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개/조병화
하늘에 살고 싶어라
바람에
떠 있고 싶어라
날개에, 날개에
떠 있고 싶어라
바람에 쓸어가는
하늘
인간보다 쓸쓸히
보이지 않는 곳에
눈물보다 쓸쓸히
차가이, 하늘 깊은 곳에
외로움보다 쓸쓸히
바람에 쓸려
바람에 쓸려
날개처럼
살고 싶어라
===[한국 대표 명시 2, 빛샘]===
조병화(1921~2003) 호는 편운(片雲) . 경기도 안성 출생. 경성 사범 졸업. 일본 동경 고등사범 이과 졸업. 중앙대, 이화 여대, 경희대, 인하대 학장 대학원장, 부총장 등 역임. 1949년 시집 『버리고 싶은 유산』으로 등단. 아세아 자유문학상, 경희대 문학상, 한국 시인협회상, 예술원상 등을 수상했고, 1981년 제5차 세계 시인대회에서 계관시인으로 피선되었다. 『하루 만의 위안』,『인간 고도』,『오산 인터체인지』, 『안개로 가는 길』 등 다수의 시집이 있다.
-------------------------------------------
하늘 보는 것을 참 좋아합니다.
하늘은 매일매일 다른 그림을 그리니까요.
어떤 날은 하얗게
어떤 날은 검게, 파랗게,
구름도 여러 가지 모양으로 그려 놓는 화가입니다.
산이나 들에 새들이 나는 모습을 바라봅니다.
솔개, 독수리, 참새, 두루미....
작은 새, 큰 새, 착한 새, 무서운 새.....
자유롭게 나는 새가 부럽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눈, 비가 오는 날에는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궁금했습니다.
솔개라는 시를 감상하니
자유롭게 창공을 나는 새가 되고픈 금요일입니다.
=적토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