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똥배 할아버지, 히말라야를 가다-Avalanche Risk Area
‘Avalanche Risk Area’
길가에 그렇게 영문으로 써놓은 팻말 하나가 서 있었다.
뒤의 두 단어로 봐서는 위험지역이라는 표시를 한 것 같은데, 앞의 ‘Avalanche’라는 단어의 의미를 몰랐다.
길게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지천으로 바닥에 깔려 있는 돌들이라든가, 계곡 옆으로 가파른 고개를 넘어야 하는 벼랑길이라든가 해서, 곳곳에 위험 요인들이 있어서, 그 사실을 알려주는 팻말이겠다 싶었다.
게다가 이제는 오로지 잡풀이나 가시덤불만 있을 뿐 나무 한 그루 없는 수목 한계선이어서 추위의 위험도 알려주는 듯했다.
그 위험지역이 넓기도 하고 길기도 했다.
길이 험하니 쉬 지칠 수밖에 없었다.
허기도 지고 목도 말랐다.
뒷주머니에 차고 있던 2홉짜리 작은 패트병에 담은 물은 이미 다 마셨고, 콜라 한 모금이 간절했다.
그렇다고 계곡에 흐르는 물을 함부로 마실 수도 없었다.
자칫 배탈이라도 나면, 트레킹은 거기서 끝을 낼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4홉짜리 큰 패트병에 물을 담아올 걸 하고 후회를 했지만, 때는 이미 늦어버리고 말았으니 아무 소용없는 후회였다.
그렇다고 견디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서 마른입으로 참아내기로 했다.
위쪽으로 가면 갈수록 마을이 보이지를 않았다.
트레킹 초입인 아래쪽에서는 큰 마을로 이어지는 그 사이에 작은 마을들이 있었고, 그 작은 마을 사이에도 구멍가게가 있어서, 좀 지쳤다싶으면 구멍가게 앞에 주저 않아 콜라 한 병 사서 마시면서 쉬고는 했었는데, 목적지가 가까운 위쪽으로 올라가면서는 큰 마을 이외에 작은 마을도 없었고, 그 어디에서도 구멍가게를 찾을 수가 없었다.
낙오되어서는 안 되겠다싶었다.
이를 악물다시피 하고 걸었다.
낮 12시쯤이 되어서야 이날 점심을 하기로 되어 있는 중간 목적지인 해발 3,210m의 데우랄리(Deurali) 마을에 당도할 수 있었다.
우선 급한 것이 콜라였다.
이 대장에게 부탁해서 일단 콜라 한 병을 사 마셨다.
피로도 확 가시고 긴장도 확 가시는 기분이었다.
그때서야 잊고 있었던 궁금증이 되살아났다.
‘Avalanche’라는 영어단어의 뜻이 궁금했다.
“오다보니까 ‘Avalanche Risk Area’라는 팻말이 서 있던데, ‘Avalanche’라는 단어 뜻이 뭐요?”
이 대장에게 그렇게 물었다.
내 그 질문에 이 대장은 나를 한 번 쓱 훑어보더니, 씩 웃으면서 이렇게 답을 하고 있었다.
“형님요, 그게 뭐 궁금한교. 그 지역을 벗어나서 여까지 오셨으면 됐지. 그거요 눈사태라는 뜻입니다. 눈사태가 자주 일어나는 곳이니, 조심하라는 거지요.”
내 괜히 물어서, 쪽팔림을 자초하는 순간이었다.