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한국의 포켓몬 코리아를 욕하시는 분들이 워낙 많아서
오늘은 번역 및 작명센스에 대해 얘기하고자 합니다.
저는 일본어를 약간 할 줄 알기 때문에, 이름에 대한 어원이라던가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걸 바탕으로 제가 추측한 번역이기 때문에 다른 분들과는 다소 틀릴 수도 있으니 그냥 재미로 봐주세요
포켓몬의 이름 중에서 여러분들이 궁금하신 번역이 뭐가 있을까요?
[1. 일본이름을 그대로 가져다 쓴 케이스]
사실 이 경우는 번역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뜻을 모르시는 분들이 계시므로 얘기하고 넘어갈게요~
우선 포켓몬 하면 많은 분들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 피카츄에 대해서 얘기하면
피카츄
이 경우에는 한국에서 따로 번역을 안한게 아니고
포켓몬스터 애니의 마스코트이기 때문에 닌텐도 측에서 요구한 사항입니다.
비슷한 예로는 많은 전설의 포켓몬들 (칠색조를 제외한) 역시 이름이 변경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됩니다.
(물론 세계 공통명칭이란 단어는 5세대에 들어가서 등장하였습니다.)
피카란 일본어 ピカ라는 단어로 한국에서도 많이 익숙한 단어에요
흔히 삐까뻔쩍이라고 할 때의 그 삐까랑 같은 뜻으로 번쩍이라는 뜻이에요
츄(チュウ)는 쥐가 찍찍거리는 소리를 표현한 글자에요
즉 번쩍찍찍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근데 피카츄가 어딜봐서 쥐냐구요?
저도 어렸을 때, 토끼아닌가 싶었는데..
사실 저는 친칠라인 줄 알았는데
민초딩님 말로는 새앙토끼가 모티브라고 하네요
이 사진이 새앙토끼입니다.
그래서 알아봤더니, 새앙토끼의 영어 이름이 Pika였네요 ㅋㅋㅋ
번쩍이다의 피카(ピカ)와 새앙토끼의 Pika가 합쳐진 언어유희였습니다.
라이츄
라이츄는 피카츄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대로 온 케이스입니다.
일본어를 조금 안다면 라이가 일본어로 雷(우뢰 뢰)의 발음이란 것은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피카츄의 츄랑 같이 번개찍찍인건가?
사실은 여기에는 한가지의 언어유희가 섞여있습니다.
라이쥬(雷獸)라는 일본의 요괴의 이름과의 언어유희입니다.
라이쥬의 ライジュウ에서 지ジ만 치チ로 바꾼 것입니다.
뮤츠
최강의 포켓몬으로 알려져 있는 뮤츠의 이름에는 슬픈 전설이 있습니다.
난 전설따위는 믿지 않아!
뮤츠의 뮤는
뮤
이 뮤에서 따왔습니다.
우선 뮤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자면 우선 일본어가 아닙니다.
흔히 두가지의 설이 있는데
뮤가 배울 수 있는 모든 포켓몬의 기술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돌연변이인 뮤턴트(mutant)에서 따왔다는 설과
뮤의 종류가 신종포켓몬이라는 종류이기 때문에
NEW를 거꾸러 읽은 MEW라는 설이 있습니다만
보통 후자에 가깝습니다.
다시 뮤츠로 돌아와서 뮤츠의 뮤는 이 뮤에서 따왔습니다.
그렇다면 츠는 무엇이냐?!
일본에서 둘을 뜻하는 Two의 발음이 츠(ツ-)입니다.
즉 두번째 뮤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원래대로 하자면 뮤투인데 뮤츠 그대로 들어왔습니다.
(미국에서는 Mewtwo로 표기됩니다.)
정말 슬픈 상황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뭐 뮤투라고 하는 것도 조금 웃겼을 수도 있습니다.
라이코, 앤테이, 스이쿤
어렸을 적 컴퓨터로 포켓몬스터 골드버전 하시던 분들에게 익숙한 개 3마리입니다.
이게 무슨 이름인가 궁금하신 분들도 많으실텐데요
우선 라이코
라이는 아까 라이츄에서 얘기했듯이 雷(우뢰 뢰)를 뜻합니다.
코는 皇(임금 황)의 일본 식 발음입니다.
즉, 번개의 황제라고 보시면 됩니다.
앤테이
앤은 사실 엔인데 한국에서 앤으로 표기되었는데요..
炎(불꽃 염)의 일본 식 발음입니다.
테이는 帝(임금 제)자의 일본식 발음입니다.
즉, 불꽃의 제왕이라 보시면 됩니다.
스이쿤
스이는 水(물 수)의 일본 식 발음,
쿤은 君(임금 군)의 일본 식 발음입니다.
즉, 물의 군주라고 보시면 됩니다.
아오 오글거려
가이오가
뭐 골드버전까지 하신 분들은 잘 모르는 가이오가입니다.
3세대 루비/사파이어/에메랄드에서 나오는 타이틀 전설의 포켓몬으로
海(바다 해)의 일본식 발음인 카이와
범고래의 영어 명칭인 Orca를 합쳐서 나온 이름입니다.
바다범고래라는 뜻이죠!!
원래 범고래는 바다에서 살지만...
레쿠쟈
가이오가와 그란돈과 같이 3세대에서 나오는 포켓몬으로
사실 모든 포켓몬을 통틀어서 제일 중2병 터지는 멋진 이름입니다.
원래 일본 명칭은 렉쿠우자(レックウザ)입니다.
발음의 편의상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레쿠쟈로 줄여서 나온것입니다.
렛レッ은 레츠レツ를 줄여서 부른 걸로
裂(찢을 열)자의 일본식 발음입니다.
쿠우는 空(빌 공)이란 단어이지만
일본에서는 소라(そら)라는 남자들에게 익숙한 단어로 하늘이란 뜻으로도 읽힙니다.
(흔히 말하는 훈독입니다.)
쟈는 者(사람 자)의 일본식 발음입니다.
즉, 하늘을 찢는 자라는 뜻입니다.
그거에 맞게 레쿠쟈의 특성은 에어록으로 날씨를 무효로 만듭니다.
사실 일본 이름을 그대로 가져다 쓴 케이스는 이정도입니다.
나머지는 그대로 써도 거의 다 영어 식의 이름을 지어서 일본어를 몰라도
어느정도 알 수 있습니다.
[2. 일칭에서 한두글자를 변경한 케이스]
사실 이 케이스는 별로 없습니다.
대부분은 전체적으로 이름이 아예 바뀌거나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리자몽
일본 이름은 리자돈(リザードン)입니다.
이는 도마뱀인 리자드(Lizard)에다가 몬스터(Monster)에서 n부분만 합쳐서
리자돈이란 이름으로 지어졌습니다.
즉 도마뱀 괴물이라는 뜻이죠
한국에서는 그 부분을 아예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
아예 몬스터(monster)에서 몬을 확실히 붙였습니다.
알통몬, 근육몬, 괴력몬
일본 이름은 차례대로
완리키(ワンリキー), 고리키(ゴーリキー), 카이리키(カイリキー)
차례대로 완력(腕力), 강력(强力), 괴력(怪力)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완력, 강력, 괴력이라고 하면 좀 이상하고
또 어린애들이 완력이란 말이 어려우니까 알통
그리고 강력은 좀 애매하니까 근육
괴력은 그냥 그대로 괴력으로
그리고 몬스터(monster)의 몬을 떼어 이름을 지었습니다.
마기라스
사실 많은 분들이 왜 이 이름이 나왔는지 전혀 짐작을 못하십니다.
일본 이름은 반기라스(バンギラス)입니다.
이는 蠻(오랑캐 만)의 일본식 발음인 반에다가
안기라스를 합성한 단어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안기라스를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고질라시리즈에서 나오는 괴수 안기라스입니다.
그런데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만기라스라고 하면 발음이 이상하여
ㄴ이 탈락하여 마기라스가 되었다는 설이 제일 유력합니다.
불카모스
일본 명칭은 우르가모스(ウルガモス)입니다.
사실 이 경우는 바꾼거라고 하기도 애매한 케이스이긴 합니다.
이는 헤파이스토스의 로마식 표기인 불카누스(Vulcanus)에서 따온 단어로
나방을 뜻하는 모스(Moth)랑 합친 단어에요
그런데 일칭이 왜 우르가모스인가 하면..
일본에서는 불카누스를 우르가누스라고 표기합니다.
이는 V의 발음차이라고 생각합니다.
[3. 일본어를 번역하여 지은 케이스]
이 경우에는 세가지가 있습니다.
한국 상황에 맞게 의역 혹은 현지화한 좋은 케이스
그냥 있는 그대로 직역해버린 그냥 그런 케이스
그리고 정말 뜻을 잘 못 알고 잘못 번역한 아주 나쁜 케이스
3-1. 좋은 케이스따위 없다.
사실 좋은 케이스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이름을 그대로 번역한 애들 중에서 잘된 애들이 별로 없습니다.
대부분의 잘 지은 이름은 번역한게 아니라 아예 새로 달아준 애들이거든요
나인테일
일본이름인 큐콘(キュウコン)은 숫자 9의 일본 발음인 큐와
根(뿌리 근)의 콘을 합쳐서 큐콘이라고 지었습니다.
한국으로 들어올 때 살짝 변경해서 나인테일로 지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먼저 지어진 영칭 Ninetales를 그대로 따라서 지은거라 한국에서 지은 건 아닙니다.)
망나뇽
사실 잘 지었다고 하기에는 애매합니다.
망나니+용이라는 식의 해석이 있지만 그게 아닙니다.
일본 이름의 카이류(カイリュー)에서의 카이는 위에 가이오가에서 나온 것 처럼
海(바다 해)의 일본식 발음인 카이입니다.
류는 竜(용 룡)에서 따와서 굳이 말하면 해룡입니다.
그렇다면 망나뇽은 무엇이냐
망망대해를 날아다니는 용을 줄여서 망나뇽이라 합니다.
사실 의도는 좋은데 웃픕니다..
겟핸보숭
얘도 좋은 케이스라고 하기에는 애매합니다.
일본 이름은 에테보스(エテボース)에서 나온 이름입니다.
여기서 에는 得(얻을 득)의 훈독인 에,
테는 手(손 수)의 훈독인 테
보스는 두목인 Boss입니다.
이걸 한칭으로 만드는 차원에서
Get + Hand + Boss + 원숭이
에서 따와서 겟핸보숭이 되었습니다.
웃픕니다...
개굴반장
은근히 번역가지고 까는 분들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그나마 나은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게코카시라(ゲコカシラ)는 게코는 개구리의 울음소리이고
카시라는 頭(머리 두)의 훈독으로 보통 우두머리, 두목이라는 표현으로 쓰입니다.
그런데 개굴우두머리나 개굴두목같은 식으로 쓰면
포켓몬에서 많은 수를 차지하는 초등학생들에게는 다소 부적절한 단어이므로
그에 맞게 반장이라는 단어를 붙인건 정말 잘한거라 생각합니다.
3-2. 그냥 그런 케이스
이상해씨
일본 이름인 후시기다네(フシギダネ)는
이상하군(不思意だね 후시기다네)라는 표현에
씨앗의 일본어인 타네(たね)를 합친 언어유희입니다.
그런데 어쩔 수 없이 그대로 번역해서 이상해씨라는 형태가 됐습니다.
그러나 덕분에
이상해풀
위의 이상해씨와 똑같은 이유입니다.
후시기소우(フシギソウ)는 이상한거같아(不思意そう 후시기소우)라는 표현에서
草(풀 초)의 일본식 발음인 소우를 합친 언어유희입니다.
잉어킹
일본 이름인 코이킹(コイキング)에서
코이는 鯉(잉어 리)의 훈독입니다.
거기에 왕을 뜻하는 King을 합친겁니다.
그냥 그대로 번역했단 뜻이에요
전룡
일본명칭인 덴류(デンリュウ)는
電(전기 전)의 일본발음인 덴과 망나뇽에서 설명한 竜(용 룡)을 합친 걸로
즉, 원래 이름 그대로 번역한 케이스에요
링곰
일본이름인 링구마(リングマ)에서
링그(リング)는 영어 Ring
구마(グマ)는 곰이란 뜻의 쿠마(くま)에서 따왔습니다
그냥 번역했습니다...
일본이름 히코자루(ヒコザル)와 모우카자루(モウカザル)로
자루는 원숭이의 일본어인 사루(猿 さる)이며
히코는 불똥인 히노코(火の粉), 모우카는 맹화(猛火)에서 따왔습니다.
한국 이름은 불똥에서 불꽃으로
맹화의 경우는 다소 어려울 수도 있으므로 파이어(Fire)에서 딴 파이
뒤에 원숭이의 숭이를 붙힌 것입니다.
대검귀
일본어인 다이켄키(ダイケンキ)가
大(클 대) 劍(칼 검) 鬼(귀신 귀)를 그대로 번역한 것입니다.
5세대 스타팅이 이지경이니....
삼삼드래
개인적으로 진짜 불쌍한 애입니다..
많은 한국인들이 이름이 왜 이지경이냐고 욕을 하시면서
이 이름이 이상하다고 일칭인 사잔도라(サザンドラ)를 쓰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보기에는 조금 웃깁니다..
사잔도라는 한국에서 보면 멋져보이는 이름일지 모르는데..
사잔은.. 한국에서 구구단에서 삼삼구(3x3=9)라고 하듯이
사잔큐(3x3=9)에서 사잔을 딴 것입니다..
도라는 드래곤(Dragon)의 일본식 발음인 도라곤에서 앞에 도라라는 의미와
그리스의 괴물인 히드라(Hydra)의 일본 발음 히도라에서 도라를 딴거구요..
그냥 일본 이름 자체도 33dra인데..
(그래서 일본 내에서도 사잔도라란 이름을 안좋아합니다.)
사잔도라만 멋있다고 하시는 분들을 보면....묘합니다.
물론 뒤의 드래 대신에
히드라를 생각해서 드라라고 했으면 더 좋았을지도 모릅니다.
음번
온반(オンバーン)은 音(소리 음), 와이번의 번을 따서
온반인걸 그대로 음번으로 번역했습니다.
3-3. 나쁜 케이스
브케인, 마그케인
결론적으로는 되게 멋있는 이름이 된 골드버전 불꽃 스타팅입니다만..
이 이름에는 슬픈 전설이 있습니다.
브케인의 일본 이름은 히노아라시(ヒノアラシ)
마그케인의 일본 이름은 마그마라시(マグマラシ)
히는 불을 뜻하는 일본어 히(火 ひ)이고 노(の)는 접속사 ~의입니다.
마그마는 알고 계시는 마그마(Magma)를 뜻합니다.
여기서 뒤에 아라시가 문제인데
한국에서는 아라시를 嵐(남기 람)의 훈독인 폭풍으로 보았습니다.
폭풍이라고만 생각하고 허리케인(Hurricane)의 케인을 따온겁니다.
그래서 불+케인해서 브케인
마그마+케인해서 마그케인인 셈이죠
근데 사실 여기서 말하는 아라시는 그 것이 아닙니다..
야마아라시(豪猪)라는 동물을 뜻합니다.
한국어로는 산미치광이라고 불리우는 동물로
고슴도치랑 비슷하게 생겨서 많은 사람들이 고슴도치라 잘못 알고있는 동물입니다.
한국에서는 이 산미치광이를 생각 안하고
번역할 때 폭풍인 아라시만 생각해서 번역한 것이에요
영칭인 Cyndaquil(브케인), Quilava(마그케인)는
위의 산미치광이를 번역의 중점으로 두어
Cynda(장작불) Quil(고슴도치의 가시)
Quil(고슴도치의 가시) Lava(용암)
으로 이름을 지었거든요.
뭔가 멋있기는한데 약간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염무왕
진짜 5세대 스타팅인 이러니 대부분의 5세대 포켓몬이 이지경입니다.
염무왕의 일본 이름은 엔부오(エンブオー)입니다.
이는 炎(불꽃 염) 武(굳셀 무) 王(임금 왕)에서 나온 것이지만
사실 굳셀 무의 발음인 부-가 돼지 울음소리의 일본식 표기입니다.
즉 언어유희인데.. 염무왕의 뜻만 번역한게 아쉽습니다.
차라리 유치하더라도 불돼왕 같은게 어땠을까도 생각해봅니다.
노보청
5세대 최악의 작명센스를 자랑하는 노보청입니다.
노보청의 일본이름은 로부신(ローブシン)으로
로는 老(늙을 노)에서 따온 것이고
부신(普請 ふしん)은 일본에서 쓰이는 표현으로 토목공사를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그래서 노보청은 양 손에 콘크리트 기둥을 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단어가 한자 표기상 普(넓을 보) 請(청할 청)을 사용하는데...
이걸 그냥 그대로 직역했습니다.
문제는 이 보청(普請)은 한국에서는 스님이 시주하는 뜻으로만 사용합니다.
일본에서 보청이 토목공사가 된 이유는
보청이 단순한 불교에서의 시주의 의미에서
시주하여 탑을 짓는게 보청의 의미에 포함되서
결국에는 이게 탑을 짓다에서 토목공사로 뜻이 변하여 사용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노보청
하..... 늙어서 보청기 껴야한다는 이름도 아니고..
솔직히 이 글을 보시는 사람들 중에서
보청이 무슨 뜻인지 원래 아셨던 분이 많이 계신가요?
예전 1세대~2세대 때는 어려운 단어를 일부러 알기 쉬운 단어로 만들었으면서
정작 5세대에서는 한국에서는 잘 쓰지도 않는 단어를 대놓고 그냥 그대로 쓰니 기분이 안좋네요
[4. 초월번역 & 아예 이름을 새로 만든 케이스]
대부분의 1세대 포켓몬의 이름은 이에 해당했습니다.
그런데 가면 갈수록 이 케이스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1세대의 포켓몬은 워낙 많으므로
잘 된 케이스만 골라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거북왕
원래 이름은 카멕스(カメックス)입니다.
일본어로 거북이인 카메(カメ)와 MAX를 합친 뜻이죠
그러나 이 경우에 거북맥스라고 하면 이상하니
아예 MAX를 최고점이라 생각하여
최고점은 왕이니
거북왕으로 지었습니다.
일본 이름은 코덕(コダック)인데
이게 어린아이를 뜻하는 코(子 こ)에 오리(Duck)을 합친 단어로 어린 오리란 뜻이죠
그런데 도감 설명에 항상 두통을 격는다는 설명때문에
한국에서는 초월번역으로
골이 아파서 골아파 + 오리(Duck)
골아파 덕!
고라파덕이 되었습니다!!!
시라소몬, 홍수몬
각각 일본이름 사와무라(サワムラー), 에비와라(エビワラー)입니다.
사와무라의 경우는 일본 킥복싱 선수인 사와무라 타다시
에비와라는 일본의 복싱 챔피언 에비와라 히로유키
에서 따온 이름인데 한국에서는 잘 모르는 사람이기도 하고
아무래도 일본이름이기에 부적절하기 때문에
시라소몬은 해방 이후 이북계 싸움꾼 시라소니에서
홍수몬은 복싱 챔피언인 홍수환에서 따왔습니다.
여담이지만
영칭은 Hitmonlee, Hitmonchan으로
Hit + Monster + Lee, Chan
여기서 Lee는 부르스 리, Chan은 재키챤입니다.
무장조
사실 진짜 대놓고 욕먹어도 마땅한 작명인 무장조입니다.
일본 명칭은 에아무도(エアームド)로
공기를 뜻하는 Air(일본 발음 에아)와 무장하다의 Armed(일본 발음 아무도)를 합친 일본식 언어유희인데
이걸 한국어로 번역하면 뜻이 애매하기 때문에 아예 새로운 이름을 지은 것입니다.
근데.. 무장조의 포켓몬 종류가 일본어로 요로이도리(甲鳥)포켓몬입니다.
요로이(甲 よろい)는 무장, 도리(鳥 とり)는 새 즉 무장새 포켓몬을 그대로 따왔습니다.
하아...
코리갑
일본이름은 돈판(ドンファン)으로
마스토돈의 돈과 엘리펀트의 펀(일본발음 에레판토)을 따서 만든 이름입니다.
마스토돈이 어떤 동물이냐 하면
코끼리의 조상쯤 되는 동물이에요
(마스토돈의 돈이 아니라 우두머리를 뜻하는 Don에서 따왔다는 설도 있습니다.)
무튼 이 경우, 이 이름 자체가 다소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코끼리에서 끼를 뺀 코리에다가 갑옷의 갑(甲)을 합쳐서
사실 이 갑은 갑옷이 아니라 최고의 갑을 의미하는...
코리갑이라는 이름이 나온 것입니다.
초염몽
사실 좀 아쉬운 케이스입니다.
원래 이름은 고우카자루(ゴウカザル)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불꽃숭이와 파이숭이랑 같은 구성으로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얘 혼자 이름이 튀어버렸습니다..
고우카는 업화(業火)의 일본식 발음으로 업화란 불교에서 나오는 지옥불을 의미합니다.
업화숭이라고 나올 거라 예상을 했는데...
초염몽이라니..
초염몽은 超(뛰어넘을 초), 炎(불꽃 염)에다가
몽키(Monkey)의 몽을 합친 것으로 보여집니다.
액스라이즈
일본명칭은 오노노쿠스(オノノクス)로
도끼의 일본어인 오노(斧 おの)와
부들부들 떨다의 일본어인 오노노쿠(戰く),
그리고 공룡인 데이노니쿠스의 합성어입니다.
그러나 한국어로 번역하자니 도끼쿠스라는게 이상하다보니
도끼를 뜻하는 액스(Axe)에다가
부들부들떨다의 오노노쿠를 어찌저찌 바꾸려고..
놀라게 하다의 서프라이즈(Suprise)
합쳐서 액스라이즈가 되었다는 설이 제일 유려합니다.
이는 5세대의 작명센스의 유일한 희망이라 불리웁니다..
[5. 진짜 명치 쎄게 때려주고 싶은 케이스]
한국에서 정말 왜 이랬는지 담당자를 찾아가서 한 번 물어보고 싶은 케이스들입니다.
문제는 아까 위에서 논란이 되었던 5세대 애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란돈
아까도 말했지만 전설의 포켓몬은 칠색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일본의 기존 이름 그대로 사용합니다.
원래 일본 이름은 그라돈(グラードン)으로
Ground에서 n을 뒤로 빼서 Groudn으로 지은 아나그램입니다.
(일본에서 드는 도로 발음합니다.)
미국으로 넘어가면서 일본명칭 그대로 사용한다는 이유로
Groudon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갑자기 n을 또 추가해서 그란돈이 되버렸습니다.
로토무
진짜 명치 한 대만 때리고 싶습니다.
일칭인 로토무(ロトム)를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사실 로토무가 뭐가 문제냐면..
로토무의 원래 이름의 어원이 모터(Motor)라는 점입니다.
Motor를 거꾸로 써서 Rotom이 되었고 이게 일본식으로 읽어서 로토무가 된겁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로톰이라고 표기 안하고 로토무라고 했네요^^
Rotom이 어딜봐서 로토무가 되는지...
이런 문제는 조금 있다 또 이어집니다..
비크티니
승리의 Victory + 아주 작은 Tiny를 합쳐서 빅티니인데..
이게 일본에서 표기를 비크티니로 표기한다고
그대로 비크티니로 넘어왔습니다.
레시라무, 제크로무, 큐레무
제대로 엿먹은 3인방..
레시라무의 경우는 숫자 0의 일본어 레이(零) + 하얀 빛을 띄다인 시라무(白む)
제크로무의 경우는 숫자 0의 영어인 제로(Zero) + 검은 빛을 띄다인 쿠로무(黑む)
큐레무의 경우는 급랭의 일본어 큐레이(急冷) + 없을 무(無)
이렇게 해서 지어진 이름입니다만
그런데 사실 세계 공통명칭으로
Reshiram Zekrom, Kyurem으로 정해졌습니다.
근데 한국에는 어째서
Reshiram, Zekrom, Kyurem으로 표기하고
레시라무, 제크로무, 큐레무라고 읽게 되었을까요?
로토무의 저주
게노세크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전자를 뜻하는 게놈(Genome) + 벌레인 인섹트(insect)의 합성어인데..
일본명칭이 게노세크트(ゲノセクト)라고 표기한다고 그대로 넘어왔습니다.
문제는 일본에서 세セ 뒤에 쿠ク가 붙을 경우에는 쿠ク가 받침으로 사용됩니다.
비슷한 예로 학생인 각세-(がくせい)가 가쿠세이라고 안하는 것 처럼요
하... 정작 일본에서도 발음이 조금 애매하긴 하더라도 게노섹트라고 부르는데...
[번외편. 기술명칭]
저 위에 소개된 포켓몬 명칭말고 사실 기술명칭에서도 욕먹은게 좀 많습니다.
그 중에서 제일 유명한거 딱 2개만 소개해드리면...
메가폰(+우드호른)과 해수스파우팅이 되겠습니다.
우선 메가폰은 벌레포켓몬의 기술로
뿔로 강하게 들이받는 기술입니다.
그래서 원래 이름은 메가혼(Megahorn, メガホーン)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번역하는 과정에서 일본어인 メガホーン이...
메가폰(メガホン 일본발음은 메가혼으로 거의 동일함)이랑 헷갈린 것입니다.
메가혼(メガホーン)과 메가혼(メガホン)
분명 누가봐도 뿔로 들이받는 기술인데..
이걸 끝까지 번역오류를 인정 안하고 메가폰으로 밀어붙히는 중입니다.
웃긴건 같은 뿔계열인 우드호른에서도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번에는 나무로 된 뿔로 받는 기술인 우드호른(ウッドホーン)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냐면..
이 경우에는 뿔인 혼(ホーン)이 관악기인 호른(ホルン)으로 번역되었습니다..
졸지에 목관악기가 되어버렸습니다..
(물론 목관악기의 스펠링은 woodwind로 다릅니다)
둘다 스펠링은 horn이라고는 해도.. 이건 좀 너무한다 생각 안드시나요?
해수스파우팅은 그나마 최근에 수정된 기술입니다.
지금은 해수(바닷물 海水) + Spouting (분출)을 의미하는 기술입니다.
그런데 이게 불과 작년 9월까지만 해도 바지락조개라는 이름으로 불리웠습니다.
이게 일본명칭에서 나온 문제인데...
시오후키(しおふき)라는 단어가 문제입니다..
원래 시오(潮 しお)는 소금이라는 뜻도 있지만 여기서는 바닷물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후키(ふき)는 뿜다라는 뜻입니다.
합쳐서 시오후키(しおふき)라는 단어가 되어
고래가 해수면에서 바닷물을 뿜는 행동을 의미하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시오후키(しおふき)는 일본 야동에서 19금 단어로도 쓰입니다.
뜻은 굳이 말하지 않도록 할게요....
사실 제가 볼 때는 게임프릭스 사가 노린 블랙조크일 거 같기도 합니다.
평소에도 성적인 단어로 어린이게임 포켓몬에서 장난치던 게임프릭스다보니까요..
여기서 부터는 제 소설입니다만.....
무튼 이러한 이유로 인해
번역하는 사람이 전자는 모르고 있었고
평소에 단련된 배경지식을 통해 후자를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건 아닌거 아닌가 하는 마음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네이버에 검색을 했습니다.
네이버 사전에 이렇게 나오네요??
그래서 1번인 바지락개량조개를 사용하여
한국어로 처음 번역된 2008년부터 2012년 10월초까지 바지락조개로 사용되었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유저들은 해수분출로 바꾸어달라고 2008년부터 부탁하였는데
포켓몬코리아는 끝까지 자기네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XY에 들어서 바꾸는데..
차마 해수분출이라고는 못하고..
해수스파우팅.....
하하하하하하하핳
뭐 이 밖에도 소개하고 싶은 이름이 엄청 많지만
스압을 우려하여 이정도까지만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다음에도 서비스 서비스~
첫댓글 고라파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골아파꽥꽥이었다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밌어요!!! 근데 읽다보니 화나네요 5세대... 부들부들
바지락조갴ㅋㅋㅋㅋㅋ이와중에 고라파덕 너무귀엽네요><
그란돈은 나쁘지않다고 생각해요
그라돈 보다 발음하는게 더 안정감도 들고요
재가 화나는건 게노세크트입니다.
왜 파라섹트라는 좋은예가 있었음에도
기분더럽게 일본어 발음으로 적은건지 말이죠
개인적으로 그란돈이 까이는 이유를
영 모르겠어요 아마도
인기블로거 인 어느분의 말을
보고 동조하게 된거 아닌가 싶고요
저는 제크로무 레시라무 큐레무
볼 때마다 화나요 ㅠㅠ
@제르네아스 무 시리즈는... 하...
2222 그란돈은 괜찮다고 생각..
포켓몬스터를 안봤지만 작명하느라 고생들 하셨겠네요
그래서 그런지 1세대 애들은 친근한데 그 후부터는 이름부터가 일본?스러운? 느낌이 많이 들더라고요
고라파덕 이름 진짜 잘지은듯 캐릭터 설정하고도 맞는거같아여 고라파덕 ㅠㅠㅜㅜㅜㅜ 완전좋음 ㅠㅠㅠ
시오후키....ㅋㅋㅋㅋ.... 게임프릭스라면 저건 빼박 노림수네요ㅋㅋㅋㅋㅋ 저 기술의 일본명칭을 몰랐는데.... 참 여러모로 대단한 회ㅣ사ㅋㅋㅋㅋㅋㅋ
포덕이라 재밌게 읽었네요!
바지락조개는 기술이름이 정말 이상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오역이였다니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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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대원과 포코의 차이 아닐까 싶네요
다른건 모르겠고 고라파덕은 바꾼게 더 죠아요ㅋㅋㅋ귀엽고 잘 어울리고ㅋㅋㅋㅋㅋ
진짜 번역은 신의 한수에요. 한수에 망할 수 있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 번역의 세계;;; 재밌게 정독했어요 고라파덕이 베스트네요 ㅋㅋㅋㅋ 일본식 발음 그대로 가져온 것들 화난다 ㅠㅠㅠ
으음 ...다른건 모르겠지만 호른은 금관악기입니당 ㅋㅋ
ㅋㅋㅋㅋ 재밌네요 ㅋㅋㅋㅋ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XY버전입니다
사실 포켓몬은 1세대만 겨우 아는 처지라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재밌네요ㅎㅎㅎ 그런데 중간에 이상해씨.. 짤이 너무 뜬금없이 튀어나와서 빵터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지락조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기술 이름이 맛있어보이는건 처음이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골아파덕 귀엽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라파덕운 우리나라 작명이 더 좋은데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포코 번역얘기하자면 끝도없죠.. 최근에 나온 오루알사버전만해도 어떤거는 시티고 어떤거는 도시고...ㅋㅋㅋ
바지락조갴ㅋㅋㅋㅋㅋ진짜너무한다 싶었는데 결국 저렇게 바뀌었군요.. 쩝
이래서 번역은 그단어가 쓰인 목적과 문맥을 잘 파악하고 고민을 거쳐 반역해야함... 외국말과 1:1오 대응하는 말은 없고 표현방식도 다르기때문.. 이런경우는 더더욱 한국실정에 맞게 바꿈 초월번역이 더 빛을 발하고 좋은것이죠.. 재밋는글이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