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회도 휴가철을 맞아 첫 주는 쉬기로 했지만 그래도 친구를 보고 싶다든가, 체력단련을 원하는 성님들은 나오라고
카페에 올려놓았다. 사실 휴가면 쉬는 것이 당연하지만 과거 전통이 쉬는 날도 모여 산행을 했으니 금년이라고 거를
수가 없고 또 몇몇 친구들이 아쉬어 할 것을 배려한 것이다. 우리 친구들이 가장 많이 올랐고 접근성도 괜찮은 산,
그래서 선정한 청계산. 매봉, 이수봉, 만경대를 포함하고 있으며 서쪽에는 관악산, 남쪽으로는 국사봉 등의 연봉과
더불어 서울의 남쪽 방어벽을 이루어 온 산으로 동쪽에는 경부고속도로가 지나간다. 이곳저곳에서 접근하기가 좋아
주말이면 서울시내의 명동보다도 더 많은 사람들이 붐빈다고 하는 산이다.
9시15분경 양재역에 도착하니 회장님은 벌써 나와 동준, 화영이가 온다고 연락이 왔단다. 조금 있자 봉수가 나타나고
진우도 손을 흔들면서 다가오고 있다. 생각지도 않았던 하선이가 나와 밝고 명랑한 미소와 함께 악수를 청한다.
일체의 연락도, 확인도 없어 몇이나 올까 궁금했는데 벌써 7명이라니 고우회는 가장 적은 수가 모인다고 해도
대여섯 명은 될 것이라는 회장의 예상이 맞는 것 같다. 동준이가 지하철역에서 올라오고 화영이는 버스를 탓다고
뒤에서 나타났다. 원래 10시에 청계산 입구에서 만나기로 했으니 서둘러 출발하자고 정류장으로 향했다.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늘 10여 메타 이상, 10분 이상을 기다리는 것이 보통이었는데 오늘은 금방 탈 수 있고
또 다른 마을버스가 대기 중이다. 휴가철이라 모두가 서울을 떠난 것인지, 청계산행 8441번 버스가 임시 증차를
해서인지 빨리 탈 수 있어 기분 좋은 출발이다.
청계산 입구, 원터골에서 행여나 하는 심정으로 팔각정을 둘러보고 화장실 뒤쪽까지 기웃거려 보지만 아는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애초에 만날 장소를 양재역으로 했다면 더 많이 나왔을까? 아쉬운 생각으로 자꾸 뒤를 돌아보지만
다른 무리의 사람들만 떠들썩할 뿐 고우회원은 나타날 기미는 없다. 회장 왈 공부 좋아하는 친구들은 서로 연락하여
나올 것으로 기대했는데 라는 말이 생각나 재선이에게 전화하였더니 이제 교대란다. 기다릴 수는 없고 서로 연락하여
만나자고 한다. 막걸리와 소주, 김밥을 사서 배낭을 채우고 출발한다. 진우를 비롯하여 몇 친구가 이구동성으로
오랜만에 와보니 입구가 많이 달라졌고 잘 정비된 것 같다고 한다.
공기 중에 습기가 많아 조금만 걸어가도 숨이 차고 땀이 비 오듯이 흐른다. 중턱에 걸린 저 구름이 비라도 한 번 뿌리면
좀 시원할 텐데. 첫 번째 만나는 쉼터를 지나 좌측으로 접어들면서 청계산에서 가장 한산하고 오르기 쉬운 길이라고
생각해서 택한 코스라고 설명해 주고 12시 전에 매봉 정상에 도착, 간단히 요기를 하고 옛골로 내려가 서너 시가 되어
끝내자고 한다. 또한 오늘의 산행 리더는 동준이가 될 테니 모두 동준이의 페이스에 보조를 맞출 것을 요청한다.
마당바위를 지나 첫 번째 쉼터에서 배낭을 조금이라도 가볍게 하고자 막걸리 한 통을 비우고 가져온 참외를 돌린다.
쉬엄쉬엄 올라가면서 재선이와 통화를 시도해보지만 연결이 되지 않아 답답하다. 그래도 산을 잘 타고 청계산
구석구석을 잘 아는 친구이니 정상까지 곧 쫒아 올 것이라고 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