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대출한 돈 안 갚아도 되고,
보일러 기름값 걱정 없이 팍팍 쓰도 되고,
나이 들면 국민연금에서 무조건 두당 이백씩 주고,
부부끼리 20년 이상은 절대 같이 못 사는 법을
공약으로 들고 나와야 대통령감이라고 생각하는 사나이가
막걸리에 취해 안되는 한마디 해본다.
나는 겨울처럼 느껴지는 늦은 가을부터 내복입는 사나이.
들끓던 내 젊은 청춘열정들이 바람에 쏠린 낙엽처럼 뒹굴고 처박혀짐을 또 한 번 확인하는 요즘, 동창회 모임 날도 잡혀 맘이 뒤숭숭한데 멋진 등산복 차려입은 넘들이 겨울 감나무 홍시처럼 이제는 로또와 연금복권 둘만을 희망으로 붙잡고 있는 내복 입는 사나이 혈압을 더 올려놓는다.
낙엽이 밟힌다.
낙엽속에 내 인생도 밟힌다.
내가 원하지 않았던 삶을
지금 살아가야만 하는 씁쓸한 사나이 인생도 낙엽과 같이 밟히는 것 같다.
그대로 그냥 막 살아온 내 인생은 아니지만 친구야,
푸른빛 다 뱉어내고 단풍으로 발버둥치다 스러진 낙엽인생이지만
나도 한 때 멋진 꿈이 있었더란다.
쉼 없이 발버둥치는 겨울바닷가 파도를 바라보며
아직도 꿈을 꾸고 싶어
이야기가 있는 친구와 막사발, 막걸리 한 잔 나누고 싶다.
술맛 당기고
자식들이 있어도 마누라가 있어도 가슴이 시리고 외로운 남자의 눈을 뜨게 하는 물건이 있더라.
‘남자의 물건’.... ㅋㅋ.
우리와 같은 나이인 김정운이란 넘이 썼는데, 명지대 교수 자리도 미련 없이 박차고 나온 그가 남자들의 물건에 대해 느낌대로 묵직하게 세우는 글을 썼더라.
거무튀튀하고 묵직한 남자의 그것을 상상하며 읽어야 제 맛이고.
이런 주제를 과감하게 화두로 던질 수 있는 그는 [노는 만큼 성공한다],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등 내 맘에 꼭 드는 책도 썼더라.
아이돌이 아니면 대한민국 평균 이하들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나 도전이 어필되는 요즘, 대한민국 평균 이하의 외모와 성격을 가진 그이기에 우리 같은 낙엽인생들에게 더 공감을 주는 것 같더라.
‘남자의 물건’으로 올 가을엔 다시 한 번 비상의 꿈을 꼿꼿하게 세우고 우리들의 가을 이야기를 함 만들어 보자.
뭐, 내 물건이 궁금하다고? ㅋㅋㅋ
난 목욕탕에서 팬티를 젤 먼저 입는다.
첫댓글 꼭 함 봐야 쓰것네
더불어 팬티부터 챙겨 입는 대성이 한테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하면서
난 양말부터 신는데....
요즘내마음을 글로옴길려고 고민했는데 아마 글재주만있었다면 나도이렇게 섰지싶다. 조만간 막걸리한잔하고 목욕탕에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