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해보고싶어. 라는 생각이 들어버려서
휴대폰을 열고 달력을 띄운후... 버튼을 꾹꾹꾹
기원전까지 가보자! 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눌렀지
정말 열심히 했는데 있잖아 1000년 1월 1일이
그게 세상의 처음이었어. 진짜야.
허탈. 공허. =ㅅ= 나는.. 나는..
알아서는 안될 엄청난 비밀을 알아버린거야...
고려의 건국도 제길;; 쥬신도 =ㅅ=; 배달국도!!! 우어어어 =ㅅ=
심지어는...
우리의 네안데르탈인과 오스트랄로피테쿠스도
내폰에 의해 그 존재를 부정당해버리고 만거야
그렇게 나는 나의 힘으로 어떻게 해볼 수 없는
거대하고도 형이상학적인 문제에 봉착하고 만거야 젠장 =ㅅ=.,
과연 이것이 형이상학적인 문제라고 볼수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하지만 누구도 쉽게 인식하지 못할 이러한 상황이 형이상학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어떻게 중얼중얼... 어쨌든 뭐랄까 이대로 폰을
덮어버렸다가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무도 보지 못하는 곳에 무언가 의미를 남겨야 한다는
모종의 거룩한 사명감에 나는...
1000년 1월 1일 [수]
[오후] 1:44분
반복 : 없음
알림 : 없음
태초의 시작에 서다
2004년 5월 28일 이우람
요로코롬 기록해버렸어. 에휴 =ㅅ=
그리고서는 무언가에 홀린 듯, 오늘로. 버튼을 눌러서
이번엔 세상의 끝으로 가보기로 했어 버튼을 꾹꾹꾹
점심시간을 지나... 종이 쳐버리고
병욱씨의 수업에도 몰래몰래 폰을 꾹꾹
그런데...
그런데 =ㅅ= 병육씨한테 걸려버리고 만거야 원 참나 =ㅅ=;
"뭐하나?"
무미건조하고 =ㅅ= 살벌하고 온몸을 얼어붙게 만드는
병욱씨의 한마디
어흥;; 순간 휴대폰을 빼앗긴 아주 오래전의 선배가
교무실로 찾아가 "선생님 어떠한 벌도 달게 받겠습니다." 라고 했다가
병욱씨의 두어시간에 걸친 강력한 린치를 맞고
봉와직염으로 살이 썩어들어가 전치 24주의 판정을 받고
여덟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다는
얘기가 떠오르고, 왠지 나의 거주지.
퇴원을 몇일 앞두고 있는 정형외과에
어쩌면 수능이 끝날때까지 누워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글쓰는 친구들의 얼굴이 하나 둘씩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약속을 지키지 못할것같아 미안하다는 소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나도 모르게 이 한마디를...
말해버리고 말았어
"네 선생님! 세상의 끝을 보고 있었습니다."
젠장 =ㅅ=
2900몇년 이었는데
나의 휴대폰을 가져가 물끄러미 보고 있던 병욱씨가 말했어
"어이 이우람이 11월 17일은 세상의 끝이 아니야. 공부나 해."
그래 11월달이었던거야
폰도 돌려 받았어
천운이었지 여기까진 좋았어
그리고는..
폰을..
덮어버렸어 =ㅅ=.
씨;; 씨발;;
그래도 나는 굴하지 않았어 =ㅅ=.. 진짜야.
병원으로 돌아와서 밥도 먹는둥 마는둥
샤워도 대충대충...
열심히 눌렀지
결국 나의 취침시간을 훨씬 넘긴 10시 13분.
기록하고야 말았어
2999/12/31 [화]
오후 10:13분
반복: 없음
알림: 없음
세상의 끝을 보다
2004.5.28 이우람
후훗 =ㅅ= 자랑이야; 쓰다가 말아야지
종이쳤네. 2004년 5월 29일 0교시 자습시간. 시작.
오 미안 =ㅅ= 그게 끝이 아니였어
지금은 체육시간이거든
지금쯤 스크롤의 압박을 잔뜩
느끼면서 나라는 존재에 대해 저 깊은 곳에서 부터
끓어오르는 살의를 주체하지 못하고
두눈에 학교 운동장 씨름터에서 벌어졌을지도 모를
학생들의 실험관찰 수업으로 다량의 중금속이 포함된 흙을
두 눈에 뿌리고 있는 소년과 소녀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 그런데 정말 그게 끝이 아니었던거야
대.한.민.국.
우리나라의 IT산업기술은 위대했어
근대 휴대폰이 IT 산업에 포함되는거야? 어쩃든 엄청낝 기능이었어
그것은
"일정검색"
이거다 싶었지 그동안의 나의 노력과 고통의 시간을
다시 한번 되씹고 싶다. 보상받고 싶다. 확인받고 싶다.
라는 생각을 주체할수 없었기 때문에 눌르고야 말았어.
나는 보아서는 안될것을 보고 말았지
검색결과
2002/ 9 /15
아가씨랑 1000일
2004/ 3/ 6
입원시작
2004/ 5/ 28
세상의 끝을 보 ..
1000/ 1/ 1
태초의 시작에 ..
뭐가 이상하지 않아?
이상한게 없다구? 다시한번 자세히 보란말이야
2004/ 5/ 28
세상의 끝을 보 .. <<<< 우어어어어 =ㅅ=;; 2004년이야 2004년!!!!
봤지 =ㅅ=? 그 순간 나는..
북한이 쳐들어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60만 장병들이 퇴각하는 주한미군을 엄호하기 위해
총알 받이가 되는 광경이,
부산대학교는 한국 최고의 명문대로 급부상하려는 순간에
부산과 인천지역이 충청도지역을 누르고
신행정수도 이전이 확정되려는 순간에
적화통일이 되버리고 마는 잇힝.
유토피아 스러운 광경이 내 눈앞에 파노라마 처럼
펼쳐지면서 부끄럽게도 나는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문득 2999년 12월 31일에 나의 이름을 새기려는 순간에
"오늘로" 버튼을 눌러버렸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서...
다시 달력을 열고 꾹꾹꾹... 이번에는 진짜로
새벽 몇시더라.. 기억이 안나. 하여튼...
다시 기록했어. 진짜야. 못믿겠으면 나중에...
보여줄께.
문득 2999년 12월 31일이 지나면
세상의 종말이 올꺼라는 생각이 들고...
내가 그때까지 살아있지는 못하겠지만
만약 내가 그때까지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면
나는 정말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을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역시 무리겠지
기어파이터 샤이닝도 그짓은 못해.
음음 투니버스에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곱시 삼십분에
방영 하는건데 음.. 재밌어 =ㅅ= 참고로 몇시인진 모르지만
토요일에 재방송도 한단다.
나같으면 학교 안가고 하루종일 게임한다.
라는 생각을 예전부터 해왔었지만
3학년이 되고나니까 음... 조금 바뀐듯도 해
오태동의 상권을 꽉 쥐고 있는 파워할인마트 1 2 3호점을 차례로
털어서 일본 카가와현이였나 가가화현이였나
하여튼 거기로 가는 비행기 표를 사서
거긴 사찰이 하나뿐이랬으니까 찾아가는건 어렵지 않을꺼야
아주 소중한 나만의 사람을 만나서 휴대폰을 보여주는거야
2999/12/31 [화]
오후 10:13분
반복: 없음
알림: 없음
세상의 끝을 보다
2004.5.28 이우람
당신과 만났던 아주 오래전에 내가...
이날을 위해서 기록해둔거에요
푸풉 =ㅅ=; 판타스틱하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일지 =ㅅ= 잇힝 잇힝;
머리가 복잡 =ㅅ=/ 나도 이게 픽션인지 논픽션인지;
분간이 잘 =ㅅ=; 하핫; 열공;;
카페 게시글
♣論우리들이야기seva♣
나말이야 태초의 시작과 세상의 끝을 목도해버리고 말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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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_-..병욱이가 폰을 돌려 줬다고? 믿을 수 없다 -_-;;; 안 부셧나?
이놈아 전쟁나면 나 바로 끌려간다..안그래도 군대가기 싫은데ㅋㅋ
지나가다 형 자주 뵈는데 ; ;ㅎ - 담부터 인사할께요 -ㅎㅎ 형, 그리고 ; ;대단해요 - ~ ㅎ
ㅎㅅㅎ; 흥수넹ㅋ 대단하지? ㅋ 대장은 아직 군대 안가셨군요 ㅎ 반가워용ㅎ 우리 후배님은 ㅎ 내가 얼굴 외우는데 좀 오래 걸려서 인사를 못했네 미안해용 ㅎ 자주 인사하면 나도 외우게 될거야 ㅎ
ㅡ.ㅡ
^^*
=ㅁ=~ 삼성폰은 어떨까나; 테스터요원 모집; 이카면서;; =ㅁ=~
ㅡㅡ++ !!!!!!!우람이형..존경합니다..!!!!!!! ++ㅡㅡ
아.하.하.하.;;;;;;;;;;;;;;;;;;;;;;;;; 할말이 없네요오_-_-;;; 암튼 대단한것 같기도 ㅎㅎ
ㄴㅐ 폰은 1980년 부터 2099년까지 밖에 엄뜬데 내폰이 구렸닷 ㅜ.ㅜ
삼성폰은 내가 테스트 하지 -ㅅ-;; (구리텔이나 수까이도 해보자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