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월요일 잔차를 타고 퇴근길에 넘어져 전신에 찰과상과 타박상을 입었다.
혁신도시 넓은 광로에서 혼자 달리다가 갑자기 일어난 사고인지라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어이가 없네... 쩝!
오른쪽 바엔드(핸들 맨끝)에 비닐우산을 걸쳐뒀던게 화근이 됐는데 연금관리공단 정문을 지나며 약한 오르막길에서 막 가속을 하던 중 느닷없이 앞으로 내동댕이쳐지며 아스팔트에 턱이 강타.
자전거는 완전히 한바퀴를 돌아 반대편으로 향해 쓰러져 있고 난 진행방향으로 턱을 쳐박은 채 바닥에 납작.
양손과 팔꿈치 다리...몸통까지 어디 충격을 받지 않은 곳이 없지만 부러지거나 뇌진탕을 입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이다.
자전거 호크가 부러지며 앞바퀴가 빠져 나갔을때나 가능한 그런 사고인데 천천히 피해내용을 확인해보니 자전거는 멀쩡(물론 여기저기 긁히고 그런 건 있지만), 대신에 우산이 첩첩으로 엉망이 되어 나뒹굴고 있다.
우산이 앞바퀴 살에 끼었다는 얘긴데...하지만 살 또한 멀쩡.
우산의 길이로 봐서 핸들 끝에서 바퀴살까지 닿지도 않을 것이고...
추정되는 원인으론 오르막에서 가속을 하며 핸들과 차체를 좌우로 롤링을 해줬을 것이고 그때 우산이 바퀴와 프레임 사이에 끼이며 중심을 잃고 꺼꾸러진 것 같다.
속도가 상당히 올라가고 있는 터라 사고순간을 전혀 느끼지도 못했고...어이가 없다!
아마 속도가 느린 상황이었다면 '어~비틀!' 하는 순간이 있었을게다.
아무튼 잔차를 탈때 핸들엔 양손이, 양손엔 핸들만이 정확히 잡혀 있어야 된다는 것을 희생의 댓가로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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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아침
아들을 깨워 아침을 대신해 샌드위치를 먹였는데 욘석이 비실비실 함시롱 일을 안나간다고 마음을 바꾸네.
그럼 이왕 일찌감치 일어난 김에 산에라도 갔다오자며 말리를 앞세워 황방산으로~
드림솔병원 부근에 주차를 해두고 공동묘지와 걸쳐 있는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주능선에 올라가고 썬플라워로 내려가는 계단형 경사로 앞까지 갔다가 되돌아왔는데 뛰지않고 순전히 걷는 것이라 전혀 부담은 없고 어제 다친 몸도 이정도의 활동엔 무리가 없다.
시간은 1시간 남짓 소요.
고성 22사단에서 동료에게 총격을 가하고 무장탈영한 임병장의 사례를 들어 어울림과 조화에 관해 잔소리를... 그러니까 밥을 먹을때 반찬을 골고루 먹어야하고 사람도 골고루...하기싫은 일도...듣기싫은 얘기도... 슈퍼 울트라 캡숑 잔소리.
퇴근 후 집안 식구들이 저녁을 챙길무렵 난 서둘러 전주천으로 내려간다.
안선생님과 이편한세상 아래 정자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1.5Km를 내려가며 시간을 맞추려니 내심 마음이 바쁘다.
하지만 도착해보니 아직... 그렇다면 홍산교 방향으로 더 올라가야지!
홍산교 아래서 기다리던 중 서곡교 방향으로 눈을 돌렸는데 저만치 등을 보이며 달려가는 주자가 안선생님 맞다.
내려오는 계단 앞에서 기다렸어야 되는데 어긋났구만!
열심히 뒤따라 가는데 몸이 성치 않은 상태라 역시나 부담이...
해가 비치지 않는 코스를 잡아서 달리려다보니 전주천 좌안길이 최적.
다가공원까지 갔다오기로 하고 몸 상태에 맞춰 느린 조깅속도로 이야기를 나누며 사드락사드락 올라간다.
다가공원 광장에서 반환해 내려오는 동안엔 속도를 조금씩 올려 이편한세상 부근에선 조깅속도를 살짝 넘어갈 정도까지 빨라졌고 그대로 서곡교와 홍산교를 지나 새로 만들어진 징검다리까지~
집에서 나온 뒤로 1시간 30분이 흘렀고 달린 거리로는 15km가까이 될 것 같다.
집~이편한세상 [1.5Km]
이편한~홍산교 [1Km]
홍산교~이편한 [1Km]
이편한~다가공원 [4.5Km]
다가공원~이편한~징검다리[6Km]
계산상으론 14Km가 나오는구만!
아무튼 어제 그런 사고가 났음에도 오늘 달릴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크게 다행이다.
오른쪽 무릎이 좋지 않아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충격을 받았음에도 이 정도라면...에휴 감사!
홍산교와 마전교 중간에 새로 만들어진 징검다리는 돌이 없이 평평하게 시멘트 구조물로 조립된 형태인데 달리기를 하는 사람이 이용하기엔 더없이 좋을 듯.
아마도 여기를 이용해 대회나 훈련코스를 구상하는 움직임이 일어나지 않을런지...
안선생님 댁으로 가서 샤워를 하고 군납맥주를 한캔씩 마신 뒤 서신동으로 가서 감자탕으로 저녁식사를 겸해 한잔 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