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의 조건 ◈
얼마전 프로골퍼 최경주를 만났을때 그는 "늘 타이거 우즈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산다" 고
말했다, 세계프로골퍼의 판을 수십배 키워 놓은 수퍼스타 우즈가 없었다면 자신도 지금같은 명예와 부를 얻기 힘들었을 거라는 이야기였다,미국 프로골퍼(PGA)대회의 상금은 대부분 600만 달러(약66억원) 가 넘고 우승하면 100만달러(11억원) 이상을 가져간다, 불황으로 기업들의 사정이 어려운데도 미국 프로골프는 더 이상 대회를 늘릴수 없을 정도로 포화상태다, 1주일짜리 대회에 상금과 운영비까지 200억원이 넘는 돈을 써도 마케팅 효과가 더 크다고 보는 후원 기업들이 있기 때문이다,우즈의 등장 이후 폭증한 미국인들의 골프에 대한 관심을 TV중계권료 인상과 후원기업 유치로 이끈 PGA투어의 발빠른 마케팅 능력이 그 바탕에 있다, 미국에서 골프대회를 개최하다 보면 우즈가 있는 조(組)는 인파가 몰려 있고 관심을 받지 못하는 선수들은 자기들만의 경기를 치른다, 같은 장소에서 돈과 인기가 극명하게 갈라지는 적나라한 프로의 세계를 절감하게 된다, 한국은 프로 스포츠의 천국이자 지옥이다, 양대 산맥인 프로 야구와 프로 축구가 있고 프로 농구,프로배구까지 수십개 구단이 자신들을 봐 달라고 한다, 인구 규모와 경제력에 비춰볼때 이렇게 다양한 프로스포츠가 공존하는 나라를 찾기 힘들다, 하지만 철저히 팬들의 인기와 벌어드리는 돈을 잣대로 운영되는 진정한 프로는 드물다, 대부분 대기업들이 사회 공헌이라는 명분으로 연간 수십억원에서 백억원대의 적자를 감수하고 프로구단에 돈을 쏟아붓는 형태로 운영되는 독특한 스타일이다,이런 척박한 분위기에서 경기장에서 삼겹살을 먹을수 있게 하고 아이들이 놀이 공원을 찾는 것처럼 즐길수 있도록 구장(球場)을 운영해 관중 수를 크게 늘려 온 SK야구단의 성공사례는 희망적이다,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라는 말을 합쳐 '스포테인먼트'라 는 새로운 개념으로 팬들의 마음을 붙잡고, 성적까지 정상권을 유지한 덕분이다, 신영철 SK야구단 사장은 "가족이 집(홈,home)에서 모이듯 홈 야구장을 찾도록 하는 것을 구단 운영의 제1순위로 삼았다,"고 했다,SK야구단은 이제 구단 수입이 전체 비용의 50%를 충당할수 있는 수준이 됐다,프로 축구 FC서울과 수원 삼성이 버리는 '수퍼매치'도 매 경기 관중이 4만명이 넘는다, 열기도 유럽축구 부럽지 않다, 최다 관중 팀인 FC 서울을 이끄는 한웅수 COO(최고운영책임자)는 1983년 프로축구 출범때 선수단 주무로 시작해 임원까지된 입지적인 인물로 국내 프로축구에서 가장 조직적인 마케팅팀을 운영하고 있다, 아무리 우승을 많이 해도 관중이 없고 돈을 벌지 못하면 명문 구단이 될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한국의 프로구단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상당수가 굴지의 대 기업이다, '돈은 줄 테니까 우승이나 하라'는 식이 아니라 선수들이 프로다운 기치를 추구하도록 분위기를 만들 필요가 있다, 그래야 구단이 재정적으로 독립 운영하는 진짜 프로 다운 시스템으로 발전할수 있다,
민 학 수 조선일보 스포츠부 차장
황고오오오/ 황 의 억 지도사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