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같이 살게 하소서
항상 기도하는 내 기도제목이다. 이렇게 날마다 안타깝게 기도하는 것은 내가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은 낮은 곳으로만 흐르고 서로를 연결해 주고 깨끗하게 씻어준다. 물이 더러워지면 땅에 버려지고 더러운 물은 땅을 적시고 깨끗한 수증기는 하늘로 올라가서 다시 비가 되어 땅으로 쏟아지면 세상 만물이 비를 맞고 소생하는 것이다. 사람의 육체도 죽으면 썩어져 땅에 거름을 주고 그 영혼은 하늘로 올라갈 것이다.
주님 앞에 기도할 때마다 나는 “주여! 죄송합니다. 용서해주세요.”라고 많이 말하면서 행여 주님이 “되풀이 하는 네 이야기 듣기 싫다”하실까 걱정도 한다. 그래도 나는 주님 앞에 설 때마다 너무나 죄송한 것뿐이니 어쩌면 좋은가. 어떤 사람이 그랬다. 자녀가 부모님께 자꾸만 용서해 달라고 그러면 어느 부모님이 좋아하겠느냐고. 자녀는 부모 앞에 당당히 구하고 받고 그 자녀의 권세를 누려야 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 말이 옳다. 이 세상 어느 자녀가 부모께 와서 자꾸만 용서해 달라고 죄송하다고 하는가? 나 역시 부모님께 용서해 달라고 해 본 적이 없다. 아니 부모님 살아 계실 적에 내가 살기 힘들고 내 자식 기르기가 힘들어 부모님 생각을 별로 하지 못하고 살았다. 그리고 부모님 돌아가신 후에 전화라도 자주 해 드릴 걸, 모시고 여행이라도 갔었더라면 하고 안타깝게 후회하지만 부모님은 계시지 않는다.
이런 후회는 나뿐만 아니라 양심이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하는 일반적인 후회이다.
괴로워서 잠 못 이루는 밤에 “악인에게는 평강이 없다.”라는 말씀을 되새기며 내가 정말 악인인 것을 깨닫고 “주여! 이 죄인 좀 살려 주세요. 은혜와 평강을 주소서”라고 절규한 적도 있다. 괴로워하는 문제를 생각해 보며 ‘아! 내가 정말 교만한 자로구나’라고 탄식한다.
“어떤 사람은 얼마나 잘나서 일생 왕같이 대접을 받고 존경을 받으며 사는데 이제껏 모든 것을 희생하고 헌신하며 살아온 나인데 어떻게 이런 대접을 받을 수가 있는 것일까?”라고 분노하는 내 모습은 믿음이 없고 사랑이 없고 이기적이고 교만한 자이다.
예수님이 언제 왕 같은 대접을 받으셨던가? 조롱과 채찍과 배신 속에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을 따르지 않고 누구를 바라보는가? 가슴을 칼로 도려내는 것 같은 아픔이 지난 후에 오는 용서와 치유와 평강을 맛보며 “바람에 흔들리고 피지 않는 꽃이 있는가”라는 말이 생각난다. 짧은 인생을 살면서 “결코 분노하지 말자, 두려워하지 말자, 부러워하지 말자, 항상 기뻐하고 기도하고 감사하며 살자”라고 새롭게 다짐하면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졸졸 흐르면서 이 세상 만물을 살리는 물처럼 살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