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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인산우회와 5.8산악회의 합동산행을 내변산 관음봉으로
정했단다.
인천과 서울에서 탑승한 친구와 선배들과 함께 7시에 경부고속
도로로 들어서서 부안을 향해 달린다.
40여 명으로 구성된 팀이 부안 내소사 앞에 도착한 시간은 10
시 반. 여러 팀으로 나뉘어 산행을 시작하기로 한다.
내소사를 탐방하고 가까운 곳을 산행하기로 한 팀도 있지만 우
리는 오른쪽에 있는 봉우리로 올라 세봉 쪽으로 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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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세봉삼거리까지는 2km요, 관음봉삼거리까지는 3.7km라
표시되어 있으니 관음봉에서 내소사까지 1.3km, 다시 입구까지
나가는데 1km 정도, 대략 6km는 걸어야 할 것 같다.
아무튼 평지에서 바로 산으로 오르니 된비알일 수 밖에...
숨을 헐떡이며 산으로 오른다. 전달 세째주에는 제천 금수산
신선봉을 다녀왔는데 산에 눈이 덮혔었으며 바람이 얼마나 찬
지 무척 고생하였는데 오늘은 반대로 무척 덮고 바람도 얼마
나 신선한지 모르겠다. 한 달도 되지않은 차이에 이렇게 기온
차이가 심하니 우리나라에도 봄이란 계절은 이미 사라져 버렸
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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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조팝나무가 앙증스럽게 꽃잎을 활짝 벌리고 곤충들을 부르
고 있고(공조팝나무인 줄 알고 떠들어 댔었는데) 팥배나무가
수술을 부채살처럼 하늘을 향해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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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조 팝 나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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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조 팝 나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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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 배 나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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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 배 나 무
첫째 봉우리에 올라 왼쪽을 내려다보니 내소사가 닭이 알을
품은 듯한 자리에 다소곳이 앉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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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바위들은 화강암이 아닌 결진 조각 같아 미끄럽지가
않아 좋았다.
그러나 너무 삐죽 삐죽하여 조심하지 않으면 다치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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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푸레나무가 가는 꽃잎을 하늘 하늘 흔들고 있는 것이 이팝
나무 비슷한 꽃잎이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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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비 싸 리
내가 느끼기로는 물푸레나무 꽃잎이 더 힘이 없이 흔들리는
것 같다. 그런데 이놈들이 쇠물푸레인지 그냥 물푸레인지 그
것까지는 동정할 수가 없다.
바람은 많이 불고 산행은 하여야 하겠고 급한 마음에 좋은
작품이 되지 못하였지만 식물을 동정하는 차원에서 그냥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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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푸 레 나 무
쇠물푸레라고 이름을 매달은 나무를 보았는데 꽃이 하나도 보
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더 늦게 꽃이 피지않나 의심해 볼 수
밖에...
1시간 20분 만에 세봉삼거리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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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으로 다시 내려갔다가 세봉을 향해 오른다. 시간도 많
이 지났고 배도 고프기에 넓은 공터에 자리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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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봉
간단한 식사인데도 시간은 꽤 흐른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발길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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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봉 넘어 앞에 보이는 관음봉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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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분은 충분히 흐른 듯...
다시 곧추선 424m의 관음봉을 향해 끙끙거리며 기어오른다.
바람이 너무 시원해 정상 나무의자에 앉아 발 밑에 그려진
내소사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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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서쪽으로 내려갔다가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내소사로
내려가면 된다.
관음봉에서 출발해 이름없는 봉우리를 우회하니 관음봉삼거리
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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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동네 언덕 넘는 기분으로 내소사까지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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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막 살 나 무
관음봉에서 1시간 정도 걸린듯. 점심시간 포함 4시간 걸린
듯하다. 짧은 거리를 꽤나 오랜 시간 걸었다.
오늘은 산행이 아니라 소풍나온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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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나온 봉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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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 음 봉을 뒤돌아 보며
여기까지 왔으니 내소사를 다시 한번 관찰하여 보자.
내소사는 선운사의 말사로 백제 무왕 때 혜구두타스님이 창건
하였다고 한다.
능가산 내소사라고 하는데 과거에는 변산을 능가산이라고 하
였는지 모르겠다.
이곳 내소사에는 국가 보물을 네점 보유하고 있는데
고려동종, 대웅전, 영산회 괴불탱화가 있고 "법화경 절본
사본"이란 책이 있는데 이는 전주대학교 박물관에 보관하고
있다 한다.
재미있는 것은 내소사 대웅전이 보물 291호, 능가산 개암사
대웅전이 보물 292호, 내소사 영산회괴불탱화가 보물 1268호,
개암사괴불탱화가 보물 1269호로 지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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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려 동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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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웅 보 전
부안군 상서면에 있는 개암사는 내소사보다 1년 뒤에 묘련스
님이 창건하였다 하는데 대웅전 채색이 벗겨진 모습이 거의
같은 형상으로 보인다.
개암사는 개암사 죽염으로 유명한 절이며 뒷산에 있는 울금바
위는 백제 중흥운동을 펼쳤던 복신장군이 머물던 복신굴이 있
는 곳이다.
다시 내소사 대웅전.
다포계 공포로 이루어진 천장이 너무나 아름답다.
밖은 이미 채색이 다 지워져 나무결을 내비친 모습이 처녀 속
살이 내비치는 듯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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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부 공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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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 부 공 포
전라도에 있는 사찰들의 글씨가 대부분 이광사의 작품이듯이
대웅보전도 이광사의 작품이다.
창호의 해바라기꽃, 연꽃, 국화꽃도 아름다우며 또한 불상 뒤
에 그려진 후불벽화는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벽화 중 가장 크
다고 한다.
이 백의 관음도 앞에서 왔다 갔다 하면 관음보살님 눈동자가
따라 움직인다고 하는데 그 모습이 보이면 소원이 이루워진다
고 한다.
보살님 앞에서 왔다 갔다 해보니 눈동자가 따라 움직이는 듯
하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밑에 괴불 탱화를 말아놓아 좁아서 움직이기가 조금은 불편하
여 그런지도 모르겠고...
새가 대웅전 채색을 맡아 하였었는데 스님이 참지못하고 문
틈으로 그림을 그리는 새를 바라보는 바람에 그만 새가 날아
갔다나...
새가 마자 그리지못한 곳이 오른쪽 벽 위쪽에 있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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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시된 곳이 채색이 안된 곳임
그 새가 바로 관음보살의 화신이라는데...
내소사를 뒤로하고 입구로 나온다.
전나무를 길 양 옆으로 심어놓아 전나무터널을 만들어놓은 것
도 내소사의 특징이라면 특징이 될 수 있다.
모두 버스에 탑승하여 채석강으로 간다.
예약된 식당에서 푸짐한 후식으로 배를 채운 후 채석강을 들
러보기로 하였는데 밀물이라 채석강의 묘미를 느낄 수가 없다.
이태백이 중국 난징(南京)에서 멀지 않은 양쯔강 줄기에서 물
에 비친 달을 건지려다 물에 빠져 죽은 그 곳과 비슷하다하여
그 이름 그대로 채석강(彩石江)이라 한단다.
또 한 가지 변산에는 네 군데 보호수가 있는데
후박나무, 꽝꽝나무, 미선나무, 호랑가시나무 군락지가 있어
보호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뒷풀이한 식당 앞 공원에 네 가지의 나무를 식
재하여 놓았기에 관심있게 보았다.
그러나 너무 나무들이 어려 각각의 특색을 아직 알아보기 어
려워 보인다.
호랑가시나무는 크리스마스 트리로 사용되는 나무로 호랑이가
등이 가려울 때 비비는 나무라 호랑가시나무라 하였단다.
변산이 성장 북방한계선으로 남쪽에서 자라는 나무란다.
꽝꽝나무는 태울 때 꽝꽝그런다고 하여 꽝꽝나무라고 한단다.
은행나무처럼 암수 딴 그루이고 호랑가시나무처럼 이놈도 변
산이 북방한계선이라 한다.
나는 전에 강진 김영랑생가를 방문하였을 때 꽝꽝나무를 처음
보았었다.
아무튼 식당 앞에 있는 나무 중 호랑가시나무가 꽃이 피려고
하기에 카메라에 담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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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랑 가 시 나 무
오늘의 산행 아니 소풍은 이렇게 끝내고 상행 버스에 오른다.
선배님들과 함께 한 하루, 다음을 기약하며 끝을 맺는다.
(2013년 5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