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샴페인 중 하나인 돔페리뇽(오른쪽)과 한국의 오미로제.
많은 모임에서 송년회와 기념회식 때마다 늘 후보에 오르는 술이 바로 샴페인이다. 왜 샴페인은 이러한 축배의 장에서 사용되는 것일까?
샴페인은 프랑스의 샹파뉴 지방의 영어식 이름에서 유래했다. 원래는 샴페인 와인으로 불렸지만, 이 지역이 워낙 와인으로 유명해 샴페인이라고 부른다.
모두가 알다시피 샴페인은 스파클링 와인이지만 다른 지역에서 나오는 스파클링 와인은 샴페인이라고 부를 수 없다. 즉, 샹파뉴 지방에서 나오는 스파클링 와인만 샴페인이 된다.
흥미롭게도 바로 이 샹파뉴 지방에서 초대 프랑스 왕 클로비스가 세례를 받았으며, 이 자리에 세계 문화유산인 랭스 대성당이 세워졌다. 그리고 이곳에서 30명이 넘는 프랑스 왕이 대관식을 치렀다. 즉, 샹파뉴는 원래 동네 자체가 축배의 지역인 것이고, 자연스럽게 이 지역의 와인이 사용되었다.
나폴레옹의 일화와도 연결된다. 당시 나폴레옹 군대의 에이스였던 기마 병단은 전쟁에 나갈 때 승리를 기원하기 위해 샴페인의 목을 잘라서 축포를 미리 터트려 사기를 올리고 전쟁에 나가기도 했다. 축포를 통해 미리 승리를 기원한다는 의미도 있었다.
현대에 들어와서는 샴페인에 대해 다양한 표현이 생긴다. 잔 아래에서 수면을 향해 계속 올라오는 거품은 ‘끊이지 않는 행복’이라고 하며, 따라진 샴페인에 거품이 올라오는 소리는 ‘천사의 박수’라고도 말한다.
샴페인은 기존의 와인과 달리 2차 발효라는 까다로운 작업이 동반된다. 일단 발효된 와인에 추가적인 당분을 넣으면 다시 발효가 일어나면서 탄산이 발생되는데, 이때 발생되는 기압으로 병이 터지기도 한다.
그래서 한국의 경우 샴페인 방식으로 스파클링 와인을 만드는 일은 거의 없었다. 만든다고 하더라도 인공적으로 탄산을 주입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2013년 세계 최초로 오미자를 이용한 샴페인 방식의 와인이 등장했다. 문경 오미나라에서 만드는 오미로제 스파클링이다. 2012년 핵정상회의 건배주로도 선정된 이 술은 우리나라 고유의 오미자를 사용해서 만들었다는 데 큰 사회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의외로 한국에는 좋은 한국 와인이 많다. 대부도의 그랑꼬또 청수 와인, 영동군의 여포의 꿈 와인, 시나브로 와인, 미소 와인, 컨츄리 와인, 상주의 젤코바 와인 등이다. 샴페인 방식은 아니지만, 직접 재배한 포도와 원료의 풍미를 마음껏 살린 개성 넘치는 와인이다.
그런 의미로 올 연말에는 멋진 외국와인도 좋지만, 특별한 한국와인으로 송년회를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직은 성장 중인 모습이지만 우리 지역, 우리 동네, 우리 고향의 농산물로 만든 와인이야말로 사회적 가치를 담은 가장 믿을 만한 와인이기 때문이다.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