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0일(금)오후3시]
3D안경을 쓰고 보는 연극이라고 해서
가기전부터 기대되고 마음이 설레었다.
3D영화는 본적이 있지만 직접 사람이 나오는 연극은 한번도 본적이 없어서.
낮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관람객들이 많았고 입구에 걸린 포스터부터 범상치가 않았다.
극장안은 깔끔했고 대학로에 즐비한 소극장과는 달리 의자도 편안하고 아늑했다.
(단지 새 건물이라 그런지 페인트 냄새가 좀 났다)
연극을 보러 소극장을 꽤 많이 다녀봤지만, VIP룸과 커플룸이 있는 곳은 처음이었다.
생소하기도 하고 신선하기도 했다.
다음엔 남편과 커플룸에 들어가봐야겠단 생각을 하며 속으로 작은 웃음이 삼켜졌다.
첫 장면부터 핑크빛 조명에 비친 여배우의 가녀린 어깨가 반짝이며 숨죽여 보는 분위기로 변했다
3D안경은 배우의 상상등을 화면으로 보여줄때 쓰는 도구였고,
교수역을 하는 남자 주인공을 보니 적당히 벗어진 머리며, 전체적인 스타일에서 연륜이 묻어나는
교수역에 적합하단 생각이 들었는데, 중간중간 코믹하기도 하고 때론 진지하기도 하고
중반 이후로 갈수록 더더욱 공감대가 만들어지고 연극에 몰두하게 되었다.
리얼한 연기를 펼친 여배우의 전라신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많은 관객들 앞에서 그렇게 할 수 있는 용기에 감탄했고,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장면 하나 하나 놓치고 싶지않아 자세를 고쳐가며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며 봐야했다.
더군다나 앞에 앉은 어느 부부의 키가 너무 큰 관계로 머리가 높아 옆 틈새로 이리저리
눈길을 옮겨가며 보는것이 좀 불편했다.
중년이후의 부부들이 겪을만한 성에 관한 부분을 코믹성있게 터치한 연극이고
정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서로 노력하며 치유 해 나가야 하는 부분에 공감했고,
이런 연극이 동기 부여가 되어 치유될 수 있다면 그 어떤 치료보다 더 좋은 치료법이 아니겠는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라는 어느 책의 제목처럼 칭찬을 아끼지 않아야겠단 생각을 하며
마로니에 공원에 가득 핀 보랏빛의 라일락 향기를 가슴 가득 맡고 돌아온 하루여서 참으로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