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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어디까지나 저만의 생각이며 혹여 단정적 표현이 글 읽는 분들의 기분을 상하게 할 지라도 너그러이 용서 해 주시길 바랍니다.
월드컵이 아쉬운 결과로 끝난 이 시점에 한국축구의 발전과 k리그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으신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름대로 팬들을 경기장으로 불러모으고 k리그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놓으 시는 축구팬 분들도 꽤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축구 팬께서는 현재 우리 축구계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 지는 미처 고려하지 못하시고 '이것 안한다 저것 안한다'며 강도 높게 비난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우리 k리그(k리그가 곳 우리 축구계 전체의 발전의 바탕이라는 전제로)가 가진 자원은 정말 한정되어 있습니다. 유럽까지 갈 것도 없습니다. 당장 이웃나라인 일본과 중국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따라서 벌여 놓을 수 있는 사업이 한정되어 있다는 겁니다. 사실 베슬을 모으게 되면 자연히 탱크 숫자가 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자원이 적다라고 한다면 더욱 그럴테지요. 유능한 프로 게이머란 어떤 선수 겠습니까? 한정된 자원을 자신의 전략에 맞게 적절히 투입하고 배분하는 선수 아니겠습니까? 치터 테란이라는 최연성선수의 장기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닐런지요.
그러므로 우리는 축구 발전이라는 문제에 있어서도 자원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한정된 자원을 집중적이고 지속적으로 투자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럼 우리 k리그의 최우선 과제가 무엇일까요? 저는 경기력 향상을 통해 게임이 재밌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에 어떤 축구계 종사자 한분이 tv토론회 같은 프로그램에 나와 국민 여러분이 축구장을 찾아 주시지 않는 것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 하셨습니다. 이는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축구팬인 우리는 서비스를 받는 고객이고 그들은 생산자인 겁니다. 생산자가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을 끌어들어야 하는 것이지 우리가 군대를 가듯 그들의 서비스를 반드시 구입해야 하는 의무를 지닌것도 아니잖습니까? 스스로 끊임없이 혁신의 기회를 찾고 노력해도 모자를 판에 축구팬의 축구사랑 나라사랑만 믿고 아무것도 하지않는 한심한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서포터는 아니지만 인천fc팬으로 한시즌에 열경기 정도는 문학구장을 찾고 있습니다만 제가 경기장을 찾는 것은 k리그 경기가 재밌어서라기 보단 인천fc에 대한 애정과 축구사랑 때문입니다. 솔직히 k리그 경기는 재미면에서 타국의 리그에 뒤떨어 진다고 생각합니다.(여러분이 동의 하지 않으신다면 하는 수 없지만요)
그럼 왜 경기가 재미가 없는 걸까요? k리그 경기를 한번 상상해 보시죠. 저는 인천 팬이니 인천과 울산(작년 결승전 결과가 아쉬워서...)의 경기를 가정하겠습니다. 김치우 선수가 최성국 선수의 볼을 인천진영의 왼쪽 사이드에서 빼앗았습니다. 라돈치치와 이준영이 전방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것을 확인한 김치우가 이들 선수에게 롱패스하려 합니다. 그 뒤 어떤일이 벌어질지 상상해 보시죠.
가정1. 패스가 정확히 역습하려는 선수에 이동경로로 연결된다.
가정2. 패스를 시도 하기는 하지만 홈런이다.
가정3. 역시 패스는 시도 했지만 이번엔 페어(야구에서 나갔다 들어오는 그거)다.
가정4. 볼을 뺐기는 했지만 컨트롤이 부정확해 라인밖으로 나갔다. 야구로 말하면 번트댔는데 파울난 경우다.
만약 여러분이 이중에 돈을 걸어야 한다면 어디에 거시겠습니까? 저라면 1번에는 걸지 않을 겁니다.(전 김치우 선수, 인천 유나이티드 팬입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가정이며 다만 김치우 선수는 k리그 전체 선수를 대신해 걍 선정한 겁니다. 오해 마시기를)
이는 어디까지나 하나의 예일 뿐입니다. 이것 말고도 많은 상황에서 기본기 부족이 경기를 답답하게 느껴지도록 만듭니다. 저는 이런 기본기 부족이 경기의 볼거리와 박진감 부족에 가장 큰 원인이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선수들의 기본기를 어떻게 강화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전에 제가 아는 어떤분은 운동장에 잔디를 깔아 줘야 한다는 주장을 하시더군요. 물론 잔디를 깔 수 있으면 좋겠죠. 하지만 그것은 비현실적인 의견일 뿐만아니라 또 저는 잔디와 경기력에 상관관계에도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전에 tv에서 포르투갈에 fc포르투였나(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명문인)하는 팀의 유소년 운동장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잔디는 커녕 흙먼지 날리는 우리의 학교운동장과 그리 다르지 않더군요. 그런데도 해설자 말론 피구와 c호나우도도 거기서 육성되었다고 하더군요.
제가 제시하고 싶은 대안은 스카우팅 시스템을 개혁하고 강화하는 것입니다. 저는 축구명문으로 알려진 인천 부평고 출신입니다. 제가 알기론 고교 축구선수들은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대학 진학은 물론 프로진출도 가능하다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각 고교 축구팀은 전국대회에서의 호성적을 절대 과제로 삼고 축구팀을 운영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고교 축구팀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외부 지원을 위해서라도 전국대회 호성적은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이는 고등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며 그리고 여기서부터 성적지향적 훈련이 이루어지고 이는 선수들의 기본기 향상에는 큰 장애가 됩니다. 동시에 선수들의 마음속에서 즐기는 축구는 사라지게 됩니다.
제 경험을 하나 말씀드려도 괜찮겠지요? 저는 초등학교때 동네축구에서 이른바 붙박이 수비였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초등학교때는 좀 하는 애들은 극단적 공격에 오버랩 만땅이 걸려있고 좀 못하는 애들은 그 반대에다가 걷어내기 신공이라는 긴패스가 걸려 있었습니다. 저는 후자였습니다. 그래서 실점 시 좀하는 애들의 불합리한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입장이었고 저는 그게 싫어 몰래 혼자 미친듯 연습했습니다. 처음에는 인사이드 패스도 제대로 할 수 없었지만 점차 나아져 갔고 어느순간 부터 축구를 즐기게 되었습니다. 그후 엄청 빠르게 기본기가 늘었다고 자부합니다. 물론 아마추어로서 지만요. 그후 저는 지금도 시간이 날때마다 혼자 훈련(참고로 저는 축구선수는 아닙니다)을 합니다. 아니 어쩌면 저에게 있어 그것은 훈련이 아니라 하나의 놀이 일지도 모릅니다.
즐긴다라는 것은 자발적 참여를 가능케하며 창조성과 잠재능력을 불러 일으킵니다. 저는 축구를 즐겨야만 기본기가 향상된다는 사실에 추호에 의심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유럽에 진출한 이영표선수와 박지성선수를 제외하면 국내선수가 축구를 즐긴다라는 말을 하는걸 들어 본적이 없습니다.
이 모든 문제의 원인중에 가장 큰 이유는 저는 스카우팅 시스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도대체 전국대회 4강이 뭡니까? 뭔데 그것이 대학 진학의 기준이 되는 겁니까? 축구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그선수의 기량아니겠습니까? 이는 얼마나 국내 대학과 클럽의 스카우터들이 얼마나 게으르며 무능력한지 보여주는 실례라 생각합니다. 팀에 기여를 하기위해 전국을 다니며 양질의 선수를 발굴해도 모자를 판에 4강이니 뭐니 하는 기준만 만들어 놓고 명문 축구팀에 속해있지 않은 수많은 재능들을 썩히고 있는 겁니다.
축구는 엄밀히 이야기하면 선수가 하는 겁니다. 그런 선수들을 발굴하는 일입니다. 제가 만약 구단을 운영한다면 저는 스카우팅을 가장 중시 할 겁니다. 부지런하고 능력있는 스카우터를 채용하고 최고의 대우를 해줄 겁니다.
물론 지금 스카우터들이 열악한 상황속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압니다. 급료나 지원도 클럽내 다른 직책에 비해 부족하다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급료나 지원의 문제를 떠나 무언가 하고 있다면 끊임없이 배우고 발전에 가능서을 찾아야만 하는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클럽은 그런 스카우터들을 우대하고 그들의 노력에 보상을 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스카우팅인원을 증원해야 합니다.
성적위주가 아닌 그 선수의 실력위주에 스카우팅이 이루어 진다면 중고교 축구단 감독들의 성적압박도 많이 줄어들 것이며 훈련의 방향도 많이 바뀔겁니다. 그럼 선수들은 축구를 즐기며 실력을 기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축구협은 또 이런 노력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우수한 선수를 육성하는 축구단에게 지원금지급이나 훈련시설을 설립해주는 등의 노력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전국대회 성적이 아닌 축구선수 육성능력에 따라 이루어 져야 합니다. 그리고 스스로도 자체적인 스카우트 시스템을 강화하여 선수를 발굴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업도 꼼꼼하게 재점검하여 비합리적이라면 과감하게 포기해야 합니다.
더하여 축구종사자와 축구팬 모두가 인내심을 가져야 합니다. 월드컵에서 좋지 않은 스쿼드로 호성적을 올린팀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좋은 스쿼드는 뛰어난 선수들로 만들어지며 뛰어난 선수들을 육성하는 것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밥을 할때도 배고프다고 계속 냄비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 하시면 결국 쌩쌀을 씹으셔야 할겁니다. 우리 축구계(혹은 k리그)가 갖고 있는 문제는 단기간내에 해결될 만한 것이 아닙니다. 이는 분명히 방향을 설정하고 꾸준히 노력하고 반성할때 해결 될 수 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중요한 것은 경기의 재미입니다. 이것이 선수들의 기량에 따라 결정된다라고 한다면 우리는 마케팅이나 다른 어떤 부분보다 이에 집중해야 합니다. 저는 우리나라 축구팬을 믿습니다. 그들은 잠재적인 k리그의 팬입니다. 경기력이 그들을 배신하지만 않는다면 코리안 프리미어리그도 꿈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조금만 쓰려고 했는데 양이 정말 엄청나군요. 저 같은 분만 끝까지 읽으실듯...ㅋㅋ
어쨌든 한분이라도 제 글을 끝까지 읽어 주신 분이 있다면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꾸벅
첫댓글 그렇죠 문제는 스카우팅을 잘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선수 정보가 필요한데 현 토너먼트 대회들에서는 팀 성적이 안좋으면 그만큼 선수들 실력을 보여주기도 힘들게 되어있죠...2008년인가부터 토너먼트를 모두 없애고 지역리그제를 시행할거라고 하니 그때가 되면 자연적으로 이렇게 변할거라고 생각됩니다^^
동감 동감 동감 ㅠㅜ.. 근데 스카우팅 시스템도 문제가 있긴 하지만, 상위학교 진학할 때의 조건이 4강이라는 것도 빨리 폐지해야함 .. 이거 정말 악습임.
제 글 읽어주시는 분이 아무도 없으면 어쩌나 내심 걱정하고 있었는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그리고 지역리그제를 하면 조금 나아 질 수도 있겠으나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각 클럽 및 축구협회에 스카우팅 시스템의 양적 질적 역량을 보다 발전 시키지 않는다면 지역리그를 통해 늘어나는 정보를 처리 할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또 여기서 말한 진학조건 4강 같은 것이 가장 대표적인 잘못된 스카우팅 시스템의 예로 제시해 드린겁니다.
지금은 문서화된 규정이 없어졌다고도 들었는데 확인해보지는 못했습니다. 과거에는 체육특기생을 받을 때 전국대회 4강이라는 조건이 있었습니다. 지금 같은 경우에도 솔직히 선수들의 객관적인 기량을 검증할만한 시스템이나 인프라가 갖추어져있지 않습니다. 특히나 고등학교의 경기들을 보면 단기간에 펼쳐지는 토너먼트 대회들로 도배되어 있습니다. 솔직히 이런 일정에서 꾸준한, 기량을 갖춘 클래스형 선수를 찾기란 힘듭니다. 결국 성적을 토대로 뽑는게 무난하다는 상황이 되어 버려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빨리 성적을 낼 수 있는 선수를 필요로하는 이유중의 하나는 군 복무 문제때문이기도 합니다. 상무나, 경찰청에라도 들
어가려면 배경(프로 구단)이 좋거나, 아주 괄목할만한 기량을 나타내어서 이슈가 되었다거나 해야하니까요.
솔직히... 기량 좋아봤자 군대 갔다오면... 포텐 확 깍이는거 사실이지요.ㅡ,.ㅡ... 어빌은 복구 할 수 있다고해도 포텐은 복구가 안되니...
드레프트제도 다시생기지 않았나요??? 드레프트제도는 안없어지나..
대학문제는 부정입학등의 논란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쉽사리 바뀔거 같지가 않네요 오히려 그런 문제는 클럽에서 적극 검토해 보는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