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삼미 슈퍼스타즈 관련자료:없음 [155517]
보낸이:권세일 (sai007 ) 2002-09-19 03:29 조회:223
30승에 대한 야그를 보고
장명부에 대한 기록을 찾던 중에...
아주 재미있던 글을 봐서 옮깁니다....
삼미 팬이신 것 같은데, 진짜 웃깁니다.
거꾸로 쓰는 프로야구사 <1>
얼마 전에 주니치 드래곤스와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의
야구경기를 케이블 TV를 통해 지켜보았다.
스코어가 1:1 상황이었기 때문에 혹시 선동렬이 나올까 지켜보고
있는 중이었다.
선동렬 나올 타이밍은 아니어서, 음악방송인 KMTV로 채널을
잠시 돌렸다가, 핑클과 엄정화가 연달아 나오는 바람에...
경기를 끝까지 지켜보지 못했다.
성유리가 짧은 치마를 입지만 않았어도........
엄정화가 가슴파인 옷만 입지 않았어도........
이럴때만큼은 놀랄만한 집중력이 생겨나고,
야구중계는 까맣게 잊어버렸던 것이다.
그러나 후회하진 않았다.
선동렬, 이종범, 이상훈이 다 나왔어도 바꿀 수 있었다. -.-;
하지만 요코하마 베이스타즈, 아는바 전혀 없는 이 팀을 보며
유니폼에 그려있는 ★, 그 스타를 보면서,
★ 스타즈......
아련한 추억속의 그 이름을 부르며, 감회에 젖을 수 있었다.
★ 슈퍼스타즈........
3년이라는 짧은 시간을 프로야구역사에 머물다 사라져갔지만,
그후 30년이 걸려도 넘어설 수 없는 수많은 기록들을 남겼다.
『몇가지 대기록들』
삼미슈퍼스타즈는 몇 가지 기록들을 경신하고 선구적인 항로를
개척해나갔다. 그들앞에는 새로이 쓰여질 역사만이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세운 신기록 퍼레이드를 잠시, 조금만 살펴보기로 하자.
82년 삼미 투수진, 국내 프로야구 최초의 싸이클링 히트를 작성.
동시에 '1게임 1팀 최다득점 기록' 물론 삼미 투수진이.
(삼미타자들에게 싸이클링 히트를 기대하는 것은,
감나무 밑에서 사과가 떨어지길 기다리는 격이었다)
82년 대 삼성전에서 최다점수차(20:1)를 기록
한번은 누구나 할수 있다. 두번이었다......라이온스가 밉다.
(그래...최다점수차가 중요하지 승패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82년 대 MBC전에서 삼미의 투수진, 4연속타자 2루타 기록,
(영화의 한장면 같지 않은가? 우린 밀어줄땐 확실히 밀어준다.
어설픈 건 싫다.)
84년 16연패의 기록 작성
(백점맞기가 빵점맞기가 어려운것처럼
16연패가 16연승보다 어려운법이다.)
84년 삼미의 불방망이, 국내 프로야구 최초의 *노히트 노런을 수립
84년 삼미 투수진 '1이닝 최다루타(18루타)'의 화끈한 기록작성
85년 OB와의 인천경기에서 최다점수차 완봉경기 기록을 수립
(완봉이면 완봉이지, 이겼는지 졌는지는 묻지말것. T.T)
85년 작년 16연패에서 멈추었던 신기록행진을 18연패로 연장시킴
(그들은 기록이란 깨지기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확인시켜주기 위해 태어난 것만 같았다.)
슈퍼스타즈........
인천의 소년야구팬들은 그들을 통해 절망의 나락을 경험했으며
비록 순간이었지만 환희에 젖었던 순간들을 그들과 함께 했다.
어린마음에 퍼부었던 원망과 저주의 말들은
그들과 함께 역사의 저편으로 아련히 멀어져 갔다.
-----------------------------------------------------------
★ 프로야구시대의 개막
82년은 프로야구가 우리나라에 생겨난 해였다.
프로야구가 생겨나기 이전에 고교야구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금이야, 펜스 위를 바바박(세걸음 걸었음) 뛰어올라
홈런볼을 건져내어, 공을 줏으려는 팬스뒤의 야구팬들을
어처구니 없이 만들어 버리는 메이저리그의 수비와,
빗맞은 공이, 도저히 외야플라이일수밖에 없는,
그 이상이어서는 절때안되는 그 공이 어이없이 펜스를 넘어가는
어처구니없는 피아자의 홈런,
*참고: '청룡' 유일하게 영어를 사용하지 않은 야구팀이었다
어릴땐 라이온스, 타이거즈가 이름이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면 '청룡'이 너무 이쁜 이름인 것 같다.
원년 최초의 바부 '이선희'를 탄생시켰지만,
역시 80년대의 팀으로 손색이 없는 '라이온스' 소년팬들이
'우리에겐 우승뿐!!'을 외치던 바로 그때,
(*참고
이선희: 아마최고의 좌완투수에서 원년최초의 바부로 전락한
비운의 명투수. 프로야구사상 최고의 드라마틱'홈런'이었던
김유동의 그랜드슬램을 헌납한 비운의 주인공.
김유동은 그후 갈비집인가 물텀벙이집을 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나, 이선희는 어떻게 되었는지...제이~ 스치는 바람에~)
* Percival 주 : 이선희씨는 프로 투수 코치로 활동중이죠.
이길때보다 질때가 많다고 부산의 소년야구팬들이
배부른 투정을 하고 있던 바로 그 순간에.............
운명의 장난으로 6번에 1번을 간신히 이기는 컬트야구단,
삼미 슈퍼스타즈의 어린이 회원이 되었던 아무개는
원더우먼 빤쓰를 연상시키는 야구잠바를 장농속에 처박아버린채
억센 팔자를 탓하며, 염세적인 소년시절을 보내게 된다.
82년, 삼미는 그후 17년이 걸려도 넘어서지 못한 1할대 승률이라는
어이없는 기록으로 인천소년팬들에게 지울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
거꾸로 보는 프로야구사
제 2편 미완의 혁명.......아아 83년,
꼴찌가 드디어 프로야구 역사를 정복하다.
'승리의 비결은 무지일뿐이다'
어린나이에 인생의 쓴맛을 알아야만 했던 인천소년야구팬들은
82년이후, 인생에 대해 씨니컬한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
야구를 사랑하되 절때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 어른스러움을
강요받았던 소년들이었지만 모든 희망을 다 버린 것은 아니었다.
인천소년들은 소박한 행복이라는 말을 전신으로 느끼고 있었다.
'탈꼴찌'...... 더 이상은 바라지 않았다.
더 바란다는 것은 프로야구에 대한 모독이었다.
'지더라도 멋진 경기를 펼치라?'
이런 호강에 받친 소리는 삼성팬에게나 어울렸다.
우리는 도깨비팀, 컬트야구단, 슈퍼스타즈의 팬이었다.
우린, 자신에게 어울리는 꿈을 꾸어야 했다.
'상대방 귀를 물어뜯더라도 이겨만 다오.........'
하지만 승부에는 독야청청 초연했던 슈퍼스타즈의 플레이는
팬들의 발걸음을 가정으로, 직장으로 학교로 돌리게 했던 것이었다
83년, 원치않아도 어김없이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고
인천소년들은 사형선고를 기다리는 죄수처럼,
준비된 꼴찌 삼미의 처절한 성적을 담담히 기다렸다.
벌써 현실을 현실대로 받아들이는 것에 익숙해져버린 소년들이었다
'어쨔거나 작년보다 못하겠는가.......
그래도 걱정이 앞섰다.
버뜨 그러나..........
기적은 원래 세상의 가장 버려진 곳에서 발생하는 법.......
가장 아름다운 꽃은 쓰레기더미속에서 핀다고 하지않았던가.....
83년, MBC와의 시범경기에서 정구선-김진우-이영구가 한국최초의
3연속타자 홈런을 기록했던 것이다.
이런 비슷한 기록을 작년에 많이 기록했지만 그건 삼미 투수진이
기록했던 것이었다.
이런 기록은 삼성팀에 의해 인천구장에서 일어나야 하는 것인데,
믿을수없게도 이날의 주인공은 삼미였던 것이다.
청룡팬들은 경악했지만, 가장 경악한것은 역시 인천팬들이었다.
'쟤들 드디어 돌았나봐..........
그리고..........
일반적인 물리법칙에 전혀 구애받지 않는 초인이 홀연히 등장했다.
그 이름하여... 철완너구리. 장.명.부.
1983년.........세상엔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가끔 생기곤 한다.
⊙ 철완너구리 장.명.부.
1983년 벽두에 역사는 이루어지고 있었으니,
국내 최초로 재일동포선수 수입이 삼미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일본프로야구와의 격차는 방망이 거꾸로 잡고도 3할을 칠 백인천에
의해 여실히 드러났으며, 더이상 잃을 것 없는 삼미는 여기서
돌파구를 찾으려 한 것이었다.
그리하여 '초인'장명부는 그에게 가장 어울리는 컬트야구단,
슈퍼스타즈의 유니폼을 입게 되었던 것이다.
어린 본인이 장명부의 볼배합까지 파악할 수 있는 눈은 없었지만.
여느 투수들과는 상당히 구별되는 투구스타일였다고 기억한다.
압도하기 보다는 농락하는 투구패턴에 가끔씩 섞어 던지는 빈볼...
아직 빈볼의 역할이나 의미가 무엇인지 전혀 모르던 국내팬들에게
타자의 몸쪽, 머리쪽을 겨냥하는 빈볼과
넘어진 타자를 향해 비웃듯 던지던 특유의 실실쪼개는 입가의 미소
'괴인' 장명부는 3주라는 짧은 기간에 8연속게임 완투승이라는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기록을 달성한다.
등판간격 조정이나 선발 마무리 가릴것없이 마구잡이로 나서
슈퍼스타즈 경기의 70%이상을 등판을 했던 '초인' 장명부
전날 완투후 다음날 마무리로 나서는 그의 엽기적 투구행각에 대해
'정신력의 위대한 승리다'
'참을 수 없는 무지의 강인함이다'
'정신조차 초월한 히로뽕 기운이다' 라는 다양한 설이 있으나,
.........아직까지 정설은 없다.
30승투수는 21세기 안에 다시 등장할 수 있겠지만,
장담컨데, 승률 4할대의 30승투수는
육백만불의 사나이가 야구선수로 데뷔하기전엔
불가능할 것이다.
30승 41패...........아아 그는 진정한 '초인'이었다.
(*참고 : 30승투수
80년대 일상적인 용어였던 20승이 넘기힘든 벽이 되어버린 지금,
30승? 그건 올해1년 마운드에서 불살르고,
야구 인생 불꽃처럼 막내릴 각오로 던지면
이대진정도의 투수가 삼성타선정도 받쳐주면 할수있을지도....
하지만 그러다가 영영 밥숟가락 놓는 불상사가 생길수도 있다. )
또한 특출난 선수없이 장명부라는 초인이 가져다준 상승효과로
팀전력은 급상승했으며,
잠시 그들은 자신들이 도깨비야구단임을 망각하고
도깨비방망이라도 되는 듯이 기염을 토하며 맹타를 휘둘렀다.
결국 전기리그에서 1게임차로 해태에 뒤져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결국 운은 거기서 다했던 것일까..........
한국시리즈는 그후 10년간 '그들만의 리그'였던 것이다......
83년이후, 제정신을 차린 삼미는 이후 청보와 태평양으로
삼단변신을 하며 '패'와 관련된 모든 기록을 싹 갈아엎어버린다.
그후 89년까진 인천연고팀은 모든 야구팬들의 염원,
성적의 마지노선을 든든히 지키는 최후의 파수꾼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게 되는데...............
to be continued.....
거꾸로 쓰는 프로야구사 <3>
프로야구도 벌써 17년째인가요?
이제 예전에 제 어릴때 과자먹으면 그 속에 들어있던
이만수 사진(지금 이런게 나오면 아마 먹다가 토할거다)
요런 야구선수 사진 모으던데 있던 인물들은 다 갈비집같은거
하거나 한대화처럼 모모대 야구부 감독을 하고 있습니다.
자갈치 타법의 로떼 김민호는 얼마전에 부산 동의대 야구부 감독이
되었답니다.
⊙ 1,2편 줄거리(from jonedoe하시면, 1,2편을 보실수 있습니다.)
제 1편 : 화려한 프로야구의 뒷골목, 암울한 인천
제 2편 : 미완의 혁명.......아아 83년,
* 금광옥 - 무슨 광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놀랍게도 사람이름이다.
지금도 이해가 안되는게 아무리 컬트 야구단이라지만
삼미에는 이상한 이름을 가진 선수만 모아놓은 것만 같았다.
지금이야 염경엽 정도면 아주 이상한 이름축에 들어가지만
금광옥, 감사용, 정구선, 정구왕, 장명부, 인호봉, 김무관
뭐 말할수도 없이 많은 선수들의 이름이 이상했다.
(물론 압권은 김바위였다!)
불미스러운 심판폭행사건으로 전열이 흐트러지면서
전후기에 내리 2위에 그쳐 Good bye~ 한국시리즈~ 하게 되며
이로써 험난한 인천야구팬들의 고난사가 전개되기 시작하는데........
==================================================================
거꾸로 보는 프로야구사
제3편. 프로야구.......벌거벗은 승부욕의 두얼굴
한 여름밤의 꿈처럼 83년의 씨즌은 그렇게 아쉽게도 지나가 버렸다.
삼미 사장은 무심코 장명부에게 ‘30승=1억’보너스를 약속했다가
장명부가 진짜 달성하는 바람에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든가 뭐라든가.
하여간, 장명부는 프로야구 사상 이전에도 없고, 이후에도 없을
기염을 토하며 인천야구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인천야구는 이렇게 새로 태어나는 것인가.
장명부라는 초인의 위력을 실감한 슈퍼스타즈의 프론트는
장명부와의 재계약이외에는 다른 대안은 마련하지 않았을 정도로
상황파악이 하나도 되고 있었으니.
국가대표출신이 즐비한 화려한 선수진을 거느리고도
최악의 성적을 거두며,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던 라이온스는
장명부 하나만으로도 80년대의 팀인 자신들보다 나은 성적을 올린
삼미에 자극받아, 재일동포 배터리, 김일륭과 송일수를 수입하게 된다.
1983년엔 아마추어 국가대표로 묶여 있다 돌아온
장효조와 김시진이 이미 입단하고, '헐크' 이만수의 괴력은 이미
입증되었던 바, 일본에 김일륭이 떠들석하게 날아오면서
84년, 라이온스는 전성기를 구가할 진용을 완비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파악이 전혀 안되는 슈퍼스타즈 선수들은
작년 자신들이 발휘할 수 있는 체력과 기량을 200%를 발휘해버린이후
마라톤 레이스를 완주해버린 단거리 선수처럼 심신이 지쳐있었으며,
트레이드를 통한 선수보강은, 어느 누구도 그들의 활약상을
도저히 가늠할 수 없는, 전성기를 이미 가볍게 넘겨버린
'썩어도 준치'콤비 백인천, 김유동 뿐이었다.
게다가 신인보강에선 초호화 멤버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대어급 신인들...........과 안면이 있는 선수들을 스카웃하여
작년에 이어 강자의 면모를 보여주고 싶은 것은 마음뿐이었음을
철없는 인천소년팬들은 상황파악은 전혀 하지 못한채
설레는 마음으로 새로운 시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주제넘은 기대'는 얼마나 커다란 실망을 가져오는지
슈퍼스타즈는 우리에게 알려주기 위해 단단히 벼르고 있었으니.
시즌이 시작되자, '초인' 장명부는 '범인'으로 전락하고
장명부의 추락과 함께, 잠시 '우리 슈퍼스타즈 맞아?' 하며,
자신들이 미사일 방망이인줄로 착각했던 슈퍼스타즈의 타자들은
지난해의 도깨비 방망이로서의 위용은 간데 없었다(원래 없던거니까)
............세상은 모두 제자리를 찾아 돌아가고 있었다.
멋모르고 덩달아 뛸때는 부담없이 잘하다가
갑자기 상황파악이 되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진 탓에
방망이는 허공만을 가르고, 그들은 칼춤을 추었다.
애써 잊으려 했지만 머리속에서 이런 저런 생각은 떠나질 않았다.
'우리는 슈퍼스타즈였어..........라이온스가 아니라......
'마자, 난 공갈포였었지....으으
장명부와 함께, 일본에서 건너와 한껏 방망이를 뽐내며
83년을 슈퍼스타즈의 해로 수놓았던 재일동포 이영구는
84년에 최다 병살기록을 세우며 진짜 '영구'가 되버리고 만다.
원래 바부하고 같이 지내다보면 바부가 되게 마련이란 진리를
새삼스럽게 증명하는 하나의 사건이었다.
또한 작년 미사일타선(역시 아무래도 어색하다)의 핵심멤버였던,
우락부락한 용모로, 외모로만 보면 홈런이 마구 뿜어져 나올듯했던
금광옥은 그라운드에선 순한 양으로 변해버리고,
방망이에 물을 가득 채우고 나온 클린업트리오에 한술 더 떠서
하위타선들은 '하위타선전멸'이라는 인천야구의 전통을
만들어내기 이른다.
이제 막 오른 듯 보였던 너구리 신화는 바로 막내려버렸다.
그렇게 장명부는 80년대 인천프로야구의 전설의 고향이 되어버렸다.
모든 팀의 영양간식으로 전락해버린 슈퍼스타즈.
특히 타이거즈는 우릴 완존 밥으로 알고 있었다.
타이거즈에게 슈퍼스타즈와의 경기는 차려놓은 밥상이나 다름없었다.
어린마음에 타이거즈가 디게 미웠으며,
괜시리 부라보콘과 바밤바 마저 꼴보기 싫었다.
군계일학 정구선의 활약만이 눈물겨운 84년의 시즌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 터널처럼 인천소년팬들의 앞에 펼쳐졌다.
84년, 준비된 우승후보 라이온스는
원년우승을 박철순의 선수생명과 맞바꾸었던 김영덕 감독을 맞이하며
차근차근 우승을 위한 행보를 시작하는데,
전기리그 우승은 그들의 준비된 시나리오의 제 1막이었다.
전기리그 우승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삼성은
후기리그에는 느슨한 경기운영으로, 파트너를 고르기 시작하는데,
원년에 라이온스를 상처입은 사자로 전락시킨 장본인
자다가도 한국시리즈만 생각하면 가위에 눌리게 만들어버린 곰팅이,
바로 그 베어스는 후기리그 우승을 위해 순항을 계속하고 있었다.
베어스는 절대로, 네버, 노웨이, 용납할 수 없었으며,
하기룡, 유종겸, 오영일의 삼각편대와 바람의 아들 '이해창'
HIT BY PITCHED BALL의 달인 *김인식이 포진한 청룡이나
* 김인식
'데드볼' 또는 순수우리말로 '몸에 맞는 공'의 달인
데드볼이란 말에서 알수 있듯이, 잘못 맞으면 밥숟가락 놓을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 김인식은 이런 몸쪽 공을 피하지 않는 투지를 보여주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의 연속경기 출장기록이다.
최근의 그의 계보를 공필성이 잇고 있다
(그는 선동렬의 직구도 피하지않는 무모함을 보여주었다)
작년에 청룡과의 한국시리즈에서 승리한 타이거즈보다는
원년 삼미덕에 꼴찌를 면했던 자이언츠가 맘에 꼭 들었을 것이다.
물론 슈퍼스타즈가 한국시리즈 파트너로 더욱 맘에 들었겠지만,
그건 삼성의 혼자만의 힘으로 될 일이 아니었다.
모든 팀이 져주기를 각오해도 그건 결코 쉬운 일이 안었다.
자신들의 구미에 맞는 자이언츠를 선택하게 하기로 맘을 먹은 삼성은
롯데가 후기리그에서 우승하기까지 지대한 공을 세운다.
말이 좋아 지대한 공이지, 자이언츠와의 연속경기에서
라이온스 팬들에게 조차 낯설은 투수들을 선발로 내세웠으며
모든 플레이에서는 허점이 드러나는등, 안 좋은 선례를 남겼다.
더욱 떠올리기도조차 싫은 사실은 지난해 타격왕을 제외한
타점, 홈런킹 이만수를 전무후무한 타격 3관왕으로 만들기 위해
타격왕 레이스를 펼치던 자이언츠의 홍문종에게
10연속 고의사구를 지시한 김영덕 감독의 추태였다.
홍문종이 이 10타석가운데 안타만 하나 쳤어도,
타이틀은 그의 것이 될 수 있었다.
김영덕 감독의 선수의 대한 사랑으로 애써 좋게 받아들이고 싶지만,
프로야구판을 말아먹기에 부족함 없는 선례를 기록한 것이었다.
그래저래 말 많은 시즌 끝에
로떼 자이언츠는 후기리그 우승의 감격을 맞이하게 되며
라이온스는 전기리그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성적인 5위를 기록한다.
물론 6위는 프로야구의 기초공사, 영원한 바닥판 슈퍼스타즈였다.
라이온스는 승부를 조작하면서도 그 밑으론 내려갈 수 없었다.
드디어 라이온스 제작, 각본, 감독 으로 한국시리즈가 펼쳐졌으나
이건 왠걸, 주연은 김일륭으로 할려던 애초의 시나리오와는 상관없이
난데없는 최동원이 주연을 맡아버렸다. 그것까진 참겠는데
역대 한국시리즈 중 최고의 조연 역할 마저 유두열이 가져가버렸다.
자신이 차려놓은 밥상을 자이언츠에게 갖다받친 꼴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철완' 타이틀을 놓고 장명부와 일합을 견줄만했던 최동원은
씨리즈 4승이라는 말도 안되는 기록을 세우며 롯데 우승의 견인차 역할을
하게되며, 유두열은 7차전 끝내기 쓰리런이라는 대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