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서지현 검사님 사건에 충격받으신 여성분들이 참 많겠지만 저로서는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제가 그동안 겪었던 일들을 생각하면 저런 문화는 빌어먹게도 자연스러운 일이고 그저 터질게 터진것 뿐이거든요
변호사로서 실명을 밝히고 미투캠페인에 참여하는 것은 정말 의미있는 일이겠지만
일개 고용변호사로서 실명까지 밝힐 용기가 없는 것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여성 법조인들이 법조계에서 겪는 아주 흔하디 흔한 일들을 굳이 밝힌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어요
1. 21살, 법조인의 꿈을 품고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저는 우연히 모 로펌에서 사무보조 아르바이트를 하게되었습니다.
제 꿈인 변호사들과 함께 일한다는 생각에 뭐든 열심히 했었는데, 아르바이트를 그만두던 날 펌의 유부남 변호사A가
제게 조언을 해주겠다며 저녁을 사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저녁을 먹고 자리를 옮기자 해서 따라간 곳은
칸막이가 쳐진 술집.. 술 한두잔을 마시며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제 옆자리로 건너오더니 왜 이런옷(겨울이라 목폴라)을 입었냐며 유혹하는 거냐고 하며 저를 만지고 성추행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땐 어렸고 그당시 '변호사님'이라는게 너무 큰 존재처럼 느껴져서 별다른 항의도 못하고 울면서 그 자리를 뛰쳐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2. 시험에 합격하고 모 로펌에서 변호사 시보를 하던 때의 이야기 입니다. 저는 이때까지도 21살때 당한 성추행은 제가 그저 아르바이트생이라 당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변호사가 되면 그런 일은 없을거라고 생각하는 바보였습니다.
저희를 담당하던 모 로펌의 파트너 B변호사는 저희 앞에서 여직원들 엉덩이를 만지는 등의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했고, 회식자리에서는 '여자가 변호사를 왜 하냐', 남자변호사들에겐 '여자 변호사랑 결혼하지 마라' 등의 발언을 하면서 자꾸 저를 비롯한 여자 시보들을 껴안으려 했습니다.
3. 마찬가지로 시보를 하던 로펌에 담당도 아니면서 유독 제가 있는 방에 자주 찾아오는 파트너 C가 있었는데
시보 기간이 끝나자 그 파트너가 제게 로펌 파트너님들이 모여서 점심 식사를 할 예정이니 그 자리에 참여하라고 했습니다. 나중에 취직을 해야 할지도 모르는 곳이었기 때문에 저는 당연히 참석했는데..
가보니 B변호사 외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C변호사는 저에게 왜 이렇게 딱딱하냐고 하면서 오빠라고 불러라
본인이 아직 고용변호사가 없는데 니가 나한테 잘하면 너를 고용할 생각이 있다 얼마전에 소개팅을 했는데 여자가 본인이랑 나이가 비슷해서 기분이 나빴다 (저는 그 당시 C변호사보다 12살이 어렸습니다) 라면서 자꾸 어깨 팔 손 등을 터치했습니다.
집에 가겠다고 하니 억지로 본인 차에 태워서 저를 데려다 주었는데 데려다주는 내내 계속 sex라는 단어를 외치는 노래를 틀어놓고 따라 불렀습니다. 그때의 공포감은 평생 잊을 수 없을것 같습니다.
4. 변호사로서 처음 취직했던 모 로펌에서 야근을 하던 중 유부남 파트너 D가 와서 저녁이나 먹자고 따라나오라 하기에 로펌앞에 있는 식당을 갈 줄 알았으나 갑자기 차를 타고 멀리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밥을 먹으면서 계속 면접때 널 보고 깜짝 놀랐다. 너는 살면서 해본 일탈이 뭐냐 매력있다 자기랑 일탈해볼 생각이 없냐면서 이만 일어서겠다는 저를 잡아당기고 화를 내면서 가지 못하게 했습니다. 나중에 화를 내면서 왜 이러시냐고 하니 갑자기 본인이 딸이 있어서 딸생각이 나서 그랬다는 정말 말도 안되는 이유를 대면서 추근대기 시작했고 저는 결국 다른곳으로 이직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성추행을 겪은 저는 새로운 직장을 갈 때 마다 저 로펌엔 나를 성추행하는 대표, 파트너가 있을까 없을까 하는 생각에 괴롭고, 남자 변호사들이 밥먹자고 하는 것조차 두렵다고 느껴집니다.
여자변호사는 그들에게 변호사가 아닌 그저 '여자'일 뿐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고민을 주변 남자변호사들에게 이야기 하면,
걱정을 해주더라도 꼭 마지막엔 '니가 예뻐서 그런거야'
혹은 다른 여자변호사 이름을 대며 'ㅇ변은 안예뻐서 그럴일도 없잖아'
라는 소리를 해서 이제는 아무 얘기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서지현 검사님의 용기있는 발언 덕분에 저도 익명으로나마 이렇게 미투글을 남기게 되었네요
하지만 실명을 밝히고 미투를 하더라도 아무런 불이익을 받지 않는,
가해자만 처벌받는 그런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다.
첫댓글 너무 화난다 남자새기들
ㅋㅋㅋㅋ놀래긴 뭘놀래 씨팔것아 니딸생각나면 딸래미한테가라
자지 새끼들한테 전문 자격증 주면 안되나봄 지들이 뭔 권력이라도 가진것마냥 아주
ㄹㅇ 남자들 머리속에 무슨똥이 가득찻길래.. 어휴 쯧쯧 개혁 시급하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