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전북 군산 골프장의 리드·레이크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 전날 62타의 코스레코드를 작성하며 단독선두로 뛰어오른 이수민은 이날 버디 3, 보기 1개로 2타를 줄여 합계 16언더파로 쟁쟁한 프로들을 모두 꺾고 정상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수민은 2주 연속 우승 및 개인 통산 10승을 꿈꾸던 강경남(30·우리투자증권·14언더파)이 무려 6타를 줄이며 맹추격해 왔지만 꿈쩍도 하지 않은 채 '국대'의 강한 집중력을 보여줬다. 이수민은 이로써 KPGA 코리안 투어에서 2006년 김경태(27·신한금융그룹·삼성베네스트 오픈 우승·당시 20세) 이후 7년 만에 프로 무대에서 우승한 여섯 번째(총 8회) 아마추어 챔피언이 됐다. 뿐만 아니라 20대 국가대표 출신 가운데 김경태-노승열-김민휘의 계보를 잇는 차세대 스타로 확고하게 부상했다.
이수민은 이미 지난해 허정구배 제59회 한국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것을 포함해 전국 규모의 아마추어 골프대회에서 7승을 한 초특급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주니어시절 우승기록까지 합치면 무려 20승이 넘는다. 이수빈은 "오늘 우승이 더 기쁜 것은 아버지와 함께 일궈서 더 영광스럽다. 나흘 동안 캐디백을 멘 아버지께 우승컵을 바치겠다"고 웃었다. 캐디를 한 아버지 이정렬씨는 "내 아들이지만 (이)수민이가 정말 열심히 연습을 한다. 그렇게 노력한 모습이 아버지로서 항상 뿌듯하다"고 말했다.
키 1m79cm, 몸무게 72kg의 이수민은 11세 때 현재 대한스키지도자연맹 이사로 있는 아버지 이 씨의 손에 이끌려 골프를 시작했다. 장기 샷은 평균 300야드가 넘는 드라이브 샷과 퍼팅이다.
그의 롤 모델은 루크 도널드(36·영국)이다. "타이거 우즈는 좀 식상하다. 누구나 다 좋아하는 선수다. 나는 키(1m75cm)는 그리 크지 않지만 도널드의 정교한 샷이 좋다. 도널드의 퍼팅 실력도 닮고 싶다."
이수민은 골프가 자신에게 '겸손'을 가르쳐줬다고 했다. 그래도 그는 양쪽 귀에 귀걸이를 할 만큼 자신감이 넘치는 20대의 발랄한 청년이다. 그는 "이제 내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금메달이 1차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