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고 싶은 화제의 명작 음악과 몸의 언어가 만나는 전율의 무대! 2007년 국립무용단 ‘안무가 페스티벌’에서 명작시리즈로 선보여 관객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틀>과 <공>을 국립무용단 레퍼토리의 이름으로 다시 만나는 무대. 시간이 흘러도 그 예술성에 대한 논의의 가치가 사라지지 않는 작품의 재공연을 통해 현 시점에서의 새로움을 발견해내고 장기적인 레퍼토리화를 모색하며 동시에 ‘창작의 문호 개방’이라는 목표로 외부와의 교류를 통한 새로운 미학 탐구를 추구하고자 하는 국립무용단의 의지와 실천을 보여줄 것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본 레퍼토리 공연의 계기가 된 안무가 페스티벌은 중견과 신진, 다시 볼만한 명작과 신작을 아우르며 동시대의 춤을 다각적으로 선보이기 위한 취지로 기획된 공연이었으며 그 중 명작시리즈는 중견 안무가 3인의 다시 볼만한 명작을 선별하여 <틀>(안성수), <공>(김윤수 안무), <침묵하라>(김윤진)가 올려진 바 있다. 그 중 <틀>과 <공> 두 작품은 명작시리즈로 선정될 당시 무용계 전문가들의 면밀한 검토를 거쳐 얻은 평가 위에 지난 공연을 관람한 일반 관객의 호평을 등에 업고 국립무용단의 레퍼토리 작품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표현성을 내재한 신체 움직임을 통해서 무용수 각각의 응집력 있는 ‘춤성(性)’이 살아나는 두 작품이, 한국 무용계에서 독특한 자기만의 춤 세계 영역을 구축함으로써 중견 그룹의 리더로 꼽히고 있는 두 안무가와 빼어난 조건을 갖춘 국립무용단원들의 몸짓으로 다시 만나는 것이다.
우리 시대의 탁월한 안무가와 최고의 무용수가 만났다 이 시대의 생각과 예술을 논한다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기대하는 효과는 국립무용단의 다양한 춤 포용력을 만끽하는 가운데 한국 무용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할 수 있게 해주리라는 것이다. 보다 열린 자세로, 그간 우리 무용계가 축적해 온 다양한 양식의 실험들을 국립무용단을 중심축으로 그 역량을 집결, 극대화하여 국립무용단이 지향해야 할 새로운 춤 미학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이로써 우수작품의 레퍼토리화와 외부 예술인과의 협력을 통한 개방이라는 국립무용단의 양대 과제를 충족시키는 공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흘러도 그 예술적 가치가 사그라지지 않는 작품에는 언제 보아도 관객의 심금을 울리는 깊이가 있다. 군더더기 없이 보여주는 깊이와 내공, 무대 위 모든 것의 완벽한 조화는 잘 만들어진 작품의 진정한 조건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준다.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움직이는 섬세한 몸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틀>은 안성수의 정교한 미적 탐구가 국립무용단원의 빼어난 신체 조건과 성공적으로 만나 그 자체로 환상적인 예술의 경지를 느끼게 해준다. 채우기 위해 비워내는 자아의 모습을 담은 김윤수의 <공>은 관객의 공감과 감동, 긴 여운을 남기며 안무가의 치열한 내적 성찰과 국립무용단 주역무용수의 기량이 만나서 이루는 호흡의 절정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
안성수「틀」
무용수의 몸을 통해 빚어내는 정교한 안무와 심미감의 극치
안성수의 <틀>은 ‘예술가 안에 내재된 일상적 고정 관념, 그것을 깨려는 예술혼의 세계’에 관하여 나타내고자 하였으며 ‘음악과 움직임 그리고 기막힌 몸의 조합’으로 표현될 수 있는 작품이다. 아무런 무대장치 없이 순수한 무용수의 움직임과 음악만을 가지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며 무용수들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몸짓과 유려한 동작들은 마치 깨끗한 백지 위에 그림을 그려내는 듯 하다. 특히 안무가와 무용수들은 미리 쓰여진 ‘대본에 맞춰’ 줄거리를 동작으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먼저 해부해 ‘무용으로 음을 묘사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무조건적인 파행이나 변형보다는 무용의 기본에 바탕을 두면서도 개개의 동작은 색다른 감각으로 풀어내어 인간의 몸이 보여줄 수 있는 심미감과 구성미의 극치를 보여준다. 움직임을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다시 섬세하게 정렬하는 정교한 안무가 단연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은 전작의 기본 취지는 그대로 지니고 가되, 진정한 춤 마니아들을 위해 빼어난 신체 조건과 기본기를 갖춘 국립무용단원들의 몸짓과 함께 음악과 무용의 조화, 동작 자체만의 미적 탐구에 빠져들 수 있는 시간을 만끽할 수 있다.
출연 여미도, 김미애, 문지애, 김진영, 한정혜, 이현경, 정소영, 김은이, 이윤정, 박미영, 장윤나, 이민영
안무가 안성수 미국 줄리어드대 장학생 시절부터 ‘안성수 픽업그룹’ 결성, 현재의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가 되기까지 그치지 않는 창작열로 한국 현대무용을 이끌어가고 있는 무용계의 실력자. 뉴욕 활동 기간부터 스크립트 ADF 험프리 와이드만 리몽안무상(미국), 보니버드 북아메리카상(영국), 도쿄 국제안무대회 3등상(일본), 2005년 러시아 부노아 드 라 당스 작품상 후보 (볼레로) 등 유수의 상을 석권하여 세계적으로 그 춤 세계를 인정받은 이 시대의 진정한 안무가이다.
<프로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 안성수 픽업그룹 대표 미국 줄리어드대학교 무용학과 졸업(BFA)
김윤수「공(空)」
채우기 위한 비워냄, 그 치열한 아름다움
제5회 ‘평론가가 뽑은 젊은 무용가 초청공연’(2002년)에서 첫선을 보여 여백의 미를 살리는 밀도 있는 동작 선을 통해 신체와 빈 공간이 자아내는 심미감을 제대로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공(空)’은 새로운 것을 채우기 위해 기존의 것을 비우고자 하는 자아의 갈구를 담은 작품으로 표현성을 내재한 신체가 공간에 획을 긋는 듯 펼치는 춤사위는, 비운 듯 하면서도 모든 것을 담아낸 한 폭의 동양화 앞에 서 있는 것처럼 충만한 느낌을 선사한다.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는 네 명의 탁월한 무용수와 공간이 빚어내는 밀도감은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과 성공적으로 맞물려 명작의 여운을 길게 남긴다. 무용수들과의 정신적 교류와 객석의 공감을 중시하는 안무가 김윤수의 의도와 함께 국립무용단 주역무용수들의 기량이 제대로 발휘된 작품이다.
출연 장현수, 최진욱, 이정윤, 김윤수
안무가 김윤수 ‘걷는새’ 시리즈로 1999년 제3회 서울 바뇰레 국제안무대회에서 현대무용을 제치고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하여 한국춤계에 놀라움을 던져준 것을 시작으로 ‘만찬’, ‘공’ 등의 작품으로 이어지며 기존의 양식에 자신만의 색채를 더한 새로운 한국춤 양식을 선보여 왔다. 일상적 소재가 갖는 보편성, 연극성과 현대감각을 가미한 자유로운 안무기법을 보여주며 ‘전문가가 선정한 차세대 한국안무가’ 1위(2002년 동아일보)에 선정되는 등 한국춤계의 새로운 리더로 일컬어지고 있다. 관습과 성향을 과감하게 떨쳐버리고 새롭게 태어나고자 치열하게 도전하는 안무가이다.
<프로필> 김윤수 무용단 대표 성균관대학교 및 한국체육대학교 강사 경희대학교 체육대학 무용학과 졸업, 동대학 경영대학원 문화예술경영전공 수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