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가 지나니 왠지 가을 분위기가 나는 날씨입니다.
얼마전 방송국에서 작가님이 망우헌 취재 전 몇가지 질문 사항중에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7. 보통 집에서 보내는 일상이 궁금합니다 !
아버님의 대략적인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실까요?
니어링 부부가 노년에 보낸 삶을 흉내 내며 지내는 편입니다.
그렇게 따라 해보고 싶었거든요 ! 저의 버킷이기도 하구요 !
. 될수 있으면 채식주의를 지킨다.
. 하루를 오전과 오후 둘로 나뉘어 노동은 하루에 반나절 만하고 나머지 시간은 온전히 자기를 위해서 쓴다.
. 한해의 양식이 마련되면 더 이상 일하지 않는다.
. 집 짐승을 기르지 않는다
.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않는다.
. 기계에 의존하지 않으며 할 수 있는 한 손 일을 한다.
. 손수 먹거리를 유기농으로 길러 자급자족한다
. 하루에 한 번씩은 철학, 삶과 죽음, 명상에 관심을 갖는다.
요즘은 아침 일찍 일어나 새벽 6시부터 오전 10시 정도 까지 예초기를 둘러메고 과수원의 풀베기를 주로 합니다. 아점을 먹은 뒤에는 주로 편하게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며 쉬는 편입니다.
한나절 일하는게 원칙이기에 한나절은 차를 몰고 제가 좋아하는 주변의 사찰이나 고건축을 답사하며 건축 기행을 즐기거나 주변 소류지에 가서 낚시를 즐기기도 합니다.
과수원 풀베기를 모두 마친 요즘은 비교적 농한기 입니다.
다음주 큰 아이와 함께 제주도 한라산 둘레길 걷기 출발하기전 고추밭의 고추 한번 따서 말리고 나면 여름일은 거의 끝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제 날씨가 선선해지면 김장 배추와 김장 무우 심을 준비 정도 할일이 생길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일본 <토호쿠> 지방의 시골마을 <코모리>가 아니라 경북 예천에서 리틀포레스트 흉내 내며 종일 노는 날입니다.
땀과 시간을 들이면 많은 것을 베풀어주는 자연의 풍요로움속에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즐기는 <이치코>양 처럼 저도 텃밭에서 토마토 따다가 토마토쨈 만들고 옥수수도 삶고 빵구워 먹으며 종일 음악 들으며 노는 날이었습니다.
아침 일찍 호박 밭에가서 숨바꼭질 하듯 숨어있는 애동호박 두개를 따왔습니다. 배밭자리에 호박을 많이 도 심었습니다만 풀과 함께 자라 이 녀석들 찾으려면 막대기 들고 한창이나 돌아다녀야 합니다. 군데 군데 덩치큰 늙은 호박들은 보이는데 사진의 애동호박 찾기는 정말 어렵네요 ! 이 녀석 두개면 제가 좋아하는 호박전도 부쳐먹고 새우젓 애호박 찌게도 끓여 먹을 수 있어 오늘 아침은 <심봤다 ! >입니다.
이왕 밭에 나간 김에 고추밭에 서너포기 심어놓은 토마토도 모두 다왔습니다. 도시에서 사먹는 완숙한 토마토가 아니라 밭에서 완전히 익은 새빨간 토마토라 그 맛이 남다릅니다만 토마토가 혼자 먹기에 너무 많네요 !
점심시간에 막내 보배는 토마토 사진을 보더니 톡을 보내옵니다.
< 아빠 토마토 스튜해드세요 !
고기 한덩이에 토마토, 호박, 양파, 감자, 가지, 마늘, 청량고추 등 넣고 토마토 소스 반컵 넣고 푹푹 끓여서 퍼먹 어도 맛있고 파스타면 담가서 먹어도 맛있어요 .빵도 찍어먹고요 >
< 스튜 ?
스튜가 뭐야 ?
난 할줄 몰라 빵굽고 쨈 만들고 있다 >
많은 토마토로 뭘할까 ?
고민하다가 작년에 맛있게 만들어 먹은 토마토쨈 생각이나 올해도 만들었습니다. 토마토쨈 만들기는 비교적 간단합니다.
토마토를 십자로 칼질한 다음 냄비에다가 삶으면 껍질이 잘 벗겨집니다. 껍질벗긴 토마토를 큰 솥에 넣고 소금 약간과 설탕을 넣고 오랜 시간 끓이면 됩니다. 설탕은 토마토 2kg 기준으로 600g 정도 넣으라는데 저는 설탕은 아주 조금 넣는편입니다.
껍질벗긴 토마토는 큰솥에 넣고 오랜시간 끓이면 저절로 으깨지기 때문에 궂이 믹서에 갈지 않아도 되며 오랜시간 타지않게 저어 주어야 합니다. 서너시간 타서 눌어붙지 않도록 저어가며 끓이후 양이 반정도로 줄어들면 깊이가 얕은 냄비로 끈적거리며 흘러내리지 않을 정도의 점도가 될때까지 약한 불에 저어주면 토마토쨈 완성입니다.
토마토쨈을 만들 동안 옥수수도 삶고 빵도 같이 만들어 봅니다.
제가 즐겨굽는 식빵은 칼로리 식당의 레시피입니다.
*. 재료(팬사이즈:31 x 10.3 x 9.5cm 2개분량)
. 미지근한 우유 400ml
. 실온계란 2개(110g)
. 설탕 80g
. 소금 14g
. 인스턴트 드라이 이스트 12g
. 강력분 700g
. 녹인버터 90g
*. 레시피
1.미지근한 우유 400ml,실온계란 2개(110g),설탕 80g,소금14g,인스턴트 드라이 이스트 12g을 재료가 녹을때까지 섞어주세요.
2.강력분 700g에 위의 액체를 부어주세요.
3.젓가락으로 대충 한 번 섞은 후 녹인버터 90g을 넣고 버터가 반죽에 스며들정도로만 섞어주세요.
4.반죽이 마르지않게 윗면을 덮어 20분간 발효시켜주세요.(실내온도 27~28도)
5.반죽을 10번 스트레칭시키며 접어주세요.
6.다시 20분간 발효해주세요.
7.20분 후 반죽을 10번 스트레칭시키며 접어주세요.
8.다시 30분간 발효해주세요.
9.30분 후 반죽안의 가스를 제거한 후 4분할해주세요.
10.분할한 반죽은 둥글리기 후 15분간 중간발효해주세요.
11.중간발효 후 가스를 제거하고 식빵모양으로 성형해주세요.
12.팬에담아 팬과 비슷한 높이가 될때까지 2차발효해주세요.
13.윗면에 우유를 발라 160도로 예열된 오븐에서 30분간 구워주세요.
갓구운빵과 텃밭에서 수확한 토마토로 만든쨈 그리고 동유럽에서 사온 드립커피 ! 맛은 상상에 맏깁니다. ㅎ
이런날 음악이 빠질 수 없지요 !
오늘 들을 음반은 가장 아끼는 음반이라고 소개드린적이 있는 음반입니다.
카를 뮌힝거 (Karl Munchinger1915 - 1990)가 지휘하는 독일 슈트트가르트 실내악단이 연주하는 파헬벨의 캐논 연주입니다.
https://blog.naver.com/jongsangolgil111/221897551587
제 유일한 말동무 <꼬리>녀석도 스피커 밑에서 종일 같이 음악감상중이네요 !
오후에는 직장다니는 큰 녀석이 톡을 보내옵니다.
< 아부지 ! 오늘이 세계 고양이의 날이예요 !
츄르 좀 넉넉히 주세요 ! >
<고양이의 날>도 있는 줄 처음 알았습니다만 덕분에 꼬리 녀석 오늘 <츄르>에 <참치캔> 까지 먹거리 호사를 누립니다.
< 종산 https://blog.naver.com/jongsangolgil111/223541190861 >
첫댓글 종산님 댁에서 이루어 지는것은 모두 고급져 보입니다.. 음악 감상하러 함 가야되는데 ㅠㅠ
맞습니다.
고급저요.
돌이랑 격이 다르지요.
그래도 종산님이 있어 기차에 동승 한 돌의 격이 1미크론쯤은 오르는것 같지 않나요?
사는게 다 그렇지요 뭐 !
아이들이 저 보고 그럽디다 !
< 아부지 이젠 비우고 베풀며 사세요 !
그동안 아부지는 해보고 싶으신 거 다 해보셨잖아요 !
조금은 여유있게 뒤도 돌아보시며 나누고 그렇게 지내세요 .
훈훈하게 나이 들어가는 어르신들 보면 얼마나 멋져요. >
일 욕심 많은 저를 보고 늘 잔소리를 하는 아이들 이야기를 잘 새겨보면 아이들이 제 스승같습니다.
8월은 방학이라 조금 여유가 있어 놀멍 쉴멍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음악 CD한두장 들고 오시면 저야 대 환영이지요 !
돌은 역시 돌.
골백번 죽었다 깨어나도
꿈도 못 꿀 🍯 ㅡ.(이 꿀이 아닙니다.)
꿈입니다.
그저 재밌게 읽고 고개만 주억거립니다.
돌 없으면 아파트도 못지어요
일석님 앞에서 나이 이야기하기 뭣하지만
<어떻게 나이 들어 가야 하는가 ?>에 대한 궁금증은
늘 저에게 화두가 되어 꼬리표처럼 따라 다니고 있습니다.
언제 불쑥 찾아뵙고 한수 가르켜 달라고 손 내밀 날 있을겁니다.
@종산 예.엄청 진짜 누옥이라도 체면불구
마음만은 크게 열고 있겠습니다.
만일 만일에 말입니다.
혹여 외출로 부재시 돌이 난감하오니
통보라도 넣어 주시기바랍니다.
대기발령으로 알겠습니다.^^~*
니어링부부처럼 살겠노라
나이 삼십대에 결심하고
막내 낳고 자급농 부터 시작한 농사가 지금 껏인데
퇴직후 아주 일 중독에 빠져서 지내는 저를 반성해 봅니다.
하루 반나절 노동으로는 유기농 농사 일이 벅차 지난밤 종산님 글 읽고 깨달았지요.
'잉여 농산물'
요게 내 발목을 잡았구나
요걸 없애면?
ㅎㅎ
종산님
현명하시네요.
고수 중에 고수이십니다.
남의 떡이 커보여서 일겁니다.
평소 시골 생활의 우선순위를 늘 고민하게 되더군요 !
텃밭이나 과수원 농산물들을 유기농으로 길러보고 싶었던 것도 제 버킷이었지만
농사일보다는 내가 해보고 싶었던 것을 우선으로 삼고 싶습니다.
언젠가 니어링님이 제게 말씀하신 적이 있으시지만
퇴직후에도 제가 가진 전문직 기술의 끈을 놓지 않는 일 (건축 컨설팅).
그동안 직장에 얽메여 하지 못했던 여가 활동 (여행. 낚시. 기타 연습. 건축 기행. 가족들과 추억 만들기 . 자전거 타기 등등)
꼭 손수 해보고 싶은 흙집 리모델링 !
이런 것들 하기에도 많이 벅찬 일상입니다.
농사일은 한번 메달리면 말씀처럼 손을 놓기가 정말 어려운것 같아 줄이고 줄여서 해볼 작정입니다.
내년에는 흙집 리모델링이 기다리고 있어 네곳이나 되는 텃밭에 옥수수와 김장 배추와 무우등 한두 작물만 심고 나머지는 휴경도 해 볼까 생각 중입니다. 전업농이 아니고 농사로 큰 수익을 내야 할 입장도 아니라서 농사일은 그냥 운동 삼아 소일거리로 해야한다는 원칙은 늘 고수 중입니다.
저는 늘 니어링님의 일상이 많이 부러운 편입니다.
종교를 가지신것도 그렇고 늘 봉사하시는 모습이 그렇게 부러울수가 없네요 !
빵굽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그리고
왕부럽습니다~^~
빵굽기 정말 좋은 계절입니다.
아시다시피 빵은 발효시간과 굽는 온도가 맛을 좌우합니다.
겨울에는 일부러 오븐에 넣어서 발효 시키는데 요즘은 바깥 온도가 발효하기에 좋은 30도 전후라 너무 발효가 빨리 잘 되는 편입니다. 제빵시간도 당겨지고 빵맛도 좋구요 !
요몇일 수제쨈과 함께 먹으니 아침은 늘 든든합니다.
@종산
저도 도전해보겠습니다~^~
빵 만들기 도전해볼까 합니다.
저랑 같이 활동하고 있는 기타 동아리 여성 몇 분이 제 빵 굽는 모습을 보시고 망우헌에서 같이 빵을 몇 번 구워 같이 먹곤 했습니다. 너무 맛있다며 이 분들 모두 오븐은 집에 있으니 빵 굽는데 필요한 재료들 (빵틀. 강력분 밀가루. 무염버터. 이스트 등등) 재료를 왕창 사다 놓고 시작을 한지 일년이 다되어 갑니다.
엇그제 만나 요즘도 빵구워 드시냐고 물었더니 손 놓은지 오래되었다며 재료 모두 제게 갖다 준다고 하더군요 ! ㅎ 이게 현실이니 잘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된 이유 중 하나는 빵의 발효 시간입니다. 이스트를 넣고 발효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보통 한나절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빵구워 먹는 일도 습관이 되지 않으면 성질 급한 사람들은 작심 삼일이 대부분이니 신중을 기하시길 !
@종산 빵을 엄청 좋아하지만
한동안 살 찌는 게 무서워 자제하고 있었어요.
지금 맘대로 먹어도 될 듯해 시도해보려구요.
울 영감이 종산님처럼
빵까지 구워주면 좋겠구먼
커피는 이제 제법 잘 내려 주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