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시 죽전동 A아파트 57평형의 시세는 지난 2001년 4억원대 초반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하철 분당선 오리~수원역 구간 공사가 시작된 2002년12월에는 지하철 개통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형성되며 아파트 값이 순식간에 5억대 초반으로 1억원 가량이나 급등했다.
교통망 신설은 땅값뿐만 아니라 아파트 가격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지난해 청량리와 경기 남양주 덕소를 잇는 중앙선 복선전철이 개통되면서 중앙선 주변 아파트 단지들의 가격이 한차례 껑충 뛴 것도 한 예다.남양주시 와부읍 덕소역 인근 삼익아파트 32평형과 37평형 매매가는 각각 2억2000만원과 3억3000만원으로 최근 2∼3개월새 1000만∼2000만원 가량 올랐다.
◇교통호재 아파트 꿈틀=수도권 남부에선 신분당선 연장선의 통과역이 생기는 용인 성복동과, 경전철역이 3곳이나 들어서는 용인동백지구가 수혜지로 꼽힌다. 용인 동백지구 인근 조앤조공인 조진녕 사장은 “경전철 동백역과 가까운 코아루아파트 11단지 30평형대 아파트는 다른 아파트보다 웃돈이 1000만원 정도 더 붙었다“고 말했다.
용인 성복동 지엔미 공인 관계자는 “신분당선 연장선 역이 생길것이란 소문이 돈 일부단지는 가격을 올리거나 매물을 회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체들도 교통호재를 충분히 이용해 새아파트 판촉에 나서고 있다.GS건설은 용인시 성복동에서 3월부터 5월까지 총 3972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할 예정이다.평형은 33평∼60평형 중대형으로만 구성된다.SK건설도 성복동에서 오는 5월 39평∼57평형 중대형 아파트 373가구를 분양한다.
또 용인 경전철 삼가역 주변에서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468가구를 상반기 중 분양할 예정이며 코오롱 건설도 같은 지역에서 35평∼55평형 823가구를 분양한다.
지하철 9호선 호재를 안고 있는 지역은 개통 때까지 수혜를 누릴 전망이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대중교통 여건이 취약했던 노량진·흑석동·가양동·방화동·염창동 등이 수혜지로 꼽힌다”고 말했다.
9호선 라인에선 대우건설이 강서구 방화동에 25평∼42평형 아파트 341가구 중 56가구를 6월에 일반분양할 예정이다.또 신원종합건설이 동작구 상도동에서 33평형,45평형 445가구를 오는 5월 일반인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교통여건이 대폭 개선되는 수도권 북부지역에서도 건설사들의 신규공급아파트가 쏟아진다.신도종건은 의정부 북부에서 오는 5월 90가구의 대형 아파트를 공급할 계획이고 건영은 경원선 복선전철 덕계역 인근에서 853가구의 중대형 아파트를 오는 9월 분양할 예정이다.
수도권 북부지역 주택시장 대부분에서는 아직 교통여건 개선 호재가 반영되지 않았다.퇴계원 나들목 인근인 남양주 별내면의 경우 새 아파트라 꼽히는 주공아파트의 가격이 평당 480만원대에 불과하다.
◇미래 지도 보고 선택해야=전문가들은 아파트 수요자들에게 지금은 불편하더라도 3∼4년 뒤에 교통여건이 크게 개선되는 지역의 아파트를 선택하는게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1가구2주택 양도세 중과,부동산 실거래가 과세 등의 규제로 한 번 집을 사면 3∼4년은 보유한 뒤 팔아야 하기 때문에 이런 지역의 아파트를 사면 지금 당장은 고생스럽더라도 매도시점엔 고생한 값을 보상받을 수 있기 때문에서다.
또 광역교통망 구축 계획을 꼼꼼히 살펴 신흥 교통의 요지로 부각될 지역의 아파트를 골라내는 선구안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RE멤버스 고종완사장은 “한번 집을 사면 쉽게 되팔 수 없기 때문에 집값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교통여건을 충분히 따져본 후 매입의사를 결정하는게 좋다”고 말했다.
자료원:중앙일보 2006. 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