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해민, 취미(I엠피카소미술학원) 24-11, 평가서에 실린
드디어 오늘이다.
이미숙 선생님과 함께 책을 포장하기로 한….
해민이 감기가 좀 심해지는 듯해 병원 진료 받는 것을 권하신 실무원 선생님 말씀이 이따금 마음에 걸리지만, 마음은 이미 학원이다. 평소처럼 학원 계단을 놀이 삼아, 운동 삼아 올라 선생님을 기다린다. 넉넉하게 기다리고픈 마음에 항상 다소 일찍 오는 편이다. 이미숙 선생님은 늦지 않으셨는데도 항상 미안해하신다. 수업을 기다리는 학생과 바쁘게 수업을 준비하는 선생님의 모습이 문득 부럽다.
학원에 들어가자 예쁜 조명이 달려 있다. 환하게 비추는 밝은 조명과 그에 비해 비교적 은은하고 따뜻한 조명, 둘 중 어떤 것이 나은지 물으신다. 어느 쪽이든 선생님과 학원이 주는 분위기와 어울리는 듯했다.
이미숙 선생님이 먼저 책 챙겨왔는지 물어보신다. 잊지 않아주셔서 감사했다. 종이가방에 소중하게 담아온 책들을 꺼내 보인다. 이미숙 선생님은 글을 어찌 그리 잘 쓰시냐며, 특히 취미 과업 부분이―당연히 그러시겠지만―금세 읽히셨다고 하셨다. 이미 익숙하신 탓인지 책 크기에 꼭 맞는 손잡이가 달린 종이봉투를 마련해 오셨다. 너무 꼭 맞아 놀랐다.
이 봉투가 어떤 재료를 만나 어떤 모습이 될지 궁금했다. 선생님은 예쁜 문양의 종이와 아크릴 물감, 다양한 펜을 내어오셨다. 문양 종이를 봉투에 대고 아크릴 물감을 묻힌 스펀지로 콕콕 찍으니 오묘한 빛깔과 문양이 그대로 봉투에 남는다. 또 다른 봉투에는 종이에 다양한 펜으로 선을 긋거나 모양을 그리고 색을 칠해 꾸민 후 물을 뿌리니 수채화처럼 번진다. 봉투 앞면은 이렇게 꾸몄다.
봉투 뒷면은 전적으로 선생님이 맡으셨다. 막내 아드님 졸업식 때 축하했던 마른 생화를 골라 봄 향기가 물씬 느껴지는 색깔의 리본으로 장식해 글루 건으로 붙여주신다. 다섯 권을 꾸미려니 생화를 제법 뽑아 썼다. 재료로 쓰시려고 했다고 하셨지만 어쩐지 죄송하다.
화룡점정으로 봉투 손잡이 부분에 리본도 둘러주신다. 처음에 분홍색 리본을 둘렀다가, 선생님의 안목으로 은색 빛깔로 바꿔보기로 한다. 안 그럴 것 같았는데 은빛이 훨씬 어울린다. 섬세하게 묶어주셔서 꽤 시간이 걸렸다. 다 묶고 보니 금색 리본이 발견된다. 금색 리본이 훨씬 예쁠 것 같았다며 진심으로 아쉬워해주시는 선생님.
이렇듯 해민이 책에는 이제 이미숙 선생님 마음까지 실렸다. 그 마음을 알아서인지 해민이는 컨디션이 좋지 않았음에도 긴 수업 시간을 소화했다. 고르고 싶은 색을 고르고, 하고 싶은 만큼 그렸으며 색칠했다. 오늘 나의 역할은 조금이라도 해민이 취향대로, 해민이 마음에 들도록 포장할 수 있게 거드는 것, 그 이상은 이미숙 선생님이 감당하셨다.
이제 평가서에 이미숙 선생님의 마음과 솜씨, 더욱 뚜렷해진 해민이 빛깔을 싣고 둘레 사람들께로 간다.
“선생님 마음도 대신해서 잘 전하겠습니다.”
2024년 4월 22일 월요일, 서무결
아주 정성스럽게, 해민이가 이미숙 선생님과 포장했네요. 근사해요. 월평
수업하고 포장하고. 일석이조입니다. 신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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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평가서가 이미숙 선생님께 좋은 선물이 되었군요. 책포장도 사회사업답게 풀어내는 서무결 선생님의 내공에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