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벌
독일의 중세도시 로덴부르크(Rothenburg ob der tauber)에는 범죄 박물관이 있다. 박물관은 말로만 듣던 중세기의 형벌에 대한 실제를 전시 중이다.
징벌에는 사지(四肢)를 찢는 잔혹스런 형벌부터 실소를 자아내게 하는 가벼운 벌칙까지 ‘죄와 벌’은 참 다양하였다.
무엇보다 공개적으로 수치를 당하게 하는 명예형 징벌들의 사례는 큰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교회의 대표적인 명예형 징벌로 무거운 묵주 걸기(Rosenkranz)가 있다. 크고 무거운 묵주를 목에 건 채 교회 출입구에 서 있는 벌이다.
예배 중에 졸거나, 신을 모독하는 말(瀆神)을 하거나, 주일예배에 불참할 경우 받게 되는 징계는 중세교회의 권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또한 해마다 실시되는 교리문답(Catechism)에 틀렸을 때에도 무거운 묵주를 목에 걸고 사람들 앞에서 창피를 당했다.
특히 공공의 질서와 규범을 어기는 사람들을 향한 명예형들은 놀랍다. 평소에 빵을 작게 만들어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 한 빵집 주인은 올가미에 갇혀 시궁창에 강제로 빠뜨려졌다.
그뿐 아니다. 연습없이 엉터리로 연주한 음악가는 공개적인 장소에서 사람들의 조소 거리가 되었고, 카드놀이 중 속임수를 쓴 사람은 주사위로 만든 사슬로 온몸을 묶였다.
술주정뱅이를 가두는 술통, 학교에서 잘못한 아이가 타는 목마, 나무판에 두 개의 구멍을 뚫어 싸움한 여자들의 목에 나란히 걸고 마주 보게 한 바이올린 목걸이 그리고 부도덕한 사람들이 써야 하는 가면과 짚 장식 등 종류가 가지가지였다.
다양한 죄와 벌들을 구경하면서 중세기의 유물들은 단지 박물관에만 전시하는데 그칠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수치를 모르고, 공공 질서와 공동선을 파괴하는 범죄들이 사회적 분노를 불러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