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당시 6학년이었던 내가 즐겨보던 프로그램중에 <야망의 세월>이란 드라마가 있었다. 줄거리는 가물가물하지만 복고풍올림머리를 대히트시켰던 이휘향의 머리와-한동안 여자연옌들이 거의 이 머리를 하고 나왔다- 그녀의 아들?인가로 나왔던 꾸숑만은 기억에 선명하다.
이휘향이 최민식을 첨 대면했을때 "꾸숑!"을 외치며 끌어안던 장면까지 생생한걸 보면 정말 당시 난 최민식에 대한 인상이 진하긴 진했었나보다.
한참 순정만화와 외국영화에 빠져서 꽃미남에 대한 열정이 드높았던 시기라 그런지 내 눈에 비친 꾸숑은 참 이상하게도 생긴, 영화 미녀와야수에서 야수역을 하면 딱 맞을 만한 마스크를 가진 사람이었다. 저렇게 생긴 사람이 주인공격으로 나오는게 어린맘에 참 싫었구 거부감이 들었다.
그리고 한동안 그의 얼굴을 티비에서 보지 못하다가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다시보게되었다.
<서울의 달>...제비 한석규와 호흡을 이뤄 채시라와 삼각관계를 이루는 최민식을 보면서 꾸숑의 느끼함을 덜어내서인지 훨씬 보기 좋았고 점점 끌려들어갔다. 한석규나 다른 연기자들도 잘했지만, 최민식은 특히 정말 달동네총각처럼 청승맞고 구질구질한 연기를 해내는모습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뭐든지 기본이 중요한 법인가 부다. 연극무대에서 탄탄히 기초를 다진 그의 연기력은 세월이 지남에 따라 더욱 윤이 나고 빛을 발한다. 이젠 남자를 더이상 외모로만 판단하지않는 나이가 되고보니 새삼 그가 남자로서도 멋있어보이구-^^-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남들은 죄다 방학이라구 들떠있는데 우린 담주부터 수업재개다. J교대의 시간표를 들여다보니 토요일은 물론이고 밤11시까지 수업을 짰음에도 불구하고 2월 5일인가에 쫑강이란다. 우리라고 다를게 없을테니 참 한숨부터 나온다. 그동안 흐트러진 맘을 다잡고 버전업해서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2월말에 홀가분한 맘으로 파이란을 볼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