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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새벽 사이
출처 : 정택운(1990.11.10)
해를 품은 달 5화(2)
이 드라마는 조선의 가상 왕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픽션으로 역사적 인물, 사건과는 무관합니다.
대비윤씨가 녹영을 조종하여 행한 흑주술때문에 앓아 눕게된 연우.
기회삼아 연우를 궐에서 내쫓은 윤씨일파.
의원 - 허..참... 이상하네... 의원생활 삼십년에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오장육부가 말짱하고 맥 또한 평맥인데 증상은 이러하니...
아이구야 이거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입니다....
정경부인 - 연우야.. 연우야 어찌 이러는게냐 연우야...
이보게 우리 연우 좀 살려주시게... 이 아이만 살려준다면 내 모든 하겠네..
의원 - 일단 약을 써보긴 하겠습니다만.. 큰 기대는..
정경부인 - (멱살을 잡으며)그런 무책임한 말이 어딨는가!
저리 괴로워하는데 고통이라도 덜어줘야할게 아닌가!!!
허영재 - 부인! 점잖지못하게 이게 무슨 일이오!! 염아!
허염 - 고정하십시오 어머니....
정경부인 - 살려주시게... 내 머리로 신을 삼으라하면 삼겠네..
목숨을 내놓으라하면 기꺼이 내놓겠네....
그러니 우리 연우... 우리 연우 좀.......
결국 쓰러지고 마는 정경부인.
허염 - 어머니!
정경부인을 부축해나가는 허염.
허영재 - 자네도 따르게...
마당으로 나온 허영재에게 녹영이 다가온다.
녹영 - 처음뵙겠습니다.
허영재 - 누구인가?
녹영 - 성수청의 국무, 장가 녹영이라하옵니다.
허영재 - 왕실에 있어야 할 국무가 여긴 어인일인가?
녹영 - 소인의 신기가 이리로 인도하였습니다.
허영재 - 신기가 인도하였다니?
녹영 - 다른 사람들 눈을 피해온 것이니 염려를 놓으십시오.
잠시 아기씨를 봬어도 되겠습니까?
연우를 보다 입을 여는 녹영.
녹영 - 아가씨께서는 신병이십니다.
눈을 뜨고 녹영의 말을 듣고 있는 연우.
윤수찬 - 하하하하하! 하늘이 우리를 돕는 게지요!
참으로 시기적절한 발병이 아니옵니까?
한재길 - 내일부터 당장 탄핵상소를 모읍시다!
원지유배정도로 몰아가면 어떻겠소?
윤대형 - 유학자에게 있어서 유배는 소풍길과 진배없지.
심산 - 소풍길이라 하였소?
윤대형 - 허영재를 따르는 사람이 전국에 수백이오.
그 자의 유배를 계기로 초야에 뭍힌 사람들이 규합할 수 있단 말입니다.
주상은 잠시 친신 한 명을 잃을 것이나 그 자가 *해배됨과 동시에
천군만마를 얻게 될 것이니.
[*해배 : 유배에서 풀려남.]
윤수찬 - 까짓! 그럼 사약으로 합시다!!
윤대형 - 사약을 먹일 것까지야....
날개가 있음에도 날지못하는 고통이 더 큰 법.
천천히... 천천히 합시다.
심산 - 만에하나, 세자빈 허씨의 병세가 갑자기 호전되기라도 한다면..
윤대형 - 그 아이가 살아서 궐에 돌아오는 일은 없을 것이오.
죽은 혼령이 무덤에서 뛰쳐나오지 않는 한.
밖에서 이 모든 것을 듣고 있는 보경.
술상을 물리고 방으로 들어가려던 윤대형을 막아서는 보경.
보경 - 연우를.... 죽이실건가요..?
윤대형 - 이 아비가 두려우냐? 그 아이가 가여우냐?
말 한 마디로 그 아이는 어차피 때가 되면 죽을 운명이다.
물론 시기가 늦어진다면 그 땐 손을 써야하겠지.
이 얘길 사실대로 말해주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바로 각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보경 - 각오..요..?
윤대형 - 한 때 사람들이 이 아비를 어찌 불렀는지 아느냐?
조상집의 개, 대비전의 충견. 어떤 고귀하신 왕족때문에 얻은 귀한 이름이지.
그 굴욕과 수모를 단 한 시도 잊어본 적이 없다. 해서! 받은만큼 돌려주었지.
그렇게해서 이 아비는 이 자리에 올라왔다.
궐에서 살고싶다 했느냐? 세자의 마음을 얻고싶다 했느냐?
허면 어설픈 연민이나 죄책감따위는 버려라!
대신 네 것을 빼앗겼을 때의 분노와 모멸감을 기억하거라!
원하는 것을 얻었을 때의 희열을 기억하거라!
그만한 각오없이 다시는 그 자리를 탐하지 말거라!
한 편 녹영이 돌아간 뒤, 연우의 곁에서 녹영의 말을 곱씹어보는 허영재.
허영재 - 내림... 굿이라니...?
녹영 - 내림굿을 받지 않는 한 아가씨의 고통은 끝나지 않습니다.
허영재 - 그럴리가 없네! 친척 중 그 누구도 신병을 앓은 자가 없는데 왜 하필 내 아이란 말인가?
녹영 - 신령님께서 아가씨를 선택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모시기를 거부하니, 노여움을 사 병이 난 것이옵니다.
어찌하시겠사옵니까? 내림굿을.. 받으시겠사옵니까?
허영재 - 신기를 끌어낼 방법이 없겠는가?
녹영 - 방법이 있긴합니다..
허영재 - 그 방법이 무엇인가?
녹영 - 다만 대가는 죽음으로 치뤄야할 것입니다.
허영재 - 내 목숨을 내놓겠네!
녹영 - 아가씨가 치뤄야할 목숨입니다.
고민에 빠진 허영재와 그런 허영재를 지켜보는 연우.
신하 - 세자빈을 폐하시옵소서 전하!
새로운 세자빈을 간택하여 종묘사직을 보존하소서 전하!!
밖에서 소리치는 신하들과 안에서 상소문을 읽어보는 성조대왕.
하나같이 새로운 세자빈을 간택하라는 내용의 상소들 뿐.
훤 - 윤대형!!!!!!!!!
형선 - 저하! 저하!! 어디로 납시려는 것이옵니까?
훤 - 근정전 뜰로 나가 당장 연좌를 거두라 명할 것이다!
형선 - 저하! 좌정하소서! 사태가 겉잡을 수 없게 되옵니다..
일단 좌정을... 좌정을....
다시 자리에 앉는 훤.
훤 - 홍문관 대제학이 대쪽처럼 지켜왔던 삼사의 관헌들마저 회유하다니!
도대체 궐 안에 윤대형의 사람이 아닌 자가 누구이며
앞으로 그 자의 사람이 될 자가 과연 몇이란 말이냐!!
형선 - 저하.. 노여움을 가라앉히소서..
훤 - 내 꼴이 참으로 한심하구나..
형선 - 그 무슨 당치않은 말씀이시옵니까....
훤 - 빈궁은.. 쫓겨나듯 사가로 돌아갔고, 허문학마저 병자의 가족이라며 입궐이 허락되지않는다..
이럴 때 양명형님마저 없으니 이제 궐 안에 내 사람은 아무도....
갑자기 무언가를 생각하는 훤.
검술대결을 하고 있는 김제운과 다른 무관.
무관1 - 김제운 저거... 사람아니야.. 검귀야 검귀.
저 얼굴에 저런 검술이 말이 돼?
무관2 - 외향은 장안의 명기였던 어머니로부터 물려받고
기질은 아비로부터 물려받았으니, 참으로 이기적인 유전자가 아닌가?
무관3 - 아깝네.. 서자만 아니었으면 세상을 한 번 제패해볼 것같은데 말이지.
훤이 들어오자 하던 것을 모두 멈추고 한 줄로 서는 무관들.
무관1 - 저하께오서 예까지 어인일이시옵니까?
훤 - 내 오늘 하루종일 심기가 편치않던 차에
문득 지난번의 축국시합의 악몽이 떠올라 더욱 심기가 불편해졌다.
훤 - (무관1에게 다가가며) 너. 이상하게 자꾸 네가 눈에 밟히는데
그 날 최고득점자가 너였던가?
무관1 - 아...아니옵니다... 저는 의욕만 가득하지... 실력은 저질이옵니다..
훤 - 허면 누구냐 그 자가?
일제히 김제운을 쳐다보는 무관들.
무관들 - 김제운입니다!
훤 - 너(무관1), 너(김제운). 두 사람 따라오거라.
남은 무관들 - 야... 그렇게 안봤는데 뒷끌 작렬이시다! 그게 언젯적 일인데!
설마 쟤들.. 이 일로 옷벗게 되는 거 아니야?
진짜 옷벗고 있는 무관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형선 - 잘 맞으려나 모르겠네. 우선 이거라도 입고 계시게.
얼른 받으려는 무관1. 다시 옷을 뺐는 형선.
형선 - 잘 아시겠지만 이 일을 발설했다가는 명을 부지하지 못할걸세.
무관1 - 예..
얼른 받아입는다.
훤 - 연우야... 연우야....
자신을 부르는 훤의 목소리에 눈을 뜨는 연우.
훤 - 나를 알아보겠느냐?
연우 - .....
훤 - 상관없다... 내가 널 알아보면 그 뿐이니..
다시 눈을 감아버리는 연우.
다시 눈감은 연우를 흔들어 깨우는 훤.
훤 - 연우야....
연우 - 정말..이십니까...?
훤 - 무엇이말이냐?
연우 - 환영이 아니라... 정말 저하이십니까..?
훤 - 환영이 아니다. 정말로 내가 널 만나러 온 것이다. 바보가 아니냐?
연우의 손에 무언가를 쥐어주는 훤.
연우 - 이것이 무엇입니까?
훤 - 해를 품은 달이다. 왕은 해라하고, 왕비는 곧 달이라 한다.
이 *봉잠은 하얀 달이 붉은 해를 품고있는 형태를 하고 있으니,
내 이것을 해를 품은 달이라 이름붙였다.
[*봉잠 : 봉황의 모양을 대가리에 새긴 큼지막한 비녀.]
연우 - 해를 품은 달....
훤 - 내 마음의 정비는 연우 너 하나뿐이다.
허니 어서 건강을 회복하여 내 곁으로 돌아거라.
연우 - 저하...
훤 - 말해보거라.
연우 - 송구합니다..
훤 - 무엇이 말이냐?
연우 - 처음 만난 날.. 도둑으로 오해해서.. 송구합니다..
저하의 마음을 오해하고 못나게 굴어 송구합니다..
훤 - 음.. 그건 좀 송구할 만하다.
연우 - 모든 것이 제 탓입니다.. 저하탓이 아닙니다.
허니.. 무슨 일이 있어도 저하를 탓하진 마십시오..
훤 - 군자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사람을 탓하지 않는다.
연우 - 예..
저하...
훤 - 일일이 부르지 않아도 된다. 말해보거라.
연우 - 소녀는 저하를 만나 많이 행복했습니다...
울음을 참는 훤.
훤 - 앞으로도 많이 행복할 것이니 그런 말 하지말거라.
허염 - 이런 위험한 잠행에 호위무사로 나서다니..
이 무슨 자네답지 않은 행동인가?
워낙 황망중에 일어난 일이라 내 급히 주위를 물리기는 했네만,
혹여 저하께 망극한 일이라도 생긴다면..
김제운 - 함께있는 가족 모두가 무탈한데 어찌 저하께만 해가 미치겠습니까?
사무치면 병이되니 외려 그 해가 더 크겠지요.
허염 - 그거 아나? 세자저하께서 자넬 호위무사로 삼고싶어하셨네.
우리 연우가.. 그 뜻을 이루시게 해준 셈인가..
허염과 김제운을 엿보고 있는 설.
인기척에 김제운이 돌아보자 같이 뒤돌아보는 허염.
허염 - 저아이.. 아무래도 자네를 좋아하는 모양이야.
김제운 - 글쎄요..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만.
허염 - 유난히 검에 관심이 많은 것도 그렇고, 칼 끝이 제법 매서운 것이
서투루나마 자네의 검을 닮았더군.
연우를 만나고 궐로 돌아가는 훤과 제운.
훤 - 김제운이라 했느냐?
제운 - 그러하옵니다.
훤 - 양명형님과 스승님께서는 그저 운이라 부른다지.
제운 - 그러하옵니다.
훤 - 나도 너를 운이라 불러도 되겠느냐?
제운 - 망극하옵니다..
훤 - 운아, 고맙구나. 빈궁이 태어나 자란 곳을 한번 와보고 싶었다.
빈궁이 저리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정작 나는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구나.
제운 - 저하..
훤 - 한 나라의 세자이면서.. 한 나라의 세자라서 나는 무능하다.. 하..
5화(2)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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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최고ㅠㅠ
헐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훤ㅇ아ㅠㅠㅠㅠㅠㅠ오빠ㅜㅜㅠ
푸ㅠㅠㅠㅠㅠㅠ죽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