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잉글랜드의 가장 강력했던 스트라이커로 군림한 자를 지목하라면 당연히 그의 이름은 앨런 시어러(Alan Shearer/70년생)일 것이다. 비록 90년대 최고 스타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지만, 물론 그는 현재도 프리미어리그에서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에 1명이다. 그의 90년대 스타라는 꼬리표는 그만큼 그의 재능이 일찍 표출되었다는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영광을 세월을 보내고, 현재도 화려한 시절을 보내고 있는 시어러지만, 그의 우승경력은 단 1차례에 불과하다. 바로 1994~95시즌 블백번(Blackburn Rovers FC) 소속으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이 유일한 그의 우승 타이틀이다. 잉글랜드 일원으로도 유로 대회나 월드컵에서 우승한 적이 없으니, 블랙번 시절의 기억이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우승경력이다.
그러나 올 시즌, 드디어 그는 프로 생애 2번째 우승 타이틀에 도전 중이다. 그 대상은 바로 뉴캐슬(Newcastle United FC) 소속으로 노리는 UEFA컵 우승이다. 다음은 Uefa.com과 뉴캐슬의 UEFA컵 우승 도전에 대한 그의 야망과 다음 6월에 개막할 유로2004 대회에 대해 나눈 이야기이다. (4월 30일자 인터뷰)
[질문] uefa.com : 당신은 다음 2004~05시즌이 당신의 마지막 시즌이라고 말해 왔다. 진짜 다음 시즌 후 은퇴할 것인가?
[답변] 시어러 : 나는 항상 최고의 자리에 올랐을 때 은퇴하려고 생각해 왔다. 그래서, 이번 여름 구단주가 나를 팔지 않는 한, 나는 다음 시즌이 나의 마지막이 될 것이고, 나는 어디로도 다시 이적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의 희망대로 여기(뉴캐슬)에서 나는 10년(올시즌까지 8시즌)에 가까운 시절을 보냈다. 분명히 내가 은퇴하기 전에 뉴캐슬을 위해 우승컵을 가져다 주는 것은 정말 위대한 일이 될 것이다.
[질문] uefa.com : 만약 이번 시즌에 UEFA컵에서 우승한다면, 당신 개인적으로는 얼마나 많은 의미를 가지는가?
[답변] 시어러 : 그건 당연히 나의 모든 것이 될 것이다. 솔직히 우리는 UEFA컵보다는 챔피언스리그에 머물러 있는 것이 더 좋다. 그러나 우리는 초반에 챔피언스 리그에서 탈락했고, UEFA컵으로 넘어왔다. 그 때 우리 팀 선수 모두들은 UEFA컵 우승을 목표로 삼았다. 그래서 우리는 매 라운드 멋진 모습을 보였고, 이번 준결승 전도 훌륭히 통과할 것이다. UEFA컵 우승은 클럽과 관계된 모든 이들과 나에게 정말 대단한 일일 것이다.
[질문] uefa.com : 그리고 유로 2004에서 잉글랜드는 어떤 성적을 거둘 것 같나요?
[답변] 시어러 : 그건 전적으로 우리 팀 선수들의 컨디션과 경기 감각에 달려 있다. 특히나 오웬(Michael Owen), 스콜스(Paul Scholes), 제라드(Steven Gerrard), 베컴(David Beckham), 숄 캠벨(Sol Campbell) 같은 선수들의 컨디션이 중요할 것이다. 이 선수들이 모두 지금부터 6월까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잉글랜드는 끝까지 살아 남을 것이다.
[질문] uefa.com : 잉글랜드의 개막전은 프랑스이다. 그 첫 경기가 가지는 중요성은 어느 정도라 보는가?
[답변] 시어러 : 프랑스라는 상대보다도 첫 경기라는 의미 자체가 더욱 클 것이다. 우리가 원치 않는 것은 첫 경기에서 승점을 1점도 얻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첫 경기에서는 최소한 승점 1점 이상을 획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나는 우리 선수 컨디션과 경기 감각이 좋다면 충분히 이길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본다. 이기기만 한다면 그 이후의 경기에서 우리 선수들은 엄청난 자신감을 가질 것이다.
[질문] uefa.com : 누가 가장 강력한 유로2004의 우승후보라 생각하는가?
[답변] 시어러 : 개인적으로는 프랑스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라 본다. 그들은 최근에 98월드컵과 유로2000을 우승했다. 그리고 다른 선수들은 제쳐 두고서라도, 프랑스 엔트리 중에서 단지 우리 프리미어리그만 따져본다 해도 정말 훌륭한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또한 홈팀인 포르투갈도 다른 팀들이 이기기 힘든 팀이 될 것이다. 물론, 우리 잉글랜드도 최선을 다한다면, 우승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질문] uefa.com : 이번 유로 2004에서 플레이하지 못한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많이 아쉽지 않은가?
[답변] 시어러 : 아닙니다. 정말로요.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마지막으로 플레이한지가 4년이나 지났다. 이상적인 세계에 살고 있다면 가능도 하겠지만, 우리는 이상의 세상에 살고 있지 않고, 나의 몸 또한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서 후회는 없다. 내가 잉글랜드를 위해 뛰는 것을 포기한 이유 중에 하나는 뉴캐슬 선수로서 나의 캐리어를 더 길게 하고 싶어서였다. 그것이 내가 초점을 맞춘 것이다. 나는 단지 잉글랜드를 위해 응원할 것이다. 나는 바라건대, 잉글랜드는 분명히 우승 할 것이다.
멋진 마지막 말로 이번 인터뷰를 끝낸 시어러는 역시 훌륭한 노장이었다. 유로 2000 이후, 30살의 나이에 단호하게 잉글랜드 유니폼을 벗으면서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그 때가 벌써 4년이나 지나, 유로 2004를 앞두고 있다. 과연 시어러 자신은 뉴캐슬 선수로 UEFA컵 우승컵을 안고, 후배들은 잉글랜드 대표로서 유로 2004 우승컵을 안을 것인지..
앙리가 이번에 2년 연속 PFA 올해의 선수로 뽑혀, 더욱 PFA 올해의 선수상에 관심이 가는데, 바로 그 상을 시어러도 2번이나 수상했다. 현재 UEFA컵에서는 6골로 득점 공동 선두, 프리미어리그에서는 22골(생애 8번째 프리미어리그 20골 달성)로 득점 단독 2위에 올라 있는 앨런 시어러, 노장의 회춘이라는 말을 몸소 보여준 그이기에 다음 시즌 은퇴가 더욱 아쉬워진다. 꼭 하나의 우승 타이틀을 더 추가해 멋진 축구 인생의 마무리를 이루기를 바란다.
Written by 배태현(anelka@empal.com)
피파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