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의 흡수와 장애
식물의 비료 요소의 흡수는 대부분 뿌리에서 이루어진다. 뿌리 세포의 원형질막을 통해 선택적으로 흡수되는 비료 요소는 그러므로 물에 용해되어 있어야 하고, 이렇게 용해된 상태의 물과 비료 성분이 뿌리의 표면에서 삼투작용에 의해 흡수되어 유관속을 통해 필요한 부분으로 골고루 공급된다.
즉 농도가 다른 2가지 용액이 반투막을 통해 농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선택적으로 이동한다. 대부분의 뿌리 세포에는 여러 가지 염류가 용해되어 있어 뿌리의 용액농도가 토양의 용액 농도보다 높아 토양에서 뿌리로의 이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그러나 농도가 진한 비료를 준 경우에는 물이 뿌리로부터 토양으로 빠져나가게 되고, 뿌리가 기능을 상실하거나 심하면 고사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 이와 같은 현상을 비료의 농도에 의한 장해라 한다.
비료의 농도장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희석비율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화학비료의 경우 사용 설명서에 희석비율이 표시되어 있으므로 희석비율에 맞게 시비를 하면 된다.
다만 난 전용 비료가 아니고 일반 화훼용이거나 야채류에 맞춰진 희석비율일 경우 통상 2내지3배정도 희석비율을 낮춰 묽게 주는 것이 안전하다.
정확한 비율을 맞추기 위해서는 주사기를 이용하거나 액비의 경우 용량이 표시된 뚜껑을 이용하면 되는데, 용량 표시가 정확한 용기나 피펌프 등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분말일 경우에는 천칭이나 저울을 이용하면 정확한 비율을 맞출 수 있다.
가령 2,000배로 희석할 경우 물이 20L(1말)라면 10g 또는 10cc의 비료를 주사기나 피펌프, 저울등을 이용해 정량을 희석하여 시비하면 비료장해를 방지할 수 있다 (1L = 1,000mL = 1,000cc, 1kg = 1,000g)
그리고 농도장해의 경우 분내의 건습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호기성 식물인 춘란의 재배방법은 분내의 통기성을 좋게 하기 위하여 건습의 차를 크게하고 있다. 즉 관수를 실시한 후 어느 정도 물기가 증발하였다고 하여 바로 관수를 하는 것이 아니라, 화장토가 마른 후 하루나 이틀 정도가 지난 다음 관수를 한다.
이와 같이 분내의 수분이 거의 증발한 상태에서 약간 농도가 진한 비료를 주었다 하면 분내의 비료농도는 일시적으로 급격히 높아져 비료장해의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건습의 차이가 심한 여름이나 관수하기 전날, 또한 관수 직전에는 시비를 삼가는 것이 안전하다 하겠다.
비료 성분 중 농도장해로 가장 위험한 것은 질소이다. 칼륨의 인산의 경우 토양에 흡착되기 쉬운 성질을 가지고 있어 뿌리에 농도장해를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밖의 미량 요소의 경우 대부분 이름 그대로 미량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비료장해와는 거리가 멀다.
질소질 비료는 대부분 물에 잘 녹는 성질을 가진 초산태 질소(속효성)와 서서히 물에 녹는 암모니아태질소(지효성)가 알맞게 조합되어 있다. 농도장해라 하면 질소질 비료중에 포함되어 있는 초산태 질소의 농도가 짙어 뿌리에 자극을 주고, 탈수현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봄철 생장기에 주로 쓰이는 질소질 비료의 사용에는 정확한 배합비율이나 분내의 건습도를 살피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하겠다.
그리고 뿌리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경우 표층이나 분을 따라 뿌리끝이 움직이게 되는데, 이때에는 부분적으로 뿌리가 있는 곳의 건습 차이가 더욱 커지므로 쉽게 장해를 받게 된다. 또한 분내의 염기성 물질 등 잔유물에 장해를 예방하기 위해 때때로 화장토를 씻어내리 듯이 관수하여 노폐물을 제거해 주어야 한다.
비료장해의 요인 중의 하나로 가스장해가 있다. 자연물을 부숙시켜 발생하는 각종 가스에 의해 뿌리세포가 상하거나 괴사하는 것을 말한다.
문제는 비료에 함유되어 있는 단백질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아민류로 단백질이란 아미노산이 많이 연결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미생물 효소의 도움으로 아민이나 암모니아로 분해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가스를 발생시킨다.
식물이 흡수가능한 질소분은 최종 분해된 상태인 암모니아때부터이나, 분해가 계속 진행 중인 이와 같은 비료를 난에 주게 되면 가스에 의한 장해를 받는 것은 어쩔 수가 없게 된다.
요즘 가스장해의 예방책으로 가스 흡착력이 강한 점토광물인 제오라이트 등을 배양토에 섞어 난을 심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안전한 방법은 가스발생을 일으키는 비료를 쓰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비료를 써야할 것인가? 우선 발효기간이 길다면 어느 정도 암모니아가 공중으로 휘발되어 기간이 짧은 비료와 비교해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다만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은 상태에서 혐기성 균에 의해 부패가 이루어진 비료는 시비할 경우 다시 발효가 진행되어 가스가 발생한다.
그러므로 유기질 비료를 구입할 경우 호기성 균에 의해 완전 발효되어 무취인 것이 안전하다고 하겠지만, 질소분이 부족하여 봄철 생장기의 비료로는 적합하다고 할 수 없다. 봄철 생장기에 완전 발효된 비료를 쓸 경우 질소가 함유된 무기질 비료를 적절하게 섞어 쓰는 것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