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게임 즉 경기에서 반칙이 없는 경우가 있을까. 인간이 참가하는 경기치고 반칙이 존재하지 않은 것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반칙과 긴밀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 반칙은 치열한 경쟁에서 유래된다. 동물과 식물의 차이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종자내의 경쟁이다. 식물은 자신이 잉태한 씨앗으로 자유롭게 번식한다. 일단 씨는 다양한 방법으로 번식의 과정을 밟아게 된다. 하지만 동물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수컷이 수많은 씨를 만들어내지만 그것이 암컷에 수용돼 새로운 탄생으로 이어지는데는 엄청난 서로의 경쟁이 동원된다. 인간이 가진 한번의 씨의 수는 수억개이지만 이 가운데 선택되는 것은 하나 내지는 둘 정도에 불과하다. 쌍둥이가 희귀한 경우이기에 인간의 경우 수억대 1의 경쟁을 통과해야지만 탄생을 할 수 있다. 정말 말도 안되는 경쟁아닌가. 그런 가운데 승리하기 위해 반칙이 동원되기 마련이다. 우리는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그 과정에 엄청난 경쟁과 반칙도 존재할 것이라 추측한다. 경기에 반칙이 있다는 것을 일부 인정한다는 말이다.
얼마전 있었던 한국과 중국의 월드컵 예선전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중국축구는 이른바 소림축구라 일컬어진다. 나는 소림사 권법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이다. 소림권법은 인간이 만들어낸 대단한 기술이자 인격수양의 과정이다. 그런 권법을 축구에서 상대팀을 겁주며 행패부리는 그런 도구로 전락시키며 사용하는 중국이 놀랍다. 아니 너무 애처럽게 보인다. 자신들의 그 대단한 권법을 동네 건달들이 사용하는 주먹행위로 전락시켰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이번 한국과의 경기에서도 실력으로 뒤지니 어떻게 해서라도 과격한 발동작으로 한국 선수들을 협박하고 겁주려는 의도로 읽혀진다. 사실 이번 경기를 앞두고도 경기의 승패와 관련없이 한국선수들이 부상을 입지 않을까 큰 우려가 되었다. 중국에는 과일바구니라는 용어가 있다고 한다. 중국의 어떤 과격한 선수가 상대팀의 에이스를 무참히 저격해 부상을 입히고 그 선수가 입원해 있는 병원에 과일바구니를 가지고 병문안을 가는 모습이 인터넷에 대단히 많이 떠돈다. 중국 축구의 과격성 내지는 폭력성을 여지없이 드러내는 것인데 중국인들은 마치 그런 모습을 영웅시하는 양상이다. 그 선수에 그 국민인 셈이다.
이번 경기에도 중국선수들과 중국 관중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행위를 저질렀다. 중국 언론도 그런 행위에 대한 지적에 인색하고 있다. 한국 선수들을 응원하는 한국팬들과 토트넘의 손흥민을 지지하는 중국팬들에게 야만스런 행위를 일삼았다. 일부 관중들은 폭력까지 동원했다. 한국 스타선수들 눈에 레이저빔을 가하는 말도 안되는 저질 행위를 서슴치 않았다. 상대국 국가에 야유를 보내는 세계 2위국가 그리고 세계 1위국가를 넘보는 그런 나라의 행위라고는 상상하기 힘든 만행이 쏟아진 경기였다.
이번 경기가 끝나고 이강인 선수의 인터뷰가 압권이다. 중국 선수들의 과격한 플레이에 대해 자신은 오로지 이기기 위해 최선을 할 뿐이다... 그리고 자기 스스로 그들의 과격한 행위를 넘어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 관중들의 레이저빔 투척에 대해서는 그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자신은 경기에 몰두하니 그런 상황에 신경쓸 틈이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왜 몰랐겠는가. 그냥 그런 말도 안되는 폭력적 행위를 무시해 버리는 것 아니겠는가.
이번 한중 축구경기에서 대단했던 것은 경기에 이긴 것보다 부상자가 없이 무사히 경기를 마친 것이다. 선수들은 중국 선수들이 반칙할 기회조차 주지 않은 것이다. 실력이 앞서면 이런 것이 가능하다. 무리하게 가격해 오는 태클도 실력이 앞서면 충분히 피할 수 있다. 달려드는 중국선수들을 실력으로 제끼고 기회를 창출하면 되는 것이다. 정말 세계적인 선수들 대부분이 그다지 부상없이 경기를 펼친다. 상대의 반응과 대응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실력이다.
반칙은 스포츠경기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사에 어느 곳에서나 반칙은 상존한다. 선거를 앞둔 정치판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지금도 각각의 당에서는 실력으로 안되면 반칙이라고 사용하자는 의식이 강할 것이다. 상대방의 후보에 대해 가할 반칙 플레이를 준비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얼마나 많은 반칙이 쏟아질 지 가늠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실력이 뛰어난 당에서는 상대당이 반칙을 쓸 기회조차 주지 않을 것이다. 마치 한국이 중국과 축구경기에서 행한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그것이 바로 실력이다. 실력이 월등하면 승리뿐 아니라 부상자 없는 깔끔한 마무리도 함께 거둘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하지만 그것은 바로 실력이다.
2023년 11월 23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