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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 '자유민주주의'를 어떻게 정리하여 표현하느냐는 문제가 저를 괴롭혔습니다.
방금까지 날이 더워 방바닥에 누워 핸드폰이나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생각이 정리되었습니다. 그냥 날려버리기엔 아까워서 좀 더 다듬고 남겨두고 싶습니다.
글을 쓰면서 저는 따옴표친 '자유민주주의'와 따옴표 없는 자유민주주의(Liberal Democracy)를 구분하여 적을겁니다. 전자는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용례를 의미하고 후자는 해외에서 통용되는 용례를 의미합니다. 그걸 유의하시면서 읽으셔야 혼동이 오지 않을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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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민주주의에는 온갖 종류들이 있으며 심지어는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나라들의 정치적 특성도 매우 다릅니다. 당장 남한부터가 유명한 헌법구절처럼 민주공화국이지만 북한도 정식명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입니다. 그리고 남한과 북한의 정치체는 매우 다릅니다. 제가 고등학교 다닐때는 '민주주의는 여행가방이다. 열어보면 내용물이 제각기 천차만별이기 떄문에'라고 배웠던 기억도 있네요.
그렇다면 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 무엇이 다를까요?
학자마다 제각기 다 의견이 다릅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 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는 구별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민주주의는 애초에 국민들이 그 자신에 의해 자유롭고 민주적인 질서를 추구하는 사상이기 때문입니다. 왜 그런지는 시작된지 300년도 안지난 민주주의라는 정치사상 및 제도의 기원을 봐야합니다.
17세기부터 산업혁명과 식민지개척으로 인한 자본의 축적 과정에서 상공업에 기반하여 유기적으로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한 중산계급의 부상으로 인해 구체제로 불리우던 질서에 균열이 발생하였고, 이 정치적 균열속에서 솟아오르는 정치적 열망을 감압하지 못한 절대왕정은 혁명세력에게 양보하거나 - 입헌군주제 개혁 - 극적인 과정을 거쳐 실각당하고 죽기도 했습니다. 우리들은 이 일련의 사건들을 시민혁명이라고 배우고 있습니다.
왕과 성직자의 권위와 법이 아닌 전통에 기초해 유지되어오던 봉건계급적 공동체속에서 절대 다수의 유럽인들은 진취적이진 않지만 농노로써 안정된 삶을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소수의 푸른피들은 귀족으로 살아갔지만 농노와 근본적인 삶의 속성은 똑같았습니다. 봉건제 속에서 인간존재는 농노이든 귀족이든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가 하던 일과 직업을 똑같이 이어나가기만하면 되었습니다. 이따금씩 영주나 왕의 통치행위가 삶의 장애물이 될 수 있었겠지만, 운좋게도 통치자가 고약하지 않고 인자하다면 그 고비만 넘기면 되었습니다.
봉건사회속에서 유럽인들은 농노건 귀족이건 서로가 서로에게 각자의 선조가 맡던 사회적 역할을 각자가 계속 이어주기를 바랬고, 대개는 그렇게 살았습니다. 개인적 번민이 끼어들 자리가 없었던 봉건사회는 그렇게 유지되어 왔습니다. 비록 진취적이지 못했지만요. <자살론>으로 유명한 뒤르켐은 그러한 사회적 상태를 '기계적 연대'라고 표현했습니다.
다만, 진취적으로 자신의 삶의 자신의 손으로 개척하던 중세 유럽인들도 있었습니다. 상공업자들은 자체적으로 길드를 형성하여 서민에서 영주까지 흥정을 일삼았고, 자유도시는 남의 영지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삶의 터전을 버리고 도망쳐나온 농노들이 시궁창에 들끓었고, 별난 젊은이들은 중세대학에서 술퍼먹고 망나니짓을 일삼았으며, 지루한 삶을 참지못하던 몇몇 어린 농노들은 돈키호테마냥 모험을 찾아 란츠크네흐트같은 용병집단에 찾아가곤 했습니다. 그래도 이러한 적극적인 삶은 이런 별종들의 영역으로만 한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산업혁명과 식민지개척은 이런 별나지만 진취적인 모험의 기회를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가져다주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더 많은 경제적 이익을 쫓는 삶의 태도가 도덕적 흠결에서 미덕으로 여겨지기 시작했습니다. 공장에서 오래 일하면 농사나 짓던 촌뜨기 방직공도 공장에 나온 어린이들을 감독하며 나름대로의 권력을 가지게 될 수 있었고, 반강제로 끌려온 하층민 선원은 제대로 된 사략행위 한방에 부자가 될 수도 있었으며, 나름대로 새로운 경작법과 작물들을 연구하여 상업적으로 농업을 수행하던 차지농업인들은 영주의 농사를 대신 지어주며 성과에 비례한 이익을 가져가는 '요먼'이 되었습니다.
봉건사회의 사회 구성원들은 그저 선조가 해왔다는 이유로 이미 주어진 삶과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하지만 유럽인들은 점차 생득적으로 주어진 삶에서 벗어나 자기 스스로 삶을 개척해나갔고 그러한 삶의 방식을 서로가 서로에게 내재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진취적인 삶의 가능성이 열려버린겁니다. 비록 다양한 삶의 가능성이 열리자 '아노미'라 명명된 개인적 번민도 시작되어버렸지만, 사람들이 점점 더 자기가 원하는 대로 이익을 쫓아 살아가기 시작함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와해되지 않고 계속 결속을 유지했습니다. 뒤르켐은 이러한 사회적 상태를 '유기적 연대'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측면에서 민주주의는 자유주의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보셨다시피 자유주의에서 자유는 단순히 '내가 원하는대로 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을 넘어서 '내가 원하는 대로 원하는 만큼 버는' 경제적 자유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더 엄밀하게는 위와 같은 과정을 겪은 서구 유럽인들의 역사적 경험이 정치사상에 반영된 셈입니다.
유럽인들은 이전에 살아돈 대로 사는 삶에서 적극적으로 이익을 쫓는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익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개인 각자의 능력(능력주의, Meritocracy으로 이어짐)도 필요하지만, 그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봉건적 통치자의 인치(人治)라는 고비도 넘겨야합니다. 영국의 프랜시스 드레이크는 스페인 무적함대를 격파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본래는 여왕으로부터 사략허가를 받아 노략질을 일삼던 해적이었습니다. 만약 그가 여왕의 심기를 거슬렀다면 지금의 명성을 얻지 못했을겁니다.
사실 이런 장면은 영업직이나 중대한 계약을 다뤄본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다 겪어보셨을 겁니다. 계약의 성사에는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과 조건뿐만 아니라 계약이라는 절차속에서 나와 상대방이 형성하거나 이미 맺어놓은 관계도 중요하다는 것을요. 내가 우월하면 내가 유리하게 계약을 이끌 수도 있고, 상대방이 우월하면 상대방이 유리하게 계약을 이끌 수도 있고, 쌤쌤이면 적당하게 합의볼 가능성이 많구요.
인치(人治)라는 지점에서 유럽인들은 점차 개인적 변덕이 아닌 일정한 기준에 의거한 공정한 판결을 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일정한 기준에 의거한 공정한 판결이 되기 위해서는 일단 법인격이 동등한 지위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누구의 지위는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고 누구의 지위는 그럴 수 없다면 방어권이 같을리 없으니까요. 이러한 측면에서 법치주의(rule of law)는 단순히 정의라는 측면뿐만 아니라 경제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합니다.
만약 절대군주가 '어, 그래? 그래. 내가 판결안할게 대신 내 지위만 유지해줘'라는 스탠스를 취했다면 그 사회는 영국처럼 입헌군주국이 되었을테고, '싫다'고 대답했다면 크고 작은 산통을 겪었겁니다. 이러한 가장 극단적인 사례는 프랑스 혁명사일겁니다.
위에서 살펴본 내용속에서도 민주적 질서라는 포인트를 찾을 수 있습니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모든 법인격이 동등한 지위를 가지고 있으려면 다같이 농노로 전락하거나 다같이 절대군주가 되어야합니다. 그리고 유럽인들은 보통선거제에서 1인에게 1표만 줌으로써 모든 국민을 절대군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걸 평등이라고 부르고, 민주정(民主政)이라고도 부릅니다.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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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너무나도 길어졌지만, 아무튼간에 민주주의는 왜 자유민주주의와 구별될 필요가 없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이제는 왜 '자유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Liberal Democracy)가 다른지 써보겠습니다.
저는 여태까지 민주주의가 왜 자유민주주의와 구별될 필요가 없는지 설명하기 위해 유럽의 민주주의 역사를 매우 간략하게 살펴보았듯이,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살펴보기 위해서도 우리헌법의 변천사를 극도로 간략하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본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우리헌법에는 '자유민주주의'라는 단어는 적혀있지 않습니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로 두 군데에 적혀있으며, 제헌헌법에는 '민주주의 제 제도'라는 표현이 있었고 그대로 쭉 유지되어왔습니다. '민주주의 제 제도'라는 말은 그냥 민주주의의 여러가지 제도를 의미합니다.
전문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들 대한국민은 기미 삼일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 세계에 선포한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하여 이제 민주독립국가를 재건함에 있어서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며 모든 사회적 폐습을 타파하고 민주주의제제도를 수립하여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케 하며 각인의 책임과 의무를 완수케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여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결의하고 우리들의 정당 또 자유로히 선거된 대표로써 구성된 국회에서 단기 4281년 7월 12일 이 헌법을 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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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박정희 정권 당시 1972년 10월 17일에 유신체제가 시작되었고, 2개월 뒤인 1972년 12월 27일에 개정된 제8호 개정헌법. 이른바 '유신헌법'때부터 문제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표현이 전문에 추가되었습니다.
전문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ㆍ1운동의 숭고한 독립정신과 4ㆍ19의거 및 5ㆍ16혁명의 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평화적 통일의 역사적 사명에 입각하여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공고히 하는 새로운 민주공화국을 건설함에 있어서,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1948년 7월 12일에 제정되고 1962년 12월 26일에 개정된 헌법을 이제 국민투표에 의하여 개정한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으로 개정된 헌법은 1987년 6.10민주항쟁 이후 1987년 10월 29일에 개정된 현행 제10호 헌법입니다. 여기서는 전문뿐만 아니라 총강 4조에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표현이 추가되었습니다.
https://www.law.go.kr/lsEfInfoP.do?lsiSeq=61603#
전문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ㆍ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ㆍ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ㆍ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1948년 7월 12일에 제정되고 8차에 걸쳐 개정된 헌법을 이제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에 의하여 개정한다.
제1장 총강
제4조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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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펴보셨다시피 우리 헌정사에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표현은 박정희 정권 유신개헌때 처음으로 추가된것이 보여주듯이,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는 북한체제(이른바 인민민주주의)에 대항하는 체제, 일종의 대칭상으로써 규정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학계와 법조계에서 논의가 있었으나 지배적인 해석은 '자유민주주의'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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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문제가 되는 지점은 박정희 정권 당시 수많은 용공사건이 그러하였듯이 북한체제가 아닌 사상과 사안에까지 '자유민주주의'를 근거로 북한의 것이 아닌 다른 사상과 질서들까지 억압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직도 우리나라의 국시는 자유롭고 민주적인(free and democratic) 질서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라는 협애하고 자의적인 특정상태로 고정되어버린 상태입니다. 철학적인 아이러니입니다. 자유롭고 민주적인 상태를 어떤 특정한 것으로 정의하니 사회가 자유롭고 민주적인 상태와 멀어진 셈입니다.
재미있는 지점이 있습니다. 연행헌법의 영문번역에서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가 'the basic free and democratic order'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현재 지배적인 해석은 '자유민주주의'입니다.
PREAMBLE
We, the people of Korea, proud of a resplendent history and traditions dating from time immemorial, upholding the cause of the Provisional Republic of Korea Government born of the March First Independence Movement of 1919 and the democratic ideals of the April Nineteenth Uprising of 1960 against injustice, having assumed the mission of democratic reform and peaceful unification of our homeland and having determined to consolidate national unity with justice, humanitarianism and brotherly love, and
To destroy all social vices and injustice, and
To afford equal opportunities to every person and provide for the fullest development of individual capabilities in all fields, including political, economic, social and cultural life by further strengthening the basic free and democratic order conducive to private initiative and public harmony, and
To help each person discharge those duties and responsibilities concomitant to freedoms and rights, and
To elevate the quality of life for all citizens and contribute to lasting world peace and the common prosperity of mankind and thereby to ensure security, liberty and happiness for ourselves and our posterity forever, Do hereby amend, through national referendum following a resolution by the National Assembly, the Constitution, ordained and established on the Twelfth Day of July anno Domini Nineteen hundred and forty-eight, and amended eight times subsequently.
Oct. 29,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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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한국에서의 용법은 외국에서 통용되는 Liberal Democracy의 용법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예를 들어 비교정치학에서는 Liberal Democracy를 2번의 평화적인 정권교체가 이루어졌으며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이뤄지고 있는 국가들을 분류하는 카테고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념형(ideal type)으로써 규범이나 가치를 부여하거나 개입시키는 개념이 아닙니다.
그리고 외국의 정치권이나 다른 학계도 Liberal Democracy를 free and democratic이라는 의미로 사용하며 어떤 특정한 체제의 대칭상을 지칭하는 말이 아닙니다.
한국의 보수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들 사상의 기반인 '자유민주주의'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보수는 그걸 알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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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글 정말 감사합니다.
애초에 보수의 사상적, 이념적 기반은 전적으로 한국적인 것에 외국의 개념과 요소들을 자신들의 기득권과 이익에 합치하게끔 가져와 만들어낸 호문쿨루스에 더 가깝고, 좀 더 넓게 해석해도 일본의 그것과 더 유사한 면이 큽니다. 글로벌 스탠다드와는 언제나 항상 거리가 멀었다고 봅니다. 그냥 글로벌 스탠다드로 구분되고 분류되는 요소들을 가져와 자기 유리하게 덕지덕지 맞춘 거죠.
본래부터 일제강점기 친일파나 군사독재의 잔재등 이래저래 깨끗한 토양에서 자라난 게 아닌데다 일본 우파들과의 연계성이 강한지 거슬리는게 확실히 크죠.
이걸 넘어서는게 한국보수의 큰 짐이자 숙제인데 한번 지난 탄핵으로 어느정도 그 추악한 허물을 벗을 전화위복의 기회도 될수 있었는데 결국 기득권,온실속 화초 생활에 빠진 이들이 여전하구나 싶습니다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는 자유로운 민주주의가 아니고,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결합도 아닌, 인민민주주의와 대립되는 이른바 한국식 민주주의였군요. 저도 최근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명쾌하게 해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liberal democracy에 대해 정치학 공부하면서 교수, 강사가 이를 현대적인 의미의 민주주의, 자유와 민주라는 상호의존적이면서 상호대립적인 개념이 혼재된 체제라며 가르쳤는데, 사실 이 개념은 보수식 그거와는 결이 다르죠ㅋㅋㅋ
보수식 말고 진보 양반 중 현재의 시장경제가 결합된 민주주의를 부정, 비판하는 사람도 자기네식 민주주의에 대칭되는 개념처럼 쓰이기도 하네요 생각해보니ㅋㅋㅋ
최근의 자유민주주의는 그 자체보다도 비자유민주주의 illiberal democracy 때문에 오히려 개념이 선명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민주주의 탈을 쓴 괴상한 나라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으니까요...
사실 박통 전통의 '자유민주주의'야 말로 그런 민주주의였지만요ㅋㅋㅋㅋ
맞습니다. 사실 유럽역사의 흐름속에서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는 상호의존적이었으나, 철학의 측면에서는 내가 번 만큼 더 많은 소유권을 행사하는 자유주의와 무조건 1인에게 1표만 주는 민주주의는 상호대립적인 긴장상태에 놓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보통선거제는 시민혁명 이후 상당한 기간이 지나서야 실현되기도 했구요.
자유기업원이나 보수 싱크탱크들은 민주주의와 고귀함을 연관짓고 강조합니다. 그 사람들은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긴장상태를 아니까 '부자들(엘리트)에게 더 많은 권능과 표를 부여하자. 왜냐하면 부는 그 개인들의 능력과 성품과 비례하니까.'라고 주장하는 셈입니다.
자유민주주의를 말하면서 실상은 보통선거제 이전의 과두정oligarchy을 옹호하는 집단들이죠.
다만 liberal democracy에서 liberal을 강조하는 입장에선 건국의 아버지들이 우려한 다수의 전제라든지, 나치독일식 민주주의 자살(이건 논란이 많지만요), 사회주의식 민주주의와 구별하기 위해서라든지, 과거 인도 같이 자유롭지는 않은 민주주의와 구별하기 위해 이걸 굳이 붙이는 감이 있는 것 같은데 맞나요?
그런 측면도 있습니다. 본문에서도 민주주의는 여행가방과 같다는 표현이 있듯이 '민주주의'라해도 그 성격들이 다르기 때문에 구별될 필요는 있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은 말하는 사람의 liberal이 과연 어떤 가치나 규범을 주장하기 위한 개념인지 아니면 범주화를 위해 설정한 이념형(ideal type)인지를 살펴봐야한다는 것입니다. 정치권을 제외하면 대개 후자의 경우가 많습니다.
전자는 가치개입적인 표현이라면 후자는 가치중립적인 표현이라는게 포인트입니다.
@cjs5x5 아 그런 의미군요 이해핬습니다
주장과 범주화는 전혀 다른데 이게 참 현실에서는 바로 구별이 쉽지 않고 저도 헷갈릴 때가 있네요ㅋㅋㅋㅋㅋ
우리나라에서 보수 정치 하려면 절대로 박정희를 부정할 수 없어요. 미국에서 이것저것 배워온 엘리트들이야 작은정부 신자유주의 같은 소리 하지만 막상 보수당을 지지하는 절대 다수의 서민들은 박정희식 국가주도의 개발로 경제를 다시 살려주길 원하기 때문이죠.
여기서 모순이 생기죠. 미국에서 보수의 가치인 자유, 민주주의, 작은정부 등등 전부 박정희랑 거리가 멉니다 ㅋㅋ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 보수의 사상은 엉망진창일 수 밖에 없죠. 이승만 정권을 부정한 박정희와 박정희 정권을 부정한 전두환이 하나의 계보로 보수로 같이 묶이는 혼란스러운 상황도 결국 박정희의 아킬레스 건인 독재를 쉴드 치려다 보니 별관심없는 이승만, 전두환도 보수로 편입 된거고 얘네들이 친일파를 쉴드치는 이유도 똑같습니다. 박정희는 친일파니까요.
이런 흐름에서 보면 자유민주주의란 말도 유신체제에서 다른 나라의 민주주의와 다른 우리식 민주주의(유신)를 가리키기 위해 쓰인 말이니깐 이게 그들의 슬로건이 된건 이상하지 않죠. 그리고 이 말이 보편적으로 사실상 반공이라는 의미로 많이 쓰이는데, 박정희는 반공 투사로서의 이미지도 가지고 있죠.
잘 읽었습니다
본래의미의 자유민주주의가 아닌 반공질서로서의 민주주의를 내세워서 사람을 현혹하면서 소모전을 벌이는 짓이네요
https://cafe.daum.net/Europa/3Q5x/122978?q=%E2%80%98%EB%82%A8%EC%B9%A8%EC%9C%BC%EB%A1%9C%206%C2%B725%20%EC%8B%9C%EC%9E%91%E2%80%99%20%EC%82%AD%EC%A0%9C%E2%80%A6%20%EC%A0%84%EC%9F%81%C2%B7%EB%B6%84%EB%8B%A8%EC%9D%98%20%E5%8C%97%EC%B1%85%EC%9E%84%20%EB%AA%85%ED%99%95%ED%9E%88%20%EC%95%88%EB%B0%9D%ED%98%80
댓글에서 인민민주주의등 다른 사례를 들어서 민주주의안에 자유가 들어있다는 주장을 반론하는데
이런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것에 대해서도 왈가왈부가 있지만 저는 이미 본문에서 적은대로 "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는 구별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민주주의는 애초에 국민들이 그 자신에 의해 자유롭고 민주적인 질서를 추구하는 사상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솔직히 링크하신 게시글에서 전개된 논쟁들은 딱히 알맹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치뤄지고 있으며 선거를 통해 2번 이상의 평화로운 정권교체가 이뤄진 정치체(국가)'를 자유민주주의라는 이념형으로 구분하는 비교정치학의 기준을 대입하면 되는 사안이라서요.
좀 더 부연설명을 하자면 이렇습니다. 제가 본문에서 풀어놓은 현대 민주주의가 배양된 과정인 근대 유럽사를 보시면 유럽인들은 점차 선조가 살아왔던 방식대로 사는 삶에서 자기의 의지대로 개척해 나아가는 삶을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뒤르켐은 이러한 세태에도 불구하고 사회 질서가 와해되지 않는 지점을 기계적 연대에서 유기적 연대로 이행(transition)되었다고 표현했구요. 편의를 위해 제가 이미 썼던 본문내용을 좀 써먹겠습니다.
// 사람들이 점점 더 자기가 원하는 대로 이익을 쫓아 살아가기 시작함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와해되지 않고 계속 결속을 유지했습니다. 뒤르켐은 이러한 사회적 상태를 '유기적 연대'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측면에서 민주주의는 자유주의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보셨다시피 자유주의에서 자유는 단순히 '내가 원하는대로 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을 넘어서 '내가 원하는 대로 원하는 만큼 버는' 경제적 자유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더 엄밀하게는 위와 같은 과정을 겪은 서구 유럽인들의 역사적 경험이 정치사상에 반영된 셈입니다. //
깔끔하게 말하자면 현대 민주주의가 배양된 유럽 근대사의 경로path를 살펴보면 그냥 아무 형용사 없는 민주주의Democracy에도 이미 경제적 자유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왜 굳이 우리나라에는 "자유Liberal"이라는 형용사를 굳이 강조하면서 넣으려 기쓰는 사람들이 있을까요. 그건 바로 그 사람들의 "자유"라는 기표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기의를 의미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자유freedom이 아니라 반공anti-communism입니다.
@cjs5x5 그러면 님이 보기엔 인민민주주의나 중국등의 사례들은 그냥 민주주의에 해당이 안된다고 보는건가요?
그리고 추가로달린 댓글을 보면
"사회민주주의도 급진민주주의도 계몽민주주의도 공화주의도 보수민주주의도 이슬람민주주의도 포퓰리즘도 탈락하게됩니다"라고하면서 자유를 훼손하는걸 긍정하는 계열들을 뭘로봐야하는지에 대해서 얘기를 하네요
@松永久秀 인민민주주의나 중국의 체제는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으나 다당제가 아니므로 엄밀한 의미에서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이러한 국가들은 일당제 국가One party State 혹은 전위당 체제Vanguard Party State으로 정의내립니다. 특히 선거만하는 "민주주의" 국가들은 Il-liberal Democracy로 지칭합니다.
그리고 추가댓글은 정도degree라는 차원이 없어서 추상화의 정도가 너무 높아져서 발생한 문제입니다. "자유를 훼손하는걸 긍정"한다는 잣대를 아무 디테일없이 무작정 들이대면 현존 모든 자본주의-민주주의 국가들도 민주주의가 아니게 됩니다. 최저임금제를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노동력도 결국 노동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균형지점이 결정되는 재화입니다. 그런데 최저임금제는 노동시장에서 노동력의 가격에 인위적으로 개입하여 노동가격(=임금)이 특정 수준이하로 떨어지지 않토록 강제합니다. 이는 노동시장의 주체인 임노동자와 기업의 자유를 일정부분 침해하는 겁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제가 없는 민주주의 국가는 거의 없습니다.
@松永久秀 이런식으로 추상화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conceptual misinformation이라고 부릅니다.
실제 비교정치학에서 정치체(국가)들을 구분하는 과정과 결과물은 매우 섬세하고 유형화되어 있습니다. 이것처럼요.결코 '이거는 민주주의다 저거는 민주주의가 아니다' 정도로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합니다.
*사진은 다시 재업로드.
@cjs5x5 저 댓글 포함해서 꽤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 내에 자유민주주의와 비자유민주주의가 둘다 포함되니까
그냥 민주주의만 말하는것으론 자유롭고 민주적인 질서를 추구하는 사상이 도출이 안된다고 인식하는거 같은데
님이 보기엔 비자유민주주의는 그냥 민주주의가 구현이 덜 된 것이다 이정도라고 보는 건가요?
@松永久秀 이 사안을 다루기 위해 저는 사회과학의 근본적인 존재론을 다룰 수 밖에 없습니다.
자연과학의 대상물은 자연법칙입니다. 자연법칙은 신이 만들었건 하늘에서 떨어졌건 그냥 여기에 있는 물자체입니다. 자연법칙에 대해 인간은 그저 받아들이고 적응해야만 하는 절대적으로 수동적인 존재일 뿐입니다.
반면에 사회과학의 대상물은 인간사이에 작용하는 사회질서입니다. 사회질서는 사람이라는 하위층위의 한계에서 비롯된 바꾸지 못할 한계지점들이 존재하나, 자연법칙과 달리 인간에 의해 좌우될 수 있는 <유동적인> 물자체입니다.
민주주의는 인간사이에 작용하는 사회질서들 중의 하나입니다. 민주주의는 여행용 가방이라는 비유가 있듯이 결코 저 하늘에서 내려온 절대적인 이데아가 아니라 인간에 의해 구성되고 구현되는 인위적인 질서입니다. 그러므로 민주주의건 뭐건간에 사회질서를 어떠한 유형으로 규정한다는 문제는 곧 누군가로 하여금 "민주주의"라는 품질인증마크를 받는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이 투쟁을 통해 쟁취해내야 하는 <유동적인 결과물들의 총체>입니다.
저항세력이
@松永久秀 민주화 이행의 과정에서 저항세력이 더 우위에 서면 좀 더 자유롭고 민주적 질서가, 기존의 비민주적인 집권세력이 더 우위에 서면 덜 자유롭고 덜 민주적인 질서, 저항세력과 집권세력이 비등하면 협상에 의한 민주화가 그 국가에 구성되고 구현될 뿐입니다.
일단 링크하셨던 게시물에서의 논쟁에만 국한해보면, 결국엔 거기에 언급된 온갖 개념들을 그 분들이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결론은 천차만별로 달라집니다. 그래서 제가 딱히 코멘트할게 없습니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개념들이 어떻게 정의됐는지도 모르겠고 쓰신분들도 모를거 같은데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민주적 질서를 추구하는 사상을 도출하려면 그냥 말 그대로 민주적 질서를 추구하는 사상과 주장을 구성하면 되는 겁니다. 그저 말이 되는 근거에 기초하여 디테일을 쌓는게 중요할 뿐이죠.
비자유민주주의(Il-liberal Democracy)는 민주주의가 구현이 얼마나 되었냐를 표현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이념형(ideal type)으로써 자유민주주의가 아닌 다른 "민주주의"들을 통틀어 부르는 카테고리일 뿐입니다. 이건 저의 생각이 아니라 비교정치학에서 쓰는 용법입니다.
@松永久秀 솔직히 말씀드려서 궁금하신 바에 대해 제대로 답해드렸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그 분들이 민주주의를 다루는 방식과 제가 비교정치학을 접하고 민주주의를 다루게 된 방식 사이에 갭이 크기 때문에 뭔가 생산적인 이야기는 못드린거 같습니다.
@cjs5x5 비교정치학과 다른 해석간의 차이문제가 크네요
마지막으로 질문을 정리하면
민주주의는 본래 자유롭고 민주적인 질서를 추구하는 사상이라서 자유민주주의와 민주주의간에 차이가 없다고 알고있는데
그러면 비자유민주주의같이 자유롭고 민주적인 질서를 추구하지 않는것은 민주주의의 의미와 다르게 느껴지는데 이걸 어떻게 봐야하는건가요?
@松永久秀 질문하신 문장의 주어가 뚜렷하지 않아서 저는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비자유민주주의같이 자유롭고 민주적인 질서를 추구하지 않는 "민주주의"국가들은 민주주의의 의미에서 벗어나 보이는데 이걸 어떻게 봐야 하는 건가요?
비자유민주주의가 Il-liberal Democracy를 말씀하시는 것이라면 제가 위에서 첨부한 자료중의 하나에 쓰여있습니다. 법치주의가 아닌 강력한 지도자의 인치, 정권교체와 대안세력 없는 체제, 표현과 결사의 자유같이 개인의 자유가 협소한 국가를 비자유민주주의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러한 기준을 너무 엄격하게 설정해버리면 이를 충족할 국가는 없다고도 첨언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지점에서 제가 이미 말씀드렸듯이 민주주의는 하늘에서 떨어진 절대적인 무언가가 아니라 <유동적인 결과물들의 총체>입니다.
@cjs5x5 위의 자료를보면 법치의부재를 비롯해서 자유가 협소한 국가를 비자유 민주주의로 구분할 수 있지만
기준을 너무 엄격하게 적용하면 아무것도 통과할수 없다고 나오는데
민주주의를 자유롭고 민주적인 질서를 추구하는 사상으로 봄에도
비자유민주주의같이 개인의 자유가 협소한것도 민주주의라고 부르는 이유가
좀더 자유롭냐 아니냐의 차이일뿐이라서 그런건가요?
@松永久秀 아니요. 그게 아닙니다. 비자유민주주의로 구분되는 국가들이 그래도 민주주의론속에서 다뤄지는 이유는 그들이 그들 스스로를 "민주주의"라고 자칭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도 정식명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듯이 말입니다.
비교정치학은 수많은 민주주의들을 유형화하고 분석함으로써 뭔가 생산적인 결과물을 도출해낼 것을 추구합니다.
또다시 추상화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야할 거 같습니다. '자유로움'이라는게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할까요. 이 자유라는 개념은 사람에 따라 극명하게 그 의미가 달라집니다. 신자유주의자들은 국가의 개입 그 자체를 개인을 비자유롭게 만든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사민주의자들은 국가의 개입을 통한 복지증대가 개인의 자유를 신장시킨다고 주장합니다.
과학이라는 측면에서 비교정치학도 위에서 보셨듯이 추상화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을 피하기 위해 개념들을 엄밀하게 설정해야합니다. 그러나 연구자 본잊들도 결국 인간인 이상 자기들만의 '자유'들을 생각합니다. 그래서
@松永久秀 그래서 비교정치학이 가장 많이 택하고 있는 추상화의 방법은 베버의 이념형(ideal type)입니다. 짧게 줄이자면 민주주의를 둘러싼 현상들에 기반하여 연구자 개인이 그 현상들을 특정한 범주들로 범주화시키는 겁니다. 하지만 범주화는 해도 그 개념들에 규범적 성격을 부여하지 않는게 베버 방법론의 핵심입니다.
그리고 비교정치학에서 가장 많이 채택하고 있는 '자유민주주의'라는 이념형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이뤄지고 있으며 2번 이상의 평화로운 정권교체가 이뤄진 체제'입니다. 이거에 해당되는 국가들은 자유민주주의로 구분하고 이거에 해당되지 않지만 "민주주의"를 자처하는 국가들은 비자유민주주의로 매우 크게 뭉뚱그려 말하고 있는 겁니다(사실은 훨씬 더 세세하게 구분합니다. 위에서 보여드린 그래프처럼).
제가 보여드린 자료의 요지는 비자유민주주의라는 이념형이 있는데 그런 이념형으로 분류된 나라들이 대강 어떤 특징들을 가지고 있는지 소개하고 있는 서설입니다. 그래서 비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특징 뭐냐고 할때 대충 이런거다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렇지만
@松永久秀 그렇지만 제가 말씀드렸듯이 민주주의는 결국 <매우 유동적인 결과물의 총체>입니다. 학계에서도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는 학자들과 학파들이 있습니다 이념형이라는 방법론을 쓴다 하여도 민주주의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들이 있을 수 밖에 없고, 그 의견들은 경합하여 지배적인 의견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민주주의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절대적인 이데아가 아닙니다.
국가와 국가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 세상엔 수많은 "민주주의들"이 있고 그 민주주의들은 국익을 두고 경쟁합니다. 민주주의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이데아가 아니므로 결국 경쟁에서 승리한 국가가 지배적인 민주주의가 되는 겁니다.
미국과 중국. 어느쪽이 자유민주주의Liberal Democracy이고 어느쪽이 비자유민주주의Illiberal Democracy일까요. 지금 당장은 누구나 같은 답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몇 십년후에 인도-태평양에서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그 달라질수도 유지될 수도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매우 유동적인 결과물의 총체>입니다. 바이든이
@松永久秀 바이든이 왜 요새 가치동맹을 강조하는지, 가치동맹이라는 지점은 왜 단순히 "민주주의"라는 것을 기준으로 패를 나누는 차원 그 이상을 의미하는지 이해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충분히 전달시켜드렸는지는 모르겠습니다.
@松永久秀 음... 한마디로 줄여드리겠습니다. 비자유민주주의는 현재 비교정치학자들이 '비자유민주주의'라고 분류한 정치체(국가)들입니다. 그 사람들이 분류한 기준들이 make sense하다면 그냥 그 국가들을 비자유민주주의라고 생각하시면 되고, 아니라면 아니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자유민주주의도 마찬가지입니다. 맞다고 생각하시면 맞는거고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닌겁니다.
다만 이 맞다와 아니다의 근거는 개인의 자의적인 기준이 아니라 실제 현상을 반영한 분석물(통계든 뭐건간에)이 되어야 합니다. 이 지점만큼은 절대적인 이데아라고 할 수 있습니다.
@cjs5x5 Personally, I consider this concept a dead end: illiberal democracy is like an atheist pope:
the adjectival structure itself is contradictory.
In my view all democracies are liberal.
https://hungarianspectrum.org/2016/12/29/vulnerable-democracies-an-interview-with-janos-kornai/
음 잘 이해가 안되는데 그럼 제가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을 얘기하는 학자의 글로 대신해서 질문해봅니다
1. 보통은 민주주의안에 자유가 존재한다고 정의를 하는건 일단 글에서도 명시가 됩니다. 비자유민주주의라는 개념자체가 무신론적교황같은 형용모순이 된다는게 제가 느끼는 혼란에 제일근접해보이는데 민주주의를 자유로운 질서를 포함한다는 개념으로 보는견해에서 비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를 쓰는게 가능한 이유가 뭔지 궁금합니다.
2. 원댓글링크에 자코뱅정권 거론하는거보면 민주주의라는 용어안에 자유로운 질서가 꼭 포함되는게 아니라고 보는거같은데 이건 어떻게 생각해야하나요?
@松永久秀 또한 본문내에서도 님이 겪고 계신 민주주의에 대한 그 혼란을 적고 있습니다. 이러한 혼돈은 당연한 겁니다. 왜냐하면 민주주의는 절대적 이데아가 아니라 <매우 유동적인 결과물들의 총체>니까요.
인식의 대상이 원래 혼란 그 자체이므로 우리의 이 혼란을 완전히 해소하려는 모든 시도는 무의미합니다. 이런 상태를 복잡계complex system라고도 부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할 일은 이 혼란을 알렉산드로스 대왕마냥 단칼에 해소하려 애쓰는게 아니라 일단 이 혼란을 전제하면서 생산적인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되어야합니다.
본문처럼 민주주의의 해석에 대한 합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Before anything else, I have to say that there is <no consensus on the interpretation of democracy>, autocracy or dictatorship among political scientists, politicians and people working in the media. <There is complete conceptual chaos>
@松永久秀 1. 이건 글의 맥락을 주의깊게 봐야합니다. 글의 저자는 헝가리의 정치현상을 illiberal democracy라고 지칭하는 다른 사람들을 상대로 좀 더 현실의 디테일을 봐야한다고 말하는 입장입니다. 현실 헝가리 체제에서도 선거를 통한 선출과 민주적 제도는 사라지지 않고 유지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헝가리의 정권은 각종 자유들을 입법을 통해 제한시키거나 줄이고 있으므로, 비자유민주주의라는 어쩄거나 "민주주의"로 분류하지 말고 말고 아예 전제정(autocracy)로 분류하자는 강한 입장입니다.
이명박때도 분명 선거와 민주적 제도들은 유지되었습니다. 비교정치학계에서 통용되는 자유민주주의의 이념형에서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 때 이명박 정권이 민주적이지 않다고 느꼈고 광화문 광장에 나오기도 했습니다. 저자는 이명박 정권을 전제정으로 불렀을 겁니다.
좀 더 건조하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자유민주주의와 비자유민주주의라는 이념형은 철학적 정합성에 의한게 아니라 학자들 각자의 유용성에 의해서 사용되고 있는 겁니다.
@松永久秀 이미 작성했던 덧글에서 중대한 오류가 있어서 수정했습니다.
@松永久秀 2. 자코뱅이 거론된 부분이 어디있는지 알려주실수 있으신가요? 링크해주신 글과 그 글의 덧글에서는 자코뱅이야기가 안보여서요.
@cjs5x5 컨트롤 f 해보면 덧글에 자코뱅이 5번정도 언급되고
보나파르트주의나 마오주의등 인민민주주의 얘기가 나옵니다
@松永久秀 혹시 그 부분 스크린샷을 찍어서 보내주실수 있나요? 제가 본문까지 찾아봐도 보이질 않아서요.
@松永久秀 유로파 맞나요? 링크를 주실수 있나요? 유로파 링크는 안주셔서요
@松永久秀 아. 위에 있는 댓글에 적어놓으셨군요. 이제 봤습니다.
@松永久秀 2. 이미 제가 답변드린거지만 추가로 간단하게 설명하겠습니다. 어차피 그 댓글 작성하신 분들이 보실일이 없을테니 적는거지만 기본적인 개념정의와 방법론 없이 민주주의를 다루면 이런 쓸데없는 논쟁이 발생한 겁니다. 한마디로 민주주의라는 단어에 대해서 conceptual mismatch가 일어난 겁니다.
한분은 정치학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민주주의의 정의를 말하는데, 한분은 "민주주의"를 자의적으로 외연을 신장시켰기 때문에 서로 말이 통하질 않아서 고요속의 외침 게임을 한 겁니다. 제가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기표와 기의의 불일치를 강조한 적이 있습니다. 그게 저 댓글상에서도 일어난 겁니다.
민주주의를 어떤 의미로 사용하든 그건 그 사람들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저렇게 민주주의라는 개념을 자의적으로 써버리면 생산적인 대화는 이루어질 수 없고, 생산적인 결과물도 나오지 못합니다. 링크주신 유로파 링크에는 딱히 유용한 내용이 없으니 그냥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cjs5x5 좀 헷갈리는게 많은데
민주주의라는 개념에 자유가 기본적으로 포함되어있고
비자유민주주의라는 개념을 사용할때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의 시행여부가 핵심인데
그럼 민주주의라는 개념을 사용할때 그안에 내포된 자유라는 개념과
(비)자유민주주의라는 개념을 사용할때 자유라는 개념은 서로 다른 맥락에서의 의미인건가요?
제가링크한 글에서도 혼란이 있어도 결국 최소치에대해서는 언급하는데(나를 포함하여 Schumpeter와 그를 따르는 다른 사람들은 민주주의라는 이름을 정치-정부 형태로 제한하고 정부가 공직에서 축출될 수 있음을 보장하는 형태로만 제한합니다. 이것은 최소 요구 사항입니다.)
저 글의 견해를 따르는 사람입장에선 비자유민주주의라는 개념이 성립이 불가능한것처럼 보이네요
@松永久秀 아니요 그것도 아닙니다. 정확히 말해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시행하는 정치체제는 자유민주주의건 뭐건 일단 민주주의이고 그렇지 않은 정치체제는 전제정이거나 독재입니다. 비자유민주주의Illiberal democarcy는 선거만 하고 나머지는 민주적이지 않은 국가들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북한도 선거는 하듯이요.
슘페터는 말씀하신대로 민주주의의 제도적 최소조건을 제시했습니다. 바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여부라는 기준말입니다. 다만, 슘페터는 이 제도라는 차원에만 천착하여 선거만하면 일단 모두 민주주의로 구분해버리는 쪽이었습니다. 냉전시기 남미의 독재정권들에 대한 미국의 개입과 지원을 정당화하는 측면도 있었죠.
그래서 슘페터적인 기준으로 보면 비자유민주주의는 있을수가 없습니다. 애초에 슘페터적인 사고에서 정치체제는 민주주의 or 다른 것만 있으니 회색지대인 비자유민주주의는 존재할 수가 없는 겁니다. 일단 선거만 하면 죄다 민주주의로 분류되거나요.
자유라는 개념에 대해서
@松永久秀 자유라는 개념에 대해서는 이미 말씀드린대로 사람마다 다 제각기 다르게 설정합니다. 일정한 합의점은 당연히 존재하지만 디테일들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님께서 문장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에 담긴 자유와 자유민주주의에 담긴 자유가 다르냐'라는 문장을 '저 사람은 민주주의와 자유를 어떻게 설정하고 있느냐?'라고 말입니다. 그 사람의 민주주의와 자유가 받아들일만 한가 아닌가 판단하는건 온전히 님의 몫입니다. 그 아무도 '정확함'이라는 인증마크를 달아주는 사람은 없는게 민주주의론의 실재입니다.
링크해주신 헝가리 정치학자의 말대로 민주주의의 해석에 대해 사람들이 일치단결하고 있는 절대적 합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 지향할만한 것들은 있고 그걸 찾아나가는 겁니다.
예를 들면 이렇게 생각하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자유Liberal를 공산주의의 대칭상으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대칭상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시장영역에서 정부로부터의 자유라고 대답하고 있죠.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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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松永久秀 하지만 비교정치학에서 가장 많이 통용되는 자유민주주의에 자유Liberal은 그냥 이념형일뿐 아무런 규범이 담겨있지 않습니다. 그냥 기계적으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평화로운 정권교체를 2번 겪은 나라를 분류하는 용어일 뿐입니다.
다만 저는 이러한 무미건조한 비교정치학의 분류에 더해서 이런 가치개입적 생각도 더한 겁니다. 근대 민주주의 사상이 배양된 서구 근대사를 보니 민주주의와 - 시장에서의 자유건 다른 자유건 - 자유라는 개념은 떼어놓을 수 없더라. 그러므로 '자유민주주의'로 규정된 우리나라의 헌법질서는 Liberal democracy가 아니라 free and democratic order로 재규정 되어야함이 마땅하다. 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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