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리리리리리리리."
전화기가 요동을 칩니다.
바빠 죽겠는데...이게 어떤놈이 눈치없이 전화질을 하고
야단인가? 혹시 안산에 사는 김가놈이 숨겨논 새끼손가락
하고 지랄염병 한 짓거리 자랑 할려고 또, 전화 질인가?
하여간 그놈시키는 물개 거시기를 회쳐서 맨날 쳐먹고 사는지
시간만 나면 전화해서 개거품 튀겨가며 뇨자하고 M자 간판 걸
린곳에 가서 물침대가 태평양 파도보다 더 요동치며 어쭈구리
저쭈구리...주딩이에서 쇳바람이 남태평양에서 발진한 뜨거운 태풍의
핵처럼 "핵"핵"핵"핵"그 지랄 하다가 푸식, 풍선에 아카시아 가시
찔리듯 사그라 들고...그리고 천정이 빙~빙~ 도는 폼이 달님이 햇님
주위를 빙빙 돌듯이 그랫다고 저랫다고 자랑하는 전화질.........
으이그...그 소리도 첨에는 침을 꿀꺽 삼켜가며 들었는데 이제는 아주 지겹다.
그 소리를 울 마눌에게 했다가는 나도 공범으로 몰려 안산 쪽으로는 오줌도
못싸게 할거그만. 그래서 혼자만 늘 한귀로 듣고 한귀는 막아놓고 그러는데...
하여 전화를 안받을 모양으로 번호를 확인 하는데 어? 번호가 전혀 모르는
010-2763-0000, 번호가 뜬다.
...일곱번째 울리는 신호음에 마지못해 받았다.
"아, 여.보.세.요..."
이쁜 여인의 목소리다. 더듬더듬....
"예, 누구시죠?"
솔직히 난 숨겨논... 남들은 다 있다는 새끼 손가락이 없는데....옆에 울 마누라가
귀를 쫑긋하고 바라 보는데..괜히 덜덜 떨린다. 흐이구...겁쟁이....
한참 전화기를 붙잡고 마눌님을 바라보고 있는데 전화기 저쪽에서
"네, 여기 광주ㅇㅇㅇ 애미예요. 안사돈 계신가요?"
아차" 울 딸내미 시엄니의 목소리로구나.
얼른 울 마눌에게 전화기를 건냈다.
내용인즉슨 시흥에서 살다가 바깥사돈이 정년퇴임 하여 경기도 광주쪽에 아파트로
봄에 이사를 하였는데 벌써부터 딸내미를 통하여 한번 뫼시고 점심이라도 대접 하고
싶다고 시간좀 만들어 달라고 하였는데 차일피일 미루고...미루고...하여간에 내 마음은
어떻게 해서든지 안가고 싶어서 미루고 미룬것을....
이번엔 안사돈이 직접 전화를 하신 것이다.
딸내미 보냈으면 즈덜끼리 지지고 볶고 잘살면 그것으로 만족 하다는것이 내 철학인데
어려운 사돈끼리 만나서 농담도 못하고 그렇다고 무슨 진담을 나눌것도 없을것을....
안가면 기냥 말것이지 눈치도 없이 이젠 직접 전화가 오고 말았구나.
울 마눌님이 하시는말씀, "여보, 광주에 갑시다. 일요일에...사람이 성의를 넘 무시해도
못써요. 저렇게 애타게 부르시는데 당신이 뭐다고 그렇게 뒤로 버팅이질을 했싸고 그러요."
참, 마눌이 결정하면 빼도박도 못 하는 것을...거기서 내가 무슨 변명을 할까나.
"아..당신이 결정하면 그렇게 하쇼. 난 운전만 하면 될팅게."
하여 오늘 아침 우리 사위가 딸내미랑 둘이서 직접 차를 몰고 왔다.
"아버님, 혹시라도 약주를 드실지 모르니 제가 뫼실께요."
그놈 츠암, 아직 까지는 미운 곳이라고는 한군데도 없다.
이놈 처음에 나한테 인사하러 왔을때 내 잘?생긴 인상으로 여지 없이 기를 꺾어 놨거늘...
처음 보자마자 팔씨름을 하여 내가 납짝하게 이겨 놨느니...그리고설랑
"너 내말 똑바로 들어, 살다가 만약에 우리 민영이를 조금이라도 울게 하였다가는
너 반쯤 죽여놓고 우리 민영이를 데리고 와버릴 테니깐 ..알았쟈.?"
그렇게 말 했을때 이놈이 "넷 , 알았습니다."
이렇게 한것의 약발이 지금도 남아 있는지 승질머리 드러운 울 딸내미와 그렇게
소통이 잘 될수가 없다.
근데 이 놈이 자기집에 가서 나하고 팔씨름 하여 졌다고 지 부모님께 앵무새 까발리듯
뇌까린 모양이다.
ㅎㅎㅎ, 이집 식구들 모두 나를 무신 왈페 시다바리 보듯 하니...참 난감 하였다.
그러나 내가 누군가...그렇게 해놓고 딸내미한테는 시집 식구들한테 이렇게 잘하고..
저렇게 잘 해라. 신랑 한테는 어덯게 해야되고 왠만 하면 울 집에는 오지말고 시부모님께
먼저가고...늘 전화 먼저하고... 네가 정성껏 섬겨야 네가 섬김을 받는 것이다.
미주알 고주알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까지 섞여가며 잔소리를 해대니 울딸내미 츠암
등신이요. 꼭 시키는데로 하네요.
그러니 시부모가 환장하게 며느리를 이뻐 하면서 사돈을 찾는 이유가 거기에 있구나.
룰루 랄라...사위놈차 뒷 좌석에 마눌과 둘이서 타고 외곽순환도로를 타고 달립니다.
사패산터널을 지나 수락산터널을 지나 불암산터널을 지나 1시간정도 달리니 경기도
광주구나.
아파트 입구가지 나와서 머리를 숙여가며 반긴다.
듬성거리는 울 바깥사돈 머리카락이 실바람에 바르르 몸부림 치는구나.
쥐어잡은 손아귀에서 뽀도독 소리가 나게 악수를 하고 6층으로 올라갔다.
울딸내미 시엄마에게 갖은 아양을 떨어가며 같이 잔치상을 보고 있다.
사위녀석도 같이 거들며 히죽거린다.
그 모양을 헤벌레 입을 벌리고 바같사돈이 바라보고있다.
넓은 집에 오랫만에 사람 사는것 같다고 너스레를 떤다.
"그래....사람 사는것이 별거냐...저렇게 서로 위하고 돈은 먹고 살만큼만 있으면 되고
열씨미 일할수있는 직장이 있으면 되는거고...내가 딸내미 시집은 잘 보냈는갑다."
속으로 나도 이렇게 생각을 하니 흐뭇 하였다.
진수성찬에 점심을 맛있게 먹고 나서 나는 時를 한편 지어줬다.
나의 행복.
너는 아들낳고...
나는 딸 낳고....
금쪽같이 키웠구나.
사람으로 키웠구나.
너는 아들 주고...
나는 딸 주고....
청청송송 가지에다
이쁜 둥지 틀었도다.
사랑 하고, 사랑하고...
하늘만큼 사랑하고,
온산이 취하도록
그 사랑 향기롭네.
아들낳고..딸낳고..
아들낳고 딸낳고...
아들낳고 딸낳고,
너나 네나 죽고 나도
너 닮은 손주..
나닮은 손주..
그놈이 또 그놈이..
우리 뒷자리 지키거늘...
사돈아, 너 행복 하쟈?
그려....
나두 행복 하네.
.........*두서없이 적습니다.*
그리고 소화도 시킬겸 여섯이서 노래방엘 갔구나.
한시간을 때리는데 우리 딸내미 시엄마의 노래 솜씨가 대단하이....
노래방 주인이 보기 좋다고 30분을 더 넣어주니 모두가 잘도 어우러 지내그랴.
사돈관계....
지내기 나름인데 하여간 나는 영 어려운 자리인것을 부정 할수가 없네.
내 주특기인 지랄발광 까불어야 직성이 풀리는것을 얌전하게 노래 두곡 부르고나니
더 부르고 싶은 마음이 없는것을.....
그렇게 어렵게 사돈집 나들이를 하고 귀가를 하였다네.
..........끝..............
PS. 글이 넘 길어 죄송 합니다. 우리님들, 아들딸들의 결혼 시킴에 있어 너무 욕심을
부리시지 말길 바람니다. 제산보다 사람 됨됨이가 더욱 중요 하다는것을 오늘 새삼 느꼈습니다.
카페 게시글
▣-삶의 이야기
사돈의 전화.
닐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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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04
09.06.07 20:48
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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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말씀으로 마무리하시고........넘 재미나서 길은줄 모르겠습니다.글쓰시는 분인가봅니다.행복한 하루,잘보고 가는군요
글은요..무신, 그냥 극적거리는 정도 입니다.잼나게 읽어 주시니 정말 고맙습니다.
마치 우리 엄마가 하는 소리 같습니다 암튼 거시기하네요~~~~ 딸내미는 좋겠습니다 든든한 아빠두어서~~~~~~~
ㅎㅎ, 딸내미 하나 있는거 잘사는거 봐야지 그렇지 않으면 여지없이 빼앗아 오는거지요.
편하고 즐거운 맘으로 읽었어요 사돈 관계가 어렵지만 잘 어우러져 사는집 보면 무지 부럽습니다 행복해보여 좋슴니다 ^^
예...사람 관계란 지내기 나름인것 같아요. 조금 양보하고...그러면 모두가 내편인듯 합니다.
안사돈께서 들어와 보고계시지 않을까요??? 잼있어요 ~~
ㅎㅎㅎ, 안사돈이 보셔도 괜찮아요.^^ 살만큼 산 사람들이 뭔들 이해 못하겠습니까.고맙습니다.
ㅎㅎ 재미나게 잘 보았습니다. 시도 멋지게 잘 쓰시네요. 져그 욱에 친구분 야기나 시간 되시믄 함 올려 봐 주세욤~ㅎ 지랄 염병한 야기는 쏙~ 빼두 되구요~ㅎ 어떠한 연고로 만나게 되어 둘이 사귀면서 교제한 야기가 잼날 것 같아서요~ㅎ
ㅎㅎㅎ, 그렇게 할께요. 배꼽이 이사갈 정도로...웃겨 볼께요^^
행복한 글이네요
감사 합니다.
훈훈해져 옵니다^^
땃땃 하지요. 기왕에 사는것 맛있게 살아야지요.
서로 자녀를 삼았으니 어렵고도 좋은 사이지요. 잘읽었습니다. 착한 사위네요.따님 안봐도 알겠습니다.^^시댁에서 고맙게..
그럼요. 모두 귀한 자식인데....사위한테도 잘 해야지요.
넘 재미있져요. ㅎ ㅎ 잼나게 자알 읽었어요 늘 행복하시구요
넘 넘 부러버요...^^
청상유수가 이렇다네요
ㅎㅎㅎ,
2009년에 올린글인데....이렇게 늦게라도 댓글을 올려 주시니 감개가 무량하나이다.베베님, 늘...행복하소서,
청산유수--로 수정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