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의 귀향과 파라오의 고집
(탈출기 4,18-5,14)
모세는 처자를 데리고 이집트로 떠난다.
어떤 곳에서 밤을 지내는데
주님께서 모세를 죽이려고 하시자
치포라가 돌칼로 아들에게 할례를 베풀어 남편을 살린다.
모세는 아론을 만나 자신의 소명을 알려준다.
아론은 원로들에게 그 말씀을 들려주고
표징을 일으키자 백성들이 믿었다.
모세와 아론은 파라오에게 백성들을 광야로 보내달라고 요청한다.
파라오는 오히려 이스라엘인들을 더 혹독하게 부리라고 명령한다.
그림 이야기
이 부분은 네 개의 장면으로 표현될 수 있다.
첫 번째는 모세가 미디안을 떠나 이집트로 돌아가는 장면이고,
두 번째는 모세와 아론이 주님의 말씀을 백성들에게 전하는 장면이다.
세 번째는 모세와 아론이 주님의 말씀을 파라오에게 전하는 장면이고,
네 번째는 파라오가 이스라엘인들을 더 심하게 부리는 장면이다.

페루지노(Pietro Perugino, 1445-1523)는
<모세의 귀향>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표현했다.
그래서 그림속의 모세도 세 명 나온다.
황토색 속옷과 녹색 겉옷을 입고 지팡이를 들고 있는 이가 모세다.
그는 아내와 자식들과 종들을 거느리고 짐들을 챙겨서
이집트 땅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런데 천사가 나타나 모세의 길을 막고 있다.
이것은 모세가 길을 가다 어떤 곳에서 밤을 지내는데,
주님께서 그에게 달려들어 그를 죽이려 하셨다는 말씀의 표현이다.
그래서 천사는 한 손으로는 모세의 목덜미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칼을 잡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치포라는 날카로운 차돌로
제 아들의 포피를 잘라 할례를 베풀었다.
그러자 그분께서 그를 놓아주셨다.
모세는 할례를 베푸는 아내와 아들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다.
그림의 뒷부분에는
하느님의 산에서 모세와 아론이 만나는 장면이다.
그리고 그의 아내들은 입을 맞추고 있다.
모세는 주님께서 자기를 보내면서 하신 모든 말씀들을
아론에게 알려주고 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일러준 말씀은 무엇일까?

제임스 티솟(James Tissot, 1836-1902)은
모세와 아론이 백성이 보는 앞에서
주님이 하신 말씀을 들려주는 장면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모세와 아론은 오른 손을 들어 선서하듯이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다.
백성들은 그들의 말을 진지하게 듣고 있다.
그래서 백성이 믿었다는 성경말씀을 그림에 반영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성경말씀을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마르크 샤갈(Marc Chagall, 1887-1985)은
모세와 아론이 주님의 말씀을 파라오에게 전하는 장면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뿔이 달린 모세는 두 팔을 벌려 말하였다.
“저희가 하느님께 제사를 드릴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탈출기 5,3)
사제 옷을 입은 아론은 뒤에서 지팡이를 들고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다.
파라오는 멀찍이 왕좌에 앉아 그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파라오가 모세와 멀리 떨어져 있는데,
모세의 말을 귀담아 들을까?
우리도 주님과 거리를 두고 있는데,
그분의 말씀을 들을까?

존 싱어 사전트(John Singer Sargent, 1856-1925)는
파라오가 이스라엘인들을 더 심하게 부리는 장면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파라오는 그날로 이스라엘 백성을 부리는 작업 감독들과
조장들에게 그자들의 일을 더 힘들게 하라고 명령하였다.
파라오와 작업 감독들은 그들이 허튼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도록
더욱 혹독하게 다그치고 있다.
그래서 백성들의 울부짖는 아우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우리도 우리에게 맡겨진 사람들을 혹독하게 다그치지는 않는가?
그들의 울부짖음이 하늘에 닿으면
우리도 큰 일 날 텐데.
성경 말씀
모세는 아내와 아들들을 데려다 나귀에 태워
이집트 땅으로 돌아갔다.(4,20)
주님께서 모세를 죽이려 하셨다.
그러자 치포라가 차돌을 가져다 할례를 베풀었다.(4,24-25)
아론은 하느님의 산에서 모세를 만났다.(4,27)
아론은 주님께서 모세에게 하신 모든 말씀을 들려주고
표징들을 일으키자 백성이 믿었다.(4,30-31)
모세와 아론이 파라오에게
“저희가 하느님께 제사를 드릴 수 있도록 허락해주십시오.” 하였다.(5,3)
파라오는 그날로 이스라엘 백성을 부리는 작업감독들에게 명령하였다.
“그자들의 일을 더 힘들게 하여라.”(5,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