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 저녁때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안내방송이 나왔다.
14호 태풍이 올라오고 있으니 창문은 신문지등으로 끼워서 움직이지 않도록 하고
공동창문을 절대로 열지 말 것이며 지상주차장에 세워둔 차량은 지하주차장이나 안전한 곳으로 옮기라고 했다.
인터넷 뉴스에는 14호 태풍 난마돌이 19일 새벽이나 낮에 대한해협을 통과하는 것으로 나오고 있는데
지난번 태풍에 혼이 났으니 '불에 덴 아이는 불만 봐도 겁을 낸다'는 말과 같이 태풍 소리만 나와도 호들갑을 떨고 있다.
관리사무소의 방송을 듣고 엊저녁 자기 전에 창문을 모두 닫고 잤더니 바람은 불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 하늘을 보니 하얀 구름 사이로 푸른 하늘이 띄엄띄엄 보인다. 아직 태풍이 가까이 오지 않았다는 표시다.
태풍은 대부분 강한 비바람을 동반한다. 시커먼 먹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 뱃사람들은 바람이 부는 방향만 봐도 태풍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집작한다.
태풍이 지난 뒤에 뒷바람을 받고 가면 순풍에 돛단듯이 잘 미끄러진다.
우리나라로 올라오는 태풍은 지난번 11호 태풍 힌남로나 예전의 사라호처럼 추석 전후가 가장 강하고
추석 이후엔 경로 대부분이 일본으로 꺾인다. 14호 난마돌도 일본쪽으로 꺾인 상태지만 세력권이 커서 부산을 비롯한 영남지방이 영향을 받지 않겠나 싶다.
태풍은 며칠 이상 이어지거나동시에 같은 지역에 하나 이상여러 개의 태풍이 올 수 있기에태풍 예보 발표 할 때혼동을 막기 위해 이름 붙인다. 먼저태풍 난마돌은 미크로네시아 폰페이 섬의 난마돌이라고 하는 해상 유적지에서 유래됐다.'태평양의 베니스'로 불리는 난마돌은 92개의 인공섬으로 구성된 고대 해상 건축물이다. 미크로네시아는 세계유산 등재를 기념하고 파괴 위험을 알릴 목적으로 태풍 명칭에 난마돌을 적어 제출했다.
태풍 이름은2000년 이후 아시아태풍위원회에서 아시아 14개 나라에서 10개 씩 태풍 이름을 받아 돌아가며 사용하고 있다. 한국, 북한, 미국, 중국, 일본, 캄보디아, 홍콩,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라오스, 마카오, 미크로네시아, 총 14개국에서 10개씩 총 140개 태풍 이름을 제출하면 세계기상기구(WMO)에서 태풍 명칭을 공식 부여한다.
이렇게 모인 140개 태풍 이름은 28개씩 5개조로 나뉘어 국가명 알파벳 순서에 따라 차례로 붙여진다. 140개를 모두 사용하면 1번부터 다시 사용된다. 태풍이 연간 약 30여 개쯤 발생한다고 고려하면 140개 태풍 이름이 다 사용되려면 약 4~5년이 소요 된다. 한편 우리나라는 개미, 나리, 장미, 노루, 제비, 너구리 등 작은 동물이나 식물 이름을 주로 제출한다. 연약한 동식물처럼 태풍 피해가 적게 발생하길 바란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