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전날이었습니다.
설을 맞아 어제 오후에 일찌감치
고향 덕산을 찾았습니다.
와이프는 설대목을 맞아 동생네 가게 일을 돕느라
그제 아침 벌써 덕산에 와 있었고
저는 아이들과 함께 넷이서 왔지요.
역시 수원에서 때맞춰 출발한 친구네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밀리지 않는 샛길로 심심치 않게
그 친구 목적지인 충주까지 같이 잘 왔지요.
충주에서 덕산으로 오는 충주호의 호반길은
어디에 내놔도 깨끗하고 빼어난 경치이지만
갑자기 차가워진 날씨 덕에
더욱 시리도록 파란 하늘과 싱그러운 산천이
귀성객을 맞고 있었습니다.
설 전날인 오늘 아침에는
일찍이 일어나 보니 마당에 발자국이 찍힐 정도로
눈이 살짝 내려 있더군요.
매서운 날씨에 눈을 쓸어 모아 치우고 나니
몸이 후끈 달아오르더군요.
집앞 신작로에 쌓인 눈이 녹기 전에
조카들과 아이들을 모두 깨워서는
몇 해 전에 사다놓고 심심찮게 써먹었던
플라스틱 눈썰매를
번갈아 태워 주고는
설경을 찍으러 홀로 나섰습니다.
오늘 같은 날
월악산에 오르면 참 좋으련만,
“너 오늘도 산에 가기만 해 봐라.
대문 걸어 잠그고 들어오지도 못하게 한다.” 시는
어머니의 불호령(?)에
더군다나
아시다시피 이번 설의 워낙 매서운 날씨가
적지 않게 부담스럽기도 하여
월악산행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차를 끌고 덕수사로 우선 향했습니다.
작년 여름에
예전의 도전광업소 앞 덕수사에서 월악산 사진을 찍으며
주지스님에게서,
월악산 영봉 옆에 중봉과 하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와불형상이란 설명을 들은 이후로는
계절마다 사진을 찍으러 들르곤 하던 곳이기도 하죠.
물론 당시 월악산의 와불형상 사진을 찍어서
이 카페에도 올렸던 걸 보신 기억이 나시겠지만.......
그 사진을 A4 크기의 인화용지에다
고품질로 프린트해서는
덕수사에 전해드리기도 했었지요.
▲덕수사에서 바라본 월악산의 설경
아랫말에 있는 동생네 가게로 내려가서
커피를 한 잔 하고는
지난 가을 중학동문 카페
어느 분(김용환 선배님인가요?)의 제안
즉, 기왕에 고향 덕산과 월악산 일대의
봄 여름 가을 사진을 올렸으니
차제에 겨울사진도 올려서
월악산의 사계를 완성시키라는 은근한 압력에
스스로 약속했던 걸 지키고자
눈길 월악으로 넘어 갑니다.
예의 그 나실재에서 겨울 월악산 사진을 또 찍었지요.
▲나실재에서 바라본 월악산의 또 다른 설경
내가 가장 좋아하는 코스라
사계절 어느 때이고 틈만 나면 찾는
'광천-억수-용하수’로 접어들었습니다.
▲용하수의 설경
▲용하수의 민박집
이제 차를 돌려 바퀴에는 체인을 감은 채로
눈길을 조심스레 되돌아 내려옵니다.
▲용하수에서 내려오면서 바라본 눈덮인 월악산
아까 용하수쪽으로 오르며 설경에 흠뻑 빠져
차를 타고 가다 서다 하면서 사진을 찍느라
울퉁불퉁 오르막길에서
그만 차가 옆으로 자꾸 밀리는 바람에
바위가 있는 옆 도랑으로 빠질 뻔해서
어렵사리 체인을 감고는
가까스로 빠져 나왔던 그 길입니다.
▲관폭대의 눈길
▲관폭대에서 내려오면서 바라본 눈속의 월악산 영봉
▲관폭대에서 내려오는 눈덮인 오솔길의 큰키 소나무
▲관폭대 인근의 오솔길 옆 바위와 숲, 그리고 눈
새하얗게 눈이 깔린 용하수 아래
주차장 가운데 서 있는
한 그루의 소나무가 참 청청합니다.
▲용하수 주차장 눈밭에 서있는 소나무
용하수 아래 주차장 바닥에
쌓인 눈이 솔아 붙어
바람에 날려 골이 져 아름다운 무늬를 만들었지요.
▲용하수 주차장 바닥의 눈
▲용하수에서 내려가면서 바라본 억수리쪽
▲낙락장송이 되어 가는 억수리 아래의 소나무 군락
▲광천리 바로 아래
월악리와 광천리 사이에 있는 아들바위입니다.
저도 저기 바위틈에 돌을 던져 안착시킨 덕(?)에
셋째를 아들로 두는데 성공했답니다. 하하하
나중에 저를 따라한 우리 직장의 동료 한 분도
둘째를 아들로 두었답니다.
▲아들바위
이제 절골로 들어 섭니다.
▲조용하기 이를 데 없는 신륵사 입구의 설경입니다.
▲다른 방향에서 본 신륵사 설경
▲신륵사 앞에서 올려다 본 영봉 정상 자락
▲여러분 다 아시는 방갈로가 있는 카페 꺼먹고무신
폐교가 된 이후 민속학교로 바뀐 월악초등학교 교정에도
하얗게 눈이 덮여 있습니다.
▲옛 월악초등학교 교정
월악다리 상류의 용하구곡이 지난 여름 홍수사진과는 대조적이죠?
▲얼어붙은 월악 다리 상류
이제 월악천을 따라 내려갑니다.
▲시루미 아래 월악천과 성천의 합수몰이 부근에서 바라본
월악산(영봉 중봉 하봉)
이제 합수몰이에서 덕산으로 올라 옵니다.
지난번 중학동문 어느 분(윤병순 후배님인가요?)의 말대로
영봉 옆으로 이어지는 중봉과 하봉의 능선이
마치 비너스상의 옆얼굴 모습 같습니다.
▲새터에서 바라본 월악산(영봉 중봉 하봉)
▲성암리 앞길에서 본 덕산 진입로와 하설산 어래산
성내리로 돌아 왔습니다.
성내리 앞을 흐르는 성천변은 요즘
도로와 하천을 동시에 확장하는 공사를 하면서
가로수로 꽤 큰 소나무들을 심었더군요.
잘 가꾸면 참 멋있겠지요?
▲성천변의 소나무
이제 설을 다 쇠고 고향을 떠나며
충주호를 끼고 돌면서 되돌아 본 월악산입니다.
▲충주호에서 바라본 월악산
갖가지 해상도와 화질로 사진을 찍었지만
카페에 올리는 크기와 양이 한정되어 있기에
여기에는 544×408사이즈의
초고화질(카메라 설정 기준) 사진이 주종을 이루었습니다.
지난 가을(11월 중순경)에 이 카페에도 올린 바 있는
‘홀로 나선 산책길로 올라간 월악산’사진 이야기 이후
연속 3주간 일요일 마다
월악산 영봉을 올랐던 기억이 참 새롭습니다.
이제 여기에서 감히 여러분께 약속을 드려 볼까 합니다.
'월악산의 봄'을 말입니다.
그럼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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