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31일 [연중 제18주일]
루카 12,13-21
더 가질수록 더 불안해지는 이유
빅뱅의 지 드레곤은 어렸을 때부터 뛰어난 춤 실력과 랩 실력으로 지금까지 꺾이지 않는
세계적 인기를 구가하는 가수입니다.
아마 청소년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사람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의 화려함 이면에는 외로움과 공허함이 가득합니다.
한국 콘서트와 일본에서 진행한 지 드레곤 인터뷰의 요약본입니다.
“저는 여러분들 덕분에 너무 좋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상당히 어릴 적부터 꿈이었고, 계속해서 쉼 없이 달려오다 보니까 제가 지금 꿈속에서 살고 있다는 기분이 너무 좋은데, 뭐가 꿈인지 현실인지 잘 모르겠는 그런 기분이 가끔 들 때가 있어요.
그러니까 뭐가 현실이고 뭐가 꿈인지, 그런 것이 헛갈리는 순간이 엄청 많이 와요.
방송적으로 잘 안되는 것들도 다 경험해 봐야 하는 것들인데 너무 좋은 경험만 하고, 계속 좋은 인생을 살아와서….
어…. 미쳐가는 것 같아요. 외로워요. 많이 외로워요. 그냥 인생이 너무 외로워요.
그러니깐 화려해서 너무 외로워요.
며칠 전에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다가 제가 스스로 편지를 쓴 적이 있는데 제가 조금 읽어드릴게요. ‘잘하고 있고, 다 잘 될 거야, 니가 그렇게 만들고 있어. 그런데 너도 좀 쉬어라.
널 위해 살아. 니가 없다고 해서 세상이 무너지지 않아, 다 알아서 돌아가는 거니깐. 자연을 보렴. 인간은 정말 작은 존재란다.
오버하지 말고, 일단 올해만 버텨보자.’”
4개월 동안 진행된 월드 투어가 끝난 이후 그는 갑자기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켭니다.
원래 라이브를 하는 사람도 아니었던지라 팬들은 매우 의아했고,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콘서트가 끝나고 오랜만에 한국 집에 왔는데 아무도 없고 외로워서 라이브를 켰어요.”
이는 지 드레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얼마 전 BTS도 데뷔 9년 만에 잠시 쉬겠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전엔 음악에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었는데, 이제는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짜내야 하는 삶에 너무 지친 것입니다.
단체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하며 조심스럽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게 맞나? 싶어 무섭기도 하고 정답인지 고민이 많았어요. 내가 쉬고 싶다고 하면 미워하실까 봐 사실은….”
오늘 복음에서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찾아와 형이 유산을 가로챘다고 자신에게도 좀 나누게 해 달라고 청합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돈을 갖는 것에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며 부자의 비유를 해주십니다.
부자가 곡식을 두기 위해 곳간을 확장하지만 결국 오늘이 삶의 마지막 날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며 결론적으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루카 12, 15)
예수님은 모든 탐욕은 결국 생명을 유지하려는 마음에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모든 욕구는 ‘생존 욕구’라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죽는 게 두려워서 돈을 모읍니다.
그러다 돈이 많으면 영원히 살 것처럼 생각합니다.
하지만 돈은 죽음과 함께 썩어버립니다.
돈이 영원한 생명을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그러니 돈과 쾌락과 명예는 가지면 가질수록 공허하게 합니다.
예전에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를 작업하는 인부들이 작업 중 추락하여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큰돈을 들여 아래에 그물망을 설치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물에도 떨어지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인부들이 떨어졌던 것은 생존을 월급에 의존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돈이 생명을 책임져주지 않습니다.
생존을 책임져주는 그물망이 있으면 오히려 돈도 더 잘 벌립니다.
우리가 먼저 찾아야 할 것은 그물망이지 돈이 아닙니다.
돈에 의지할수록 그물망이 필요 없다고 느끼게 됩니다.
그러다 떨어지는 것입니다.
그물망을 설치하기 전까지는 돈을 많이 받을수록 더 불안하게 되어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을 찾아온 사람은 그물망 앞에서 돈을 청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만 의지하면 돈은 저절로 오게 됩니다.
안 오더라도 인생을 즐기며 살 수 있습니다.
돈을 버는 게 이젠 생존을 위한 문제가 아니라 놀이가 됩니다.
그런데도 세상 대부분은 예수님께 나아오면서도 아직도 재물에 의존하고 그런 것을 청하러 옵니다.
영원한 생명을 책임져주실 분 앞에서 단 몇 년을 책임질 재물을 청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이가 부모에게 만 원만 달라고 하며 부모는 그런 역할 하는 게 아니냐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부모 자체가 안전망입니다.
김준호 씨는 인하대학교 공과대학 건축과에 진학하여 공부하다가 군에 입대했습니다.
군복무 19개월이 되던 10월 어느 날 부대에서 관물대 위에 올라가 물건을 정리하다가 실수로 땅바닥에 떨어져 크게 다쳤습니다.
척추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경추를 크게 다쳐 전신마비 환자가 된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절망적인 신체장애를 탓하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됩니다.
그러자 입이라도 움직일 수 있는 것에 감사하게 됩니다. 영원한 생명을 보장받은 사람의 자세입니다.
그는 네 가지가 감사하다고 합니다.
첫째는 내가 전신마비 환자가 되었기 때문에 주님을 영접하고 믿게 된 것이 무엇보다 감사하고,
둘째는, 군대에서 다쳤기 때문에 치료비를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을 하느님께 감사한다고 합니다.
셋째는 원호병원에 입원하는 중에 지금의 아내를 만나게 된 것을 감사하는데, 아내는 그때 병원의 실습생이었습니다.
넷째는 남들이 하지 못하는 구필화가(입으로 그리는 화가)가 된 것이 감사하다고 말합니다.
그는 인당이라는 화명으로 붓을 입에 물고 글씨나 그림을 그렸고, 1981년도에는 세종문화회관 전시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는 “하느님께서 내게 베푸신 은혜를 생각할 때마다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삶에서 감사가 아니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일단 가진 것에 감사해야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런데 그 감사는 영원한 생명을 보장해 줄 안전망을 만났을 때 나옵니다.
세상 것에 집착하지 맙시다.
그런 것들은 다 생존을 위해 내가 믿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생존을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에 의존할수록 공허하고 불안하고 외로워집니다.
우리는 그런 공허함의 늪에 빠지며 인생을 허비하지 않도록 영원한 생명의 안전망을 쳐놓고 살 수 있어야겠습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7월31일 [연중 제18주일]
코헬렛 1,2; 2,21-23
콜로새 3,1-5.9-11
루카 12,13-21
참 사람이 될 수 있는 그 많은 기회를 선용했는가, 무시했는가 환히 깨닫는 것이 심판입니다!
이번 주일 우리가 봉독하는 세 독서는 신앙인으로서는 물론, 한 인간 존재로서 굴곡지고 풍파많은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잘 가르치고 있습니다.
지난 삶을 돌아보며 코헬렛을 읽으니 정말이지 크게 공감을 하게 됩니다.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코헬렛 1장 2절)
그토록 목숨걸고 발버둥쳤던 대상들이 사실 별것 아니었습니다.
그토록 중요시여겼던 명예도, 자리도, 학력도, 돈도 다 지나가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리 많이 남지 않은 생애 동안에는 지나가는 세상사에 너무 연연해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인간 존재의 유한성과 가변성을 온 몸으로 체험했기에,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 위해 ‘그’에 대한 기대 역시 대폭 내려놓아야 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 땅 위에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이상, 하느님께서 선물로 주신 이 세상에 감사하며, 이 세상을 소중히 여기고, 지속적으로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며, 또한 동시에 세상을 즐기고 만끽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렇지만 한 가지 주의할 점!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고사성어를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합니다.
재물이든, 세상의 영예이든, 인간 관계든, 사실 살짝 아쉬운 것이 좋은 것입니다.
매사에 너무 목숨을 걸지 말아야겠습니다.
보다 자주 고개를 쳐들어 하늘을 바라봐야겠습니다.
우리 삶의 방향이 땅만 향할 것이 아니라, 피안(彼岸)의 언덕을 향할 수 있도록 거듭 성찰해야겠습니다.
이 땅 위에서도 최선을 다하지만 저 위의 것을 추구하는 작업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우리가 보기에 정말 중요한 대상으로 여겨지지만,
불과 20년, 30년 세월 지나고 나면 물거품인 대상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삶의 전부라고 여기는 재물입니다.
건물이나 토지입니다. 유산이요 은행잔고입니다.
사실 목숨 한번 끊어지면 그 모든 것들이 아무 것도 아닙니다.
언젠가 이 세상 떠나갈 때, 그것들 다 놓고 떠나가야 되니, 안타깝고 아까워서 눈이나 제대로 감고 임종하겠습니까?
남은 생애 동안 주님 안에 새 사람이 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품위에 맞는 고상한 삶을 살다 떠날 수 있도록 잘 준비해야겠습니다.
주님 은총으로 죽음의 땅에서 생명의 땅으로 건너온 파스카 체험을 한 새 백성의 일원으로서,
더 이상 우리에게 어울리지 않는 행실들을 과감히 떨쳐버려야겠습니다.
불륜, 더러움, 욕정, 나쁜 욕망, 탐욕, 거짓말란 단어들을 내 인생의 문장에서 과감히 삭제시켜 버려야겠습니다.(콜로새 3장 5절)
지상에서의 풍요로운 삶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또 다른 세상, 주님 나라에서의 영원히 풍요로운 삶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우리가 지상에서 살아가는 동안 너무 세상 것들, 특히 재물에 연연한 나머지, 그리고 너무 인색하게 살며 나눔에 소홀했던 나머지, 어느 순간 주님으로부터 이런 경고 말씀을 듣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루카 복음 12장 20절)
그럼에도 불구하고 잊지 말아야할 사실!
우리의 주님은 정의의 하느님이시도 하지만 그에 앞서 자비의 주님이라는 진리를 기억하며
안심하시기 바랍니다.
“대자대비하신 하느님께서 어떻게 약하디 약한 인간을 심판하신단 말입니까?
실은 하느님께서 심판하시는 게 아닙니다.
인간이 죽어 하느님 앞에 가서 한 순간에 이승에서의 삶을 되돌아보는 게 심판입니다.
참 사람이 될 수 있는 그 많은 기회를 선용했는가, 무시했는가 환히 깨닫는 것이 심판입니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사후생<死後生>)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곳간을 헐어라>
2022. 07. 31 연중 제18주일
루카 12,13-21 (탐욕을 조심하여라,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
그때에 군중 가운데에서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스승님, 제 형더러 저에게 유산을 나누어 주라고 일러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아, 누가 나를 너희의 재판관이나 중재인으로 세웠단 말이냐?” 그리고 사람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어떤 부유한 사람이 땅에서 많은 소출을 거두었다. 그래서 그는 속으로 ‘내가 수확한 것을 모아 둘 데가 없으니 어떻게 하나?’ 하고 생각하였다. 그러다가 말하였다. ‘이렇게 해야지. 곳간들을 헐어 내고 더 큰 것들을 지어, 거기에다 내 모든 곡식과 재물을 모아 두어야겠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말해야지.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 그러나 하느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
<곳간을 헐어라>
곳간을 헐어라
곳간이 있으면
하릴없이 곳간만 보게 되리니
곳간을 헐어라
곳간이 있으면
어떻게든 모으고 싶어지리니
곳간을 헐어라
곳간이 있으면
그저 채우기에 안달나리니
곳간을 헐어라
곳간이 있으면
내 것 네 것 굳이 가르게 되리니
곳간을 헐어라
곳간이 있으면
마침내 나마저 집어삼키리니
곳간을 헐어라
(상지종 베르나르도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