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책] '위대한 발명의 실수투성이 역사'
아이스크림콘이 우연한 발명품이라고?
"가장 위대한 발명가를 대라면, 그 이름은 바로 우연이다."
소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쓴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1835~1910)은 자기 노트에 이렇게 휘갈겨 썼어요. 과학 지식을 갖춘 특별한 천재만 발명하나요? '위대한 발명의 실수투성이 역사'(보물창고)는 실수와 실패, 우연과 착각에 초점을 맞춰요. 일상을 살아가던 평범한 사람들이 우연히 해낸 발명과 그 유래를 들여다보면서 발명에 대한 편견을 산산이 부숴주지요.
여기, 사막을 지나는 고대 아라비아인이 있어요. 누런 이에 입 냄새를 풍기는 성질 사나운 낙타도 한 마리 있죠. 다행히 먹을거리도 있어요. 양의 위로 만든 주머니에 우유를 부어뒀던 거예요. 그런데 먹으려고 봤더니 우유가 덩어리와 액체로 분리돼 있었어요. 우연히 치즈를 발명한 거예요.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한 의사가 눈이 먼 군인과 병원 밖을 거닐고 있었어요. 급한 호출로 의사가 병원에 돌아가자 앞 못 보는 군인과 개가 남았죠. 의사가 곧 돌아왔지만 군인과 개는 사라지고 없었어요. 알고 보니 의사의 개가 군인을 병원 부지 너머로 이끈 거예요. 맹인 안내견〈사진〉은이렇게 탄생했어요.
우리는 왜 돼지 저금통에 동전을 모을까요? 중세만 해도 금속은 아주 비쌌어요. 주부들은 피그(pygg)라는 점토로 냄비와 접시를 만들어 썼어요. 여분 동전이 생기면 거기에 쏙 넣었죠. 그 항아리를 '피그 뱅크'라고 불렀어요.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피그'가 점토를 가리킨다는 사실을 잊고, 19세기 영국 도공들은 돼지(pig) 모양 저금통을 만들었답니다.
온몸에 짝 달라붙는 옷 '레오타드'는 19세기 프랑스 곡예사 쥘 레오타드 이름에서 나왔어요. 레오타드는 공중그네를 타고 묘기를 펼친 첫 곡예사였죠. 그의 공연이 너무 뛰어나서 그가 입은 옷 '레오타드'도 유명해졌어요.
여러분이 즐겨 먹는 아이스크림콘은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 세계 박람회에서 탄생했어요. 아이스크림을 담아 팔던 그릇이 동나자, 옆에서 와플 팔고 있던 남자가 와플 하나를 원뿔 모양으로 돌돌 말아 아이스크림 한 숟갈을 얹었거든요. 이 새로운 간식은 단박에 인기를 끌어 '세계 박람회 풍요의 뿔'이 되었죠.
실수가 부끄러운가요? 1930년 독일의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1898~1956)가 한 말을 잊지 마세요. "지성(知性)이란 실수하지 않는 게 아니라, 실수를 만회할 방법을 재빨리 알아내는 것이다." 위대한 모든 발명에는 실패와 실수투성이의 역사가 숨어 있답니다.
김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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