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님을 향한 언약을 세운 사람들
역대하 34:29~33
사랑하는 성도님들, 오늘 우리는 2023년 한 해의 마지막 날이며 마지막 주일을 맞이하였습니다. 한 해를 보내며 오늘 밤이 지나면 2024년 새해를 맞이하게 됩니다. 새해를 맞이하기 위하여 오늘 우리는 주님을 믿는 신앙 안에서 새로운 마음, 새로운 다짐과 각오를 갖기를 소망합니다. 이를 위하여 오늘은 하나님을 향하여 새 언약을 세우고 새로운 다짐과 각오를 다졌던 하나님의 사람들에 대하여 살펴보기를 바랍니다.
먼저 요시야 왕의 시대의 언약식에 대하여 살펴봅시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 말씀은 주님 오시기 전 6세기에 무너져가는 유다 왕국의 국왕의 자리에 앉게 된 다윗 가문에 속한 요시야 왕 시대에 있었던 거룩한 언약식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요시야 왕은 그 아버지 아몬과 할아버지 므낫세와 달리 어린 시절부터 하나님을 향한 남다른 열심을 가졌습니다. 그 아버지와 그 할아버지는 참으로 깊이 영적으로 부패한 자들이었기에, 하나님의 성전을 심히 더럽혔습니다. 왕 본인 자신이 나무 우상을 깎아 성전에 세우고, 온갖 더러운 제단을 성전 안에다가 설치했으며, 자기 자식을 몰렉 우상에게 불태워 바치기도 하였고 온갖 잡신들을 세우고 점치는 일 등을 자행했고 마술과 요술을 하는 자들을 왕 주변에 측근으로 세웠으며, 자기 수하의 백성들 역시 온갖 잡신과 우상을 섬기도록 했습니다. 그런 영적 타락의 시대 속에 어린 8살 나이에 왕위에 올랐던 요시야는 16살 때부터는 작정하고 예루살렘 성전과 예루살렘 시내와 유다 성읍들에서 잡신과 우상들을 없애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그러다가 그의 나이 26살 때, 왕위에 있은지 18년째에 이르렀을 때에 성전을 수리하도록 신하들을 보내어 성전 연보궤 속에서 헌금을 꺼내다가 그 속에 감추어졌던 율법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연보궤에서 율법 책을 발견하게 된 경위는 아마도 그 할아버지 므낫세 시대 무서운 핍박이 가해지던 시대에 성경마저 빼앗겨 불살라질 위험이 있음을 알고 제사장들이 성경을 몰래 핍박자들의 손에 넘어가지 않도록 연보궤에 숨겨놓았던 것 같습니다. 그 성경책을 발견한 대제사장이 신하의 손을 통하여 왕에게 보내었을 때에 왕 앞에서 서기관 사반이 그 책을 읽어드리자 요시야 왕은 그 책에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중에 큰 슬픔과 두려움을 느끼며 자기 옷을 찢고 통곡하였습니다. 그 책은 신명기로 생각되는데, 하나님의 율법을 어긴 자들에게 하나님께서 무서운 진노와 심판을 내릴 것이라는 예고가 담긴 것이었기에, 왕은 그 말씀을 들으면서 당시의 나라가 처한 곤고함과 연약함의 이유를 발견하고 거룩한 두려움을 느끼고 큰 충격을 받았고 이에 신하들을 보내어 여선지자 훌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묻게 했습니다. 여 선지자 훌다는 왕이 보내온 신하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예언하였는데, 하나님께서 이 성경 책의 예언대로 이 나라와 성과 백성들이 하나님을 버리고 악을 행하였기에 반드시 기록된 말씀대로 재앙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요시야 왕은 말씀을 듣고 옷을 찢고 통곡하며 깨어진 마음을 가졌기 때문에 하나님의 자비를 입어서 그 재앙을 보지 않고 평안히 세상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 예언하였습니다.
이 말을 듣자 왕은 유다와 예루살렘 모든 장로들을 불러 모으고 성전에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과 예루살렘 주민과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과 모든 백성 남녀 노소를 모아놓은 후에 왕이 성전에서 발견한 그 성경책의 모든 말씀을 낭독한 후에 백성들과 함께 하나님 앞에 언약을 세웠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의 31, 32절 말씀을 함께 읽겠습니다.
“왕이 자기 처소에 서서 여호와 앞에서 언약을 세우되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여호와를 순종하고 그의 계명과 법도와 율례를 지켜 이 책에 기록된 언약의 말씀을 이루리라 하고 예루살렘과 베냐민에 있는 자들이 다 여기에 참여하게 하매 예루살렘 주민이 하나님 곧 그의 조상들의 하나님의 언약을 따르니라”
이렇게 왕과 백성들이 신명기의 모든 율법을 따라 하나님을 진정으로 사랑하며 순종하며 하나님의 규례와 법도와 계명을 지켜 그 모든 언약의 말씀을 성취하겠다고 언약을 세우고 실천하였습니다. 그 결과 요시야 왕이 통치하던 그 후 13년 동안 유다 왕국은 하나님께 충성하면서 그 언약의 축복의 약속대로 하나님께서 왕과 백성들과 나라를 보호하시고 은혜 중에 지켜주셨습니다. 그러나 요시야 왕이 서거하고 난 후에 또 다시 그 아들들과 백성들이 타락하고 부패함으로 결국 그 아들들의 세대에서 바벨론 제국의 여러 차례 침공을 받아서 마침내 유다 왕국이 망하고 성전은 불타고 백성들은 다수가 죽고 일부가 바벨론에 끌려가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하신 성경의 언약 말씀 그대로 이루어지고 말았던 것입니다. 이처럼 그 몰락기의 유다 왕국의 말기 시대에 요시야 왕과 백성들의 거룩한 언약식은 유다 왕국의 역사 속에서 짧지만 환하게 타올랐다가 꺼지는 마지막 신앙의 불꽃이었던 것입니다.
요시야 왕 시대의 영적 부흥의 특징은 이처럼 하나님 앞에 언약을 세우는 일이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신앙의 서약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성경에서 ‘언약을 세우다’라는 문장은 히브리어로 ‘카라트 베리트’로서 ‘계약을 짜르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것은 쌍방간에 언약을 맺을 때 약속을 하고 소와 양과 같은 동물을 잡아 쪼개고 그 가운데 지나고 식사를 함께 나눔으로써 약속을 체결하는 풍습 때문에 이런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의미의 언약식의 모습이 잘 나타난 것이 시내산 언약 장면입니다. 출애굽기 24:1~11 말씀을 보면, 하나님께서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과 성민 언약을 맺을 때에도 이러한 언약식의 형식을 준수하여 언약을 맺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시내산에 하나님께서 친히 강림하신 중에 모세가 백성의 대표인 70명의 장로들을 이끌고 시내산의 하나님 앞에 올라가서 말씀을 전한 후에 제단을 쌓고 열두 기둥을 세우고 소로 번제와 화목제를 드린 후에 모세가 그 제물의 피를 가지고 반은 제단에 뿌리고 언약서를 낭독하고 그 피를 백성 곧 백성의 대표인 70인 장로들에게 뿌립니다. 그러면서 모세가 이르기를
“이는 여호와께서 이 모든 말씀에 대하여 너희와 세우신 언약의 피니라”
고 선언합니다. 그리고 언약식이 끝났기 때문에 양 당사자의 평화로운 식사가 있었으니, 장로들이 하나님 앞에서 먹고 마시는 시간도 가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로써 시내산에서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 간에 원만한 성민 계약 곧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되시고 이스라엘은 오직 하나님만 섬긴다는 거룩한 언약이 완전히 체결된 것입니다.
이렇듯 하나님께서도 구약 교회인 이스라엘 백성과 언약을 맺는 것을 매우 신중하게 여기시어 피로써 언약을 맺는데, 그 언약에 대하여 하나님도 준수할 것을 맹세하시고 그 백성 역시 하나님만을 섬길 것을 맹세하며 서약한 것입니다. 그 계약을 지킬 때는 하나님께서도 자기 백성을 온전히 지켜주시고 번성하게 해주시나, 만약 이스라엘이 하나님이 아닌 다른 신들을 섬기면 그 벌로서 하나님의 각종 재앙을 당하게 된다는 율법의 규정이 시행된다고 서로 약속을 한 것입니다.
그런데 신약 시대의 언약 중보자이신 예수님께서도 신약 성도들과 하나님 사이에서 언약을 제정하였습니다. 주님께서도 세상에 오셔서 교회의 대표인 제자들과 자기의 살과 피로써 하나님 백성으로서 언약식을 행하였으니, 이것이 곧 성찬식입니다. 예수님께서 잡히시기 전날 밤에 떡을 주시면서 “받아서 먹으라 이것은 내 몸이니라”
하시고 또 잔을 가지사 감사 기도하시고 그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너희가 다 이것을 마시라 이것은 죄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
고 말씀하셨습니다. 최초의 성찬식이란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중재하에서 주님의 제자들이 신약 교회의 대표 장로로서 어린양 예수님의 순결하신 몸과 피를 드리는 제사 형식을 통하여 하나님 아버지를 섬기는 하나님 백성이 된다는 새 언약식을 거행하여 거룩한 성민 언약을 체결한 것입니다. 이렇듯 시내산 언약이나 우리 구주의 유월절 다락방의 성찬 언약이나 주로 하나님께서 주도하여 그 백성과 언약을 맺는 것이지만, 그 백성의 자발적인 마음의 약속이 담긴 쌍방적인 것임은 분명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도 하나님만 섬기겠다는 분명한 각오와 다짐을 드렸으며, 제자들 역시 성찬식을 통하여 엄숙하게 주님의 살과 주님의 피를 상징하는 떡과 잔을 먹고 마심으로써 주님을 온전히 믿고 죽도록 충성하며 주님이 오실 때까지 주님의 대속의 죽으심을 증거할 것을 다짐한 것입니다. 그래서 언약이라는 개념 속에는 이처럼 자발적인 헌신과 충성의 다짐이 분명히 있는 것입니다. 언약을 세우는 것은 인격을 걸고 행하는 약속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신실하신 분이시기에 한번 약속을 하시면 반드시 그 약속을 지키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성경을 보면 하나님의 사람들이 언약을 세우고 그 언약을 지키기로 다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굳이 요구하지 않았으나 스스로 하나님 앞에 언약을 세운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이삭의 아들 야곱이 형 에서를 피하여 집에서 나와 외갓집으로 도망치다가 벧엘에서 돌을 베개 삼고 잠이 들었을 때에 하나님께서 꿈속에 나타나 자기를 여호와 하나님이라고 계시하시면서, 야곱이 누워 있는 땅을 그에게 주며 그 자손을 번성하게 하며 땅의 모든 족속이 그와 그 자손으로 말미암아 복을 받을 것이며 하나님께서 그가 어디 가든지 함께하시며 그를 떠나지 아니하실 것이라고 약속하시는 것을 보고 들었습니다. 그가 잠에서 깨어나서 크게 감동을 하고 돌 베개하던 돌을 기둥으로 세우고 기름을 붓고 서원하였습니다.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셔서 내가 가는 이 길에서 나를 지키시고 먹을 떡과 입을 옷을 주시어 내가 평안히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게 하시오면 여호와께서 나의 하나님이 되실 것이요 내가 기둥으로 세운 이 돌이 하나님의 집이 될 것이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모든 것에서 십분의 일을 내가 반드시 하나님께 드리겠나이다”(창세기 28:20~22)
이것은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강요한 것은 아니었지만, 하나님의 언약을 듣고는 야곱도 감동하여 하나님께 자발적으로 맺은 언약입니다. 야곱이 최초로 하나님을 자기의 인격적인 하나님으로 받아들이고 섬길 것을 다짐한 고백이 이 언약에 담겨 있습니다. 그리하여 밧단아람의 외갓집 외삼촌 라반은 우상 드라빔을 섬기는 자였지만 야곱은 외갓집에서 하나님과 맺은 벧엘의 약속을 굳게 지키고 여호와 하나님만 섬겼던 것입니다. 그 후에도 고난도 있었고 역경도 있었지만 야곱은 이 언약을 충성스럽게 지켜서 그는 이스라엘 민족 역사 속에서 믿음의 족장의 영광스러운 반열에 오르게 되었던 것입니다.
또한 여호수아 말년에도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 앞에 자발적인 언약을 맺은 경우가 있습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이 모세와 여호수아의 인도 아래 약속의 땅 가나안을 차지하고 기업의 땅을 분배한 후에 여호수아가 나이가 많아 세상을 떠날 때가 되었을 때에 여호수아가 온 백성의 장로들과 지도자들과 백성들을 세겜으로 불러 모은 후에 행한 것도 하나님 앞에서 언약을 다시 세우는 일이었습니다.
그는 백성들에게 도전하기를
“그러므로 이제는 여호와를 경외하며 온전함과 진실함으로 그를 섬기라 너희의 조상들이 강 저쪽과 애굽에서 섬기던 신들을 치워 버리고 여호와만 섬기라 만일 여호와를 섬기는 것이 너희에게 좋지 않게 보이거든 너희 조상들이 강 저쪽에서 섬기던 신들이든지 또는 너희가 거주하는 땅에 있는 아모리 족속의 신들이든지 너희가 섬길 자를 오늘 택하라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만 섬기겠노라”(여호수아 24:14,15)
고 말하였습니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에 정착한 후에 신앙이 나태해지는 가운데 있었습니다. 잔존한 가나안 사람들의 우상 숭배의 유혹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호수아의 이 도전적인 말씀을 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크게 각성하여 다짐하기를
“우리가 결단코 여호와를 버리고 다른 신들을 섬기기를 하지 아니하리로다”(여호수아 24:16)
라고 고백하였습니다. 여호수아는 그들에게 만일 백성들이 진실하게 하나님만 섬기겠다면 우상들을 다 치워버리고 오직 하나님께만 마음을 향하라고 권면한 후에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하는 백성들에게 언약을 맺습니다. 그 때의 언약식은 특별한 형식을 취하였는데, 여호수아가 선포한 말씀을 율법 책에다 기록하고 큰 돌을 세워 여호와의 성소 옆에 있는 상수리 나무 아래에 세웠습니다. 그리고 이르기를,
“이 돌이 우리에게 증거가 되리니 이는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하신 모든 말씀을 이 돌이 들었음이니라 그런즉 너희가 너희의 하나님을 부인하지 못하도록 이 돌이 증거가 되리라”
고 선포하였습니다. 여호수아는 그들이 말만 하고 마음을 담지 않은 언약을 맺을까 염려하여 그 자리에 커다란 돌을 증인으로 세워서 그 언약한 말을 반드시 지키라고 당부하였던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지극히 복스러운 언약식은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갔다가 돌아온 귀환자 모임에서도 체결된 바 있습니다. 학사 에스라가 바벨론에서 포로 된 자들을 이끌고 고토로 돌아와서 보니 백성들과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이 이방인들과 결혼하여 하나님 백성의 순결을 더럽힘으로 인하여 울며 통곡하며 금식하였을 때에 백성들 중에 지도자들 일부가 에스라의 회개에 동참함으로 마침내 전 귀환자 백성 전체가 이 순결 운동에 동참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방인 아내와 며느리를 내보내기로 작정하고 서약하고 명단을 작성하고 그 일을 실천하였습니다.
에스라에 이어서 총독 느헤미야가 와서도 동일한 영적 부흥이 일어났습니다. 느헤미야의 헌신으로 이곳 저곳 무너졌던 예루살렘 성벽을 완공한 후에 일곱째 달 초하루 나팔절에 온 백성이 모여 회개하며 금식한 후에 영적 부흥이 일어나서 율법 책을 낭독하고 모든 백성이 다 금식하면서 자기들의 죄를 자복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다시 한번 이방 여인들을 아내로 맞아 들여서 여호와의 성결을 더럽힌 것을 회개하고 안식일을 범한 것을 회개하고 안식년을 지킬 것을 결심하고 성전의 모든 헌물들과 십일조를 드릴 것을 작정하면서 하나님께서 이 모든 결심을 지킬 것을 고하였습니다. 그리고 견고한 언약을 세워 기록하고 방백들과 레위 사람들과 제사장들이 그 언약을 인봉하고 도장을 찍은 사람들의 명단도 다 기록하여 남겼습니다.
이것이 에스라 10장과 느헤미야 9장과 10장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이러한 거룩한 언약식을 거행함으로써 바벨론에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나마 혈통의 순수성을 지키고 모세의 율법에 대하여 지속적인 헌신을 행함으로 그 후 4백년 후에 오실 우리 구주 예수님을 맞을 길을 준비했던 것입니다. 하나님을 섬기겠다는 거룩한 언약을 세우고 그 언약을 기억하며 지키려고 몸부림친 그들이 곧 구약 시대의 참 신자들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언약을 세우고 지키려는 거룩한 운동이 신약 교회 시대에도 있었는데 그 중에 한 경우가 바로 저 17세기 영국 북부에 있었던 스코틀랜드의 언약도 운동이었습니다. 지금도 영국은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와 웨일즈와 북부 아일랜드의 4개 나라의 연맹 국가의 형식을 띠고 있습니다. 특별히 영국 북부에 위치한 스코틀랜드는 비록 남쪽 잉글랜드에 비하여 인구나 국토가 부족하지만 신앙의 열정과 순수함만큼은 훨씬 더 강한 나라였습니다. 이 스코틀랜드에는 존 낙스라는 종교 지도자가 일어나 캘빈의 종교개혁의 열정을 이어받아 철저한 개혁주의 신앙을 고수하는 장로교 신앙을 유지하였습니다. 이에 반하여 남쪽 잉글랜드는 국교회 곧 영국의 왕이 교회의 수장이 되는 전혀 다른 전통을 이어갔습니다. 그런데 정치적 변화가 일어나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국왕이 통일되고 천주교에 우호적인 왕들이 계속 일어나서 국교회 전통으로 교회를 통일하여 천주교 전통으로 돌아가려고 시도하였습니다.
그러므로 개혁교회 전통을 고수하던 스코틀랜드의 장로교 목사님들과 성도들은 거룩한 분노감에 사로잡혀 일어나 신앙의 자유를 지키기로 결단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영국 찰스 1세 때에 천주교로 돌아가게 하려고 잉글랜드와 영국, 웨일즈를 압박하자 스코틀랜드의 거룩한 주의 종들과 성도들은 1638년 2월 28일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시에 있는 그리프라이머 교회에서 ‘국가 언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는 하나님과 스코틀랜드 민족 공동체가 혼인 서약을 한 것과 같은 일이었습니다. 스코틀랜드 백성들은 하나님과 언약을 맺고 오직 하나님만 섬기고 모든 천주교식의 옛 관행과 교리들을 철저히 추방ㅎ가고 로마 교회로 되돌아가게 하려는 모든 요소들과 대항하며 교회의 모리 이신 그리스도의 왕권을 도전하는 모든 시도를 배격한다고 선언하였습니다.
그러한 선언에 서약한 사람들을 언약도라고 불렀습니다. 이렇게 순수하게 성경을 지키고 어떠한 타협과 위협 앞에서도 굴복하지 아니하며 교회를 향한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그리스도께 온전히 순종하겠다고 다짐하였는데, 이들을 스코틀랜드에서는 언약도라 하고, 잉글랜드에서는 청교도라고 불렀습니다. 그 때로부터 엄청난 핍박을 받아 수십년 동안 스코틀랜드에서 수천 명의 언약도가 순교와 고문과 재산 몰수와 감옥에 갇히는 일들을 당했습니다. 특히 1661년부터 1668년 동안에만 스코틀랜드에서만 18000명의 언약도가 순교하였고 잉글랜드에서는 8천 명이 순교하였고 수많은 사람들이 국외로 추방되었습니다. 그런 가혹한 핍박의 시대 속에서도 언약도들은 진리를 위하여 목숨을 걸었고 하나님께 헌신했고 교회의 순수함을 지켰으며, 복음을 위하여 온 삶을 불태웠던 것입니다. 그들은 하나님 앞에서 언약을 맺었고 그 언약을 지키기 위하여 삶을 내던졌던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진실한 신자들의 모습인 것입니다.
이처럼 앞서간 수많은 믿음의 선배들이 인생의 행로에서 하나님 앞에 거룩한 언약을 세우고 거룩한 다짐과 결심을 하였던 것을 우리가 살펴보았습니다. 세속화의 위험 앞에서, 신앙의 본질을 무너뜨리고자 덤벼드는 정치적 압박 앞에서, 그들은 자기의 개인의 믿음을 추스르며 새롭게 다짐하여 믿음의 외길을 고수하고자 결단하곤 했습니다. 야곱이 벧엘에서 언약을 세웠으며 여호수아와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세겜에서 돌 앞에서 언약을 새롭게 했으며, 요시야와 유다 백성들이 성전 뜰에서 그러한 언약을 세웠으며, 바벨론에서 돌아온 귀환자들이 에스라와 느헤미야 앞에서 명단을 작성하고 이방의 유혹을 떨쳐버리고 율법을 지키기로 결단하였습니다. 그리고 저 스코틀랜드의 언약도들과 잉글랜드의 청교도들이 그 하나님과 민족의 신성한 결혼 언약을 세우며 목숨을 내놓고 순결한 믿음을 지켰습니다.
그래서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이러한 거룩한 각오와 결심이 우리 심령에 필요한 때입니다. 주님을 향한 마음을 정하고 주님을 순결하고 열렬하고 사랑하며 진리를 다른 어떤 것과 바꾸지 않겠다는 결연한 각오를 가지고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할 때라 생각합니다.
주님께서 친히 이르시기를
“새 포도주를 낡은 가죽 부대에 넣지 아니하나니 그렇게 하면 부대가 터져 포도주도 쏟아지고 부대도 버리게 됨이라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둘이 다 보전되느니라”(마태복음 9:17)
고 하였습니다. 새해라는 새 술을 맞이하면서 우리는 새 마음, 새 각오와 새 결심의 가죽부대를 준비하여야 하겠습니다. 그리할 때에 성령님께서 우리의 삶에 찾아와서 새해에 새로운 일들을 마음껏 행하실 것입니다. 이 세속화의 탁류가 도도히 흐르는 시대 풍조 속에서 이 시대와 맞서 오직 주님만을 섬기며 진리를 따라 살겠다는 거룩한 언약도들을 본받아서 다시금 하나님을 뜨겁게 사랑하며 모든 계명들을 준수하며 내게 주어진 사명을 완수하며 경건의 온전한 진보를 이루어가겠다는 결심과 다짐을 합시다.
올해 마지막 날인 오늘과 함께 새해를 맞이하는 이 한 주 동안 하나님의 종들로서 새로운 각오와 결심을 세웁시다. 새해 한 해 동안 그리고 우리의 남은 생애 동안에 우리가 주님을 위하여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떠한 선한 일을 할 것인가를 깊이 사색하며 선한 뜻과 결심을 굳게 세우고 이를 실행하는 복된 성도님들이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