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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 떡
세시풍속이란 해마다 일정한 시기가 오면 습관적으로 반복하여 거행하는 의례적인 생활 행위이다. 이 세시음식은 대개 자연환경과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생활양식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농경의례라든가 민간신앙 또는 역사적 의의와 풍류, 귀신을 물리친다는 의미, 보양 및 계절적 생산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1) 정월 초하루
정월 초하루인 원단(元旦)에는 흰떡을 만들어 떡국을 끓여서 차례상에 올리고, 온 가족이 함께 한 그릇씩 먹으므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고 여겼으며, 찹쌀 · 차조 · 기장 · 찰수수 등 찰곡식으로 만든 인절미와 거피팥을 비롯하여 콩가루 · 검은깨 · 잣가루 등을 고물로 입혀 만든 찰떡을 즐겼다. 설날에 떡국을 끓이는 풍습은 최남선의 《조선상식》에 의하면 흰색의 음식으로 새해를 시작함으로써 천지 만물의 신생을 의미하는 종교적인 뜻이 담겨져 있다고 한다. 떡가래의 모양에도 각별한 의미가 있다. 시루에 찌는 떡을 길게 늘려 가래로 뽑는 것에는 재산이 쭉쭉 늘어나라는 축복의 의미가 담겨 있고, 가래떡을 둥글게 써는 이유는 태양과 같이 새해가 밝게 빛나며 무사안녕하기를 바라는 기원이 담겨 있다. 한편, 개성지방에서는 조롱박 모양의 조랭이 떡국(조롱떡국)을 끓여 먹었는데 몇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아이들이 설빔에 조롱박을 달고 다니면 액막이를 한다는 속설을 떡국에도 적용하여 액막이의 뜻으로 조랭이 떡국을 끓여 먹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고려 이전부터 장삿술에 능했던 개성사람들이 허리가 잘록한 조롱박 모양이 마치 엽전 꾸러미와 닮았기 때문에 곧 새해에도 집안에 재물이 넘쳐나길 기원하는 의미였다. 나머지 하나는 조롱떡을 만들 때 떡을 조롱박처럼 비틀어 만드는 과정을 마치 고려 말 고려의 신하가 이성계의 신하가 된 것을 빗대어 풍자하는 것으로 당대의 현실을 조롱떡에 담아 비꼬기도 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2) 정월 대보름
정월 대보름날[상원(上元)]에는 찹쌀을 쪄서 밤 · 대추 · 설탕을 섞고 참기름과 진간장을 쳐서 버무린 뒤 오랜 시간 쪄낸 약식을 절식으로 즐겼다. 즉 까마귀가 왕의 생명을 구해주어서 그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까마귀가 좋아하는 대추로 까마귀 귓털 색과 같은 약식을 만들어 먹었다는 이야기가 삼국유사의 사금갑조(射琴匣條)에 나타난다.
즉 신라시대 소지왕이 까마귀, 돼지, 쥐의 암시를 받아 대궐에서 간음을 한 중과 궁주(宮主)를 발견하고 처형한 일이 있는데 그 사실을 까마귀 등이 미리 알려주어 화를 면했다. 그래서 이 일이 있은 뒤로 경주 사람들은 해마다 정월 첫 번째 해일(亥日), 자일(子日), 오일(午日)이 되면 모든 일에 조심하고 함부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정월 보름을 까마귀가 죽은 날이라는 의미로 오기일(烏忌日)이라 하면서 이 날에 찰밥을 지어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3) 중화절(中和節)
음력 2월 초하룻날에는 '삭일송편[삭일송병(朔日松餅)]'이라 하여, 커다랗게 만든 송편을 쪄서 노비들에게 나이 수대로 나누어 줌으로써 농사일이 시작되는 절기에 노비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4) 삼짇날[중삼절(重三節)]
음력 3월 3일을 답청절(踏靑節)이라 부르기도 하였는데 들판에 나가 꽃놀이를 하고 새 풀을 밟으며 봄을 즐기기 때문이다. 이날은 평소에 집에서만 갇혀 살던 부녀자들이 산으로 번철을 들고 나가서 자유를 만끽하며 찹쌀가루 반죽에 진달래꽃잎을 얹어 번철에 지져 꿀을 발라먹는 진달래화전을 만들어 먹었다. 또 멥쌀가루를 방울 모양의 작은 모양으로 만들어 염주처럼 이어 만든 곱장떡이라고 불리어지는 떡도 만들어 먹었다.
5) 청명과 한식
이 즈음에는 연한 쑥을 넣어 만든 절편과 쑥을 넣어 찐 찰떡에 팥과 꿀을 소로 넣어 빚은 쑥단자가 봄의 대표적인 절식의 하나였다.
6) 석가탄신일
4월 초파일의 느티떡과 장미화전은 늦봄의 절식인데, 느티떡은 느티나무의 어린 순을 따서 쌀가루에 넣고 팥고물을 켜켜이 넣어 찐 시루떡으로 그 향과 색을 즐기며 먹었다. 장미화전은 두견화전처럼 찹쌀가루 반죽에 노란 장미꽃을 얹어 지진 것이다.
7) 단오(端午)
신윤복이 그린 <단옷날의 정경>
단오는 초오(初五)의 뜻으로 5월의 첫째 말[오(午)]의 날을 말한다. 음력으로 오월(五月)은 오월(午月)에 해당하므로 단오(端午)라고 부르는 것이다. 또한, 5월 5일인 단오날을 수릿날이라고 하는데 수리는 우리말의 수레를 의미한다. 이날은 수리취를 넣어 만든 절편을 즐겨 만들어 먹었는데, 즉 수리취라는 풀을 뜯어 섞어 쪄서 몸이 곱도록 쳐 동글납작하게 빚어서 수레바퀴 문양의 떡살로 찍어 참기름을 발라 낸다. 떡살의 문양이 수레바퀴 모양이어서 차륜병(車輪餅)이라고도 하였으며 수레바퀴처럼 인생이 술술 잘 돌아가기를 뜻하며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 이외에도 전염병을 물리치기 위한 민간요법으로 쑥, 창포, 음향 등을 사용하여 음료나 음식을 만들고 부적을 만들었으며, 복숭아나 살구 등 과일즙으로 반죽하여 찹쌀 경단을 만들어 삶아서 잣가루를 입힌 도행병(桃杏餠)을 만들어 먹었다.
8) 유월 유두절(流頭節)
유월 보름에 밀가루를 반죽하여 콩이나 깨에 꿀을 섞은 소를 싸서 찐 상화병이나 밀전병을 만들어 먹었고 더위를 잊기 위해 음료로 꿀물에 둥글게 빚은 흰떡을 넣은 떡수단을 해 먹었다.
9) 칠석과 삼복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7월 7일의 칠석날에는 흰 쌀로만 만든 백설기가 여름 떡 중 으뜸인데, 어린이용 간식과 비상식량으로 애용되었다. 삼복날에는 쌀가루에 술을 넣어 반죽하여 알맞게 발효시켜 찐 증편을 만들어 먹었다. 이는 쉽게 상하지 않고 맛이 새콤하여 더운 여름날에 입맛을 돋우는 떡이다. 또한 이때 주악도 만들어 먹었는데 이 떡은 찹쌀을 익반죽하여 소를 넣고 빚어 기름에 지진 떡이므로 증편과 마찬가지로 쉽게 상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10) 한가위와 중양절
팔월 보름인 추석이 되면 전라도와 경상도의 평야지역 사람들만 겨우 햅쌀을 수확할 수 있었을 뿐 이북 사람들은 햅쌀 구경을 못했다. 따라서 추석은 남부지역 사람들에게 중요한 명절이었다. 안동과 같이 평야가 넓지 않은 곳의 사람들은 추석 때 햅쌀이 나오지 않아 차례를 모시지 않고 태음력 9월 9일인 중양절에 비로소 차례를 모시기도 했으며 특히 올 벼를 찧어 만든 오려송편을 차례상에 올렸다. '양수(陽數)가 겹친다'하여 명절로 삼았던 음력 9월 9일의 중양절(重陽節)에는 찹쌀가루에 국화꽃잎을 따서 참기름에 지진 국화전을 만들어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였다.
11) 10월 상달
시월상달이란 말은 시월이 일년 중에서 가장 으뜸가는 달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10월 상달의 마지막 날에는 집집마다 시루떡을 만들어 고사를 지내는데, 이때의 떡을 찰떡, 메떡, 수수떡에 콩, 호박오가리, 곶감, 대추 등을 넣거나 무시루떡을 쪄서 가신(家神)이나 마을의 안녕을 비는 고사를 지냈다. 고사떡은 팥시루떡으로 만드는데 팥을 사용하는 이유는 붉은색이 악귀를 쫓는다는 속설을 따르는 것이다. 이때 떡을 시루째로 대문이나 장독대나 마루에 놓고 수복안녕을 빌고 동네 친지들과 골고루 나누어 먹었다.
12) 동지(冬至)
동짓[동지(冬至)]달 동짓날은 낮의 길이가 가장 짧고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날이다. 이날은 찹쌀가루로 경단을 만들고 팥죽을 끓여 벽에 뿌리며 먹었는데, 이는 붉은색이 귀신을 쫓는 벽사진경의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13) 납일(蠟日)
납향(蠟享)하는 날이 들어 있다고 하여 납일(蠟日)이라 한다. 납일이란 동지 뒤에 셋째 미일(未日)인데 사람이 살아가는데 도움을 준 천지만물의 신령에게 음덕을 갚는 의미로 제사를 지내는 날이다. 납일에 내린 눈[설(雪)]물을 약물이라 하여 약용으로 쓰거나 음식이 상하지 않는다고 하여 이 물에 적셔 두는 풍습도 있었다. 이때는 멥쌀가루를 시루에 쪄 한참 쳐서 팥소를 넣고 골무모양으로 빚은 골무떡을 먹는다.
치는 떡
치는 떡은 곡물을 탈각해서 곡립 상태나 가루 상태로 만들어서 시루에 찐 다음, 절구나 안반 등에 놓고 친 것으로 인절미류, 절편류, 단자류, 가래떡류, 개피떡류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치는 떡은 주재료에 따라 찹쌀도병과 멥쌀도병으로 구분하는데 찹쌀도병의 대표적인 떡으로는 인절미류를 들 수 있다. 표면에 묻히는 고물의 종류에 따라 이를 콩인절미, 팥인절미, 깨인절미 등으로 부른다. 또한 찐 찹쌀을 안반에 놓고 칠 때 섞는 부재료에 따라 쑥인절미, 수리취인절미 등으로 불리어진다.
단자류는 찹쌀가루에 물을 주어 찌거나, 익반죽을 하여 반대기를 만들어 끓는 물에 삶거나, 쪄서 꽈리가 일도록 친 후 적당한 크기로 빚거나 썰어서 고물을 묻힌 떡이다. 떡에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석이단자 · 쑥단자 · 각색단자 · 도행단자 · 유자단자 · 토란단자 · 밤단자 · 건시단자 등으로 불린다.
인절미는 충분히 불린 찹쌀을 밥처럼 쪄서 안반이나 절구에 담고 떡메로 쳐서 모양을 만든 뒤 고물을 묻힌 떡이다. 인절미는 이두(吏讀)로 인절병(印切餠), 인절병(引切餠), 인절미(引截米) 등으로 불리어 지는데, 잡아 당겨 자르는 떡이라는 의미에서 생긴 이름이다. <증보산림경제>, <임원십육지>, <성호사설>에서는 콩고물을 묻힌 인절미가 기록되어 있으며 <주례(周禮)>에는 인절미를 떡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하였다.
연안인절미는 충분히 불린 찹쌀을 찰밥처럼 쪄서 안반이나 절구에 담고, 떡메나 공이로 쳐서 두껍고 큼직하게 모양을 만든 뒤 각색 고물을 묻힌 떡이다. 별칭을 '혼인인절미'라고 하는 만큼 혼인 때 많이 만들어 먹는다는 데서 유래된 이름의 떡이다. 특히 연안(延安)지방에서 생산되는 기름지고 차진 찹쌀로 만든 인절미는 차지면서도 쫄깃한 맛의 독특한 풍미로 인절미 중 으뜸으로 여긴다. 우리 풍속에 혼례 때 인절미를 상에 놓는 것이나, 사돈댁에 인절미를 이바지로 보내는 풍습은, 찰기가 강한 찹쌀처럼 부부의 정과 시댁 식구와의 사이가 끈끈하게 잘 유지되길 기원하는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
꽃인절미는 보통 인절미와 같은 방법으로 만드는데, 고물을 색색의 카스텔라를 이용하여 묻히고 대추나 파슬리로 예쁘게 수놓아 현대인의 취향에 맞게 만든 떡이다. <증보산림경제, 1766>에 인절병제법이 처음으로 자세히 나오는데 “찹쌀을 뜨거운 물에 담가 4∼5일 후 시루에 찐 다음 절구에 찧어 한자 정도로 썰어 콩가루를 입혀 굳으면 칼로 썰어서 꿀을 발라 먹었다”고 기록된 이래로 <우리나라 음식 만드는 법, 1958>에서는 콩고물인절미, 팥인절미, 깨인절미, 쑥인절미, 대추인절미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모듬 색절편은 오미자 · 쑥 · 포도 · 치자 · 코코아 · 딸기 등의 여러 가지 천연색으로 물들인 떡 덩이를 이용하여 꽃, 새, 사탕, 나뭇잎, 용, 옥춘당 모양을 내기도 하고 다양한 무늬의 떡살로 찍어 만들기도 하는데, 화려하고도 매력적인 떡이다.
<요록, 1680>에 “송기절편은 솔나무 생순 껍질을 벗겨 겉껍질을 긁어 버리고 물을 많이 붓고 푹 삶아 물에 빨아 여러 날 우려 건져 나른하게 찧어 떡되어 오르거든 얹어 푹 쪄서 절편을 만들고 팥소를 넣어 개피떡하여 기름 발라 쓰면 질기고 맛이 각별하다”라고 하였다.
모시잎절편은 멥쌀가루 찐 것에 삶은 모시잎을 함께 넣어 절구에 차지도록 찧어서 다양한 모양의 떡살이나 모양틀로 눌러서 만든다. 유달리 진한 녹색과 함께 쫄깃한 질감이 돋보이는 모시잎절편은 경상도와 전라도 지방에서만 많이 해먹는 독특한 떡이다. 또 다른 방법은 쌀과 삶은 모시잎을 함께 빻아 한참 반죽하여 틀에 찍어 찜통에 쪄내면 모양도 아름답고 훨씬 손쉽게 만들 수 있다.
용떡은 멥쌀가루를 익반죽하여 쪄서 굵직하고 길게 비빈 가래떡 모양으로 만든 후 다시 용틀임 형상으로 빚어 큰그릇에 서리게 담은 떡으로 풍어제를 지낼 때나 지방에 따라 혼례 때 쓰기도 한다. 혼례식 때 쓴 용떡은 혼례 다음 날 떡국을 끓이거나 죽을 쑤어서 신랑에게 먹이는 풍습이 있다. 달떡은 절편에 속하는데, 절편은 지방마다 크기나 모양, 종류가 다른데 제주도는 쌀이 귀해 평소에는 메밀로 만든 떡이 많으며, 쌀로 만드는 떡은 명절, 제사 때만 써 왔다. 대개 달떡은 혼인이나 회갑잔치 때의 큰상에 괴는 떡으로 많이 쓰이는데, 그 빛깔이 달처럼 희고 밝을 뿐만 아니라 둥글고 소박하여 평안함과 부드러움을 느끼게 해 준다.
석이단자와 유자단자는 석이버섯가루와 다진 유자청건지를 찹쌀가루에 각각 섞어 찜통에 쪄낸 후 꽈리가 일도록 쳐서 한입 크기로 썰어 잣고물을 묻힌 떡이다. 인절미보다 크기가 작으며 원래는 단독으로 쓰이는 것이 아니라 각색편의 웃기로 쓰였다. 석이단자의 그윽한 색과 잣의 고소한 맛이 잘 어울리며, 유자단자의 향긋한 유자향이 씹을 때마다 배어 나오는 아주 귀한 떡이다. 석이단자는 <군학회등(軍學會騰), 1800년대 중엽>에 처음 나타나고 <음식방문(飮食方文)>을 비롯하여 <조선요리법(朝鮮料理法)> 등 여러 문헌에 소개되고 있다.
호박단자와 감단자는 찹쌀가루에 찐 단호박과 연시를 각각 섞어 찜통에 쪄낸 후 꽈리가 일도록 쳐서 한 입크기로 썰어 밤채, 대추채, 석이채의 고물을 묻힌 떡으로 화려한 색상과 잘 굳지 않는 특성이 있어 잔칫상에 많이 쓰인다. 호박은 임진왜란 이후 선조 때 중국에서 우리나라에 들어왔는데, 승려가 먹는 채소라는 뜻의 '승소(僧蔬)'라고 불려지다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호박과 감 모두 저장성이 좋기 때문에 겨우내 두고 먹을 수 있으며 이를 음식에 이용함으로써 겨울철에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A의 섭취를 가능하게 하여 겨울철 감기, 기침, 호흡기 질환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준다.
대추단자와 은행단자는 찹쌀가루에 다진 대추와 간 은행을 각각 섞어 찜통에 쪄낸 후 꽈리가 일도록 쳐서 한입 크기로 썰어 대추단자는 밤채, 대추채, 석이채고물을, 은행단자는 잣가루고물을 각각 묻혀 내는 것으로 대추단자의 진한 향과 은행단자의 깊은 맛은 가히 일품이라 할 수 있다. 은행단자는 궁중떡으로 <조선요리, 1940>에, 대추단자는 <음식법, 1854>의 ‘대조편’에 처음으로 소개되고 있다. 단자는 찹쌀가루에 섞는 재료에 따라 쑥구리단자, 은행단자, 석이단자, 밤단자, 대추단자, 승검초단자, 유자단자, 꿀단자, 팥단자, 토란단자, 건시단자, 마단자, 국엽단자, 복숭아단자, 율무단자, 귤병단자, 꿀단자 등의 이름으로 불린다. 집안의 행사나 계절마다 그 종류가 달라지는 단자는 1년 내내 즐겨 먹는 고급떡이다.
여주산병(驪州散餠)은 멥쌀가루를 쪄서 안반에 친 다음 밀대로 얇게 밀어서 팥소를 넣고 덮은 후 큰 보시기와 작은 보시기로 개피떡처럼 각각 찍어 낸 다음, 큰 떡 안에 작은 떡을 붙여 넣고, 네 끝을 모두 붙인 특이한 떡이다. 예로부터 경기도 여주지방은 비옥하고 넓은 곡창지대에 좋은 기후, 맑은 물 덕분으로 품질 좋은 쌀이 생산되었다. 따라서 여주지방에서는 특미를 이용하여 화려하고 맛있는 여러 가지 떡들을 만들어 즐겨 왔는데 큰 잔치 때면 반드시 이 산병을 만들어 편의 웃기로 올렸다고 한다. 산병은 본래 조선시대 성균관에서 개피떡보다 작은 황 · 청 · 홍의 삼색떡을 만들어 셋씩 붙여 떡 위에 웃기로 많이 만들어 왔던 것으로 <성호사설, 1763>에 그 만드는 법이 소개되어 있다.
오쟁이떡은 찹쌀가루를 쪄서 안반에 놓고 쳐 인절미를 만든 뒤 붉은팥소를 넣고 작은 고구마 크기로 빚어 콩고물을 묻힌 것으로 서민들의 식사대용으로도 손색이 없는 소박한 떡이다. 또한 겨울철 배가 출출할 때 석쇠에 구워 먹으면 그 맛 또한 잊을 수 없을 만큼 일품이다. 팥소 대신 녹두소를 넣고 만들어 콩고물을 묻히면 개성지방에서 많이 만들어 먹는 배피떡이 된다.
가래떡은 멥쌀가루를 쪄서 안반에 놓고 매우 쳐서 둥글고 길게 늘여 만든 것으로 모양이 길다고 하여 가래떡이라 부른다. <동국세시기, 1846>에 “백탕(白湯) 또는 병탕(餠湯)이란 음식을 설날 아침에 반드시 먹었으며 손님이 오면 이것을 대접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지금은 대부분의 가정에서 어슷하게 썬 시판용 떡국을 끓여 먹으나 예전에는 한 해의 무사안녕을 기원하여 태양처럼 가래떡을 동그랗게 썰어 만든 태양떡국을 먹었다. 개성지방에서는 고려 이전부터 허리가 잘록한 조롱박 모양의 조랭이떡국을 새해 아침에 먹었는데, 그 이유는 그것이 마치 엽전 꾸러미와 닮았기 때문으로 장삿술에 능했던 개성사람들이 새해에도 집안에 재물이 넘쳐나길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지지는 떡
지지는 떡은 찹쌀가루를 익반죽하여 모양을 만들어 기름에 지진 떡으로 화전류 · 주악류 · 부꾸미류 · 산승류 · 전병류 등이 있다.
화전(花煎)류는 봄에는 진달래전(두견화전) · 배꽃전, 초여름에는 장미꽃전, 가을에는 국화꽃전 · 맨드라미꽃전 등이 있다. 주악류는 찹쌀을 익반죽하여 깨, 곶감, 유자청건지 등으로 만든 소를 넣고, 조약돌 모양처럼 빚어 기름에 튀긴 떡으로, 승검초주악 · 은행주악 · 대추주악 · 석이주악 등이 있다. 부꾸미류는 찹쌀· 차전병 등을 물에 불렸다가 갈아서 익반죽하여 빚어 지진 뒤, 소를 넣고 반달처럼 접은 떡으로 찹쌀부꾸미 · 찰수수부꾸미 · 결명자부꾸미 등이 있다.
산승류는 찹쌀가루에 꿀을 넣고 익반죽한 뒤 세 뿔 모양으로 빚어 기름에 지진 떡으로 《음식디미방》, 《시의전서》 등에 그 만드는 법이 기록되어 있으며 주로 웃기떡으로 쓰인다. 전병류는 꽃전, 주악류, 부꾸미, 산승류 이외에도 기름에 지지는 떡을 총칭하는데 토란병, 서여향병, 메밀총떡, 빙떡, 섭산삼병, 빙자병 등이 있으며 《도문대작》에서는 자병(煮餠)으로 기록되어 있다.
오색주악은 기름에 지지는 떡의 하나로 궁중에서는 '조악(造岳)', 반가와 민가에서는 '주악'이라 불렀다. 주악은 <수문사설, 1740>에 조악전(造惡煎)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기록되었으며, <규합총서, 1815>, <임원십육지, 1827>에 만드는 법이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한편 <아언각비>에서는 “조악은 각첨의 가짜라 하여 조각(造角)이라 하며 각(角)의 음이 악(岳)이 되어 조악(造岳)이 되었고 지금의 주악이 되었다”고 되어 있다. 찹쌀가루에 대추, 깨, 유자 다진 것을 소로 넣고 반죽하여 작은 송편 모양으로 빚어 기름에 튀겨 내어 꿀에 집청한다. 모양은 물론 앙증맞은 색과 뛰어난 맛 때문에 주로 편의 웃기로 사용된다.
삼색산승은 찹쌀가루에 꿀을 넣고 익반죽하여 세 뿔 모양으로 둥글게 빚어 기름에 지져 낸 후 잣가루와 계핏가루를 뿌려 만든 독특한 형태의 전병으로 <음식방문>, <시의전서>, <조선요리법> 등에 만드는 법이 기록되어 있다. 특이한 모양과 부드러운 맛 때문에 작게 만들어 잔치 때 주로 편의 웃기떡으로 사용되었으나 현대로 내려오면서 거의 만들지 않고 있다.
섭산삼병은 껍질을 벗긴 더덕을 방망이로 자근자근 두드려 넓게 펴서 소금물에 쓴맛을 뺀 후, 찹쌀가루를 고루 묻혀 기름에 튀긴 일종의 후식류이다. 더덕의 쌉싸름한 맛과 향긋함이 어울려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하다. 뿐만 아니라 더덕은 진해거담 작용 및 강장 효능이 있기 때문에 현대인들의 건강 기능성 식품으로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더덕전병은 섭산산병의 요즘말이지만, <음식디미방, 1670>, <수문사설, 1740>, <임원십육지, 1827> 등의 옛 문헌에는 삼병, 섭산삼병, 사삼병, 각색산삼, 산삼병, 감태산삼, 연산삼, 산삼 등으로 기록되어 있다.
곤떡은 찹쌀가루를 반죽하여 둥글게 빚어 지초를 추출해 낸 붉은 기름으로 지져낸 충청도지방의 특색 있는 떡이다. 색과 모양이 특히 곱다 하여 처음에는 고운떡으로 불리다가 차차 곤떡으로 불리게 되었다. 붉고 화려한 색상으로 인해 잔칫상의 편(片)의 웃기로 주로 쓰인다. 지초는 산야에 자생하는 지치과의 다년생 풀로 잎과 줄기는 자지(紫芝), 자초(紫草), 지초(芝草)라는 여러 이름으로 불리며, 그 뿌리인 자근에는 자색 색소가 외피 주위에 형성되어 강한 자색을 띠고 있는데, 곤떡이나 약식의 착색제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염료로도 이용된다. 자근으로 물들인 옷은 피부에 닿으면 창독(瘡毒)이 제거되고, 종물(腫物)이 생기지 않는다고 하여 예부터 왕복(王服)이나 높은 신분의 사람이 입는 등 권위를 상징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개성주악은 찹쌀가루와 밀가루에 막걸리로 되직하게 반죽하여 빚어서 기름에 지져낸 떡으로 주로 개성지방에서 많이 해 먹는다고 하여 개성주악이라 불린다. 개성지방에서는 약과, 모약과, 우메기 등과 함께 귀한 손님이 왔을 때나 폐백, 이바지 음식 등에 많이 만들었다고 한다.
찰부꾸미와 수수부꾸미는 찹쌀가루와 찰수수가루를 뜨거운 물로 익반죽하여 동글 납작하게 빚어 여러 가지 소를 넣어 반달 모양으로 접어 기름에 지진 떡이다. 부꾸미는 화전이나 주악처럼 기름에 지지는 떡의 일종이나 소를 넣고 반으로 접어 다시 지지는 것이 다르며 떡의 재료로는 찹쌀, 찰수수 등 차진 곡물로 만들고 소를 넣고 반으로 접었을 때 끝이 착 달라 붙고 떨어지지 않도록 꼭꼭 눌러 지진다. 부꾸미의 크기와 모양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떡에 넣는 소로는 대개 녹두고물 이외에도 견과류나 팥고물을 사용하며 그 쫄깃한 맛과 예쁜 모양으로 보기만 해도 마음이 환해지는 떡이다.
결명자찹쌀부꾸미는 찹쌀가루에 결명자가루를 섞어 익반죽한 다음, 소를 넣지 않고 동글납작하게 기름에 지져 낸 맛과 색상이 독특한 떡이다. 부꾸미는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1943》에 처음으로 '북꾀미'라 기록되어 있는데, 형태와 모양의 대소, 재료에 따라 각기 다르게 불리며 결명자찹쌀부꾸미 역시 결명자와 찹쌀을 주재료로 사용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부재료인 결명자(決明子)는 장기 복용하면 강장 효과뿐만 아니라 눈이 밝아진다고 하여 예부터 음료로도 많이 애용해 오던 약이성 재료이다.
웃지지란 찹쌀가루를 익반죽하여 가운데에 소를 넣어 반으로 접어 눌러 붙이고 고명을 얹어 기름에 지져낸 것으로 그 모양과 색이 화려하고 고우므로 주로 편의 웃기떡으로 많이 쓰인다. 또한 혼례 때나 사돈댁에 이바지 음식으로 보내기도 하는데, 이러한 풍속은 특히 집안 여인네들의 입막음용으로 시댁식구들과 친척과의 관계가 원만하게 잘 유지되길 기원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우찌지, 우찍이라고도 불리며 우찍은 별[성진(星辰)]을 나타낸다고 한다.
토란병(土卵餠)은 삶아 으깨어 체에 내린 토란을 찹쌀가루와 섞어 잘 치대어서 화전 빚듯이 도톰하게 빚어 기름에 지져낸 것으로 싸한 토란의 맛과 쫄깃한 찹쌀의 질감이 어우러진 독특한 떡이다. 토란은 우자(芋子) · 토련(土蓮) · 토지(土芝)라고도 하는데 소화를 돕고 위와 장의 운동을 원활하게 해 주며 변비를 치료 · 예방해 주는 알칼리성 식품이다. <수문사설, 1740>, <규합총서, 1815>, <역주방문, 1800년대 중엽>, <조선요리제법>, <간편조선요리제법>, <우리나라 음식 만드는 법> 등에 토란병 만드는 법이 기록되어 있다.
빙자병은 녹두를 갈아 번철에 한 국자씩 떠 놓은 다음 팥소나 밤소를 얹고, 그 위에 다시 녹두 간 것을 살짝 덮어 대추로 장식하여 지진 것으로 조선시대 중엽부터 만들기 시작한 떡이다. 문헌상 최초로 <음식디미방, 1670무렵>에 '빈쟈법'으로 기록된 이래 「규합총서」에 '병자'(餠子), 「요록」에 '수자' ,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 '빈대떡'으로 나타나 있다. 그 후 가난한 선비를 위한 적선용으로 먹음직스러운 양의 독립된 요리인 빈자(賓煮)떡으로 불리기도 했으나 후대로 내려오면서 떡의 개성보다는 찬물(饌物)에 가까운 지짐으로 변천하여 제삿상과 교잣상에 기름에 지진 고기를 고배(高排)로 괼 때 밑받침용으로 쓰이고 있다.
서여향병(薯蕷香餠)은 마[산약(山藥)]를 썰어 쪄낸 다음 꿀에 담갔다가 찹쌀가루를 묻혀서 기름에 지져내어 잣가루를 입힌 것으로 바삭하면서도 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빙허각 이씨의 저서인 <규합총서(閨閤叢書), 1815>에 처음으로 '서여향병'이란 떡이름과 그 제법이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이 떡은 조선시대 후기에 만들어 먹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주방문(酒放文), 1800년대 중엽>, <역주방문(歷酒方文)> 등에는 서여향병이 산약병(山藥餠)으로 기록되어 있다. 마는 기운을 보(補)하고, 살을 찌게 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며, 기억력을 좋게 하는 알칼리성 식품으로서 생식해도 소화흡수가 잘되는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놋티떡은 찹쌀가루를 익반죽한 뒤 엿기름을 넣고 삭혀서 번철에 지져낸 것으로 평안도 지방의 유명한 향토떡으로 <요리전서, 1968>와 <전통향토음식조사연구보고서, 1970년대>에 떡이름과 만드는 법이 소개되어 있다. 평양지방에서는 놋티떡을 만들어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에게 선물로 보내기도 하고 유학간 자녀들에게 보낼 정도로 귀한 떡이었다고 한다. 저장성이 좋아서 몇 달이 지나도 상하거나 굳지 않아 추석 때 만들어 두었다가 이듬해 한식성묘 때나 가족들의 간식으로 자주 이용하였다고 한다.
빙떡은 메밀가루를 묽게 반죽하여 기름을 두른 번철에 얇게 펴놓고, 가운데에 채 썰어 삶아 양념한 무를 소로 넣고 말아서 지져낸 떡으로, 제주지방에서는 관혼상제에 빼놓지 않고 올렸으며, 떡을 만드는 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돌돌 말아서 만든다고 해서 '빙떡' 또는 멍석처럼 말아 감는다고 해서 '멍석떡'이라고 하는데, 이밖에도 전기떡 · 쟁기떡 · 연빙 등 여러 다른 이름으로 불리어 진다. 한편, 메밀총떡은 메밀가루를 묽게 반죽하여 번철에 지지다가 소를 넣고 말아 익힌 부침개의 일종으로 강원도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이다. 소는 김치에 볶은 돼지고기나 오징어를 섞어 만들기도 하는데 떡이라기 보다는 찬물에 가깝게 여겨지며 맛이나 모양 또한 소박하여 친근감을 갖게 하는 음식이다.
계강과란 계피와 생강을 넣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찹쌀가루와 메밀가루를 반죽하여 생강 모양으로 빚어 찐 다음 기름에 지져 잣가루로 묻힌 것이다. 계피와 생강은 매콤하며 싸한 향, 쫄깃한 맛, 쌀가루의 부드러움과 고소함이 어우러져 과자에 가까운 환상적인 떡인 계강과를 만들어 낸다.
국화전은 주로 음력 9월 9일인 중양절(重陽節)에, 장미화전은 늦은 봄날이나 초여름에 찹쌀가루를 익반죽 하여 동글납작하게 모양을 만들어 노란국화꽃잎과 장미꽃잎을 붙여 번철에 기름을 두르고 지져내어 설탕시럽이나 꿀을 발라먹는 음식이다. 그윽한 향기와 자태의 아름다움으로 대개 단독으로 쓰이지 않고 편의 웃기로 많이 쓰인다. 화전은 <도문대작(屠門大嚼), 1601>에서 '전화법', '유전병'으로 처음 기록된 이래 <음식디미방, 1670>, <주방문>, <증보산림경제, 1766>, <동국세시기, 1849>, <경도잡지>, <궁중음식연회고> 등의 고조리서에 나타나 있다. 화전은 그 계절에 피는 꽃을 이용하여 진달래화전, 맨드라미화전, 배꽃전, 복숭아꽃전, 백합꽃전, 석류화전, 옥잠화전, 감국잎화전 등을 만들며 계절에 상관없이 대추, 밤, 잣, 석이, 버섯채를 고명으로 얹어서 지져내기도 한다.
삶는 떡
삶는 떡은 경단류를 말하며 찹쌀을 반죽하여 빚고 더러는 구멍떡으로 만들어서 끓는 물에 삶아 건져서 고물을 묻힌 것으로 가장 손쉽게 만들 수 있다. 경단류는 문헌인 《요록(要綠), 1680년경》에 '경단병'이란 이름으로 처음 기록되어 있는데, "찹쌀가루로 떡을 만들어 삶이 익힌 뒤 꿀물에 담갔다가 꺼내어 그릇에 담아 다시 그 위에 꿀을 더한다."고 하였다. 이렇게 시작된 경단은 《음식방문(飮食方文), 1800년대 중엽》과 《시의전서, 1800년대 말엽》 등에도 나타나 있는데, 고물을 묻히는 방법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기본적인 방법은 거의 같다.
오색경단은 찹쌀가루를 익반죽하여 동그랗게 빚어서 끓는 물에 익혀 여러 가지 고물을 묻힌 것으로 삶는 떡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다. 찹쌀경단은 <요록(要錄), 1680>에 '경단병'으로 처음 기록된 이래 <증보산림경제, 1766>, <음식방문>, <시의전서>, <간편조선요리제법, 1934>, <조선요리법, 1938>,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1943> 등의 고조리서에 만드는 법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경단의 고물은 콩고물, 팥고물, 깨고물, 파랫가루고물, 팥앙금가루고물, 녹두고물, 대추고물 등을 쓰고 고물의 종류에 따라 콩가루경단, 밤경단, 파래경단, 녹두경단, 대추경단, 계피경단, 실백경단 등으로 구별되며, 돌상이나 의례상에 자주 올리는 떡이다.
감자경단은 감자를 쪄서 으깨어 동그랗게 빚어서 콩고물이나 흑임자고물에 굴린 것으로 강원도 지방에서 많이 해먹는 것으로 찹쌀경단보다 훨씬 부드럽고 입안에서 녹는 듯한 떡이다. 감자경단은 이러한 방법 외에도 감자를 갈아 건더기는 물기를 짜고 그 물로 앙금을 가라앉힌 후 이 앙금과 건더기를 섞어 반죽하여 경단을 빚은 다음 끓는 물에 삶아 고물을 묻히기도 한다. 찐 감자를 으깨어 만든 것은 삶아서 빚은 감자경단보다 훨씬 쫄깃하며 색다른 맛이 난다.
꿀물경단은 찹쌀가루와 멥쌀가루를 익반죽하여 둥글게 빚은 다음 끓는 물에 삶아 건져 꿀물에 담근 것으로 황해도 지방의 향토음식이다. 떡을 만들 때에 찹쌀만을 이용하면 차지고 쫄깃한 맛은 있지만 늘어지는 단점이 있으므로 멥쌀가루를 섞어서 빚으면 떡이 늘어지는 것을 보완할 수 있고 동그란 모양도 잘 살릴 수 있다. 색을 물들임에 있어 오미자 · 맨드라미꽃 · 쑥 · 치자 등의 천연색소를 이용하는데 이는 떡의 색이나 맛뿐만 아니라 각각의 약리적 작용과 효능이 있어 떡을 먹는 즐거움과 함께 건강을 도모할 수 있어 더욱 좋다.
닭알떡은 찹쌀과 멥쌀을 섞어서 가루로 만든 다음 익반죽하여 한가운데에 거피팥소를 넣고 둥글고 갸름하게 빚어 끓는 물에 삶아 건져서 다시 녹두고물을 입혀 만든 것으로 떡의 모양이 달걀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황해도 지방의 토속성이 짙게 배어 있는 것으로 모양이 사치스럽지 않고 수더분하고 구수한 맛으로 집안에 잔치가 있거나 명절에 시식으로 먹는 떡이라기 보다는 추수가 끝난 겨울의 농한기나 여름철 우기 때 한가함을 즐길 수 있는 소박한 떡이다.
오메기떡은 차조가루를 둥글게 빚어 도넛처럼 가운데 구멍을 내고 삶아서 콩가루나 팥고물에 굴린 것으로 제주도 지방에서는 오메기술을 만들 때, 콩개역(콩고물)을 묻히지 않고 밑떡으로 쓴다. 예로부터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 중요한 곡물로 재배되어 온 조는 그 입질에 따라 차조와 메조가 있으며, 소화 흡수율이 맥류 보다 좋고 비타민 B1, B2가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무엇보다 저장성이 좋아 장기 보존하더라도 맛이 변하지 않고 충해도 적다. 한방에서는 조길금이라 하여 싹 틔운 조를 말려서 쓰는데, 신장을 보(補)하고 소화장애와 체하고 입맛이 없을 때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잣구리는 찹쌀가루를 익반죽하여 밤소를 넣고 누에고치 모양으로 빚은 것을 끓는 물에 삶아서 잣가루를 묻힌 매우 고급스러운 떡으로 쫄깃하면서도 입안에서 녹는 부드럽고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잣구리의 소는 밤 대신 깨를 찧어 꿀에 갠 것을 사용해도 좋으며, 고물로 잣가루 대신 거피하여 볶은 실깨고물을 묻히기도 하는데 이렇게 만든 떡은 '깨구리'라고도 한다.
찰수수팥경단은 찰수수가루를 익반죽하여 둥글게 빚어서 끓는 물에 삶아 붉은팥고물을 묻힌 것으로 찰수수와 팥의 붉은색이 액운을 피한다 하여 어린아이가 10세가 되기까지의 생일에는 반드시 만들어 주던 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