 하나이다.
도토리 송편은 멥쌀가루에 도토리가루를 1/4 정도 섞어 반죽한 뒤, 소를 넣고 빚어서 시루에 솔잎과 켜켜이 안쳐 찐 강원특별자치도 지방의 향토 떡이다. 송편에 넣는 소로는 검정깨 · 풋콩 · 팥 · 강낭콩 · 검정콩 · 동부 · 녹두 등을 많이 쓴다. 도토리는 상수리와 함께 예부터 구황식이나 별식으로 오랫동안 이용해 온 역사가 오래된 식품으로 녹말은 묵을 쑤는데 많이 이용해 왔으며, 최근에는 열량이 적고 중금속 흡수 저해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다이어트 및 건강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감자송편은 감자가 많이 생산되는 강원도 지방의 전통음식이다. 감자를 갈아서 만든 앙금과 건지를 섞어서 되직하게 반죽하거나, 감자녹말을 익반죽하여 팥이나 강낭콩으로 소를 넣고 송편처럼 빚어 찌는데, 강릉에서는 이 떡을 빚을 때 손자국을 내어 소박한 멋을 내기도 하며, 북쪽에서는 언 감자를 녹여 만들기도 한다. 손자국이 선명하게 나고 모양이 소박한 감자송편은 뜨거울 때 먹으면 맛이 매우 구수하고 쫄깃하여 별미이다. 감자는 한자명으로 “마령서(馬鈴薯)”라고 하는데, 중요한 에너지원일 뿐만 아니라, 사람의 성장과 건강을 돕는 양질의 단백질과 칼륨 등의 무기질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이다. 녹말이 주성분인 감자는 맛이 담백하여 동서양을 막론하고 주식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백령도 김치떡은 서해안의 백령도 주민들이 간식용으로 즐겨 만들어 먹는 것으로 찹쌀가루와 메밀가루를 섞어 찐 다음 밀가루를 섞어 반죽한 후 소를 넣고 만두처럼 빚어 쪄 참기름을 발라 만드는 특유의 떡이다. 백령도 김치떡은 우리가 흔히 먹는 만두와 비슷하게 만들지만, 소로 사용되는 신선한 굴과 새콤한 맛의 김치가 어우러져 만두와는 또 다른 특별한 맛이 난다. 주재료인 찹쌀가루 외에 거무스름한 메밀가루를 넣어 소박하면서도 구수한 느낌과 맛을 자랑하는 백령도김치떡은 이 지방 사람들의 생활환경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떡이라고 할 수 있다.
솔방울떡은 멥쌀가루에 여러 가지 색을 곱게 물들여 소를 넣고 솔방울 모양으로 문양을 넣어 쪄낸 것이다. 색을 내는 재료로는 노란빛은 치자로, 분홍빛은 오미자로, 푸른빛은 쑥으로, 보랏빛은 포도농축액으로, 땅빛은 코코아가루 등의 천연 색소를 이용할 수 있다. 솔방울떡은 떡살의 쫄깃한 맛과 잣과 깨 등의 고소한 맛의 소가 어우러져 씹히는 맛이 아주 특별한 떡이다. 특히, 붉은 물을 들이는데 이용되는 오미자는 9, 10월경 짙은 다홍빛의 열매를 채취하여 햇볕에 말렸다가 하룻밤 찬물에 우려서 쓰는데, 그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달고', '시고', '떫고', '맵고', '짜다'하여 오미자(五味子)라고 하며 갈증을 없애는 데 탁월한 효능이 있다.
쑥갠떡과 쑥송편은 삶은 쑥을 넣고 빻은 멥쌀가루를 익반죽하여 하나는 동글납작하게 빚고 또 다른 하나는 소를 넣고 빚어 쪄내어 참기름을 바른 것으로 쫄깃한 맛과 아울러 그윽한 쑥향으로 봄의 향취를 흠뻑 맛볼 수 있는 떡이다. 쑥은 그 어떤 식품보다 우리의 식생활과 친숙한 것으로 18세기의 실학자 성호 이익 선생은 쑥을 일컬어 “우리 조선사의 명맥을 유지시켜 온 일등공신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가뭄이나 전란, 내란이 끊임 없었던 우리의 역사 속에서 쑥은 기근과 절량(節良)의 고비를 넘기는 데 매우 중요한 몫을 차지하였다. 이처럼 쑥은 구황식이기도 했으나 복통, 토사, 자궁출혈, 코피 등의 지혈제로 민간요법에서 널리 이용되어 왔다.
부편은 찹쌀가루를 익반죽한 뒤 볶은 콩가루에 꿀과 계핏가루를 섞어 소로 넣고 둥글게 그 위에 대추나 곶감채를 얹어 거피팥고물을 뿌려 쪄내어 만든 떡으로, 밀양을 비롯한 경상도 지방에서 즐겨 먹는다. '부편'이란 말 자체가 웃기떡을 이르는 말이듯 각색편의 웃기로 많이 쓰인다. 따라서 부편은 송편보다 재료나 만드는 법에서 더욱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떡으로 그 크기에서도 직경 3~4㎝ 정도로 작게 만들어 대추를 박아 거피팥고물을 뿌려 재료마다의 고유한 맛이 어우러진 아주 고급스러운 떡이다.
증편은 멥쌀가루를 술로 반죽하여 부풀게 한 다음 증편틀에 담고 대추, 밤, 잣, 석이버섯 등으로 고명을 얹어 찐 떡이다. 기주떡[기주병(起酒餠)], 기증병(起蒸餠), 기지떡, 술떡, 벙거지떡 등 지방마다 이름이 다르며, 술을 사용하므로 빨리 쉬지 않아서 여름에 만들어 먹기 좋은 떡이다. 여름에는 시루떡이나 인절미가 상하기 쉽고 맛도 텁텁하므로 술을 이용하여 산뜻하고 가벼운 감의 증편을 만들어 먹었음이 <음식디미방>, <규합총서>, <간편조리요리제법> 등의 고조리서에 비교적 상세히 설명되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우리 조상들의 지혜의 일면을 볼 수 있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증편에 쓰이는 고명으로는 대추, 흑임자, 잣, 석이버섯 등이 주로 쓰이지만 지방에 따라서는 맨드라미잎이나 국화잎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상화병은 밀가루를 막걸리로 반죽하여 발효시킨 뒤 팥소를 넣고 둥글게 빚어 쪄 낸 떡으로 고려시대 때 원나라로부터 전래된 상화병(霜花餠)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는데, 제주도와 남부 지방에서 즐겨 먹었다. 제주도에서는 삭망(朔望:음력 초하룻날과 보름날) 때나, 종가나 큰집에서 모시는 기제사 때 친척들이 이 떡을 대바구니에 담아 가지고 가서 선사하는 풍속이 있다. 상화병은 상외떡 외에 상애떡이라고도 하며, 서리 상(霜)자에 꽃 화(花)자를 쓴 것은 하얗게 부풀어진 상태를 서리꽃으로 이름 지은 것이라 추측된다. 상화병은 증편과 함께 막걸리로 발효시켜 만든 떡으로 막걸리 특유의 향기가 입맛을 돋우거니와, 소로 쓰이는 팥소의 풍미가 어우러져 누구에게나 어릴 적의 추억을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