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말 뉴질랜드는 기록적으로 비가 오는 날이 많은 한해였습니다. 주변의 뉴질랜드 현지인들에게도 물어봐도 정말 올해는 너무 비가 자주 왔다며 그래서 야외 활동에 지장을 많이 받았었다고 하죠. 또, 주말마다 야외로 나들이 다니고 캠핑 다니기 좋아하는 이 사람들이 주말에 오는 비를 바라보며 한숨 쉬는 날도 많았을 것입니다.
아마 전 세계적인 기상이변으로 인해 극심한 기후변화에 시달리고 있는 나라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비 오는 날이 조금 더 많아진건 별게 아닐 수도 있습니다만 유학가족들의 즐겁고 유익한 생활을 지켜드리고 싶은 저희 입장에서는 주말에 비가 와서 계획했던 일정이 취소되면 그렇게 아쉽고 한편으로는 날씨 탓을 해보지만 죄송할 수 없거든요.
지난 주말도 비가 와서 못했던 꽃게잡이를 어제 월요일에 번개모임처럼 했습니다. 이번에 텀4에 오셔서 아직 꽃게잡이를 해보지 못해보신 분과 단기유학으로 곧 귀국을 하시는데 한번도 해볼 기회를 못가져 본 가정들과 함께 말이죠.
평일에 그것도 일과시간에 꽃게잡이를 나간건 저도 지난 10여년 시간 동안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주말에 꽃게잡이 가자고 말씀을 드렸었는데 비가 오는 바람에 아쉽게 취소를 해야했거든요. 요즘 기상변화가 심하죠. 월요일 기상도 비가 있었는데 월요일 아침에 보니 햇살이 꽤나 좋습니다. 이러다가 비올까 싶었지만 오후에 꽃게잡이 가자고 안내들을 드렸지요.
비는 커녕 날씨가 좋았습니다. 그래서 오후가 되자 꽃게잡이 할 준비들을 부랴부랴 하고 바베큐도 하기로 했어서 삼겹살도 사고 급하게 준비해서 시내 사무실에서 파파모아로 넘어갔습니다. 저도 집에가서 휴대용 버너 등 챙길게 많아서 더 시간이 걸렸죠.
하교 시키고 집에 가서 아이들 준비시켜 나오시는 동안 낚시대 4개 준비해서 망 걸고 미끼까지 준비 완료했습니다. 아이들이 아직 꽃게잡이를 해 본 적이 없고 심지어 낚시대도 안만져본 아이들도 있어서 설명들을 해주었구요. 혹여나 미끼 날아가거나 줄 끊어지는 사태는 막아야 하니 한 명씩 던지는 연습도 같이 해보았습니다.
물 때는 오후 4시 20분 정도였는데 생각보다 준비하고 늦게들 오셔서 조금 늦게 바다에 들어갔어요. 물론 사계절 물 때 가리지 않고 나오는게 파파모아 꽃게입니다만 그래도 조금 일찍 들어갔음 좋았겠죠.
바람이 불던 파도가 높던 미끼가 좋든 안좋든 꽃게는 나옵니다. 먹을만큼은 충분하게^^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고 5분도 지나지 않아서 첫 꽃게들이 걸려들어옵니다. 한창 때는 한 망에 5마리 이상씩 걸려들어오지만 첫 낚시 치고는 두어마리씩 걸려들어오는 것도 신기하고 재미난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은 초반에 재미가 있어서 열심히 하다가 모래 놀이를 하러 간 사이 어머님들이 낚시대를 건내받으시고는 한동안 바다에서 나오지 않으셨습니다 ㅎㅎ 항상 그렇듯이 어른들이 더 재밌어 하는게 이 꽃게낚시의 묘미죠.
원래 안들어가려고 했던 어머님도 바지가 다 젖도록 바다에서 안나오시고 너무 재밌다고 하셨죠.
바다에서는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갑니다. 조금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새 저녁 먹을시간이 됐고 한두명씩 배고프다고 밥달라고 합니다. 저는 얼른 다시 자리로 돌아와 준비해 둔 바베큐를 시작합니다. 메뉴는 간단해요. 삼겹살과 꽃게라면입니다^^
배가 고픈 아이들 어찌나 말도 잘 듣는지 차린건 별로 없는데 밥과 삼겹살만 두고도 밥이 술술 넘어갑니다. 한참을 삼겹살 굽고 먹다가 아이들이 라면은 언제 먹느냐고 해서 라면도 신나게 끓였습니다. 꽃게만 먹는 친구도 있었고 꽃게는 말고 라면만 달라는 아이 다양합니다.
비가 며칠 내렸었고 다시 비가 내린다고 예보가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귀국을 며칠 앞두고 잠깐 하루의 화창한 날씨 아래서 어머님들과 아이들과 이런 짧은 경험을 해볼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었어요.
타우랑가 왔는데 꽃게잡이를 못하고 가면 너무 섭섭하죠?^^ 어머님들도 짧았지만 너무 좋았다고 또 아이들도 재밌게 놀아주니 참 좋았습니다.
밥 먹고도 한참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또 축구를 하며 거의 해가 지기 전까지 놀다가 해산을 했습니다. 우리 친구들 원장님은 잊더라도
짧은 기억이지만 타우랑가의 꽃게는 꼭 기억해주길 바란다. 그거면 됐다^^
첫댓글 단 한가족만일지라도 어떻게든 평일시간 쪼개서 나가신 원장님 진짜 두손두발 다들었습니다. 리스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