次玄悟軸中韻(차현오축중운)
현오 스님의 詩軸 중에서 차운 함
사포(沙浦)이지천(李志賤)
物外知誰是(물외지수시) 세속을 떠났다고 누가 다 옳으며
人間問誰非(인간문수비) 세속인 이라고 누가 다 그르리오
姑先催進酒(고선최진주) 아무튼 우선 술 부터 내 오시오
然後合言詩(연후합언시) 그런 뒤에 함께 시로 말해보세
綠水應無羔(록수응무양) 녹수야 응당 아무탈 없을테고
靑山定不違(청산정불위) 청산이야 으레 어김이 없으니
疎簾宜早捲(소렴의조권) 성긴 주렴은 어서 일찍이 걷으라
雲細月如眉(운세월여미) 섬세한 구름 달이 눈썹 같으이.
※物外는 세상 물정을 벗어남 이라 出家人. 姑先은 아무튼,우선.
僧俗이 함께 어울려 山水雲月을 즐기며 對酌하는 風情이 한가롭고
僧이야 원래 名利를 떠났지만 俗人또한 이에 못지 않은 逍遙子가 아닌가?
성긴 珠簾 걷어 올리고 술잔을 기울이며 風月을 즐기는 두 분이 부럽다

物外知誰是 (물외지수시): 대자연의 시비가 있을 수 없으나
人間問孰非 (인간문숙비): 속세의 인간은 시비 속에 사니라.
姑先催進酒 (고선최진주): 시비를잊고 우선술을 마실지니
然後合言時 (연후합언시): 시흥이 나면 시를 이야기하게나.
綠水應無恙 (녹수응무양): 푸른 물은 그침 없이 흘러가고
靑山定不違 (청산정불위): 푸른 산도 영원히 푸르기만 하니라.
疎簾宜早捲 (소렴의조권): 발을 걷어올리고 멀리 바라보니
雲細月如眉 (운세월여미): 엷은 구름 사이로 조각달이 떠 있네
이지천
왕/년도 : 광해군(光海君) 11년
과거시험연도 : 1619 기미
시험명 : 정시(庭試)
등위 :
병과1(丙科1)
성명(姓名) : 이지천(李志賤)
자 : 탄금(彈琴)
호 : 사포(沙浦)
본관(本貫) :
여흥(驪興)
거주지(居住地) : 미상(未詳)
[이력 및 기타 사항]
소과 : 1612(임자) 진사시
전력(前歷) : 통훈(通訓)
관직(官職) : 우윤(右尹)
[가족사항]부(父) : 이상홍(李尙弘)
조부(祖父) :
이우인(李友仁)
증조부(曾祖父) : 이사필(李士弼)
외조부(外祖父) : 이산해(李山海)
처부(妻父) : 백수종(白守宗)
李志賤(1589~?)
조선 후기의 문신. 본관은 여주(驪州). 자는 탄금(彈琴),
호는 사포(沙浦). 상홍(尙弘)의 아들이다.
1619년(광해군 11) 정시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여 정언 등의 관직을 거쳤다.
1630년(인조 8)에 진주사(陳奏使)의 서장관으로 사행길에 올랐다가 병으로
도중에 돌아왔다.
당시는 명청교체기로서, 서장관을 모면하려는 풍조가 심하였기에 이로 인하여
사헌부의 탄핵을 받아 오랫동안 침체되었다.
효종 때에 단천군수로서 재직중 파직되었으나, 뒤에 재임시 수리에 힘써 산을 뚫어
물길을 열고 관개한 공을 인정받아 가선대부(종2품)의 품계를 받았다,
한성부우윤, 예조참판등으로 아경의 지위에 올랐으며 노경에 벼슬을 그만둔 뒤에는
시골집에서 조용히 책을 읽고 양성하였다.
필법이 뛰어났는데, 특히 초서에 능했다.
계룡산의 갑사사적비(甲寺事蹟碑)는 그가 찬한 것으로,
불교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참고문헌
광해군일기, 인조실록, 현종실록, 국조방목, 대동야승.
所眄娼壁題詩 기생애첩 벽에 쓴 시
沙浦 李志賤
碧窓殘月曉仍留
푸른 창에 기우는 달은 새벽까지 남았는데
曲渚輕蘭已覺秋
굽은 물가 하늘거리는 난초는 가을을 알리누나.
斜抱玉琴彈不得
고운 가야금 비껴 안고도 타지 못하는 것은
祗今離恨在心頭
마침 지금 이별의 한이 가슴에 있음이니.......
삼제시衫題詩 적삼에 쓴 시
사포沙浦 이지천李志賤
월라삼몌동생향越羅衫袂動生香
남쪽 비단 적삼에선 향기가 일고
뇨나섬요일국강嫋娜纖腰一掬强
하늘거리는 고운 허리는 두 줌이 안되누나
만입무산작신녀晩入巫山作神女
저물녘 무산에 신녀가 되더니
시수행우하고당時隨行雨下高唐
시간 따라 비가 되어 고당에 내리는고
◎ 沙浦李志賤 少而放佚 有所眄娼 一日 往訪 娼不在 獨其琴在耳 欲還而街鍾已動 獨坐悄然 遂以一絶題壁而歸 後十年 李客遊湖南 逆旅遇一女 色已衰 猶有餘姸 問李曰 公非姓某諱某耶 曰 然 女曰 公能記某年間所眄某娼否 吾乃娼之伴某也 每憶公題壁詩 不忘于懷 吾友今也則亡 妾亦老大 作巫漂落南土 追思舊遊 眞一夢也 仍泣下 李問曰 汝能誦吾詩否 女朗誦曰 碧窓殘月曉仍留 曲渚輕蘭已覺秋 斜抱玉琴彈不得 祗今離恨在心頭 女仍請曰 素知公詩名於世 願得一篇 卽脫衫而進之 李題贈一絶曰 越羅衫袂動生香 嫋娜纖腰一掬强 晩入巫山作神女 時隨行雨下高唐 <水村漫錄>
昔者 楚襄王與宋玉游於雲夢之臺 望高唐之觀 其上獨有雲氣…… 王問玉曰 此何氣也 玉對曰 所謂朝雲者也 王曰 何謂朝雲 玉曰 昔者 先王嘗高唐 怠而晝寢 夢見一婦人曰 妾巫山之女也 爲高唐之客 聞君游高唐 願薦枕 王因幸之 去而辭曰 妾在巫山之陽 高丘之岨 旦爲朝雲 暮爲行雨 朝朝暮暮 陽臺之下
송옥宋玉 <고당부서高唐賦序>
옛날 초양왕楚襄王이 송옥宋玉이란 시인과 함께 운몽雲夢의 대臺에서 노닐었는데 고당高唐을 바라보니 그 위에 구름 같은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양왕이 무슨 기운이냐고 물으니, 송옥은 이렇게 대답했다.
"저것은 이른바 조운朝雲이라는 것입니다. 선왕先王(초회왕楚懷王)께서 일찍이 고당高唐에 노닐면서 낮잠을 자다가 꿈을 꾸었는데 어떤 부인이 나타나 잠자리를 함께하면서 말하기를 '저는 무산巫山의 여자로 고당高堂의 나그네가 되었습니다. 임금께서 오신다는 말을 듣고 이렇게 왔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떠날 때에 말하기를, '저는 무산 양지쪽 높은 절벽에 살고 있는데, 아침저녁마다 양대 아래에서 아침에는 구름이 되고 저녁이면 비가 됩니다. '라고 하였습니다." - 조운모우朝雲暮雨 운우지정雲雨之情 무산지몽巫山之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