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좀 다른게 느껴집니다. 승률도 지난 어떤때보다 높고요. 일단 마운드의 안정인데 용병듀오가 호투를 해줬고 이태양과 유창식이 안정을 찾으면서 선발이 강해졌고요. 그리고 안.정.진의 활약으로 불펜이 강해진 겁니다. 매년 한명씩만 잘해주던 불펜이 안영명과 윤규진의 제대로 원래는 박정진 혼자 했어야 할 역할을 셋이 하게 된 것이죠. 안영명과 윤규진이 동시에 활약하는게 올해가 첨인거 아시죠?
선발의 안정은 이태양과 유창식의 성장으로 인한것 때문이라고 생각되지만 불펜의 안정은 그동안 걸러걸러 활약하던 선수들이 어쩌다 같이 회복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여서 내년이 좀 걱정되긴 합니다. 내년에 송창식이 회복된다고 해도 안.정.진이 드러눕는다면 불펜이 다시 약해지는 건 어쩔 수 없거든요. 물론 신인급 선수들중에 누가 튀어나와주면 좋겠지만 그것보다는 안.정.진이 건재하고 송창식이 회복하고 김기현과 정대훈이 성장해서 승리조급 불펜이 좀 더 양적으로 풍성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송광민이 3루에서, 정근우가 2루에서 잘 해주고 있고 강경학이 1군 유격수로 성공적인 한해를 보내면서 내야가 튼실해졌습니다. 이대수를 보내면서 뎁쓰의 약화가 우려됬지만 한상훈이 잘 해줬었고 이학준이 유격과 3루자리에서 의외의 수비력을 보여줬죠. 이창열이나 조정원도 팀이 어려울 때 잘 해줬었고요. 확실히 내야는 예전보다 강해진 느낌입니다. 문제는 외야인데, 일단 피에가 중견수로 큰 활약을 해주고 김경언이 공격에서 잘 해주면서 수비의 아쉬움을 좀 덜어주고 있습니다. 최진행이 무릎수술 후유증인지 훈련부족인지 알 수 없는 이유로 수비가 예전보다 더 안좋아보이는게 아쉽습니다. (예전에도 뛰어난 수비는 아녔지만요) 정현석이 작년만큼의 공격력을 회복해주고 이용규가 남은 기간이라도 잘 재활해서 내년부터 중견수든 좌익수든 뛰어준다면 외야도 그리 나쁘진 않아보입니다.
포수도 조인성의 합류 이후로 정범모가 성장세를 보이는게 너무나 반가운 일입니다. 한화는 포수가 문제다라고 했는데 정말 조인성의합류가 이렇게 큰 변화를 줄줄은 생각도 못했네요. 조인성 선수 너무 고맙고 프런트와 김응용 감독의 공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인식 감독말년부터 시작된 암흑기의 원인중 하나가 군대문제와 신인들의 더딘 성장이었는데 한대화감독때 군대보냈던 송광민-김태완-정현석-윤규진-안영명이 돌아오고 일본간 김태균이 돌아오고 암흑기동안 유창식 이태양이 성장했고 FA 정근우가 큰 활약을 하면서 팀이 확실히 예전보다는 강해져 보입니다. 지난 6년간 후반기에 잘했던건 4강이 거의 결정되었고 장기레이스동안 많은팀들이 지쳐있기도 했고 확장엔트리때 의외의 선수가 활약해준 덕분이지만 올해는 확실히 뎁쓰의 안정이 보인다는 거죠. 아직 4강이 뚜렷하게 나눠진게 아니라 하위권 팀들이 전력을 다해 혼전을 벌이는데도 이정도의 성적을 보이는 게 그 증거입니다. 그런 부분에서 김응용 감독이 나름 잘한 부분도 있다고 보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런 이유때문에 김응용 감독이 연임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반대합니다. 작년에 송창식의 혹사와 전혀 견적이 나오지 않는 선발 투수 기용은 전혀 상식적이지 못한 운용이었습니다. 초반 13연패때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던 모습은 산전수전 다 겪은 노감독이라고는 믿을 수 없었던 너무나 실망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우익수 김태완, 지명타자 이용규, 유격수 송광민 등 맞지 않는 포지션 기용으로 인한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끝까지 끌고 갔고, 대주자를 전혀 기용하지 않는다던가 엔트리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등 이해가 안되는 야수 기용을 계속해왔습니다. 3루수로 김태완이나 이양기를 기용한 건 무분별한 선수교체때문이었죠. 올해에는 안영명이 지나치게 많이 등판하는데 걱정입니다. 07년도 안영명이 완전히 오버랩 되는 모습이기 때문이죠. 그당시에 오승환 직구에 비견되던 공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때만큼이나 많이 던지고 있습니다. 그당시 야구를 보신 분들은 그 후 안영명이 홈런 공장장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 썼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저도 그당시에는 감독이 알아서 하겠거니 하면서 본건데, 한화는 그 이후로 혹사의 역사였습니다.
05년 윤규진 06년 최영필 07년 안영명 08년 윤규진-마정길 09년 양훈->황재규 10년 윤규진-박정진 11년 박정진 12년 박정진 13년 송창식 14년 안영명-박정진-윤규진.
올해 송창식이 부진하는 이유가 혹사때문이라고 확신할 수 있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계신데, 위의 역사를 계속 보아온 저는 혹사때문이라고 확신합니다. 저뿐만 아니라 위의 역사를 보아온 많은 한화팬들이 간신히 살아난 안영명 윤규진을 또다시 내년에 못볼까봐 걱정하는게 당연합니다. 김응용 감독, 재평가하지 않습니다. 한국 역사의 최고의 감독이었습니다. 다만 지금 시대하고는 맞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불과 2000년대초반만 해도 투수 혹사는 당연했고 어쩔 수 없는 걸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데, 많은 팬들이 이제는 자기 팀 선수들의 건강을 걱정하고 더 오래 보길 원하는데 세대 차이가 큰 노감독, 특히 자신의 방식으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김응용 감독이 우리 팬들의 방식에 맞춰줄 리가 없습니다.
김성근이든 이정훈이든 한용덕이든 김재박이든 김진욱이든 로이스터든 누구든 상관없습니다. 한화는 분명히 성장했고 무작정 성적만 내는 감독이 아닌 한단계 한단계 선수들을 성장시켜서 팀을 튼튼히 만들어줄 사람이면 좋습니다. 저는 이러한 이유로 김응용 감독 반대합니다.
고이보내드리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