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년 6 월 21 일 월요일 맑음
장마 소식은 괜히 겁만 주고
풀매기에 너무 좋은 화창한 날씨이다.
각자의 특성에 맞는 풀매기를 하고 있다가
풀천지가 카메라를 들고 찾아가 본다.
올해는 고구마가 작년보다 훨씬 잘되었다.
작년보다 훨씬 덜 심었는데도 양이 꽤 나올것 같다.
그러나 농사는 두고 봐야지 아는 것이다.
한번 매주었던 서리태 밭은
재홍이가 줄날 예취기로 말끔하게 풀매기를 하고 있다.
풀매기의 달인 풀향기 아내가 대견해 하며
앞으로 풀매기의 달인 칭호를 물려줘야 될것 같다며 즐거워한다.
꾸준하기 이를데 없는 재현이도 풀매기가 많이 늘었다.
그래도 세 남정네들 중에서는 제일 나은 편이어서
최근엔 풀향기 아내가 다른일로 바빠도 어느정도 공백을 메꾸어준다.
간단하게 참 먹는 모습이다.
어제 손님들이 선물한 바나나와
풀천지 복분자 효소로 직접 만든 아이스크림이다.
재홍이는 땅을 갈다시피 예취기질을 하다보니
땀에 젖은 온몸으로 흙먼지가 가득이다.
몸에 좋은 효소 아이스크림으로
여름철 건강을 달래어 가자.
밭가에 심어둔 보리수 나무에서
풀향기 아내가 보리수 열매를 따서 풀천지에게 건네어 준다.
보리수 열매를 먹고 성불하여
어떤 사람이 될까 생각해보자.
돌담가에 심어둔 조선호박 떡호박들이 무럭무럭 자라날 채비를 갖추고 있다.
말끔히 매어놓은 콩밭이 이쁘기만 하다.
노랗게 여물기 시작하는 밀밭은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딱 지금이 밀이삭을 불에 구워먹으면 맛있을 때이다.
풀천지는 이제 막 싹이 나오기 시작하는 생강밭을 말끔히 매어놓고
단수수밭을 꼼꼼히 매고 있는데
지나가시던 동네 어르신께서 들르시어 마늘밭을 구경하신다.
풀천지 마늘이 잘 되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신다.
밑에 밭에서 풀매기에 여념이 없는 풀향기 아내 대신
풀천지가 대충 준비한 술안주이다...^^
고소하기 이를데 없는 마른 새우와
맛이 흠뻑 든 마늘 장아찌
조물조물 무쳐놓은 부추김치
간장에 알맞게 절여진 아삭한 우엉무침
갓 뽑은 마늘쫑을 고추장에 살짝 무쳐내니
달콤한 머루주와 어울려 소박한 술상이 마련되었다.
마을어르신과 함께 시원한 마루에 앉아
소찬이지만 약주를 대접해 드리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면
감탄할만한 오래된 삶의 지혜들을 배우게 된다.
오늘도 마루를 제대로 만드는 법에 대하여
감탄하며 배울수 있었고
기후 변화에 따른 농사의 허실을 공부할수 있었고
갈수록 심해지는 산짐승의 피해에서부터
갈수록 줄어드는 송이버섯의 실태등에 대하여
두루두루 재미있게 나눌수 있었다.
어르신이 가시고 난 다음에야 나타난 풀향기 아내가
손님이 왔는데도 자신을 부르지도 않고
풀천지가 대충 차려낸 술안주를 보더니 박장대소 하며
오늘 풀천지가 한 일중에서 제일 잘했다며 칭찬을 해준다.
이제 며칠 있으면 더욱 바빠지게 된다.
양파 캐기를 시작으로
양이 많은 마늘도 캐어야 하고
누렇게 익은 밀도 서둘러 베어야 하고
웃자라기 시작하는 들깨 모종도 심어야 하고
곧바로 감자도 캐야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바쁠수 밖에 없는 이유는
올해 더 양이 늘어난 복분자도 함께 따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전에 악착같이 풀을 매 두어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바빠도
풀천지 가족은 급하게 서두르지 않는다.
그저 해나갈 뿐이다.
행복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첫댓글 안녕하세요^^ 올해도 재미있게 열심히 농사 짓고 계시군요!! 콩이 아주 잘 자라고 있네요! 저는 약콩이랑 메주콩을 심었는데...산 비둘기 들이 와서 파 먹고..새순을 쪼아 먹어버렸습니다. 풀천지 콩 들은 새들의 피해를 보지 않나보네요
생태적인 귀농을 꿈꿀땐
새 한입 벌레 한입 농부 한입이란 낭만이 멋있게 보이지만
애써 농사지은 작물이 피해를 당하면
더이상 낭만을 느끼기 힘들더라도
일단 견뎌보는 것이 소중한 일일 것이네.
당연히 풀천지 콩들도 벌레 피해 새들의 피해를 보지만
처음 콩을 심을 때 넉넉하게 보충할 모를 부어 놓고
부지런히 빠진곳을 메꾸어가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네.
요즘은 전기 철책이다 울타리다 망을 치기도 하는 모양인데
형편대로 요령껏 잘 헤쳐가야 할것이네.
여러가지 식물들이 울타리도 없이 새망도 없이 사진으로 보기에 아무 손실없어 잘도 자라고 있네요.
시골에선 새와 짐승들과의 전쟁이라던데요.
언니의 웃는 모습을 보면 누구나 같이 덩달아 웃게될 것같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웃음 가지고 갑니다.
일년 농사를 무사히 짓기까지
수많은 고난의 연속이겠지요.
모두가 염려 하는 불안과 걱정들을
일절 개의치 않았더니
크게 염려 될건 없었던것 같습니다.
예은님의 잔잔한 미소도
행복의 원천이랍니다...^^
풀천지와는 반대로 올 해 우리는 밀,양파, 마늘, 감자......다수의 것들을 수확할 게 없으니 여유자적해야 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바쁘기는 매한가지 입니다.
늦게사 철이 드는 탓에 사람노릇 하기도 벅차구요~ ㅎ
벌써 수확의 기쁨을 누리는 철이 돌아왔군요.
장마가 시작되기 전이라 더욱 바빠지는 마음이겠습니다.^^*
실력 좋은 땔감 남편이 건재한데
잎새님을 위한 텃밭 농사를 하지 않으셨나요 ?
그래도 남들 하는 텃밭 농사보다
훨씬더 많이 잘 하고 있을줄 믿습니다.
늘 겸손하고 반성하는 잎새님이야 말로
건강한 행복의 주인이 되어야 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